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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나디아 님 : "평론가와 타인의 취향" http://blog.naver.com/nadiajun/120042139493


나디아 님이 재구성한 김규항의 논변은 다음과 같다.

1) 평론가들은 언제부턴가 인텔리만이 읽을 수 있는 평론을 쓰기 시작했다.
2) 그런 평론의 기저에는 대중의 취향에 대한 혐오가 (어느 정도는) 깔려 있었다.
3) 그런 의미에서 평론가들은 대중에게 '선빵'을 날린 것이다.
4) <디 워> 현상의 이면에는 이러한 평론가들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깔려 있다.

그러나 이 논변 사이에는 구멍이 많다. 첫째로 1), 2), 3)에서 제시된 일반론이 <디 워> 현상에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규명되지 않는다.

- 누가 <디 워>에 대해 인텔리만이 읽을 수 있는 평론을 썼던가? 가령 정성일이나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평론하는 평론가들이 <디 워>를 어려운 용어로 씹었나? 이건 사실관계의 문제다. 내가 보기엔 그런 일은 없었다.

- 누가 <디 워>를 그토록 가열차게 씹어댔나? 개봉직후 평론가들의 반응은 오히려 미적지근한 것이 아니었던가? 이것 역시 사실관계의 문제다. 네티즌들의 집단행동 이전에 <디 워>를 통렬하게 비판한 평론가는 없었다.

- 네티즌들이 정성일, 유지나, 황진미를 공격했나? 그런 것도 아니다. 그 사람들은 <디 워>를 논한 적이 없으므로. 그들의 공격을 받은 건 대개 영화잡지 기자들이나 블로그의 리뷰어였다. 그들을 '평론가'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들이 인텔리끼리나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영화에 대해 논해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 나디아님은 <트랜스포머>에 대한 평론가들의 혹평에 대해 분노를 터트린 어느 네티즌의 글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그런데 <디 워>의 옹호자들은 종종 평론가들이 유독 <디 워>만 안 좋게 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도대체 평론가들이 <트랜스포머>를 호평해서 문제인가, 혹평해서 문제인가? 평론가들이 상업영화를 혹평해온 '전례'가 있다면, 왜 하필 그 분노가 <디 워>에서 터져야 하나? 이 문제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인가?

이 사태의 원인이 과연 1), 2), 3)의 논변이라면 왜 하필 <디 워>에서 그 분노가 폭발했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인과관계가 빈약한 것이다. 이 빈약한 인과관계를 보충하려면 위에서 내게 제기한 질문들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덧붙여져야 한다. 하지만 거듭되는 논쟁 속에서 나디아 님은 내게 그런 것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만에 하나, 1), 2), 3)의 상황이 <디 워>와 부합하지 않을지라도, 어쨌든 평론가는 그 동안 점수를 잃어왔고 그래서 대중의 분노에 직면했다고 말한다면, 그리고 그런 상황도 '선빵'이란 용어로 설명한다면, 이런 식의 '선빵'론으로는 못 할 말이 없다. 비유하자면 조선일보가 그 동안 왜곡보도를 일삼았는데, 그 결과 별 문제도 없는 날씨기사에 대해 대중들이 분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사이버테러가 발생했더라도 맥락을 통해 이해해야 하며 조선일보가 먼저 '선빵'을 날린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치면 북한이 6.25때 선빵을 날렸기 때문에 남한의 반공주의는 정당한 것인가? 만일 <디 워> 사태가 1), 2), 3)의 논리와 부합하지 않는데도 대중이 1), 2), 3)의 맥락 때문에 분노했다고 주장한다면, 맥락 막론하고 대중이 잘못했다고 말해야 한다. 평론가의 문제가 있다면 다른 맥락에서 말할 일이다.


둘째로 나는 2)의 명제가 어떻게 성립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시했다. 평론가가 텍스트를 분석하거나, 종종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평론을 쓰는 것이, 어떻게 그 자체로 대중의 취향을 무시한다고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선 이미 선빵규항은 더 나아간 문제제기를 한 것이 아니라 문제파악을 덜 한 것일 뿐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단, 대중의 취향은 오직 흥행에 의해서만 검증된다는 전제위에서 말이다. (이 전제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MK님의 덧글은 개념적으로 보면 전적으로 타당하지만 내가 일부러 이런 포지션을 취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나중에 따로 해명하겠다.)


셋째로 지식권력에 대한 반감이 평론가들이 쓴 글에 대한 테러로 표출되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치자. 이 '사실'이 '당위'의 문제를 설명하는가? 가령 국가에 대해 억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예비역들이 군가산점 문제 판결에 분개해 (헌법재판소도 아니라) 이화여대 게시판을 공격할 때, "네티즌들의 집단행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그들은 국가에게 '선빵'을 맞은 피해자일 뿐이다."라고 말해야 하나? 이런 식의 서술은 정당한가? 지식권력에 대한 반감이 사이버테러로 표출되는 것이 정상적인가?  

"평론가들이 대중의 취향을 혐오한다."는 말은 양자를 대립관계로 상정하고 전자를 타도할 것을 외치는 이데올로기적인 명제에 불과하다. 저 말을 한국 영화평론가들의 문제를 (그들이 주장하는 견지에서) 파악하는 차원에서 고치면 이렇게 될 것이다. "한국의 평론가들은 영화의 예술성에 대한 분석에 치중하고 있고, 흥행성에 대한 분석은 도외시하거나, 하더라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영화학도나 작가 지망생이 아닌 평범한 관객들은 영화평론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영화 평론가들 잘 모른다. 그들에게 관심도 없다. 그래서 사실판단을 내리진 않겠지만, 이렇게 정리한 현실이 사실이라고 치자. 그럼 평론 신경쓰지 말고 영화 보러 다니면 될 게 아닌가. 안 그런 사람 있던가? 난 평생 그렇게 살아왔다.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 거의 다 그렇게 산다. 왜 그게 평론가들에게 성질을 부릴 이유가 되는 걸까? 우리가 그들의 글을 읽지 않으면, 그들의 '대중적 권위'는 그만큼 줄어드는 것인데 말이다.

내가 제일 좋아한 한국 영화는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이다. 거의 모든 영화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평론할 가치가 있는 영화로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정성일이 한번 평한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를 '퇴행'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았다고 한다. 우연히 KTX에서 정성일이 <친절한 금자씨>에 대해 평하는 걸 봤는데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이것도 '반감'이다. 근데 그게 왜 내가 성질을 부릴 이유가 되는 걸까? 나는 내 블로그에다 <친절한 금자씨>와 <황산벌>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인터넷, 이렇게 쓰라고 있는 거다. 몇 사람 보진 않았겠지만, 그렇게 치면 영화잡지는 뭐 그리 많은 사람이 보나? 도대체 한국에 무슨 권위있는 평론가가 있다고 이 난리들인가? 이 상황이 평론가에 대한 '반감'만으로 설명이 되나?

평론가들이 무능해서 싫다면 평론가들보다 더 똑똑해지면 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지식인을 욕하는 네티즌의 일반적인 양태는 "나는 너보다 더 무식해. 하지만 너보다 더 잘났어."다. 이런 견지에서 집단적인 행동을 하다보니까, 졸지에 무식한 평론가들도 몰지각한 대중에게 핍박받는 인텔리겐치아가 되어 버리는 거다. 평론가들이 무식하다면 '더 좋은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 된다. 그게 평론가와 영화잡지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인터넷 그렇게 쓰라고 있는 거다. 물론 "<트랜스포머>나 <디 워>나 스토리는 그게 그거 아닌가효-" 수준의 주장을 길게 써봤자 자기네들이 욕하는 그 '무식한 평론가'들에 비해서도 심하게 무식하다는 소리밖에 못 듣겠지만.

내 생각엔 오히려 평론을 접하는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자기가 재밌게 본 영화를 비판하고 있으면 그 사람을 욕하지 않고는 못 견딜 정도의 감정이 몸 안에서 생성된다면, (지금 그런 사람이 많아 보이는데) 이 사람에게서 "우리 한국인들은 '타인의 취향'을 존중할 줄 모르는구나."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게 아닐까? 우리 한국인들은 종종 '개인의 마음'이 '집단의 마음'과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다수의 마음'에 일치하지 않는 '개인의 마음'을 탄압하고 있지 않은가? "타인의 취향"이란 담론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다. 그런데 이 단어가 굳이 평론가들을 향해야 한다면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도출된다.

