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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WD

2011.02.25 20:32:44
*.116.201.223

유의미하지 않은 조사라고는 해도 국참당이 3등인 건 뜻밖이네요.

기사를 보니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강남좌파의 외연 확장을 통해 진보 정당이 강남 지역에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2008년 총선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19% 정도였지만 진보신당, 민노당 득표율을 합하면 40% 수준에 달했던 만큼 야권이 연대한다면 강남에 진보 깃발을 세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 하던데요.

신언직씨가 강남과 인연이 깊어서 '전략적' 발언을 하신 걸 수도 있겠지만 동의할 수가 없네요. 마침 2008년 무렵에 '강남 좌파' (강남에서 좌파 정당 지지율이 높다라는 속설) 라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서 투표결과를 지켜봤더니 민주당까지 포함한다고 해도 강남 3구의 민주진보계 정당 지지율은 서울의 다른 구들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었거든요. 게다가 2008년 총선에서 강남 3구 중 범야권 지지율이 40% 수준이 된 곳은 송파 병 (다 합쳐 50% 가량) 한 곳뿐이고, 신언직씨가 출마했었던 강남 을은 그나마 높은 편이었지만 30%도 채 안됐습니다. 대선에서 권영길의 강남 3구 득표율은 1% 대 였고요.

저는 강남 좌파 그딴 거는 사실상 없다고 생각하는데 강남 당원이셨던 스승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상한 모자

2011.02.26 14:50:06
*.208.114.70

강남 시절에.. 소위 진보-개혁 세력의 득표가 10%에서 최대 30%까지 가능하다고 봤었습니다. 황당하죠? 자세한건 편의점 알바 갔다 와서 적어 놓을게요. 그리고 신언직 아저씨는 재보궐이나 총선에서 강남을에 또 출마할겁니다.

이상한 모자

2011.02.27 23:17:13
*.208.114.70

말씀하신 내용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제가 일부러 '진보-개혁' 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즉 다시 말하자면 '강남좌파' 담론은 범민주당 친구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진보정당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보정당운동이 범민주당 친구들의 한 갈래라고 생각한다면 뭐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니면 선거를 앞두고 단기적 전망이라는 틀에서 강남좌파 담론에 전술적으로 편승을 할 수도 있고.. 하여간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지금 놓인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이니 신언직 아저씨가 자꾸 등장하는 한국일보의 강남좌파 타령은 그 자체로 일말의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볼 수 있겠습니다.

WD

2011.02.27 16:00:58
*.144.124.87

그렇군요. 민주노동당 시절이던 몇년 전에 신언직씨를 다룬 레디앙 기사를 보았었는데 강남구에 저소득층도 적지 않게 거주한다며 민노당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8238

강남 3구의 범야당/좌파정당 지지율은 유의미하게 낮은데 그나마도 상당수는 저소득층으로부터 나온 표라고 생각해보면,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중산층 이상 시민들 중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강남좌파"가 적지않게 존재하고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일각의 통념은 실질적으로는 신기루가 아닌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어느 계층에서나 좌파 정당을 지지하는 소수의 사람들은 늘 있는데, 야당이나 좌파정당 지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 않거나 확연히 적은데도 언론은 특집으로까지 다루고 몇몇 자유주의적 학자나 정치비평 네티즌들은 좌파정당과 노동계급을 분리시키기 위해 '강남좌파'를 한껏 부풀려서 따로 논하고...... 그런 거 다 헛소동 아니냐 이렇게 생각했죠. "강남 인간들하고 무슨 운동을 한다고 그러느냐" 라고 하는 것도 한심하지만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곱게 보이지 않아요.

좀 더 실증적이고 깊이있는 좌파에 대한 계층별 지지율 자료가 나오면 좋겠어요.

이상한 모자

2011.02.27 12:54:06
*.208.114.70

달던 얘기 계속 답니다. 역대 선거 결과를 잘 보면 강남을이 원래 어떤 동네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데, 특징적인 것은 여기가 홍사덕의 지역구였다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한나라당 내의 사고뭉치 중 한 사람일 뿐이지만 한 때는 노무현, 박찬종 등과 함께 꼬마민주당에 몸을 담은 일이 있었고 김대중이 주도한 통일민주당 간판을 달고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즉, 이 지역은 그래도 소위 '야당 성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던 것이죠.

강남을이 지금처럼 한나라당의 아성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은 홍사덕 이후 이 지역의 민주당 지역조직이 사실상 무너졌고 민주당도 이 지역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구구성 등을 보면 여전히 어느 지역보다도 진보-개혁을 지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주요 지지층이기도 한 고학력-화이트칼라 계층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기도 하구요. 이 사실을 잘 아는 한나라당도 오세훈, 공성진과 같은 똑똑하고 개혁적인 것으로 비춰지는 인사를 공천해왔죠.

신언직 전 위원장 같은 경우, 저는 분당이 되기 전에 이 곳에 출마하면 10%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느냐 하고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민주노동당 지역구 후보들의 평균 지지율에 비추어본다면 강남에서 10% 득표는 신언직 전 위원장 개인으로서도 큰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었겠죠. 하지만 분당을 하고.. 민주노동당이 이 지역에 사실상의 표적공천을 함으로서 개판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2008년 총선 당시 신언직 전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후보까지 지지율을 합치면 실제 10% 정도가 나왔구요.

그렇다고 제가 강남에 무슨 큰 희망이나 기대를 걸고 이런 얘길 하는 것은 아니구요. 그냥 분석이 그랬다는 것입니다. 2007년에 어떤 NL활동가가 제가 듣는 앞에서 '돈 많고 싸가지 없는 강남 인간들 하고 무슨 운동을 한다고 그러느냐?' 라고 말한 일이 있는데, 이 자는 요즘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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