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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발전이 없는 사람들

조회 수 2123 추천 수 0 2012.05.02 04:24:38

선거 이후 몇몇 준(準)거물들의, 각자의 정치적 기획에 대한 몇 가지 문서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읽은 감상 정도는 남겨놓아야 할 것 같아서 몇 자 쓴다.


첫째, 선거가 끝났는데 이렇게나마 자기 전망에 대한 얘기를 내놓는 사람들이 이들 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 발전이 없다는 사실 그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다.


둘째, 2008년 민주노동당의 분당으로부터 4년이 지났는데 이런 수준의 전망을 내놓았다는 것은 우리 준(準)거물님들에게도 별로 발전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의 진보정당은 다양한 운동들이 하나의 정치적 기획으로 만날 수 있는 교차점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운동의 요구를 선거를 통해 표출할 수 있는 조직적 체계를 갖추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다양한 운동들의 내부에 우리의 정치적 기획을 제공할 수 있는 조직적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당의 주체들이 각 부문운동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갖고 이것을 관철시킬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어야 한다.


다시 시작하는 노동자정치세력화는 이러한 로드맵을 갖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민주노동당 시절에 하던 방식으로는 노동자정치세력화가 결국 몇몇 거물들의 국회진출프로젝트로 둔갑하고야 말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노동운동 출신의 국회의원이 탄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노동자정치세력화의 기치를 통해 관철해야 할 것 - 전체 노동운동의 정치화와 이것이 좌파정치로 수렴되는 과정 자체에 개입하는 것을 쟁취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위기 앞에서 우리는 또 다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야 말 것이다.


이러한 일을 위해서 정확한 입장을 세우고, 이에 따른 사업을 계획하고, 결의된 사업을 통일적으로 집행하는 기풍을 다시 세우지 않으면 모든 것은 다시 어려워 질 것이다. 정세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되어야 하며, 자기만 하고 싶은 일을 주장하기 위해 주관적으로 정세를 판단하는 행위에 엄중한 경고를 남겨야 한다. 예산은 경상비의 경우 예측 가능함을 기준으로, 사업비의 경우 최대한 유연하게 편성하되 과제를 백화점식으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원리 하에 가장 실효성이 높은 부분에 재정이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 각 당협은 일상활동을 광역시도당을 통해 통제받아야 하며 광역시도당은 지역의 상황을 주기적으로, 신속하게 중앙에 보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운동 선배들에게. 제발! 우리가 더 잃을 것이 무엇이 있는가?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고 모든 것에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접근해야 한다. 어린애 같은 오기와 아집, 관성의 반복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진보정당운동은 심심할 때 한 번씩 꺼내 보는 취미 활동이 아니다. 야구나 축구의 감독도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자족적인 모든 것을 이제 그만두고 인생을 포기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이다.


대중 속으로! 더, 대중 속으로! 조직된 것으로부터 조직되지 않은 것으로!


댓글 '1'

123

2012.05.07 11:18:10
*.88.34.44

선거이후 멘붕으로 모임도 사람도 만나지 않았습니다.(죽느냐 사느냐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겠지요) 그러다 오늘 사람들을 만나는데 무슨 이야길 해야하나, 힐링캠프를 열자고 해야하나 암튼 뭐 별에별 영양가 없는 생각은 다 떠오르더라구여. 지난 08년부터 12년 까지의 활동을 정확히 짚고 평가하고 거름삼아야 할텐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합니다. 대략 준 거물들의 문건이 몇 개 있다니 함 찾아봐야겠네요.

"이러한 일을 위해서 정확한 입장을 세우고, 이에 따른 사업을 계획하고, 결의된 사업을 통일적으로 집행하는 기풍을 다시 세우지 않으면 모든 것은 다시 어려워 질 것이다"이하 내용에 동의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누군가 굵은 가지를 잘 잡아주면 좋겠는데 그게 잘 될까 걱정입니다. 사실 누가 잘 잡아주고 할 것도 없겠지요. 진보정당운동의 내용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면요. 그런데 과연 내가 하려는 운동이 진보정당운동이 맞는가 자신이 없습니다. 내가 도대체 뭘 하려는거고 이 정당은 뭘 하는덴가 싶어 찾다가 이모님 홈페이지까지 굴러 들어왔지만 여전히 확신이 안섭니다. 거의 십 년을 외치셨는데도 못 알아 먹는 인간이 있어 답답하시겠지요. 홈페이지와 야채라디오로 외치는 말을 듣긴 하는데 이해력이 후져 다 알아듣지 못합니다. 언젠가(조만간) 한 번 뵙고 싶습니다. 간간히 얼굴만 몇 번 뵈었던지라 연락드리기가 애매합니다. 자리가 만들어지면 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에 무슨 모임에서 이모님 불러서 엉성하고 어설프게 노래 배우기 진행하고 후다닥 도망친일 죄송합니다. 그 일은 정말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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