- 평론가들이 그렇게 잘 사는 것으로 보이나? 그러니까 우리는 그들의 글을 읽지 않는데도, 그들은 부당한 비평적 권위를 누리며 잘 먹고 잘 살고 있던가? 누가 그들이 벤츠 타고 다니는 걸 봤나? 그래서 계급적인 원한인가? 그럴 리는 없다. 누가 벤츠 타고 다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렇더래도 그건 평론해서 번 돈이 아닐 거다. 그리고 나는 영화평론가들 얼굴도 기억 못한다.

- <씨네21>, <필름2.0> 등의 영화잡지를 가령 TV 수신료 내듯이 강매당한 적이 있나? 그래서 우리 돈을 털어가는 그들이 마땅히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럴 리도 없다.

- 정말로 사람들은 영화보러 가기 전에 평론가 평 뒤져보고 오늘 볼 영화를 결정한단 말인가? 난 평생 한번도 그런 적 없는데. 누가 그랬단 말인가? 참고로, 이건 여러차례 여론조사기관에 인증해준 데이터로 알고 있는데, 평균적인 20대 30대 한국 남성들은 여자친구가 보자는 영화를 본다. 평론가가 보라는 영화를 보는게 아니라. 그럼 뭐가 문제일까? (그럼 설마 그동안 여자들은 '평론가들이 권하는 영화'를 남자친구에게 권했단 말인가? 한번 물어봐야겠지만,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우리는 지금 형이상학적인 논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인과관계에 대한 논증을 했으면 그것이 사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나디아님은 김규항의 논의를 선의적 해석에 입각하여, 형식논리적으로 반복하는 차원에 머물고 있다. 거듭해서 말하지만 내 얘기는 김규항의 논리가 <디 워> 사건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 다른 인과관계는 무엇일까? 거듭 밝혀왔듯이, 김규항의 논의를 거부하는 쪽에서는 쇼박스의 노이즈 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하고 있고, 나의 경우는 <디 워>의 흥행과 정치적 소비의 문제에서 <디워>의 흥행이 단순히 일개 영화에 대한 소비가 아니라 '정치적 소비'의 차원에서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나는 이 글이 김규항의 "타인의 취향"보다 훨씬 더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설명도 이 진기한 상황을 온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어느 쪽이 더 이 사태를 둘러싼 '데이터'를 잘 설명하려고 노력하는지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P.S 며칠 전에 나는 <디 워>의 흥행과 정치적 소비의 문제를 올리면서 더 이상 <디 워> 관련 글을 쓰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김규항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내 글에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면, 정말로 그리 됐을 것이다. 그리하여 생산성없는 논쟁을 조금 더 하게 된 것인데, 비록 생산성없는 논쟁이었다 해도 김규항이 한겨레 21에 기고한 그 글보다는 더 포괄적이고 수준높은 논의였다. (물론 지면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인터넷 매체의 속성 탓이 크다.) 따라서 관전자들이 김규항의 글은 잘못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내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별다른 성찰없이 쓰여진 글'이라는 평가에는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조그만 기대를 한다.  


그림자

2007.09.05 18:33:45
*.137.28.116

배후에 쇼박스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놀잇감을 찾은 포털과 쉽게 반응하는 네티즌이 섞여 만들어낸 현상에 김규항처럼 무한한 신뢰를 드러낼 것은 없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중적 취향'을 빌미로 '다른 시각'을 억압하는 글이라니, 김규항의 글은 겉보기에는 그럴듯해도 깊은 차원에서는 어쩌면 가장 좌파답지 않은 접근인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연이은 글타래 잘 읽었습니다 ^^ 몇달째 눈팅하다 이번에 인사드리고 갑니다.

수하이

2007.09.05 20:13:12
*.119.234.18

저는 평론을 뒤져보고 영화를 고르는데..(여친이 없어서인가??ㅋㅋ)특히 노바리님 평론을 유심히 보지요^^

정통고품격서비스

2007.09.05 21:24:16
*.216.114.61

디워 옹호자들의 적은 모든 디까들이지 평론가라고 할 수 없어용. 디워의 적들은 아주 여러가지로 변해왔어용. 화려한 휴가 관련자, 충무로 전체, 평론가들 기타 등등. 그 중 기존에 이미지 나쁘던 평론가들이 타겟이 되었을 것인데, 그것을 선빵이라고 부른다면 디워를 보는 시각과 무관하게 "그 중에 평론가는 욕 먹어도 싸다" 정도의 발언에 그치게 되지요.
그러니까 김규항의 글은 "평론가는 욕먹어도 싸다" 정도의 평소의 편파성을 나타내기 위해 디워 사건을 평론가 vs 대중의 싸움으로 오도하고 있는 거지요. 좌파 프레임을 초라하고 비루하게 사용한 것으로 느껴지네요.
예를 들어 저는 텔레비가 안나와 공짜 하나티비를 보는데 거기 여화에는 별 다섯개 평이 있어요. 이것의 모집이 평론가인지, 잡지인지, 시청자의 직접 평인지 전혀 모르지만 저는 볼 때 무지 참고합니다. 디워가 여기에 별하나로 나왔다면 분명 디워빠들은 하나TV를 두고 씹어댔겟죠? 그 결국 대상이 평론가가 아니라는 거죠.

정통고품격서비스

2007.09.05 21:28:29
*.216.114.61

디워빠들은 여러 타겟들을 마녀사냥해왔고, 김규항은 그 중에 평론가를 상대로한 마녀사냥에 좌파프레임을 덧씌워서 정당화했다. 이렇게 요약이 되지요.
김규항이 서울대를 싫어했다면 황우석 사태에서의 서울대 비난도 선빵론과 좌파 프레임으로 설명했겠죠. 팩트로 다가가자면 황빠의 적은 PD수첩이었고, MBC이기도 했고, 경쟁 BT업체였다가, 삼성이었다가, 새튼교수와 미국이었다가, 서울대 검증위였다가, 정권이었다가, 과학자들 전체이거나, 의사협회이기도 했다는 거죠. 결국 마녀사냥에 동조한 좌파의 이론이 선빵론이었다는 거죠. 유태인이 선빵을 날렸으니 히틀러에게 토벌된 거 아니겠어요?

레이맨

2007.09.05 21:31:48
*.134.210.87

정말 글 잘 쓰시네요. 아주 머리에 쏙쏙 와 박히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이상한 모자

2007.09.05 22:53:03
*.221.144.89

근데 황진미는 싫어.

학생

2007.09.06 01:15:52
*.116.147.91

전 김규항의 글을 거의 읽는 편입니다만.. 평소에 느낀 것 중 하나가, 이 분이 감수성이 참 풍부하고 그걸 언어로 표현하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데 반해 논리적인 사고력이 그에 좀 못 미치는 듯하다는 것이었습니다(현란한 수사에 뛰어난 진중권도 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지만).
이를테면 최근의,
"..열심히 신의 부재를 논증하는데, 역시 싱거운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신의 존재는 논증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신에 대한 논증은 실은 신이 존재한다는 혹은 신이 부재한다는 주장을 논증할 뿐이다. 우리가 신의 존재나 부재를 논증하는 것과 상관없이 신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말이죠.

양녕대군

2007.09.06 05:47:18
*.24.179.119

뭐 김규항이 한국신학대학 출신이라는거 감안하면 신기할 것도 없는 코멘트지만...

tango

2007.09.06 22:27:16
*.51.10.39

선빵의 사실관계, 그리고 <디워>의 마케팅에 대해서 한 말씀...


