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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김대호의 정규직 노동 비난에 대하여

조회 수 2104 추천 수 0 2014.02.21 10:00:07
하뉴녕 *.96.161.109

별 거지 같은 글을 보고, 

http://news.donga.com/3/all/20140218/60958490/1

반박기사를 썼더니,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235

했던 소리 또 하는 이딴 변명을 듣고 

http://blog.naver.com/pretty119?Redirect=Log&logNo=130185978736 


'합리적'이라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아래에 남긴다. 잠깐만 생각해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을 줄이야. 김대호의 주장을 '사회적 대타협'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그걸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장하준의 평을 참조하라. (위 반박기사 내용 중 후반부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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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페북에서만 짚어보기. (편집주: 이 말은 여기에 공개하는 것으로 실현되지 못함) 

지난 몇년간 줄기차게 전개된 김대호 소장의 평소 주장을 요약하면 20% 노동자가 한국 노동생산성 평균의 두 세배의 임금을 받는 현실이 '부당'하다는 것. 이들은 해고를 당하면 '격차'가 크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파업한다는 것. 그렇기에 80% 노동자에게 해가 된다는 것. 이들의 기득권을 줄여야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 

딱 여기까지만 생각을 멈추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한번만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결국 김대호의 생각에 한국에서 해고가 어려운 이유는 제도 때문도 아니고 '격차' 때문이다. 실제로 격차가 어마어마하다. 누군가는 "한국에서 대기업 정규직이면 북구유럽 수준의 복지를 누린다. 근데 회사 나가면 바로 사라진다. 정작 복지가 필요한 순간은 회사에서 나갈 때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과장이란 견해도 있으나, 격차'가 있기 때문에 저항이 크다는 김대호의 진단만큼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 '격차'를 줄이자고 한다면, 어떻게? 김대호는 노조더러 노동유연화를 받으라고 말한다. 나는 지금도 유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라고 치자. 그런데 김대호의 논리대로라도 노조가 결사적으로 저항하는 이유는 '제도' 때문이 아니라, '격차'이기 때문에, 자본가의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해도 정규직 내에서 내가 해당될지도 모르는 대규모 해고를 감행하려고 하면 필사적으로 저항하려 들 것이다. 김대호의 이상인 노동유연화가 이루어진 세상에서도 '격차'가 크면 무조건 파업은 불법파업으로 몰고 강경진압하고 주동자 구속시키고 손배가압류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물려도 '강경파업'이 일어날 개연성이 생긴다(그런데 이게 2009년에 있었던 일 아닌가? 어라? 김대호의 이상은 이미 실현되었네?). 

여기서부터 추적(?)한다면 김대호의 얘기는 웃기지도 않게 빙빙 돌게다. 노동이 안 유연한 이유는? 노조 때문. 노조가 어때서? 파업하잖아. 왜 파업을 하지? '격차'가 있으니까. 그럼 어쩌지? 노동을 유연화시켜야지. 해고시킬까? 응, 자본가가 필요하다면. 그래도 '격차'가 이리도 크니 파업이 일어나겠지? 그러니까 노동을 유연화시켜야지. 어떻게? (이말년 만화였담 "미친놈아 그만해..." 대사 나올 타이밍...)

정규직을 지금 전부 없애려고 한다면 파업을 피하고 싶다는 말과는 별개로 한국 땅을 전쟁터로 만들겠다는 얘기가 된다. 내가 "그러나 복지정책은 하루 아침에 건설되는 것이 아닌데, 쌍용과 한진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와 은행에서까지 ‘정규직과의 전쟁’을 벌이겠다면 사회적 갈등이 얼마나 극심해지겠는가"라고 적은 이유가 그거다. 

그리고 그렇다면, 뭐하러 전쟁을 벌여야겠는가? 김대호의 '이상국가'는 불과 이십년만 기다리면 실현될 텐데 말이다. 내가 지적했잖은가. "대기업은 특정 세대의 정규직 노동자 이외의 노동자는 비정규직으로 관리하면서 위험을 전가한다. 물량이 늘면 비정규직을 늘리고 물량이 줄면 그들부터 자르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운영으로는 이 특정 세대 정규직 노동자가 우르르 퇴사하게 될 때 암묵지가 축적된 노동자 집단이 사라져 버리는 결말이 올 수가 있다"라고. 

그 이십년이 지나면 대기업은 대충 만들어서 싸게 파는 제품에 대해서는 동희오토에서 그렇듯 전원 비정규직으로 생산하려 들 것이고, 숙련노동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수의 (관리하기 매우 쉬운) 정규직만을 쓰려고 들 것이다. 그러면 대기업의 부가 고루 퍼지고 고용이 널리 이루어질까? 그저 20% 대 80%가 5% 대 95%로 변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한국 대기업의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낮아지는 상황을 협력업체와 비정규직에게 비용전가를 하면서 버텨내지 않을까? 그러면 연공서열 구조에 편입하지도 않은 지금의 노동시장의 신규진입자들은 영원히 지금의 비정규직의 생활 수준에서 멸 to the 망... 장기적으로는 대기업도 내수시장이 줄어들어서 '어라? 이거 왜 이러지?' 상황이 오지 않을까? 

