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블로그 오래 보신 분들은 아는 분들도 있겠는데, 대학내일 학생논단이라는 곳에 글을 쓴다. 내일시론과는 별도로 있는, 대학생 필자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공간이다. 이번 호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관련된 글을 보내달라고 해서 보냈는데 거절당했다. 일단 글 내용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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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을 떠나보내며
노무현 전 대통령. 상식과 희망의 이름으로 대통령이 되고, 통치를 하고, 결국에는 죽어간 사람. 그의 서거에 대해 추모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인간적인 예의로도, 국민의 도리로도 그렇다. 그러나 그가 한국 정치에 남긴 것이 무엇이냐를 말한다면 조금 다른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노무현이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한 점은 인정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판자들은 대북송금 특검으로 전임자를 괴롭힌 것을 힐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결국 대북송금에 대해 ‘통치행위’였다고 변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자체에 대해 비난할 수 없는 것은, 그런 식으로 따지면 그의 업적도 훼손되기 때문이다. 물론 피의사실 공표가 그릇되다는 논점은 따로 있다.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민주화를 위해 더욱 노력한 점도 인정된다. 그것들은 주로 ‘위원회’에서 나왔다. 조중동은 그의 재임당시 참여정부를 ‘위원회’ 공화국이라고 공격했다.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나 인권 문제 등에 있어 그 위원회들은 꽤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것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민주공화국으로서의 위엄을 세우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업적이다. 그가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말한다면 아마도 그 부분을 얘기해야 하리라.
그가 보통의 한국 대통령보다 좀 더 자주적이고 강한 나라를 꿈꿨다는 것도 분명하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같은 정책은 물론이거니와 군사력 증강도 꾸준히 이루어졌다. 북한을 핑계로 한 증강이었지만 명백히 중국이나 일본을 가상적국으로 삼은 군사력 강화도 있었다. 나같은 사람은 군비 감소를 원하는 사람이지만 참여정부가 이 문제에 있어 뚜렷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해외순방을 다녀온 후 알타이 연방을 말하게 된 소설가 황석영을 ‘변절’이라고 욕하고 싶지 않은 것은, 그가 하는 말은 참여정부의 그와 같은 야심을 이명박 정부에서도 펼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황석영이 폭로하는 것은 그 자신의 권력에 대한 욕망은 아니고 한국 우파들의 욕망일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긍정성은 거기까지다.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하는 그는 경제분야에서의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지만, 실은 그때부터 이미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읽으면서 그것이 옳다고 믿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한미 FTA와 같은 정책은 그가 시장주의의 극단적인 추구를 통해 한국을 합리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두바이와 아이슬란드를 성공사례로 강조했던 그의 시선은 미국식 금융자본주의가 오늘날과 같은 파탄을 맞을 것이라는 점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물론 그 시대에 그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은 퍽이나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의 경제위기에 그의 시대에도 다소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처를 잘못하여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긴 하지만, 위기 자체엔 그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노무현 시대’로 회귀한다고 하여 우리가 이 난국을 타개할 수는 없을 거라고 말하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중요한 한미 FTA와 같은 정책을 반대자를 억누르며 졸속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는 그가 그토록 강조했던 민주적 리더십의 정당성을 상당 부분 훼손했다. “미국에 대해 할 말은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언명은 취임 직후 “미국이 없었다면 나는 수용소에 있었을 것”이라는 굴종 외교로 바뀌었으며 순차적으로 진행된 이라크 파병은 알카에다에 납치되어 살해된 김선일씨나 윤장호 병장과 같은 희생자를 낳았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비정규직 보호법’의 실행은 경제정책이기도 했지만 그에 반대하는 몇몇 노동자들의 분신을 낳았다. 나는 노무현을 추모한다. 하지만 그의 시대에 죽어간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추모한다. 그리고 “이제는 나를 버리셔야 한다.”고 말했던 그의 진심을 이해하면서, “노무현”을 우리 시대가 지향해야 할 정치인의 표상으로 삼는 것에는 반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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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가 적절하지 않다고 본 대학내일 팀장님의 견해는 이랬다고 한다.
1. 현재의 추모는 '정치인 노무현'에 대한 추모가 아니라 '인간 노무현'에 대한 추모다.
