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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전진 떡밥 (1) - 프롤로그 : 보이지 않는 운동권
이상한 모자, 2008-07-31 02:08:09 (코멘트: 20개, 조회수: 702번)



전진 떡밥 (1)

- 프롤로그 : 보이지 않는 운동권 (The phantom socialism activists)


이 글은, '전진'이라는 운동권 단체가 어디에서 왔으며.. 도대체 운동권 넘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이런 분들을 위해 쓰여졌습니다. 나는 운동권을 잘 알고 있다거나, 별로 니네가 뭐하다 온 놈들인지 알고 싶지 않다거나, 수령님을 우습게 아는 게 싫다거나 (이건 아닌가) 하는 분들은 살포시 뒤로 가기를 눌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 편에...


1.

"뭣이! 레닌이 죽었다고!"

스탈린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상의를 젖히고 가슴을 쥐어 뜯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래도 그의 슬픔은 그쳐지지 않았다.

"레닌! 도대체, 당신에게 난 뭐였던 거요!"

그렇다. 스탈린은 레닌을 사랑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레닌은 왜인지 '스탈린은 안된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었다. 그래서 스탈린은 화가 매우 많이 났다. 그 분노가 레닌이 살아생전 귀여워했던 트로츠키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트로츠키.. 트로츠키 이 개객기야!!!"

모든 사건은 이 가슴아픈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시작됐다. 스탈린은 레닌을 사랑했지만 레닌은 트로츠키를 사랑했고, 트로츠키는 사랑따위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아, 무정한 트로츠키여..

결국 트로츠키는 소련에 존재하는 모든 사진에서 지워지는 등 수모를 겪다가 결국 멕시코 코요아칸에서 등산용 곡괭이에 뒤통수를 맞아 사망하고 만다.

그리고..

스탈린은 고민하였다. 멋있게 보이려면, 스탈린은 무오류여야 했다. 그래야 애들이 말을 잘듣지. 근데 '내가 무오류다.' 라고 하면 애들이 믿나? 스탈린이 무오류가 되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레닌의 후계자가 되는 것이었다. 왜? 레닌은 무오류니까. 적어도 당시 소련에서 레닌한테 오류가 있다고 할 수 있는 운동권은 없었다. (운동권 아닌 사람들은 전부 레닌이 오류라고 했지만.) 그래서 스탈린은 레닌의 후계자가 되었다. 입만 열면 레닌을 주워섬겼고 레닌의 시체를 부패방지 처리해서 전시했다.

레닌의 주검 앞에서 스탈린은 숨을 깊게 들이켰다. 그리고 내쉬었다. 다시 들이켰다. 또 스탈린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레닌쨩~ 나 혼자 어케 살라능...

스탈린은 진정한 레닌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레닌의 사상을 정리하여 교과서를 만들어 전국의 학교에 보급했다. 근데 말이 정리지 머리 나쁜 스탈린이 제멋대로 레닌이 적은 글들을 끼워 맞춰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전부 엉망진창이었다. 스탈린의 주장은 이랬다.

세상에는 단계가 있고..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 5단계가 있어서 5단계에 이르면 마침내 공산주의 유토피아인데 우린 어쨌든 사회주의 하니깐 한 4단계 쯤 된다. 다른 나라는? 거긴 아직도 자본주의 세상이니 한 3단계 쯤 되거든.. 근데 이게 역사가 거꾸로 가지는 않아.. 그래서 우리가 3단계로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는거지. 알간?

그의 이런 주장이 탱크와 전투기에 실려 동방에 있는 촛불의 나라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2.

촛불 나라에서는 당시에 운동권이라는 왕따들이 화염병을 던지고 있었는데 맨날 피터지게 싸우다가 자기들이 무식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도 좀 유식해져보자.. 이래서 운동권이 읽을만한 책을 주워가지고 와서 보기 시작했는데, 이걸 계속 하다보니 NL과 PD논쟁이라는 희대의 해괴한 논쟁이 시작되게 되었다.