들어가기에 앞서 밝히자면, 저는 영화 언저리에서 서식하는 사람입니다. 업계의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10년차 이상의 짬밥을 먹은 영화계 인간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고, 업계 동향에 대해 딱 그만큼의 통빡을 지닌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평범한 10년차 영화인'이라는 얘깁니다^^;;블로깅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아직 둥지가 없는 눈팅족이기도 합니다. 한윤형님의 블로그에 좀 길다 싶은 댓글을 달고자 하는 것은, 둥지 없는 눈팅족 주제에 좀 심하게 입이 근지러워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윤형님 말마따나, 논쟁을 해도 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고들 했으면 싶어서 노가다 좀 했습니다.


쇼박스가 <디워>를 라인업에 올린 것은 2006년 2월 언저리입니다. 관련 소식을 전한 프레시안무비 오동진 기자의 기사가 2월 25일자이니 2월 말 경이군요.

영화계에서 투자 좀 한다는 투자사들 치고 심형래 감독과 미팅 한 번 안 해본 투자사는 아마 없을 겁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심 감독의 요청을 거절해왔지만, 어쨌거나 심감독의 뚝심으로 영화는 완성단계에 있었고 투자배급사들은 다시 한 번 심 감독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막판 투자와 배급 때문이었죠. 전화를 피하는 투자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쇼박스는 심 감독을 만나주었습니다. 물론, 똑똑한 쇼박스는 이때쯤 이미 주판알 다 튕기고 전화 받은 겁니다. 쇼박스는 무서운 회사입니다. 쇼박스가 당시로서는 누구나 꺼려하던 이 골치 아픈 작품을, 말 많고 다루기 힘든 심형래 감독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래도 남는 장사라는 명확한 판단이 이미 섰기 때문일 겁니다.

한국영화산업이 극장체인을 소유한 메이져 주도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후발주자였던 쇼박스는 언제나 과감한 승부수를 통해 점유율 1위에 올라선 회사입니다(CJ와 쇼박스는 매년 자신들이 산출한 점유율 자료를 공개하면서 자기들이 1등이라고 주장합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원래 압도적 1위여야 마땅한 CJ가 사실은 늘 밀리는 듯이 보이는 게 실상입니다. 쇼박스는 1000만 영화가 벌써 두 편이잖아요?^^). 후발주자 쇼박스는 어떻게 업계 1위로 올라섰는가? 이를테면,

영화관람료 인상에 대해 영화인들은 언제나 몸을 사렸지만(오르면 좋지만 관객 반발이 무서워서 영화인들 스스로 영화관람료 올리자는 소리 잘 못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쇼박스는 걍 해치웁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영화사들과도, 동종 극장업계와도, 문화관광부와도 한 마디 상의 없이 '주말 관람료 8,000원'을 시행해 버렸고, 몇 달 안 가서 CJ와 시네마서비스도 따라했고, 문광부도 그럭저럭 넘어가 주었습니다. 저질러 버림으로써 업계 표준을 재정립하는 과감한 승부수. 이것이 쇼박스의 스타일이라는 걸 보여준 최초의 사례입니다.

두 번 째 사례는 '유료시사회'입니다. 시사회인데 유료라는 이 얄궂은 시도는, 영화계의 '주말개봉' 관행을 완전히 깨뜨려버립니다. <친구>가 대박 터지던 2001년까지 영화계에서는 '주말 개봉'이 관행이었고, 여러 개봉관 중 메인 상영관은 늘 '서울극장'이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 영화계의 눈길은 일제히 서울극장 앞으로 향합니다. 경쟁자인 동시에 나름 끈끈한 동업자들이기도 한 충무로 사람들은 그래서 토요일 마다 서울극장 앞으로 모이곤 했습니다. 어떤 영화가 대박이 터지면 자기 일 아니더라도 쥔장으로부터 밥 얻어먹을 수 있으니 좋고(저도 진짜로 '1만 원 권'이 든 '만원사례'봉투를 <친구> 개봉 날 받았더랬습니다^^), 망하는 꼴 보면 빈말이라도 위로 한 마디 던지고 가는 장소가 바로 서울극장 앞 커피숍이었습니다. CGV로부터 시작된 멀티플렉스가 서서히 힘을 발휘하면서 이런 풍경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 때부터, '주말개봉' 관행이 와해되기 시작하고 금요일 저녁 개봉 같은 현상들이 나타났습니다. 주말 박스오피스에 금요일 저녁 개봉분 정도라도 더 얹으면 세 과시가 되니까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금요일 저녁, 금요일 오후 개봉이 추진되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서울극장 개봉이 지닌 의미는 당연히 흐려지죠. 전날 저녁 CGV 강변에 얼마나 관객이 들었는지 다 아는 처지에 토요일 오전 서울극장에 나가볼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이 때 쇼박스가 한 건 합니다. '유료시사회'라는 명목을 붙여서, 목요일 개봉을 추진해버린 거죠. 금요일 저녁만 해도 어떻게 주말로 봐줄 만 한데,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 벙찐 CJ와 시네마서비스는 어떻게 했는가? 조용히 쇼박스를 따라합니다^^. 그 후로 슬슬 수요일 저녁 ‘유료시사회’도 열고 뭐 그럽니다.

세 번 째는 '대대적인 스크린 독과점과 과다한 마케팅비 지출'로 대표되는 '본격적 블록버스터 마케팅'의 시대를 연 것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쇼박스에만 손가락질 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걍 '선빵을 가리는' 중입니다^^;;;. 최초의 '1천만 관객 영화'인 <실미도>가 개봉당시 325개관을 확보했고 그것만으로도 논란이 일고 있을 때, 쇼박스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개봉하면서 440개 개봉관을 확보, '400개관 개봉' 시대를 엽니다. 2년 후, <괴물>을 배급할 때는 '600개 관 개봉'을 밀어부칩니다. 그래서 CJ나 시네마 서비스가 낫다고 말하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투자배급사가 극장까지 독점하고 있는 이 막돼먹은 한국영화 시장에서 더 나은 놈이 누가 있겠습니까? 똑같은 게임의 법칙 속에서 싸우고 있는 그들은 불과 몇 년 만에 한국영화 시장을 승자독식의 진흙탕시장으로 만들어 놓은 똑 같은 놈들이죠. 다만, 저는 지금 '차마 아서야 할 짓'을 쇼박스가 늘 앞장서서 해왔다는 얘길 하고 있는 겁니다.

극장체인을 쇼유한 메이져 배급사라는 건 정말 악질적인 괴물입니다. 이 괴물은 영화를 완전한 소모성 진열상품으로 전락시킵니다. 일 년에 30편 이상 신작에 투자하는 투자배급사가 극장체인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들은 이미 자신들이 투자하는 작품 하나하나의 흥행성적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영화를 걸면 극장이 매출의 50%를 가져갑니다. 매점 운영 등을 통한 부가수익도 있죠. 최근엔 극장 매출에서 매점 매출이 영화 티켓 매출을 상회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극장체인을 소유한 투자배급사는 그 영화가 일단 완성되어 극장에 걸리기만 하면 상당한 액수의 투자분을 쉽게 회수 할 수 있겠다는 통빡이 나옵니다.