2. 정치인 노무현의 과오는 지난 대선에서 심판받았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나는 순간적으로 내가 원고에서 추모하지 말자고 쓴 줄 알았다. 물론 다시 읽어봐도 그런 말은 없다. 사람들이 '인간 노무현'에 대해서만 추모하고 있다면 내가 불편해 할 일도 없을 게다. 고인을 위한 덕담 속에서 그는 이명박 시대의 진정한 정치적 대안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중이 아닌가?. 지금까지 노무현을 욕했던 (좌파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죄를 지었다고 판정하고, 지난 대선의 실패를 '정치인 노무현'에 대한 판정이 아니라 멍청하고 탐욕스러운 국개들이 눈이 멀어 이명박을 택한 걸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 이미 아고라와 쌍코와 소드 등에서는 국개론의 대표적인 표적으로 20대가 지목되고 있다. 30대와 10대들이 짝짜궁이 맞아 20대들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투표권을 20대에게서 박탈해야 한다느니 따위의 얘기들이 나돌고 있는 거다. 참여정부가 신망을 잃어 정권이 넘어간 맥락, 노무현 지지했던 386 세대의 1/3 가량이 이명박을 찍었던 맥락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다.
모든 담론이 87년 수준으로 복귀해 버렸다. 아깝지도 않은가? 그런데도 인간적인 추모를 위해서 '다른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좌파는 자학 개그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왼손은 거들 뿐..." 그렇다. 왼손은 그저 추모를 거들 뿐,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법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신규 노빠들을 위한 FAQ"라는 연재물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1편은 "나라망친 20대론에 대해"라는 제목을 달았고 2편은 "좌파가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구별하지 않은 사연?"으로 잡을 생각이다. 이 시리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질문이 있으면 기탄없이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 혼자서 할 짓이 아닌지도 모르니 동참의사를 밝혀주셔도 좋을 것 같고.
봉구
'정치적 무관심'이란게 20대만의 것도 아닌거고 책까지 찾아 읽지 않더라도 '7인의 사무라이'나 '책 읽어주는 남자'같은 영화라도 봤으면 '민중의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것에 대해서 좀 겸허하게 생각을 해볼 수 있을 터인데, 무슨 책임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굴 시뻘개져서 국가에 대고 나도 좀 잘 살게 해달라는 투정이나 부리고 있으니;;; 나한테 돈이 좀 있으니까 이 세상 모든 걸 다 내 앞에 갖다바치라는 도시 중간계급의 싸가지란..(부르조아도 아무나 하는게 아닌데 말이죠) 아무튼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빼고 다 뭉치면 정권 되찾아(?)올 수 있으니 닥치고 다 합쳐라'는 허구적인 논리를 부셔버렸으면 합니다. 길바닥에 백몇십만씩 나가도 개무시당하는 진짜 이유를 모르고 그저 'MB가 상놈이라서 그렇다능' 생각으로 자위만 하고 있으면 절대..
(*) 참, 포함될 수 있는 질문이라면.. '맘에 든다, 혹은 안 든다는 것:노무현과 자기동일시의 함정' 뭐 이런게 있을까요 야마(?)뽑는 재주가 후져서;;;
blogger
1) 노무현은 하고 싶은 일을 했고, 잘했다.
vs 2) 노무현은 하고 싶은 일을 못했고, 그건 그의 잘못이 아니다.
의 간극에 대해 탐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둘중 하나만 택해야 할 것 같은데 대개 둘 다 가져가려고 하더군요. 그의 (잠정적인) 실패는 그가 충분한 권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 것이 바로 노무현 시대의 문법이었고 사람들은 광장에 모여 그에게 더 많은 권력을 갖다바치기에 고군분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은 비극이었죠. 그러므로 이제 다시 한번 그에게 모든 것을 갖다바쳐야 한다고 말한다면 이건 대체 뭥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5년 단임제로는 충분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를 뭐 영구집정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인지...
dd
이모씨
1) 나라망친 20대론은 회사같은데서 연공서열이 점점 망가져서 나이10개쯤은 뒤집힐 수 있다는 경제적 불안감 같은 걸 반영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구요, 좀 심하게 확대 해석하면, 내 밥그릇 챙기긴 해야 되는데 윗세대는 세니까 만만한 쪽에 견제심리 발동?... 그런게 있는 것 같구요...
2) 소위 중도파라는 사람들이 좌파들에게 덧씌우는 타협할 줄 모른다, 말만 많다, 인간보다는 이념 이런 이미지는 보수 언론이 노무현을 공격할 때 써먹던 건데, 자기들도 알고 써먹는지 모르고 써먹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모르고 써먹는다고 생각하고, 왜 모를까요;;; 젠장. 그 이유를 정치적 무관심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목소리
이 문제를 노빠라는 틀에서만 볼 수가 없는게 골수노빠가 아닌 사람도(예컨대 반한나라 정서의 부동층이나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노빠에서 비노빠로 탈바꿈한 사람들 ) 여기에 가담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전 그런 부분이 가장 걱정스러워요. 기가막힐 정도로 상식이하인 정부가 쉴새없이 삽질을 하는터라 분노하기 바빠서 정치적인 관심을 전혀 생산적인 곳으로 돌리지 못하고 있는 건지 뭔지. 여튼 촛불 정국때 잠시 달아올랐던 노무현 열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요즘이네요.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지 못하고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이런 소모적인 무한루프는 멈추었음 하는데 이정권의 남은기간 내내 이런 구도일 거 같아서 막막해요.
hhh
FTA는 노무현 정부가 소신을 가지고 추진한 정책입니다. 그리고 그건 아마도 노무현 정부가 아니라면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을 겁니다. 그건 당시에 조중동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한 바입니다.