"지금의 한국 사회는 체제 재생산의 관점에서라도 정규직의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일자리를 추가적으로 만들어내고, 회사는 사원에 대한 회사복지를 줄이는 대신 세금을 더 내며, 국가는 복지정책을 늘려가는 식의 ‘계급 대타협’을 요구받고 있다. 되도록 고통이 덜한 방식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수행하면서 증세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복지를 늘려나가며 개혁의 충격을 해소해야 한다. 

그야말로 ‘사회디자인’이 필요한 일이지만, 그 첫 단추가 ‘정규직 해고’가 되는 것은 무능·무책임·무식의 ‘3무 정책’이라 할 만하다."

라고 쓴 이유가 바로 이러한 우울한 전망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대기업 정규직도 이런 종류의 대타협을 추구하지 않고 개별기업 노동자의 이익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 같다는 비관적인 지적을 한다면 그도 수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조직노동자들이 있어도 자본이 타협하지 않는데, 이들조차 은퇴하여 소멸한 세상에서 95%의 비조직 노동자들이 정권과 자본을 상대로 제대로 된 타협안을 요구할 수 있을까?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그럴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싸워나가야 겠으나, 객관적인 형세인식으로는 

재외국인/호남인/여성을 혐오하는 극우파의 창궐->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의 상실-> 이로 인한 민주주의의 후퇴-> 이로 인한 좌파담론의 과격화와 급진화-> 극좌의 존재로 인한 극우파의 확대

...의 무한루프를 밟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불만이 팽배한 대중이 더는 견디지 못한다고 여길 때 보수정권이 "통일이 미래다!!! 근데 미래가 안 보이니 한 수십만만 죽는다고 생각하고 북진통일!!! 북한을 먹으면 나머지는 잘 산다!!!"라고 외치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아 물론 그 전에 북한이 붕괴하여 한국 건설업의 르네상스가 이십여년 펼쳐진다면 또 잠시 한국형 자본주의의 파국이 유예되고 우리 또래도 뭔가 뜯어먹을 걸 찾아낼지도 모르겠으나....

그래서 지금의 정규직 노조가 존속할 때, 아마도 그들이 은퇴하기 몇년 전이라도 그들을 활용해서라도 모종의 타협을 이끌어내는 게 이 구조를 바꿔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무턱대고 대기업 정규직을 욕하는 김대호가 이 그림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뭔가? 아, 대기업 노조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시키는 역할 정도는 하려나?

요약하자면, 김대호는 자기 자신이 정리한 현상 인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대기업 노조에게 뭐라고 할 게 아니라 정부와 대기업들에게 "지금 체제로서 정규직 노조는 저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으니 당신들이 사회적 대타협의 길을 찾아야 할 때"라는 사인을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 그렇게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뱀다리 하나. 김대호는 지금의 회사별노조 대기업 정규직 체제를 '87년의 유산'이라고 부르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설마하니 87년 노동자대투쟁이 잘못된 일이라 하지는 않을 것이고, 87년 기업별노조로 출발한 것이 잘못된 길이었다고 한탄할 수는 있지만, 87년부터 곧바로 지금과 같은 대기업-중소기업/정규직-비정규직 사이에 넘사벽의 격차가 생겼나? 현대 삼성의 임금이 오르면 그것을 표준으로 삼아 중소기업/하청업체들의 임금도 따라 오르는 시기가 분명히 있지 않았나? 

97년 이후 IMF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체제가 만들어질 것일텐데, 저렇게 부른다는 건, 다른 곳에서도 한두번 지적했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의 격차사회의 문제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두 민주정부의 과오가 있다는 건 인정하기 싫고 87년에 생긴 대기업노조 탓으로 몰고 싶어 하는 강렬한 욕망이 느껴진다...


댓글 '1'

미선

2014.11.03 04:18:42
*.161.240.29

"'격차'를 줄이자고 한다면, 어떻게? 김대호는 노조더러 노동유연화를 받으라고 말한다."<---- 김대호의 경우 격차를 줄이는 방법이 곧 노동유연화 였나요? 오히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라는 노동고용시스템의 변화로 아는데.. 아닌가요?


그럼에도 하뉴녕님의 주장은 위의 전제를 스스로 설정한 후에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고 있는 터라 김대호 주장에 대한 정확한 반박 논리가 성립되진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또한 김대호씨의 경우는 "대학진학률 70~80%인 나라에서 그에 상응하는 일자리를 줄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는데,고용노동 패러다임은 이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는 문제 의식도 갖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하뉴녕님의 해법은 또 어떤 게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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