정작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가 수익을 분배 받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투자배급사가 한 작품에 투자를 결정하는 순간, 1.5%에서 2%의 관리수수료를 총제작비에서 공제받습니다. 배급을 하면 수수료 20%를 뗍니다. 이것들은 모두 '최우선적'으로 공제되는 항목입니다. 영화 제작 총 기간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계산해서 금융비용도 제합니다. 사채업자들의 행태라고 볼 수 있죠. 평소 저는 관리수수료와 금융비용 공제관행이야말로 영화투자가 진정한 '투자'가 아닌 '마이킹'에 해당한다는 것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요즘 영화개봉 시 과다한 마케팅비 지출이 자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순제작비 30억짜리 영화에 마케팅비가 보통 15억. 영화가 잘 되거나 사전에 뻥튀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20억도 아깝지 않게 씁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영화를 걸어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위에 열거한 항목들을 '선 공제'한 후에는, 순제작비 보다 먼저 회수하는 항목이 바로 마케팅비이기 때문입니다. 마케팅비는 명목상으로는 투자자와 제작자가 상호 합의해서 규모와 지출내역을 정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사실상 배급사가 전적으로 계획하고 운용하는 것이 통상관례입니다. 투자배급사는 분위기를 띄워야할 필요성이 있거나 반응이 좀 온다 싶으면 아까운 줄 모르고 마케팅비를 지릅니다. 과다하게 지출된 마케팅비가 매출에서 공제되는 만큼, 순제작비 회수는 그 만큼 뒤로 밀리게 되고, 영화가 정말 장사가 잘돼서 위의 여러 항목에 대한 공제가 끝나고, 마케팅비 회수도 끝나고, 순제작비까지 똔똔을 맞추고 나야만 제작자는 가져갈 몫이 생깁니다. 대한민국에서 극장체인을 소유한 메이져 투자배급사는 이런 식으로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대박영화를 내놓은 제작자들도 메이져와의 갑을 관계에서는 꽤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극장에서 내리고 난 후 제작사인 MK픽쳐스는 쇼박스를 고소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습니다. 쇼박스의 정산서에 계상되어있는 마케팅비 액수가 너무나 터무니없었던 거죠. 천하의 강제규, 이은, 심재명 삼각동맹도 결국 쇼박스 앞에서는 칼을 거둡니다. 침 한 번 뱉고, 고소를 접은 겁니다. 아무튼, 요즘 종종 제기되는 '과다 마케팅비 논란'도 쇼박스가 선빵을 질렀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교차상영'도 메가막스와 CGV 두 체인의 골드회원인 제 기억으로는 메가박스 측이 먼저였던 것 같네요(요건 정확한 입증이 필요한 얘깁니다만...^^). 너무 길게 쇼박스 얘기만 한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요즘 한국영화시장의 폐해라고 지적되는 현상들을 대체로 이 회사가 시작했다는 거. 그래서 그들은 시장에서 승리했다는 거. 쇼박스의 지난 행태를 알면 한국영화시장의 문제점이 다 보인다는 거. 이것이 요점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디워>를 선택했다는 거. 쿠궁---


쇼박스가 <디워>를 선택할 때 CJ는 <중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천> 못 보신 분들,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토리가 삑사리’라는 점에서 <디워>와 동일하지만 CG 하나 만큼은(그것도 완전 국산CG) 오히려 <디워> 보다 윗길이라고 보여지는 이 영화가 그토록 처절하게 망하도록 내버려둔 디워빠들의 무관심을 이해할 수 없답니다. 그들은 그 때 뭘 하고 있었을까요?

잠시 옆길로 샜습니다. 죄송.

<디워>에 쇼박스는 얼마를 투자했는가에 대해 오가는 말들이 구구해서 정확한 제시는 어려우나, 쇼박스 홍보팀장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순제작비에 50억, 마케팅비로 60억 쯤 투자한다고 되어있더군요. 110억 쓴다고 칩시다. 이 경우 BEP포인트는 관객 300만 명 정도가 됩니다.

BEP 포인트가 300만이라는 근거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100만 관객이 들면 매출액이 부가세 떼고 63억원인데 할인등 기타 제하고 나면 60억 정도 됩니다. 극장이 30억, 투자배급사가 30억입니다. 300만이면 투자배급사가 가져가는 금액이 90억입니다. 마케팅비 60억이 우선 쇼박스의 선회수분이고 30억이 남는데, 90억 중에서 배급수수료와 관리수수료가 22%니까 20억쯤 됩니다. 여기가지 쇼박스 회수분 80억입니다. 이번엔 극장쪽 매출을 봅시다. 역시 극장 몫의 매출 90억 중에서 메가박스 체인이 주력이니까 1/4정도 된다고 볼 때 22억 정도 됩니다. 여기까지 쇼박스 회수분이 102억원입니다. TV 및 부가판권 판매, 30%의 높은 수수료를 떼는 해외배급 회수분을 생각하면 300만이 좀 안되어도 쇼박스는 110억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300억 가량의 제작비 중 1/3 혹은 5/1 정도를 투자하고, 국내배급권과 해외배급권을 챙깁니다. 물론 그 액수만 하더라도 웬만한 국내 블록버스터에 전체 투자하는 규모입니다. 쇼박스는 아마 이런 식으로 주판알을 튕겨 보았을 것입니다.

1)2006년 말 <중천>에 맞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수 있는 확실한 블록버스터 확보.
(<디워>와 계약할 당시 연말 개봉을 예상했었다고 합니다. 좀 늦어졌죠) 투자금액 면에서는 <중천>보다 적은 투자로 맞싸울 수 있음. <중천>의 정우성, 김태희가 스타성이 있지만, 심형래의 매체 홍보력도 막강. 그리고 그에 대한 부정/긍정 양면의 강한 호기심이 시장에 존재한다는 점 참조. 순전히 쇼박스의 투자금액 만 고려해보았을 때, 쇼박스는 <디워>를 배급해서 국내 흥행성적 150만 만 거두어도 본전을 회수한다는 판단(극장 매출만으로). 물론 그 렇게 되면 기타 투자자들이나 심형래 감독은 한 푼도 못 벌지만, 쇼박스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매뉴얼에서는 고려할 필요 없는 사항임.


2)계약 전 <디워>의 해외시장 접근 가능성 면밀히 검토. 몇 년 간 심형래 감독이 직접 진행해온 사항들을 검토하고, 쇼박스의 자체 해외마케팅 능력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까지 뚫어낼 수 있는 지 진단. 긍정적 결론 내림. 실제로 쇼박스 해외마케팅팀은 <디워>를 팔 수 있는 시장을 잘 알고 있었고 2006년 칸 영화제를 기점으로 1년 이상 이 부분에 공을 들여왔음. 쇼박스와 계약 이전 간간이 있었던 심 감독의 인터뷰 기사들에 의하면 심 감독은 ‘미국의 메이져’와 배급 계약 추진이 거의 다 된 것처럼 예전의 뻥튀기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쇼박스가 프리스타일 같은 회사와 최종 계약을 맺은 것은 매우 현실적인 판단이었다고 사료됨(애초에 미국의 B무비 시장을 염두에 두었을 것으로 추정됨).


3)이러한 검토 결과를 놓고, 쇼박스는 <디워>의 배급권을 확보하면서부터 국내에서의 적극적인 블록버스터마케팅과 해외 시장에대한 현실주의적 접근이라는 양동작전을 작정했을 것임.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위의 1)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시장에서 150만 명만 들어도 쇼박스로서는 본전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사업이란 정말 도박과도 같아서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 국내마케팅에서 위험 요소가 있다면 ‘심 감독의 전적’일 것임. 신지식인 1호로 뜨면서 온갖 블러핑을 일삼았지만 결국 개봉 당시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고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불만이 많아 개봉 2년 후 영화의 80%를 다시 만들어 재개봉까지 해야 했던 심 감독의 전적을 고려할 때 <디워>의 완성도에 대해 쇼박스는 전혀 마음을 놓을 수 없었음(계약 당시 <디워>는 전체 가편집본도 없이 여전히 트레일러 수준의 동영상만 있었음). 더구나 <용가리> 개봉 후 여러 투자자들과 주 개봉관이었던 세종문화회관으로부터 피소되었던 전력 등. 이처럼 심 감독의 전적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요소와 더불어 말 많고 블러핑 심한 그의 캐릭터 역시 부정적인 요소로 판단됨.


이 모든 점을 고려하여 쇼박스는 이 영화를 마케팅 함에 있어 ‘애국주의 -- 신비주의 --, 인간극장’의 컨셉을 최대한 활용하는 블록버스터 전략을 도출해냈을 겁니다. <디워>의 애국주의 마케팅은 개봉을 전후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미 쇼박스와의 계약체결 직후부터 시작되었다고 봐야합니다.

