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글 수 135
어제는 진중권에게 전화를 했다. 번호는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거의 2001년부터 바뀌지 않은 번호인 듯 했다.
"예. 진중권입니다-"
"(소리가 시끄러워서) 아, 저기, 지금 통화가능하세요?"
"아, 지금 비행중이라서요. 이따 제가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어찌보면 전화하자마자 신원을 밝히지도 않고 끊어버린 이상한 통화가 되어버린 셈이지만, 진중권은 원고 청탁이나 강연 요청 등으로 워낙에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종종 받는 사람인지라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두 시간쯤 후에 그에게 전화가 왔다.
"아, 아까 전화하셨던 분이죠?"
나는 웃으면서 신원을 밝혔다. 군대 가기 직전에 신촌 부근에서 만났으니, 목소리를 들은지도 2년이 넘었다. 나이는 나보다 스무살이나 많고, 예전에 종종 볼 때는 물론 사석에선 그가 나에게 반말을 썼지만, 언제나 오랜만에 통화할 때는 서로 예의바른 존댓말이었다. 나는 인터넷에서 만난,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들과의 관계를 친근한 쪽으로 변화시키는 주변머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이택광도 꽤 오랫동안 봤는데도 요즈음에 들어서야 '선배'라고 부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누나'들한텐 잘 엉기는 편인데. 흠, 이건 누구나 다 그런가?
군인일 때부터 종종 다음에 있는 그의 비밀(?) 블로그를 들어갔기 때문에, 그가 요새 경비행기를 몰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까 내가 전화했을 때가 이륙하기 직전이었단다. 2002년에 그는 비행기 조종을 배우기 위해 모은 돈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이문옥 선거운동 비용으로 썼다고 신동아에 밝힌 적이 있었으니, 4년 정도 우회하여 오랫동안 꿈꿔오던 취미 활동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내가 사는 곳을 묻더니 멀지 않다며 어떤 장소를 가르쳐주었다.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일정한 시간에 그곳에서 술을 먹고 있단다. 그러니까 보고 싶으면, 그쪽으로 오는게 좋을 거라고 했다. 술을 일주일에 한번 정해진 시간에 먹다니, 바쁘게 살면서 취미활동도 하는 사람다운 선택이다. 아예 술을 안 먹는 것보다도 멋지고, 술을 대중없이 먹는 것보다도 멋지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정말로 멋진 사람이다. 룸사롱을 다니는 남자들 중에서는, 물론 정말로 그것이 취향에 맞아서 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돈이 약간 남을 때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가는 이들도 있을 법하다. 즐겁게 노는 법을 모르는 인생만큼 피폐한 인생도 없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진 얘기 통하는 사람들과 밤새 술을 먹는 정도에서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다른 것을 시도해 볼만한 돈이 없기도 하고.
"예. 진중권입니다-"
"(소리가 시끄러워서) 아, 저기, 지금 통화가능하세요?"
"아, 지금 비행중이라서요. 이따 제가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어찌보면 전화하자마자 신원을 밝히지도 않고 끊어버린 이상한 통화가 되어버린 셈이지만, 진중권은 원고 청탁이나 강연 요청 등으로 워낙에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종종 받는 사람인지라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두 시간쯤 후에 그에게 전화가 왔다.
"아, 아까 전화하셨던 분이죠?"
나는 웃으면서 신원을 밝혔다. 군대 가기 직전에 신촌 부근에서 만났으니, 목소리를 들은지도 2년이 넘었다. 나이는 나보다 스무살이나 많고, 예전에 종종 볼 때는 물론 사석에선 그가 나에게 반말을 썼지만, 언제나 오랜만에 통화할 때는 서로 예의바른 존댓말이었다. 나는 인터넷에서 만난,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들과의 관계를 친근한 쪽으로 변화시키는 주변머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이택광도 꽤 오랫동안 봤는데도 요즈음에 들어서야 '선배'라고 부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누나'들한텐 잘 엉기는 편인데. 흠, 이건 누구나 다 그런가?
군인일 때부터 종종 다음에 있는 그의 비밀(?) 블로그를 들어갔기 때문에, 그가 요새 경비행기를 몰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까 내가 전화했을 때가 이륙하기 직전이었단다. 2002년에 그는 비행기 조종을 배우기 위해 모은 돈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이문옥 선거운동 비용으로 썼다고 신동아에 밝힌 적이 있었으니, 4년 정도 우회하여 오랫동안 꿈꿔오던 취미 활동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내가 사는 곳을 묻더니 멀지 않다며 어떤 장소를 가르쳐주었다.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일정한 시간에 그곳에서 술을 먹고 있단다. 그러니까 보고 싶으면, 그쪽으로 오는게 좋을 거라고 했다. 술을 일주일에 한번 정해진 시간에 먹다니, 바쁘게 살면서 취미활동도 하는 사람다운 선택이다. 아예 술을 안 먹는 것보다도 멋지고, 술을 대중없이 먹는 것보다도 멋지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정말로 멋진 사람이다. 룸사롱을 다니는 남자들 중에서는, 물론 정말로 그것이 취향에 맞아서 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돈이 약간 남을 때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가는 이들도 있을 법하다. 즐겁게 노는 법을 모르는 인생만큼 피폐한 인생도 없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진 얘기 통하는 사람들과 밤새 술을 먹는 정도에서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다른 것을 시도해 볼만한 돈이 없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