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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무서운 이정희

조회 수 1924 추천 수 0 2011.06.11 0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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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의 정치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배경에 경기동부가 있다는 것을 염두하더라도 말입니다.

하긴 유시민까지 개입한 시나리오였다는걸 생각해보면, 아카데미 각본상에 손색이 없는 이 정치적 기획에 (비록 좌피지만) 감탄을 하게됩니다. 이에 비교하면 심상정 플랜은 아마추어 각본 공모작에 불과하겠군요.


국민참여당이라는 변수는 누구나 다 알고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누구나 다 무시하고 있었던 변수였는데 말이죠.

단지 몇 일 사이에 국참당과 민노당의 합당을 여론의 중심 화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들이 기획한 <미래의 진보> 출판이라는 사건은, 정치공학을 흉내내려는 많은 진보신당 정치공학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합니다. "정치란건 말이다. 이런 것이다. 이 애기들아"


큰 스승님께서는 이러한 시도가 불발될 것이라고 예측하셨더라구요. 유시민의 입장해서 정리한 글을 잘 보았는데 이정희(혹은 당권파)의 입장에서 정리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첫째, 정종권의 소설대로 이정희의 입장을 서술할 수 있을까요? 즉, 이정희의 목적은 '진보신당 스스로 합의문을 부결하게 하고, 통합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진보신당이 지게 한다'는 것일까요? 


둘째, 이정희의 참여당과의 통합은 어느 정도의 의지인 걸까요? 시도는 해보지만 반대가 많으면 못한다 정도일까요 아니면 어떻게 해서든 돌파해서 관철시킨다 일까요. 일련의 과정을 보면 상당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이정희는 당내 비당권파를 설득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러한 시도로 진보신당이 합당에서 이탈하고, 그럼에도 국참당과의 합당도 실패하면 정치적 충격이 상당하지 않겠습니까? 비당권파를 설득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이 이런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넷째, 진보신당 통합파의 일부가 이정희에 동의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가령 비민주단일정당 노선을 지지하는 이들 말이지요. 여기서 다시 심상정을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당 게시판의 원시님 글에서 심상정 노선이 LA 방문 이후 다소 바뀌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지금 심상정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참여당과의 통합이 가시화되면 통합파 내부에서의 분열이 있을까요?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의문으로, 유시민-이정희 회동에서 왜 심상정은 제외됐을까요. 유시민-이정희-심상정의 그림이면 훨씬 파괴력이 있었을 텐데요. 유시민-심상정 커넥션이 결렬된 걸까요? 아님 심상정에게 다른 모종의 역할이 주어진 걸까요? 제 감에는 심상정에게 분명히 어떤 역할이 부여됐을텐데 왜 가시화되지 않는지 궁금증은 증폭되어 갑니다.


---

물론, 큰 스승님께서도 명확한 답을 가지기에 정보가 부족하다는걸 압니다만, 저는 큰 스승님의 큰 장점이 정치적 직관이라고 생각하니 부담없으시길 바랍니다.


이상한 모자

2011.06.11 21: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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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의 국민참여당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 프레시안 기사에서는 연립정부에 대한 의견 차이를 핵심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저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책에 대한 순수한 호불호의 문제라기 보다도 정파적 이해관계의 산물이라고 봅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를 이야기 하는데 결국은 경기동부-광주전남과 울산-인천 간의 의견 차이일 것이라고 보고요.

경기동부의 경우 북의 3대 세습에 대한 비판 입장을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건 뭐 늘 그런 것이니까 어쩔 수 없는데, 광주전남과 울산, 인천 간의 정파적 입장 차이가 중요한 변수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선국면으로 들어가면 광주전남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됩니다. 다른 정파들은 반한나라당 전선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선거연합을 얼마나 잘하고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선거구를 얻어내느냐에 골몰하게 될텐데 광주전남의 고민은 반한나라당전선이 아니라 반민주당전선이 필요하다는 데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친구들의 입장에서는 민주당을 포함한 정치세력과의 '협력적 연대'가 아닌 민주당을 대상으로 한 '대립적 연대'를 시도해볼만한 동기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외의 얘기들, 진보신당에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다던지 이런건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할 것이고요.

비당권파가 설득이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잘 안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 다음에 진보신당 통합파들은 물론 이정희 노선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고요. 심상정의 경우 요즘 진보의 합창을 열심히 하고 있는 민주노총 중앙파의 집단적 행보에 여러모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정희-유시민 회동에 제외된건 당대표도 아니고 뭐도 아니니까 오히려 이상한 그림이 나오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구요.

정치는 생물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니.. 뭐라고 장담하기가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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