2006년 상반기는 한국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 문제로 열심히 싸우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 외제차 타고 조폭영화나 만들어대는 영화인들을 비난하던 네티즌들은 이미 심형래 감독과 <디워>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를 내비치며 ‘충무로는 스크린쿼터 같은 개소리 하지 말고 심형래 발끝에 때 만큼 이라도 따라가 보라’는 식의 댓글질이 관련 게시판 마다 넘치고 넘쳤습니다. 이미 디빠들은 그 때부터 <디워>의 강림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심형래<-->충무로’식의 대립관계는 그 때 이미 예비 디빠들이 유포시키고 있었습니다(당시 게시판들에서 근거를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으나 물리적으로는 심한 노가다라서 걍 넘어갑니다. 필요하다면 제시 가능). 2006년 2월. 스크린쿼터축소저지 투쟁이 한창이었고 게시판 마다 영화인들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도배되던 그 때, 마침 <디워>의 배급계약을 체결한 쇼박스는 이런 동향을 보면서 심형래 감독을 한국영화의 새로운 희망으로 띄워내는 게 어렵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하면서 기분 좋게 웃었을 겁니다.

이때부터 영화 개봉 약 3주 전까지 정확히 1년 간, 쇼박스는 심형래 감독에 대한 철저한 입단속에 들어갑니다. 매체 인터뷰를 최소한으로 제한한겁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심 감독 성격에 수많은 매체에 대고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고, <디워>에 대한 기대감이 일각에서 일고 있는 상황을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신비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심 감독은 이 기간 중 드물게 한 어느 인터뷰에서 “쇼박스의 인터뷰 통제가 심해서 입이 근질거려죽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디워>에 대한 해외시장의 반응, 진척된 포스트프로덕션 작업 성과의 일부 노출, 예상 개봉시점을 넘긴 후로는 ‘도대체 언제 개봉하나’를 중점적 기사거리화 시켜 홍보지속 등. 쇼박스는 개봉전까지 철저한 신비주의 마케팅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개봉 약 3주 전.

쇼박스는 드디어 심 감독의 인터뷰 제한을 풀어줍니다. 물론 해야 할 말과 안해야 할 말을 철저히 숙지시켰을 것이고, 무엇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킬 것인지도 사전 숙지시킨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가 그 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원 없이 내뱉을 수 있도록, 자기 영화의 개봉을 앞둔 영화인 모두가 부러워하는 3대 방송사 메인오락프로그램 싹쓸이 출연일정을 포함한 거의 모든 매체를 대기시켜둔 것도 쇼박스였죠. 네이버 기사 검색 기준으로 8월2일 개봉 전 검색어 ‘<디워>’로 검색한 기사의 수는 1680여 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전인 올해 초. 제가 책임 있는 위치에서 제작에 참여했던, 전작으로 대박을 쳤던 감독이 연출하고 꽤 비중 있는 배우들이 출연했던 어떤 영화는 개봉 전 기사 개수가 290여 건이더군요. 아주 대중적인 스토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 있는 배우와 이름 있는 감독의 작품이었는데도 말이죠(^^;;; 잠시 넋두리였습니다).

방송3사 메인오락프로그램 삭쓸이 출연. 이거 국내 톱스타 두 세 명이 나오는 영화라 해도 쉽지 않은 겁니다. 방송프로그램들 간의 경쟁 때문에라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심 감독은 해냅니다. 현재 오락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는 MC들의 까마득한 선배이며 지난날의 거성이었다는 점이 여기에는 크게 작용합니다. 이경규의 경우에도 심형래 만큼은 해내지 못했습니다. <복면달호> 개봉할 때, 사실 이경규는 방송출연에 일부러 소극적이었지요. 나중엔 많이 출연했지만, <복면달호>가 영화 자체로 꽤 주목을 받을 시점 즈음에 뒷심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대체로 그는 쑥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심 감독은 당당했습니다. 까마득한 후배 MC들 앞에서 꽤 꼰대질까지 섞어가면서, 심형래는 그렇게 약 2,3주 간 한국 오락프로그램들을 평정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시점에서 본격적인 ‘인간극장 마케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거의 출연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당장 헐리우드를 집어삼킬 것처럼 호기를 부렸고, 그 동안 충무로에서 당한 설움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당당하다는 듯,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듯,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스스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희망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으로 방송출연을 마무리합니다.

그 즈음 본격적으로 네티즌들이 호응하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강림한 <디워>는 오랫동안 한국영화의 새로운 희망에 목말라했던 디빠들을 빠르게 결집시킵니다. ‘쇼박스’가 알바를 동원했다거나 <디워>개봉을 즈음하여 연일 상한가를 쳤던 어느 코스닥 상장사(<디워>에 부분투자한 회사라고 함)의 사이버 작전세력이 네티즌 여론을 주도했다거나 하는 얘기들이 마치 ‘음모론’처럼 회자되기도 했는데, 물론 ‘물적 증거’는 없다는 전제하에, 그런 일이야 뭐 당연히 있을 수도 있는 일들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 개봉할 때 인터넷 알바 동원한다는 게 관행처럼 여겨진 지도 오래됐고, 그런 관행이 영화계의 자정노력으로 없어졌다는 뉴스는 들어본 바 없습니다. 헐리우드 배급사 소니도 몇 년 전 가짜 평론가까지 만들어서 작전을 펼치다가 적발되기도 했는데, 증권가 사이버 게시판에 작전세력이 댓글 알바 동원하는 것도 뭐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처지에, 응당 상상 가능한 정황이지요.


정리합니다.


쇼박스는 1년전, 투입 대비 기대수익을 철저히 따져 본 결과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판단 아래 <디워>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애국주의 -- 신비주의 -- 인간극장’의 순서로 정리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추정의 근거는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그간 <디워>의 홍보마케팅 흐름을 살펴볼 때 정확히 위의 순서로 해당 이슈들이 대중에게 유포되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물론 ‘애국주의’ 코드는 쇼박스와의 계약 체결직후 ‘기대감 상승’을 목적으로 제시되었고 이후 개봉시점에서 다시 한 번 강조된 바 있습니다. 이미 2006년 2월부터 형성된 충무로에 대한 대중의 반감과 <디워>에 대한 기대감이 이러한 코드 설정에 중요 참고요소가 되었으리라고 추정됩니다.


문제는, 쇼박스가 이런 식으로 마케팅을 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따지는 데 있지 않습니다. 쇼박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매우 필연적인 선택을 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제가 쇼박스 담당자라면 안 그랬을까요? 마케팅을 하는데 위험과 기회,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보면 <디워>에서 무엇을 강조해야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저 이상 적확한 게 없을 겁니다. 저라도 당연히 그렇게 몰고 갔겠지요.


문제는 디빠들입니다.


디빠들은 쇼박스에 낚인 겁니다. 그들은 정확히 쇼박스의 예상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행동해주었으니까요.


개봉 전까지 <디워> 마케팅에서 쇼박스가 어떤 전략을 구사했는가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데, 문제는 개봉 직전부터 개봉 이후까지 벌어진 논란이 아마도 쇼박스의 예상을 많이 뛰어넘어 커다란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냈던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실제로, 역시 네이버 기사 검색에 의지해 보면, <디워>는 개봉 전 보다 개봉 후 논란들을 통해 훨씬 많은 기사노출을 기록합니다.


개봉직전 ‘심형래 vs 충무로’ 구도를 설정, 유포하여 심 감독의 ‘고난’을 강조하고, 눈물로 호소한 것은 명백한 쇼박스와 심 감독의 의도에 의한 플레이이고, <디워>에 긍정적인 여론은 대부분 이러한 호소가 먹힌 결과였습니다. 그후 논란의 확대과정에서 ‘선빵’의 사실관계들은 한윤형님의 정리가 정확합니다. 의도적 언론플레이에 의해 충무로와 평론가들을 심형래를 핍박한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디워빠들 중 래디칼한 무리들이 디워를 혹평하는 네티즌, 감독, 제작자, 기자에게 ‘선제테러’를 가한 것이 ‘사실’입니다. ‘평론가’가 요즘 힘이 있네 없네 그런 얘기는 다른 분들이 많이 하셨으니까 접어두고, 일단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볼 때 선빵을 날린 것은 불특정 다수의 디워빠들 맞습니다.


