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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떡밥 (3) - 일썽의 복수

코미디 조회 수 9303 추천 수 0 2008.08.03 18:12:44
전진 떡밥 (3) - 일썽의 복수
이상한 모자, 2008-08-03 18:03:02 (코멘트: 0개, 조회수: 12번)



전진 떡밥 (3)

- 일썽의 복수 (Revenge Of the KIS)


이 글은, '전진'이라는 운동권 단체가 어디에서 왔으며.. 도대체 운동권 넘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이런 분들을 위해 쓰여졌습니다. 나는 운동권을 잘 알고 있다거나, 별로 니네가 뭐하다 온 놈들인지 알고 싶지 않다거나, 수령님을 우습게 아는 게 싫다거나 (이건 아닌가) 하는 분들은 살포시 뒤로 가기를 눌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에...


1.

과연 영삼은 말년에도 영삼하였다. 96년 말, 재임기간을 1년 남겨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짜고 노동문제와 관계되어 있는 법들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당시 노개위라고 정부가 만들어 놓은 노사정위원회의 전신과 같은 기구가 있었는데, 거기에 민주노총도 참여하라고 불렀는데.. 첨엔 가지 않았지만.. 왠지 민주노총 합법화를 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참여하여 대강 논의를 하고 나온 시점에서.. 정부와 여당은 거기서 논의된 안 보다 훨씬 후퇴한 안을 날치기로 통과를 시켜버린 것이었다. 거의 민주노총더러 엿먹으라고 한 수준이었다.

권영길 할배는 속은 기분이었다. 사람들은 아주 많이 화가났다. 그리고 총파업이 시작됐다. 87년 이후 최대 규모의 총파업이 벌어졌다. 분위기도 아주 좋았고 야당 의원들도 쭈삣쭈삣 와서 농성장에 앉았다. 뭔가 개악안이 철회가 되는 분위기에서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접었다. 지금 왜 총파업을 접니 이 배신자들아 이런 비판이 한쪽에서는 쏟아졌다. 하여튼 총파업을 접어서 뭘 좀 기대를 해보았지만 돌아온 것은 이번엔 여야가 합의한 더 거지같은 개악안이었다.

완전 속은 것이었다. 비록 신문에 권영길 위원장의 사진이 많이 실리고 보수 언론이 그를 많이 칭찬하긴 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노동운동은 완전 망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성질이 났다. 아... 저 빌어먹을 국회에 우리편 국회의원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래서 나왔다! 초절정 레어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국민승리21'!

97년 초에 총파업이 끝났는데 97년 말에 대선이 있으니 분위기도 좋고 권영길 할배 얼굴도 많이 팔렸으니깐 대선을 공략해서 나중에 뭘 좀 도모해보자, 이런 것이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하자.. 이런 얘기를 민주노총이 하기 시작했고 일이 진행 되어서 대선 준비를 하게 되었다. 이에 김대중 선생님과 재야 친구들에게 은근히 왕따를 당하던 NL가문도 협력하여 모처럼 범진보진영의 대선 대응 기구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닥쳐오고 이제 대강 페이퍼정당을 만들어서 선관위에 등록을 하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바로 당시에 박정희 장군의 유지를 이어 핵폭탄을 만들자며 대선후보로 나섰던 허경영 총재님이 '공화당'이라는 이름으로 등록을 해놓은 것이었다. 이게 왜 문제냐면, 의석이 없는 정당은 가나다 순으로 기호를 배정받게 되는데.. 따져보시라.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 '공' 이 '국'보다 먼저인 것이 당연했다. 4번 허경영, 5번 권영길이 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총재님이 영민하신 분이지만 진보진영은 그래도 그건 좀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허겁지겁 이름을 '건설! 국민승리21'로 바꿨다... 오오, 과연.. 총재님과의 악연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었던 거시다...

하여간 그래서 저도 부드러운 남자예요 라는 컨셉으로 다수 국민들의 표를 얻기 위해 선거운동을 하였지만 잘 되지 않았다. 국민들은 그 몇 달 사이에 권영길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권영길 할배는 집토끼라도 잡기 위해 삭발을 해부럿다. 노동자들은 좀 좋아하긴 했지만 별로 크게 득표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리고 선거가 망했다. 사람들은, 울었다......