소련 교과서를 주워와서 읽은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이 양대 가문이 주워읽은 판본이 서로 달랐다는 것이었다. PD가문에서는 어떻게 어떻게 소련에서 직접 교과서를 주워다가 잘 읽었는데, NL가문에서 주워온 교과서는 소련 교과서를 들여다가 김일썽이라는 북방의 신이 개작을 한 북한판이었다. 그래서 두 가문이 배수의 진을 치고 쌈질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많이 탄생하였으나 구체적인 서술은 하지 않겠다....

그 쌈질의 핵심 내용은 이랬다. 에- 그러니까니 혁명을 할라믄 스탈린님이 NL을 하고 PD를 한 담에 R을 하라 하셨는디.. 이게 뭔 소린고.. 나름 짱구를 굴려보니 스탈린은 이렇게 주장한 것이었다. 거 왜 식민지 약소국가에서 어케 우리처럼 훌륭한 사회주의를 하느냐.. 그것은 일단 민족이 단결하여 외세의 침략을 무찔러 민족을 해방하고 (민족 해방-NL단계) 민주주의 사회를 만든 담에 (일반 민주주의 확립 단계) 일반 민주주의의 결과로 민중들(노동계급)이 짱먹는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민중 민주주의-PD단계) 못생긴 자본가를 먼지가 날 때 까지 두들겨 패고 한 대 더 패고 밟아서 혁명을 해야 하지 않간니.. (혁명-R단계) 이 방법 밖엔 없당.. 다른 건 다 잡사상이지!

그 시절 촛불 나라 운동권들이 보기엔 이게 다 맞는 말이었다. 문제는 그래서 지금 우리 촛불 나라가 어느 단계에 있는거냐 하는 게 문제 였는데.. NL가문에서 주워온 북한판 김일썽 버전 교과서는 남한은 미제의 식민지 사회라고 했다.

PD가문에서는 교과서에 별로 남한이 어쨌다는 말이 없어서 그냥 자기들끼리 연구도 하고 조사도 해봤는데.. 이런 저런 의견들이 많았지만.. 뭐 어쩐지 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인거 같다.. 이런 결론을..

그래서 인제.. 그런 것이다. NL가문은 '우린 식민지니까 NL부터 해야 하지 않겠니? 그럴라면 뭘 해야 되지? 통일을 해야 되지?' 이걸 계속해서 울궈먹었고 PD가문은 '아, NL은 뭔 NL.. 그.. 뭐더라.. 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래니깐!! 지금 우린 PD를 해이돼!!' 이러면서 싸웠던 것이다.

중간에 '거.. 싸우지 말고 두 개 다 하면 안되냐?' 이런 말을 하면 욕을 먹었다. NL가문에서는 '야.. 임마, 통일을 해서 민족 해방을 빨리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민주주의도 하고 노동자 뭐도 하는거지 두 개를 다 하긴 뭘 다해.. 넌, 그거야 임마, 좌편향!' 이랬고 PD가문에서는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는거 봤냐!? 이미 우린 NL을 지났어! 우리가 어떠케 식민지야?? 식민지도 아닌데 무슨 NL을 하냐. 우린, PD를 해야돼. 알었어??' 이랬다.

이게 여러가지 버전으로 복사 되어서.. 뭐 비판적 지지 이런 것도 나오게 되었다. 비판적 지지란.. 해석하면 '너를 지지하고 싶지만, 넌 지금 힘이 없으므로 차악인 다른 사람을 지지할거야..' 운동권 버전으로 번역하면 '사회주의 해야 되는거 나도 아는데, 지금은 민족해방을 위해 통일을 해야 되는 국면이므로 백기완은 안돼~!'


3.

근데 문제는, 결국 그래서 촛불 나라의 지금 상태가 식민지인지 신식국독자인지 뭔지를 누가 판단해주냐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그렇더라..'는 쫌 웃겨서 안됐다. 지금 혁명이라는 엄청나게 중차대한 일을 얘기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니 그렇더라..'라니.. 네가 레닌이냐? 라는 말을 듣기에 딱 알맞았다.