문제는, 심 감독과 쇼박스의 ‘인간극장 마케팅’이 대단히 ‘악의적’이라는데 있습니다. 심 감독은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는, 철저히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볼 때, 적어도 ‘용가리’부터는 충무로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비즈니스의 측면’을 강조하는 것은, ‘개그맨 출신 아동영화 감독’에 대해 충무로 영화인들이 그를 충분히 대접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것 때문입니다. 그랬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무슨 ‘인간극장’적 고난이고 역경이겠습니까? 실제로 그런 식의 왕따 행위가 심 감독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비즈니스적인 배타성으로까지 작용해야만 그가 ‘인간극장’적인 역경을 겪었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영화 만드는 과정 자체의 고난과 역경은 영화를 만드는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일이죠.

심 감독은 <용가리>와 <디워>를 진행하면서 충무로의 어느 초일류 감독, 제작자, 배우도 따내지 못할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 사람입니다. 그것도 매번 충무로를 좌지우지하는 일류투자배급사로부터 인정받았던 사람입니다. <용가리>때는 충무로에서 투자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많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용가리>는 그 당시 업계 1위였던 시네마서비스의 주요 투자자였으며, 신흥 메이져로 주목받고 있었던 ‘삼부파이낸스 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하고 배급했습니다. 이 회사, 그 당시만 해도 충무로의 신흥재벌이었습니다. 부산의 삼부파이낸스라는 제2금윤권 금융회사를 모 회사로한 이 회사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었고, <쉬리>를 마지막으로 영화사업을 접은 삼성영상사업단의 핵심브레인들을 스카웃 해서 한국영화판의 새로운 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한참 키우고 있던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 회장 양재혁씨는 <용가리>의 제작자로 크레딧에 올라있습니다(네이버 영화정보 <용가리> 상세정보란 참조). 1999년 7월 10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에 의하면, <용가리>는 메인투자자인 삼부파이낸스 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대한상공회의소까지 직접 나서서 투자유치활동을 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충무로 메이져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접 나서서 투자설명회도 하고 유치까지 이뤄낸 영화가 바로 <용가리>인 겁니다.

<용가리>는 1999년 9월17일, 대중영화사상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봉되었습니다. <용가리> 개봉 초기, 초반 기대감으로 흥행세를 타는 듯하자 이 영화에 투자했던 산은캐피탈의 주가가 1999년 7월 20일 당시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머니투데이 기사도 있더군요. 산은캐피탈도 당시 ‘주류 충무로’의 든든한 부분투자회사였습니다(지금도 그렇습니다). 1999년 7월 15일자 한국경제신문의 기사에 의하면, <용가리>는 서울에서 20개, 전국 1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 규모면 1999년 당시로는 꽤 큰 규모로 개봉하는 겁니다. 흔히 <용가리>는 충무로로부터 철저히 버려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혀 사실무근입니다. 디워빠들의 댓글 중에는 ‘극장도 <용가리>를 무시해서 시민회관 같은 데서 개봉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웃기는 얘기죠. 물론 시민회관 상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아동 영화’들이 흔히 취하는 개봉방식일 뿐입니다. 이미 전국 100개관에서 상영하고, 서울의 ‘시민회관’인 세종문화회관에서도 하는데, 지방 시민회관, 구민회관에서 안 할 이유가 없죠.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면 말이죠.

<디워>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시장점유율 1위의 메이져가, 1년 넘게 투자하고 전략적인 마케팅을 수행하고 해외배급선까지 챙겨주었습니다. 어느 모로 봐서 왕따였다는 걸까요? 저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끌어당긴 돈의 규모와 ,어떤 비즈니스 파트너와 손을 잡았느냐는 점에 있어서 심 감독은 충무로의 어느 누구 보다도 유복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충무로를 원망하면서 눈물을 보인 그는, 그래서 뭣 모르는 네티즌들에게 ‘가상의 적’을 심어준 그는, 철저한 거짓으로 대중을 속인 것입니다.


사실이 아닌 거짓을 유포해서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동정심을 유발하고,

사실이 아닌 거짓을 유포해서
영화계 전체를 자신과 지지자들의 적으로 설정한

심 감독의 악의적 ‘인간극장’ 언론플레이야 말로,
선빵 중의 선빵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왜곡된 인식 따라 가상의 적에 대한 적개심으로 충만했던 디워빠들이 한윤형님이 정리한 바와 정확히 일치하는 순서에 따라 사이버 테러질들을 하고 다녔습니다.


이 현상이 노동계급과 산업예비군과 룸펜프롤레타리아로 이루어진
폭주족 집단의 아나키적 반항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요?

그러니까, 디워빠들의 사이버 집단행동이,
역시 리버풀 노동계급과 산업예비군과 룸펜 프롤레타리아의 문화적 저항이었던 록음악 초창기 문화와 같은 의미라고요?

폭주족을 바라보는 기성세대, 중산층의 혐오가
진중권, 이송희일, 김광수, 허지웅 같은 영화/문화계 기득권 인텔리집단의 <디워> 비판과 같은 맥락이라고요?


폭주족들과 리버풀 록밴드들은
계급적으로 막막한 현실에서 자신들을 정서적으로나마 해방시켜주는
자신들만의 문화에 심취했던 것이지 유포된 허위사실에 속아
허위의식 속에 허우적거리며 테러질을 했던 건 아니라고 봅니다.


진중권, 이송희일, 김광수, 허지웅은
중산층 부모세대이기는커녕
이 광분하는 디워빠 무리에게 아무런 권위도
물리력도 행사할 수 없는,
하찮은 지식인들에 불과하답니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그들이 ‘<디워>를 재미있게 본 관객 일반’을 억압하고 모욕했다는 겁니까?


사실관계를 짚어보면 전혀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그런 식의 주장을,
이제는 질긴 변명처럼 거듭하고 있는 김규항님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김규항님이 이번에 '나태하고 게을렀다'는 노바리님의 지적이 전적으로 옳다고 봅니다.

그리고 "김규항이 "타인의 취향"을 쓸 때, 쇼박스는 "콧노래 부르며 힘을 더 해 간다."는 한윤형님의 지적 역시 적확한 핵심 되겠습니다.


한국영화산업과 영화를 향유하는 문화가 갈수록 개판이 되고 있는 이 때에, 적당하게 포지셔닝하고 적당한 스탠스나 취하는 게 김규항님 같은 이가 할 일은 아니지요. 진정한 적을 찾지 못하면, 항상 엉뚱한 적을 설정하고 공격함으로써 적을 돕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되는 법. 뒤늦게나마, 상황인식에 얼마나 철저하지 못했는지 김규항님이 아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영화인들은, 심형래 감독이 '충무로'를 국민의 적으로 만든 것에 대해 대체로 분노하지만, 쇼박스가 돈 많이 벌어서 올 상반기 동안 내내 잠궈 놓았던 수도꼭지를 열고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환영하고 있다고 보면 정확할겁니다.


또 참고로, 그렇다면 디워빠류의 대중은 '귀여니'를 개 무시하는 문학평론가들을 왜 테러하지 않는가? '귀여니' 소설이 번역돼서 전 세계 300만 부 정도 팔리면 문학평론가들을 공격하기 시작할텐가? 대단히 궁금합니다.