2.

선거 망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진보진영의 단결이 제대로 안 됐다는 점을 우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우선 첨에.. '정치연대'란게 있었다. 여기 대장은 오세철 교수였다. 이게 뭐냐면 그래도 이 나라에서 최고로 빡시다는 혁명좌익들이 모여서 만든 건데 국민승리21에 참가하냐 마냐를 두고 논쟁이 붙었다. 한청련이란 젊은님들이 우린 죽어도 '국민' 뭐시기 운동은 못한다며 정치연대를 나가버렸다. 이 님들은 후에 사회당이 되었다. 남은 정치연대는 국민승리21에 참가했지만 중간에 '일어나라 코리아'포스터가 맘에 안든다며 나가버렸고 일부만 남아서 끝까지 함께했다. 이 님들은 각각 노동자의 힘과 민주노동당 내의 평등연대(지금의 해방연대)로 발전하였다.

NL가문이 주축이 되었던 전국연합이라는 님들도 중간에 야권 후보 단일화(이건 권영길 사퇴하라는 거나 다름없다) 운운 하며 집에 갔다.

결국 권영길 선거운동을 끝까지 한 님들은 열라 불쌍한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그나마 민주노총에서 파견온 님들은 선거 끝나고 민주노총으로 돌아갔지만 남은 님들은 갈데가 없었다. 권영길 할배는 민주노총으로 안 돌아갔다. 남은 이들은 삼선교에 사무실을 내고 일주일에 3만원을 받으며 고난의 행군을 했다. 사람들은, 아까 말했지만, 울었다...... 슬피 울었다......

민주노총은 선거에 망해서 좀 의기소침했지만 국민승리21에 남은 사람들이 실업자 운동 뭐 이런걸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그래도 저렇게 하는데 우리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꼭 해야 되지 않겠냐.. 이런 얘기를 열심히 해서 분위기가 좀 좋아졌다.

결국 국민승리21을 전신으로 하여 민주노동당이 창당 되었고 민주노총은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민주노동당을 통해서만 한다'라고 결의를 해서 이전의 슬펐던 진보정당 지리멸렬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었다.


3.

불쌍한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을 창당하고 나서... 2001년에 군자산이라는 곳에서 NL가문이 총집합을 하였다. 그들은 그들의 승리적 역사를 자화자찬 하였지만 어떻게 김대중 선생이 우리에게 이럴 수 있냐능.. 이런 생각도 하였을 것이다. 하여튼 거기서 이런 결정을 했다.

'3년의 계획 10년의 전망 광범위한 민족민주전선 정당건설로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하여 연방통일조국 건설하자.'

이게 얼마나 위대한 결정이었냐면 2004년에 신 뭐라는 선생님께서는 이걸 가지고 '군자산의 약속'이라는 시집까지 내셨다. 꽃다지가 노래불르고..

뭔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보통 이 결정으로 NL가문이 전면적으로 민주노동당에 입당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게 반은 맞고 반은 틀릴 것이다. 왜냐면 '민족민주전선 정당건설'이 '민주노동당'을 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NL가문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튼 이때 자기들끼리도 서로 개량이라고 부르는 전국연합계열 일부가 입당을 하였다. 어떤 지역에서는 돈을 보자기에 싸들고 와서 많은 사람들의 당비를 냈다는 둥..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건 뭐 걍 그런가보다 하고..

그 전까지 99년부터 바닥에서 기어오던 사람들은 황당해졌다. 대놓고 당직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뭐 당직이 문제겠느냐마는 뭐 이런 경우가 있는지.. 이래서 몇몇 지역에서는 대형 쌈박질이 벌어졌다.

이 쌈박질의 와중에.. 서서히 전설의 조직의 맹아가 싹트고 있었으니......


-께속-


하울

2012.01.27 20:52:44
*.253.182.13

이거 연재 계속 안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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