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간만에 진중권

조회 수 2250 추천 수 0 2011.10.07 23:54:58

unheim jungkwon chin
사실과 픽션의 결합. 픽션도 마치 현실처럼(as if) 받아들여주는 척하는 파타피지컬한 태도. 이 디지털의 일반적 특성이 한국처럼 문자문화가 약한 나라에선 as if의 성격을 잃고 픽션=현실이 되어 버리는 거죠.

unheim jungkwon chin
사실과 추론을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게 아니라, 사실에 픽션을 가미해 그럴듯한 드라마를 구성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도가니를 보세요. '보도'보다는 '영화'잖아요. 그게 더 큰 힘을 발휘해요. 한 마디로 논객의 시대는 지났죠.

unheim jungkwon chin
나꼼수도 마찬가지에요. 사실에 픽션을 가미한 드라마. 한나라당이라는 악마. 그에 맞서는 의인들. 영웅을 죽인 배신자들, 보복하는 민중들... 결국 승리하는 우리들. 이런 시나리오거든요. 이건 너무 강해서 논리로 이길 수 없어요.

unheim jungkwon chin
기자보다는 스토리텔러, 논객보다는 애지테이터, 학자보다는 엔터테이너... 가상/현실이 뒤섞인 상태가 우리의 새로운 현실이죠. 이건 역사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에요.

unheim jungkwon chin
논리적 설득이란 불가능한 게 아니라, 더 정확히 말하면..... 불필요해진 겁니다. 로고스에서 뮈토스로.... 논문에는 감정이 없어요. 드라마엔 눈물이 있죠.

unheim jungkwon chin
현실이 컴퓨터게임이 되어가겠죠. 진보/보수, 여당/야당... 정의니 뭐니.. 이런 '가치'는 중요하지 않아요. 컴퓨터 게임에서 종족끼리 싸울 때, 내가 이 종족 대신에 저 종족을 택하는 어떤 윤리적 이유가 있나요?

unheim jungkwon chin
사람들은 환상이 환상이라는 걸 몰라서 잡고 있는 게 아니에요. 그게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잡고 있는 거죠. 몰라서 그러면 설득이 되는데, 알면서 그러면 설득이 안 되죠. 그건 논리가 아니라 욕망의 문제니까.

정말 오랜만에 구구절절 동의하는 이야기를 하는 진중권인데.. 이게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서 슬프다.


댓글 '10'

백수

2011.10.08 03:11:22
*.38.211.228

po어그로wer 진쌤

이상한 모자

2011.10.08 11:58:44
*.208.114.70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진빠

'ㅅ'

2011.10.08 13:41:57
*.33.38.118

진교수님이 공부를 안 하는 거에요, 한국 사회가 그대로인 거에요?

스키너드

2011.10.08 14:34:41
*.145.86.29

http://pressian.com/books/article.asp?article_num=50111007173017

이 글이 약간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ㅅ'

2011.10.09 08:05:09
*.36.33.64

태....택쌤!

2011.10.08 17:42:45
*.56.73.179

진빠는 답이 업ㅂ다

하뉴녕

2011.10.09 17:19:16
*.118.59.228

진중권 자신이 트위터에서 한참 하던 역할도 그런 것이었는데... 물론 진은 엔터테이너도 하고 논객도 하려는 반면 (둘다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나꼼수의 광팬들은 나꼼수가 있으면 진중권은 필요없다고 보는 차이가 있겠지...

'ㅅ'

2011.10.09 20:11:09
*.36.33.64

우악! 반가워요!

Q

2011.10.09 20:24:49
*.132.77.185

예전에 책 - 로고스 - 문자 문화 - 근대 VS 인터넷 - 파토스 - 구술 문화 - 탈근대 라고 진중권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거의 적용이네요.

'ㅅ'

2011.10.13 22:08:16
*.36.33.64

그니까요. 진쌤 이 얘기를 너무 자주 하신다는 생각이에요.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크기 제한 : 2.00MB (허용 확장자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377 20세기 초 러시아 망명자들의 신세 [2] 이상한 모자 2012-04-27 2454
376 '허지웅 토론회' 발제 하뉴녕 2011-12-14 2453
375 사회당의 추억(1) [12] 전원배 2011-10-16 2416
374 Turn The Page 이상한 모자 2011-10-16 2414
373 환호를 너무 오래 해서 짜증을 내는 스탈린 [1] 이상한 모자 2011-12-31 2413
372 어떤 님의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 감상 [2] 이상한 모자 2011-11-02 2409
371 이란 여성들 사이에서는 닌자 무술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이상한 모자 2012-02-16 2407
370 지금이 90년대 PC통신의 시대라면 [2] 이상한모자 2012-08-06 2397
369 내가 지켜본 바에 의하면 [7] ㄱㄴㅅ 2012-05-06 2396
368 당수의 고수 남경필 file [2] 시작과끝 2011-11-01 2385
367 사회당의 추억(2) [9] 상산의 뱀 2011-10-21 2364
366 수능에 출제해도 될 홍세화 대표의 글 [2] 이상한모자 2012-10-08 2344
365 나꼼수, 죄책감, 큰스승과 하뉴녕 선생의 탁월함... [2] 사생팬 2012-02-10 2317
364 술을 끊기로 했습니다. [2] 이상한 모자 2011-12-30 2315
363 새로나온 진보신당 노래 좋네요ㄷㄷㄷ [2] 익명 2012-03-28 2314
362 16시 퇴근 기호 16번 진보신당 입니다. [3] 이상한 모자 2012-04-10 2309
361 2012에 좌파가 해야 할 일 [4] 경경경 2012-01-07 2303
360 홍세화와 위로 file [2] 상산의 뱀 2011-10-29 2279
359 노선 논의 백업(미완성) [2] 백수 2012-04-07 2270
358 잠시 뉴스 게시판을 닫았음. [5] 이상한 모자 2011-11-18 2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