스쿱

2007.09.06 08:54:21
*.140.169.73

짝짝짝. 대충 짐작하고 있던 바, 아니 그보다 훨씬 잔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군요. 이런 문제들을 자세하게 캐줄 언론이 절실하게 필요한듯. 정말 감사감사합니다.

tango

2007.09.06 02:34:00
*.51.10.39

너무 너무나 길고 긴,
과객의 댓글질...다시 한 번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모과

2007.09.06 04:16:02
*.58.66.225

탱고님 덕분에 재밌는 사실들을 많이 알았네요.
귀여니 팬들이 문학평론가를 테러하지 않는 이유는 귀여니 소설이 애국과는 그닥 상관관계가 없어보이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꽤나 반응이 있다고 들었지만 애국과 관련된 감정이 일어나려면 해리포터나 개미같은 형식으로 유럽이나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듯한 작가가 나타나야 할 겁니다.
그렇지만 귀여니 팬들은 자기들과 달리 "고상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을 경멸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고 분노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그 분노를 터뜨려야할지를 모르고 있는 거겠죠. 고상한 사람들의 실체가 뭔지는 모르지만 막연히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인 거죠.
아마도 이번 악플러 대습격에 귀여니 팬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모과

2007.09.06 05:34:21
*.58.66.225

말 한마디에 철저를 기하는 강유원선생 같은 분도 강의중에 지나가는 말로 "디워 재밌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들인지...."라는 말을 하더군요. 사실 제 느낌도 그분과 다르지 않지만 제 주변에 재밌어 하는 사람들도 꽤 됩니다. 저도 은근 그런 부류들을 한 수 아래로 깔고 보는 못된 성정이 있었는데 이번 대습격을 보면서 내 말투와 어휘에도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디워를 재밌어 하는 사람과 생활의 발견을 재밌어 하는 사람은 둘 다 취향이란 면에서 동등하지만 서로에게 "아니 그게 도대체 왜 재밌어?"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서열이 생기는 건 분명합니다. 뭐 서열이래 봐야 <잘난 체 하는 놈>과 <무식하고 한심한 놈> 정도의 서열이지만 전자가 더 가슴에 맺힐 확률이 높죠. 어린 시절 브레이브 하트를 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했다가 영화 좀 본다는 친구들로부터 조소를 받은 경험이 있는데, 아무리 "네 취향에 자신을 가져"라고 해 봤자 그 순간 내 취향을 고집하기 힘들더군요. 지금이야 쎄울만큼의 내공이 있다만 그땐 안 되더군요.
웬만한 영화는 다 다운 받아 보고, "야 그거 극장에서 보면 죽인다더라" 하는 거 나오면 몇달에 한번 극장 가서 보고, 까고 부수는 거 화끈하게 나와 주면 무작정 재밌어 하는 사람들 매우 많습니다. 영화보기가 적극적인 향유(감독 이름을 안다거나, B급 영화에 특별한 애착을 가진다거나...)가 아닌 그냥 재밌기 때문에, 달리 대체할만한 오락을 찾아 볼 시야조차 가지지 못한 사람들 말이죠.(이번에 B급이란 말 때문에 흥분한 분들도 많던데 그 말이 그저 '수준이하'를 뜻하는 말이라고 아는 사람들이 많은 거죠.)
김규항선생의 이번 글은,
그런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고, 그들이 철없는 짓을 하는 건 맞는데, 문화향유나 교양의 면에서 그들은 무식자 혹은 약자이니 그 면에서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이 덜 가진 사람들의 '억울함'을 살펴보는 노력도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뭐 이런 마음에서 쓴 것 같습니다. '타인~'에서는 그 의미가 덜 드러났지만 다음에 바로 올린 경멸이란 포스팅을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타인~' 이후의 논쟁에 대처하는 김규항선생의 태도에는 공감하지 못하지만 선생이 전달하고자 하는 속뜻은 뭉개버리기엔 아까운 면이 있다고 봅니다. 뭉개버리면 언제나 똑같은 싸움이 반복되겠죠.

tango

2007.09.06 23:04:06
*.51.10.39

개인적으로 올바른 지식인의 자세라는 측면에서
삼가야할 것들, 우리 모두가 갖춰야 할 덕목,
이라는 측면에서 님의 말씀에 매우 동의합니다.

하지만, 김규항님이 '속뜻은 이것이었다'라고
논리적으로 설득해주신 게 아니니까 '그렇게 헤아릴
수 있으나 그렇게 읽히기 쉽지 않은' 문제가 된 거겠죠

N.

2007.09.06 05:40:45
*.142.200.26

tango님. 이 참에 블로그 하나 여심이... ^^
'산업'을 보는 눈으로 영화를 보는 글들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보는데 역시 그 얘기를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사람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국내에서 그쪽 관련 취재로 제대로 기사 쓸 수 있는 기자는 오동진, 신기주 둘뿐이라 알고 있습니다.
영화산업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순진한 글들이 인터넷을 덮고 있어서 굉장히 우려됩니다. 여쭤보고 싶은 것도 많고요.

김수민

2007.09.06 10:42:33
*.208.42.206

tango님 감사합니다.

디 워에 관련한 최고 레벨 글 중 하나입니다.
소수만 보기엔 아깝네요.

'자본에 낚이는 건 쿨하지 않다'는 정서가 10대와 20대에 퍼지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늘 하고 있는데 이런 글이 열쇠가 될 수 있겠지요.

황우석 사태 이후로 쇼비니즘과 성장주의의 조합이 모두를 미치게 만드는데, 이거 정말 큰일입니다.

심형래가 저리 성공했으니, 이제 그 뇌관을 건드려 이익을 보겠다는 자가 줄을 서겠지요. 누군들 유혹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예전엔 딴지 같은 곳에서 이런 스타일의 글을 날려줬는데...
이젠 김어준이 우파 또라이 본색을 드러낸 후라서...쯧쯧)

plath

2007.09.06 11:29:20
*.111.244.169

음 이런 말 드리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저도 영화계 쪽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산업 관련 취재 기사를 제대로 쓰는 기자가 오동진, 신기주 두 사람 뿐이라는 데에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
---최근 김지운 감독과 임필성 감독의 신작을 타 회사에 넘기면서까지 <디워> 하나에 전적인 흥행운을 걸었던 쇼박스의 행보에 대해서는 필름2.0의 취재기사들에서도 꽤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필름2.0은 그 기사 때문에 쇼박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고 예정되어 있던 <디워> 광고를 취소당하는 어이없는 사태를 당했죠(이건 거대 제작사들의 아주 흔한 보복 행위입니다. "너네 내 마음에 안 드는 기사 썼어? 기사 내려. 안된다고? 그럼 당장 광고 빼. 우리 배우도 표지 모델 안 시켜줘. 너네 우리 시사회 못와.") 잡지의 주수입원은 광고수익입니다. 이를테면 <디워>의 광고가 실리는 2페이지에 천만원이 걸려있다, 했을때 쇼박스의 심기를 거슬리는 기사를 쓰는 순간 그 천만원이 날아가는 거죠. 여기 관련해서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http://www.film2.co.kr/feature/feature_final.asp?mkey=4694와 http://www.film2.co.kr/column/editorsview/editorsview_final.asp?mkey=223 을 참조하시면 되구요. <디워> 자체와는 별 상관없는 얘기일 수 있지만, 메이저 제작사-배급사의 행태와 이것이 영화 저널리즘과 맺는 관계, 그리고 <디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유력한 배경을 짐작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tango님 말씀은 구구절절 맞습니다. 사실 그동안 전혀 쉬쉬되어왔던 일이 아니라, 영화전문지들에선 수차례 기사화되었던 내용이죠. 단지 디빠들을 비롯해 지금 '선빵' 관계에 대해 헛갈려하는 분들이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이제 와서 엘리티즘이 어쩌고 대중을 호도하고 어쩌고 하면서 목청을 높인다는게 헛웃음이 나올 따름입니다.

N.

2007.09.06 22:39:44
*.142.200.26

plath님, 허남웅 기자가 특히 쇼박스 기사를 썼다가 필름2.0에서 쇼박스에게 어떻게 자본의 보복을 당했는지는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남웅 기자는 딴지일보 출신이고, 현재 영화진흥공화국(줄여서 '영진공')이란 웹진을 운영하는 과거 딴지일보 리뷰어 출신들(저도 여기에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만)과 지금도 친하게 지냅니다. 디워 비판 리뷰 쓴 것도 허남웅 기자인데 디빠들은 ozzyz님(허지웅 기자님)이 쓴 줄 알고 더욱 ozzyz님 블로그로 소위 '성지순례'를 다녔는데, 그러면서 링크는 허남웅 기자의 리뷰기사를 거는 웃지못할 코미디가 벌어져서, 저희 영진공 인간들이 허남웅 기자를 많이 놀려먹기도 했답니다. 허남웅 기자 블로그는 무사했거든요. 참, 그러고보니 백토 때 전화연결됐던 무비스트 편집장도 딴지 출신이네요.

