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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이른바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인상이 주도한 인플레이션)' 공포가 국제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26일(현지시간) 많은 나라들의 주식으로 쓰이는 밀가루 가격이 하루 사이에 20% 넘게 뛰는 등 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밀 가격은 올해들어 132% 폭등했고 콩은 1년 사이에 87%, 옥수수는 최근 석달 사이에 40% 상승했습니다. 게다가 이날 국제유가 역시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상승효과마저 우려되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논란 속에 고유가와 식료품 가격 급등이 주도한 물가상승 압력까지 겹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5월 선물 밀 가격은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하루 가격상승 제한폭인 8%(90센트)까지 올랐다. 2002년 10월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1부셸(36리터)에 12달러 선을 처음 넘어섰다.
  
전날 미니애폴리스 곡물거래소에서 3월 선물 북미산 봄밀 가격은 전날에 비해 22%나 폭등하며 부셸당 23달러 50센트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대 곡물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카자흐스탄이 8년만에 최고조에 달한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3월부터 밀에 수출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게 밀값 폭등의 도화선이 됐다.
 
"사재기, 투기 수요 몰려 밀, 콩, 옥수수 등 동반 급등세"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공급부족을 우려한 사재기 세력과 투기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밀 뿐 아니라 콩과 옥수수 등 다른 농산물 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콩은 지난 1년간 91%나 올랐고 옥수수는 최근 3개월간 40% 상승했다.
 
5월 인도분 콩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이날 부셸당 14.9375달러로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5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도 전날 부셸당 5.55달러로 1996년 7월 이후 12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 달러화 가치가 미국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 속에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하는 것도 농산물 등 상품에 자금이 몰리도록 만들고 있다. 이날 EBS 전자거래 플랫폼에서 미 달러화의 가치는 유로 당 1.4985달러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밀과 옥수수의 재고는 수십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농무부는 지난 8일 올해 국제 밀 재고가 3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옥수수 재고도 1984년 이후 24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5월 인도분 설탕 가격도 이날 미 ICE 선물시장에서 파운드당 14.68달러까지 올라 2006년 8월 이후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탕은 지난 1년간 36% 올랐다.
 
5월 인도분 면화도 이날 0.67센트(0.9%) 오른 파운드당 79.48센트에 거래를 마쳤으나 장중에 파운드당 80.36센트에 달해 2003년 10월 이후 4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배럴당 100.88달러로 최고가 경신
 
한편, 국제유가는 미 달러 가치 하락 여파로 다시 10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101.15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인 끝에 전날 종가에 비해 1.65달러, 1.7% 상승하면서 종가 기준 최고치인 배럴 당 100.8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의 장중 최고가는 지난 20일 기록한 배럴 당 101.32달러이다.
 
이처럼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률을 키우자 가뜩이나 경기침체 우려에 시달리는 미국의 정책당국은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미 노동부가 26일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1%나 올랐고,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7.4%나 올라 1981년 이후 27년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중 에너지 가격이 1.5% 오르고, 식료품 가격은 이보다 더 높은 3년3개월만에 최고치인 1.7%나 올라 유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4% 올랐다.
 
앞서 지난 20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0.4% 상승, 지난해 12월의 0.2%에 이어 2개월 연속 오르면서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품가격이 0.7% 올라 소비자 물가 오름세를 주도, 농산물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의 식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스티글리츠 "그린스펀, 운전 중 졸았다"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져들었는지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날 런던에서 <블룸버그>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주택시장 붕괴로 소비지출이 약화되는 가운데 침체에 빠진 듯하다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잇따른 실책이 미국 경제를 심각한 하강국면에 직면하게 만들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부동산시장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너무 늦게 내렸고, 그린스펀 전 의장은 주택 시장의 거품을 직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경기하강이 25년 만의 최악이 될 것이라는 그린스펀의 말은 맞지만 그가 상당부분 비난받아야 한다"면서 "그는 운전중에 졸았을 뿐 아니라 주택가격 거품을 그냥 별것 아닌 거품 정도로 간과함으로써 다른 곳을 바라봤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 FRB가 너무 늦게 대응했다고 지적하며 "금리를 전격적으로 0.75%포인트 내린 것은 신중한 조치였다기 보다는 패닉이었다"고 버냉키 의장의 금리정책을 비판했다.
 
또한 그는 경제 생산성 증대를 위해 쓰였어야 할 3조 달러의 이라크 전쟁비용은 재정적자 확대와 함께 성장의 발목을 계속 잡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와 함께 유럽의 중앙은행 정책 당국자들도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물가 안정에만 주력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를 겨냥, "인플레이션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며 고금리가 고유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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