NL들이 읽은 교과서는 아까 말했듯이 김일썽이 소련 교과서를 버전업 했기 때문에.. 그걸 판단 해주는 사람이 '수령'이라고 써있었다. 수령은 뭐든지 아는 사람이고.. 백두산 물 먹고 태어났고.. 솔방울로 수류탄도 만들고.. 금강산 바위에 뻘건 색으로 이름도 쓰기 때문에.. 정말 위대하고 훌륭한 사람이니깐 그 사람이 여기가 식민지라면 식민지인거다.. 이렇게 써있었던 것이고..

PD들이 읽은 교과서는 소련에서 직수입된 교과서였기 때문에 '수령'이라고는 안 써있었다. 대략 '당'이라던지 뭔가 알아듣기 힘든 말로 얼버무려져 있었는데, 그건 왜냐면 스탈린 입장에서 레닌의 권위가 살아있는데 있는데 차마 '내가 짱이다' 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레닌이 죽고 없는데 레닌한테 어떻게 하냐고 물어 볼 수도 없고.. 그래서 대강 그렇게 적어놓은 것이었다. 우리 혁명을 잘 아는 위대한 노동계급의 전위들이 모여서 토론을 해서 당의 방침으로 정한 것이기 때문에 너네는 군말없이 따라야 된다 라는.. 그리고 이걸 나중에 '민주집중제'라고 부르기로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탈린이 저 얘길 갖고 장난친 예가 있는데, 독일에서 히틀러가 집권할 때에 스탈린이 그런 사고를 쳤다. 그때 사민당두 있구 소련의 지도를 받는 공산당두 있구 히틀러의 나찌당도 있었는데, 공산당이 나찌당과 함께 사민당을 공격해서 사민당은 완전 망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집권한 나찌당에 의해 공산당은 죽도록 맞고 한 대 더 맞은 담에 구석으로 찌그러졌다. 그 때 왜 그랬냐면 스탈린이 '지금 독일 자본주의는 혁명을 요구하고 있기 땜시 우리는 혁명을 해야 되는데 사민당 개량주의자 넘들은 혁명의 걸림돌일 뿐이다.. 나찌? 나찌는 뭐.. 니덜도 알겠지만 역사는 거꾸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알었지?' 라고 말하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이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스탈린이 완전 바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운동권들은 그렇다는 것까진 깨닫지 못하고.. 그래도 열심히 뭔가를 해볼라고 혁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90년에 소련이 망했다.

NL들은 괜찮았다. 왜? 북한은 안 망했고 수령도 살아있고 배 나온 월화수목김정일(月火水木金正日) 후계자도 있고.. 우리가 뭘 해야 되는지 판단해줄 훌륭한 사람들이 다 살아 있으니깐 상관이 없는데.. PD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티비에 막 레닌 동상이 넘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공산당이 실각했다.. 나, 나의 당이.. 나, 나의 당이 이럴리가 없다능!!

그래서 PD들은 거의 반쯤 정신이 나가버렸다. 더 이상 한국에서 혁명 못하게써.. 미국으로 미술 배우러 튄 넘, 독일로 철학 배우러 튄 넘, 한국에 남아서 인제 혁명 얘기 안하고 포스트모더니즘 이런걸로 어떻게 먹고 살아보자 결심한 넘 등등..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점점 일반인들에겐 별 상관 없는 일이 되고 있었고.. 사람들은 미국으로 튀던지 사람이 망가지던지 말던지 관심도 안 가졌기 때문에.. 촛불 나라의 운동권들은 완전 막장으로 치닫고 있었던 것이었다..

 

-께속-


이제부터팬

2008.08.02 22:22:44
*.53.125.161

쟁토방에서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최근 본 글 중에 제일 재밌어요.

닷오-르

2008.08.04 12:07:59
*.201.64.239

혁명적 퀴어문학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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