구체적인 주장에 대해 코멘트하자면,
1.FTA를 어떻게 북한문제로 엮을 수 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중국에 맞서기 위해 미국과의 유대를 더 강화시킨 정책이다, 라는 식의 정치외교학적 이해는 당시에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내세운 논리는 아닙니다.
2. FTA 찬성 논변 중에, 정부의 힘으로는 재벌을 엿먹일 수 없으니까 글로벌 스탠다드의 논리로 엿먹이려고 했다는 것이 있습니다. 혹시 그 점을 지적하신 것인지? ;; 이건 참여정부 지지자들도 조약문을 보면 현실적으로 실행되지 않은 뇌내망상이었다는 식으로 평가하더군요.
부탁 좀..
p.s 님 글이 매섭긴 하지만, 무식한 제가 봐도 님 글은 양쪽 입장을 다 고려할 줄 아시는 분 같으니까(최소한 이상적 논리에 있어서는, 제 눈에는, 완전한 분 같으니까) 질문 드리는 것이니 혹여나 제 발품 들이는 게 귀찮아서라고 생각치는 말아주십사...
제발 좀...
쓴웃음
음...
많은 학식있는 분들이 노무현씨의 그런 발언을 문제(품격떨어진다는)삼을 때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를 명확히 드는 경우는 적어도 저는 보지를 못한 거 같습니다. 그런 비판들에 저말고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공감하는 것일까요?
쓴웃음
노무현의 그런 충동적인 발언들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대통령이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기관이니까요. '조중동'이 트집 잡을 만한 사안임은 물론이고 일반인에게도 노무현이 '경박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실제로 취임 초기에 대통령 신임투표 제안이나 권력을 한나라당에게 넘겨주겠다는 식의 발언들은 지지자들을 기겁하게 만들었죠..
음...
대한민국인 종자가 본디 그렇고 그들이 국민인 이상 대통령으로선 그들의 호응을 받아야 하기에 그들 수준에 맞춰야한다는 설명이라면 그나마 이해는 갑니다만. 그런 종자를(불필요한 권위주의 등등) 가지고 이 나라가 정말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요?...
거꾸로 생각할 순 없을까요? 우리사회가 불필요한 권위주의와 형식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지, 애나 어른할 것 없이... 다시말해, 일개(?) 언론기관에 불과한 찌라시들이(조중동 말하는 거 아닙니다!! 요즘 원체 세상이..^^*) 활개를 칠 수 있는 건 상당수 국민들 수준이 딱 거기까지라는 말 아닐까요?
좀 다른 얘깁니다만. 저는 서양인들이 싸가지가 없어서 높임말을 발달시키지 못했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그들이라고 해서, 성인이 어린이들보다 힘이 부족할리는 없을테니까요.) 오히려 서로간의 원할한 소통(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허례허식의 생략 아니, 삭제는 당연한 귀결이며 결과적으로 바람직했다 생각합니다. 물론 그 서양인들도 그저 종자가 우수해서 그런 문화를 가지게 된건 아니겠지만,(유목민과 농경사회의 차이 등등이 원인이겠죠) 어쨌거나 우리가 지금 보단 더 살기좋은(합리적인) 사회가 되려면... 말이 길어지네요^^* 정리도 잘 안되고 그만 줄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나 자신을 약자로 지칭해 왔습니다. 맞기는 맞지요. 그런데 파업하는 노동자에 대해서도 자신이 약자인가요? 현임 대통령이? 거기에 대고 신경질을 내는 건 서민적이긴 하죠. 서민들에게 신경질을 서민적으로 내는 거죠. "소나기는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나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시민사회에 대해서는 행정수도 이전 반대는 정권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규정하겠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반대여론 자체를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거죠. 통치를 하는 방식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하십니까?
근데 진짜 왜 20대만 욕먹어야 하는건지 참;
게다가 그 사람들이 원하는 '정치에 관심있는 기특한 20대'라는 것도
다 자기 입맛따라라;
점점 이야기가 줄어들고 이미지만 남아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