제가 말하는 '제대로 취재 능력'이란 산업계 전반을 조망하고 산업적/경제적/정책적 관점에서 기사를 연이어 쓸 수 있는 기자를 얘기합니다. 특수한 한두 건이나 단발성에 대해서는 현재 영화잡지 기자 대부분이 기사를 쓸 수 있고, 필름투의 그 기사는 대체로 산업관련 뉴스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한국영화잡지계에서 보기 드물게 훌륭한 산업관련 뉴스였습니다만, 아예 그쪽 마인드로 꾸준하게 기사를 쓸 수 있는 기자의 숫자는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대체로 한국 영화잡지들은 신작 소식과 리뷰와 감독, 배우 인터뷰 등에 지면을 많이 할애하고 산업관련 꼭지는 잡지 앞쪽 두세쪽에 단편적 소식들을, 아주 가끔 특집기사를 쓰는 정도죠. 필름투의 그 기사도 이런 '가끔 실리는 특집 기사' 중 하나였고요. 미국에서 버라이어티나 헐리웃리포터 같이 권위있는 쇼비즈 잡지가 주로 영화산업을 다루고 리뷰는 오히려 저 맨 뒤 부록처럼 딸려있는 것과는 양상이 다릅니다. 물론 이것은, 여전히 한국의 영화산업이 전근대적인 측면을 갖고 있어서이긴 합니다. 단적으로 한국의 박스오피스 수치가 공식화되지 않은 점 등. 아니, 영진위 산하 통합전산망의 수치가 공식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공식화된 수치가 여전히 권위에 있어선 의심을 많이 받고 있죠. 영화사들 그리고 필름투마저도 자체집계를 해서 그 수치를 사용할 정도니까요.

N.

2007.09.06 22:29:51
*.142.200.26

참, 허남웅 기자가 쓴 메가박스 매각에 관련한 기사를 보면 그 매각과 관련한 모든 게 '의혹투성이' 입니다. 저 KMIC 뒤에 자금줄이 정말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음모설이 떠돌고 있고요. (일각엔 루퍼트 머독이란 얘기도 있는 모양입니다.)

tango

2007.09.06 23:22:37
*.51.10.39

중요한 것은, KMIC가 산업자본이 아닌 금융자본이며,
시네마서비스가 과거 워버그핀커스라는 금융자본에 회사를 팔았다가
더 키워서 국내 벤쳐기업에 팔고, 이후 다시 CJ에 지분을 넘겼듯이 파이를 더 키우기 위한 징검다리성 자금이라는 것이죠.

이건 뭐,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팔렸다가 론스타에 커다란 차익을 남겨주고 국민은행에 팔릴 뻔 한 것과 유사한 그림입니다. 헤지 성 금융자본이 매물을 더 키워서 해당 산업자본에 되판다는 점에서. 국민은행은 떨어져나가고 이젠 HSBC가 산다죠?

극장체인은 현재 포화상태입니다. 그 자체로 투자유인요소가 없죠.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영화와 미디어 산업에 뛰어들 것은 자명한 전망입니다. 쇼박스는 KT, SKT와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왜 딜이 안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죠. 아마 OCN과 캐치온 때문이었을 겁니다. 극장체인만 사면 뭐합니까. 그동안 키워놓은 케이블미디어를 제외하고 극장만 사는 건 바보짓입니다. 여기서 딜이 결렬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 어떻게든 다시 덤빌겁니다. 하나TV와 메가TV도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한미FTA 미디어분야 협상 결과에 의하면,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만 버텨도 헐리우드 스튜디오가 충분히 달려들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메이져는 극장을 소유하지 못합니다. 1940년에 채택된 반독점 법 때문이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뭐든지 다 됩니다. 극장,투자,배급,방송, 수직계열화의 천국입니다. 쇼박스 입장에서 지금 안 팔아도 되는 이유는 백만개입니다. 그래서 메가박스만 사갔다는 그 펀드,KMIC, 한국식 명칭으로 '코리아펀드'라더군요. 냄새 납니다. 왠지 친위구테타의 냄새가^^~('매우 우호펀드'라고나 할까)

tango

2007.09.06 22:59:56
*.51.10.39

'산업기사'의 부재는
한국영화산업에 매우 불운한 일입니다.
최근 극장체인의 횡포에 맞서는 정책으로 발표되었던
민주노동당 천영세의원 법안 같은 정책들이(현재 마련된 정책의
적절성 여부는 별도로), 영화전문 언론에서 제대로 심도있게 논의되지 못한 채, '씨네21'에선 일방적으로 부정적으로만 다뤄진 것 같은 것이 그 예죠. (씨네21, 요즘 비딱합니다. 주시 중인 영화인 중 하나랍니다)

충무로만세

2007.09.06 23:23:18
*.98.153.13

충무로 영화감독 헐리우드에 진출하네요.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0708291117171122&ext=na

강제규 감독, 美톱스타 캐스팅 중



[마이데일리 = 이경호 기자] 할리우드에서 새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강제규(45) 감독이 미국 톱스타를 대상으로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강 감독은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개봉 이후 미국 메이저 에이전스 CAA와 계약을 맺고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해왔다. CAA는 스티븐 스필버그, 올리버 스톤, 톰 행크스 등 미국의 유명 감독과 배우가 소속된 에이전시다.

강 감독의 한 측근은 최근 “시나리오 작업은 이미 모두 끝났다.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와 제작에 거의 합의한 상태며 최근 할리우드 스타를 대상으로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로 대형 액션영화를 성공시킨 기획력과 연출능력을 현지에서 크게 인정받으며 새 작품을 준비해왔다. 새 영화는 대형 SF영화로 알려져 있고 캐스팅이 완료되면 본격 제작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시아 출신 감독들은 미국 진출 초기 대부분 배우 캐스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대만출신 이안 감독이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제 78회 아카데미시상식 감독상을 받았고 오우삼 감독은 ‘미션임파서블2’를 성공시키는 등 할리우드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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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ovie.empas.com/focus/read.tsp?menu=1&type=13&id=14036


<두번째 사랑> 김진아 감독, 할리우드 진출!



<두번째 사랑>의 김진아 감독이 세계 최고의 에이전시인 CAA와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헐리우드에 진출한다.

<두번째 사랑>은 올해 초 선댄스 영화제 미국영화 경쟁부문에 진출해서 멜로 영화의 틀 속에 인종을 초월해 금지된 사랑에 빠져드는 남녀의 심리를 감각적인 영상과 세밀한 감정 묘사로 표현해 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호평을 받았었다.

선댄스 영화제 상영 이후 <두번째 사랑>을 본 헐리우드 영화 관계자들 가운데 소피아 코폴라, 짐 자무시, 미라 네어 등이 함께하고 있는 CAA사의 바트 워커와 마하 다크힐이 김진아 감독의 스카우트를 전격 결정했다.

미국 CAA는 니콜 키드먼, 톰 크루즈 등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들과 샘 레이미, 마이클 만 등 스타급 감독들을 대거 보유한 세계최고의 에이전시 사로, 우리나라 감독으로는 봉준호, 김지운 감독이 이미 계약을 체결해 미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김진아 감독은 CAA를 통해 안젤리나 졸리 등이 캐스팅된 시나리오를 받아 헐리우드 진출 첫 연출작 제의를 받았으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아쉽게도 양보해야만 했었다. 그러나 현재에도 김진아 감독은 할리우드 제작자들로부터 무수한 시나리오를 받고 있어서 조만간 차기작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글_김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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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만세. 대한민국 만세.
심형래감독이 자리잡아서 강제규감독좀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plath

2007.09.07 01:27:46
*.111.220.55

N.님/ 앗 제 답글에서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었나봐요. N님에게 딴지를 걸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 저도 얼마 전까지 영화잡지에서 일했기 때문에 산업계 뿐 아니라 영화전문지의 문제점에 대해선 너무나 피부로 느끼고 있거든요. N.님과 tango님의 지적에 대해선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N.

2007.09.07 04:48:17
*.142.200.26

plath님, 저한테 딴지거신 걸로 이해한 건 아닙니다. 다만 '제대로 그쪽 방면 취재를 할 수 있는 기자'라는 측면에서 plath님께 오해를 드린 듯해서요... ^^

손님

2007.09.09 01:03:34
*.162.113.98

김규항한테 원래 관심 없었지만 이번 일로 대단히 크게 실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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