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운동권도 마찬가진데,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건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사람, 많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을 제일 두려워 한다.

운동권들은 특히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렇든 저렇든 자기 의견을 관철시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때가 많다. 자기 의견을 잘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물론 이걸 글 잘 써서 쟁취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경로는 어디 위원장이나 대표, 의장.. 이런걸 하는거다. 심상정, 노회찬이 내가 옳은 말 하면 그냥 순순히 들어줄 리가 없다. 하지만 똑같은 얘기를 전국학생행진, 이런 조직의 대표가 이야기를 꺼낸다면?

상근자니 뭐니 하는게 거지같은 이유가 바로 이런거다. 좌파라고 폼 잡는 인간들이 선거 때 되면 꼭 하는 얘기가 있다. "아~ 좌파는 머리는 많은데 손, 다리가 부족해." 내 생각은 좀 다른데, 그건 머리가 아니고 그냥 몸통이다. 손, 다리도 없고 머리도 없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비만한 몸통이 땀을 흘리며 놓여 있는게 오늘날 자칭 좌파들의 자화상이다.

그렇게 죄다 대장질만 하면 도대체 일은 누가 하나, 이런거 좌파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대장이 되고 싶어하지 남이 시키는 일만 하려고 들지는 않는다. 일하는 입장에서도 나는 언제 대장 한 번 해보나, 이런 생각만 하게 될 수 밖에 없는거다. 왜냐면 내가 아무리 대단한 생각을 하고 있어도 내가 하찮은 존재라는 이유에서 들어주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대장을 해야 하고, 대장을 하게 되면 일을 할 수 없는 입장에 놓여진다. 대단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어째야 하나? 대장이 되어야 하나, 아니면 잘난 놈들끼리 알아서 하다가 망하던지 말던지 냅두고 관심을 끊어야 하나? 도대체 인생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152 피곤해 죽겠다. file [1] 이상한 모자 2008-03-21 3984
1151 하고 싶은 것 file [1] 이상한 모자 2008-03-06 3984
1150 이메일 file [1] 이상한 모자 2008-03-07 3957
1149 지젝과 진중권 file [3] 이상한 모자 2008-08-18 3947
1148 마루쿠수!! file 이상한 모자 2008-03-06 3934
1147 심리학의 기억 file [1] 이상한 모자 2008-03-24 3930
1146 논쟁의 재미있는 상황들 [2] 이상한 모자 2008-03-24 3923
1145 주말에 file [2] 이상한 모자 2008-08-19 3903
1144 멋있는 닌텐도 file [5] 이상한 모자 2008-05-21 3901
1143 수원 장안 file [3] 이상한 모자 2009-09-25 3877
1142 임기 한 달 남기고 김준규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한 까닭은? 이상한 모자 2011-07-05 3867
1141 [프레시안] 스페인 총선, '경제 치적' 좌파 여당 재집권 file 이상한 모자 2008-03-10 3842
1140 선덕여왕에 일본풍 투구? file 이상한 모자 2009-09-27 3840
1139 광우병 조경태 의원 질문에 농림부장관 쩔쩔 cycos 2008-05-07 3817
1138 걍 술주정이지 노정태 2008-08-16 3815
1137 램값이 똥값이다. 이상한 모자 2011-06-30 3807
1136 2008년의 이주희쨩 file 이상한 모자 2008-03-02 3800
1135 미친소 수입 경축 cycos 2008-05-08 3768
1134 멋진 아이템이다! 이상한 모자 2011-06-30 3765
1133 광주에 갔다 오느라.. file 이상한 모자 2008-03-10 3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