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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한겨레] “장애여성 정치세력화 나서야죠”  
 
인권단체 ‘공감’ 대표 물러나는 박영희씨
“장애인이기 전 여성인 점 강조
이중차별 사회인식 확산시켜”

» 인권단체 ‘공감’ 대표 물러나는 박영희씨

‘장애여성’이라는 말을 널리 알려온 대표적인 장애여성 인권단체 ‘공감’이 올해로 설립 10돌을 맞았다. 공감은 1999년 ‘정신지체 장애여성 성폭력 사건’ 등을 공론화했으며 잡지 〈공감〉을 창간했다. 이 단체는 ‘장애여성 독립생활 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박영희씨는 98년 2월 단체 창립 이래 중심적인 구실을 해 오다, 설립 10년을 맞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공감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장애여성’이란 말을 탄생시킨 것을 꼽는다. “그땐 ‘장애여성’이라는 말조차 없었어요. 여성이기 전에 장애인이었죠.”

공감에서는 ‘여성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 여성’이라고 부른다.

“우리말은 앞이 수식어잖아요. 저희는 여성의 정체성을 더욱 중요시합니다. 장애는 다 다르고 또 변화할 수도 있지만, 여성이라는 점에서 겪는 차별은 동일함을 공감하고 있어요.” 그는 예로 장애여성들은 학교에 다니지 못했거나 초등학교만 나온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말한다.

“여성이기에 차별당하면서도 동시에 여성으로서 부정되는 것, 이게 장애여성에 대한 차별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불구자 낙태 발언이 장애여성의 이중의 상처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어요.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많은 여자’라며 출산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여성으로서, 한편으로는 장애 자체에 대한 비하가 함께 나타납니다.”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시설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월경이 번거롭다며 불임수술을 강제하는 인권침해가 심지어 가족들에 의해서 저질러져 왔다”고 그는 지적한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자립을 포함한 장애여성의 자립이 인권운동에 필수적”이라고 본 그는 장애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주의 교육과 문화운동을 펼쳐나갔다. 잡지 〈공감〉을 통해 장애여성의 삶에 관한 회원들의 경험담을 나눴고, 장애여성 연극팀인 ‘춤추는 허리’를 꾸렸으며, 해마다 장애여성의 노동권을 다루는 교육세미나도 열고 있다. 또한 2001년 장애여성 성폭력 상담소를, 2005년에는 독립생활 지원센터 ‘숨’을 열고 장애여성 자조모임 구성, 활동 보조 서비스 지원 안내 등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경제적 자립을 위해 제빵사업인 ‘춤추는 베이커리’를 열었어요. 2007년 중반 공장을 열어 시작했는데, 아직 가게는 못 냈어요. 신상품을 개발하고 가게를 여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장애여성 인권단체로서 공감의 역할이라면 “장애 인권 단체 안에서는 여성주의를 전파하고, 여성 단체들 사이에서는 장애여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한 것 아니겠느냐”며 웃는 그가 10년간 이토록 열성적으로 활동해 온 공감을 떠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장애여성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다.

그는 최근 진보신당 창당에 참여하고 있다. “장애 인권 운동에는 무엇보다 주체적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상징적 존재를 떠나, 정당 내에서 장애 문제를 의식화·일상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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