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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사람이 죽는다는 것

기타 조회 수 3940 추천 수 0 2013.04.25 11:10:13

사고로 죽는 건 차라리 나은 것이다. 사람이 병을 얻어 죽는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늘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워진다.


소위 통합 논쟁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이 있었다. 그 분은 활동과 개인사 양쪽에서 여려움에 처해 있었다. 그 분이 수 차례나 주위에 어필을 했지만 반응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 방식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운 사람이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는 것은 구조 신호에 가까운 것이다. 우리는 오로지 자기 일만 생각하기 때문에 보통 그 신호를 외면한다. 그 신호에 응답하더라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긴 하지만. 결국 그런 파탄이 벌어지고 나서야 그 분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척 하며 자기정당화를 한다. 그런 미안함에, 나는 아직도 그 분의 연락처를 핸드폰 주소록에서 지우지 못한다.


이재영 전 의장은 대장암으로 돌아가셨다. 많은 사람들이 과로와 술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 분의 죽음에 대해... 진보정당운동이 이렇게 어렵고 힘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 놓았었다. 그 분의 장례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 분의 병상일기를 볼 기회가 있었다. 이재영 전 의장은 거기에 이렇게 썼다. 병에 걸리게 된 것이 과연 고기 먹고 술 먹고 아무렇게나 살아서이겠느냐... 내 생각도 그렇다. 결국 그의 병은 사람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해삼 전 최고는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과로사라고들 한다. 그저 일을 많이 했다는 이유로 사람이 죽겠는가? 스트레스 받고, 잠 잘 못자고, 밥 거르고 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 분이 현역(?)이던 시절에 나는 그 분을 '서울연합'으로 분류했다. 정치적으로는 적이었다. 하지만 비정규직특별본부장을 하고 지역에서 실천을 얘기하는 등의 행동들에는 조금 놀라기도 했었다. 그리고 소위 당시의 당내 반대파들이 그 정도의 도량만 가지고 있었어도 그렇게들 싸웠겠는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의 이후 행보로 추론해보면 그 역시 뭘 합치고 나누고 하는 과정에서 고충을 토로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을 것이다. 그걸 생각해내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언젠가 무슨 노조의 상근자들 대다수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더라 하는 기사가 난 일이 있다. 몇몇 활동가들은 아예 심리학을 배워서 활동가들의 마음을 치유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그 때보다도 더 비참하다. 정치적인 무슨 비전을 떠나서, 그냥 이렇게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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