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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같은 소리

조회 수 1685 추천 수 0 2011.06.20 20: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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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자파가 왜 그런 소릴 하냐?" 는 말을 하는 광경을 많이 본다. 예를 들어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 그게 독자파가 할 소리냐.. 기가 막힌 소리인데, 독자든 통합이든 얘기가 깔끔하면 차라리 하나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것도 아니면서 나에게 그런 소릴 해봐야 소용없다.


나는 독자파고 통합파고 다 필요 없다. 사람들의 정신이 더 망가지지 않게 사람들을 돌봐주는게 더 필요한 일처럼 느껴진다. 요즘 주위에서 사람들이 하고 있는 말을 들으면 다 제정신인가 싶다. 독자정당을 하더라도 독자정당의 논리가 있는거고 통합정당을 하더라도 통합정당의 논리가 있는거다. 양 진영이 다 너덜너덜한 걸레짝 같은 얘기를 들고 온다. 논리가 안 서는 일을 굳이 하고야 말겠다는 것은 둘 중의 하나다. 하나는 자기에게 뭔가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것이든지, 다른 하나는 정신이 나갔든지...


소위 독자파들은 도대체 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기력과 악다구니만 남았다. 무기력한거야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니 그냥 그렇구나 하는데 특히 김종철의 참 새삼스러운 무기력은 저게 정체가 뭔지를 모르겠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가.. 뭘 어떻게 하자는 건가.. 여기가 20세기 러시아인가.. 비웃음만 사고 말 것을 왜 이렇게 거창하게 써냈는지 모르겠다. 그냥 통합을 하지 말잔 얘기만 또 모르겠는데.. 


그리고 왜 이렇게 악다구니는 써대는지 모르겠다. 지금 진중하게 있어도 뭐가 될까 말까한 상황에 남들에게 비호감만 안겨서 도대체 독자노선의 뭐를 쟁취할 수 있는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 나는 내가 소위 운동권 중에서도 아주 비호감의 태도를 일관성있게 지키며 살아왔다고 자부했었는데 나 같은건 새발의 피였다. 나는 성인군자였다. 감히 내가 1등을 할 수 없는 길을 가려고 했다는 데에 큰 부끄러움을 느낀다. 앞으로는 진지하고 성실한 운동권이 되겠다. 내 원..


통합파들도 이해가 안되는건 마찬가지다. 아니,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 자타공인 정치인과 그들을 보며 큰 꿈을 키우는 나이먹은 정치인 지망생들이 부화뇌동 하는 것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백번 이해를 하고도 남음이다. 나머지는 뭔지 모르겠다. 자기들은 뭐 되게 정치를 잘 알고 독자노선 주장하는 어린애들은 정치를 모르는 운동권이라서 저 지랄 하는구나 그런 시각인것 같은데, 정치를 아는 사람들이 왜 죽는게 뻔한 길로 가는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


정치가 뭔가? 출세하는게 정치인가? 일단 그렇다고 쳐보자. 통합파들이 사실상의 복당을 해서 주사파들 아래로 주르륵 줄 설 수 있을까? 동네에서 자기 인생을 걸고 자기 정치를 해서 대중적 기반을 확보하고 그걸로 주사파들의 발악을 짓누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되는가? 그냥 복당만 하면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닌데 아무런 전망도 없이 학살 당하러 가는게 잘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뭘 모르면서 정치냐 운동이냐 이딴 얘기 좀 안 꺼냈으면 좋겠다. 정치랑 운동이 임마 그렇게 두부자르듯이 구분이 되면 너님들이 지금 이러고 있을까요? 반값등록금 집회는 정치야 운동이야? 반값등록금 집회에 가서 경찰한테 연행당하면 정치야 운동이야? 이정희가 반값등록금 집회에 가서 경찰한테 연행당하면 그건 정치야 운동이야? 이정희가 반값등록금 집회에 가서 경찰한테 연행당하는걸 유시민이 뛰어들어서 들쳐업고 나오면 그건 정치야 운동이야? 민주노총 파업 선동하는데 당 대표가 가서 발언하면 그건 정치야 운동이야? 당 대표가 파업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한테 가서 후원금 걷으면 그건 정치야 운동이야? 제발 꼴값 좀 떨지 말자. 


밥 먹고 배불러서 흰소리 좀 했는데 여기다가 써봐야 소용없고 그냥 자전거 바퀴나 고치러 가야겠다...


송리

2011.06.21 02:41:10
*.64.96.100

마지막 문단이 명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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