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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주말

기타 조회 수 782 추천 수 0 2013.06.16 01:33:56

그야말로 전쟁같은 주말이었다. 금요일에는 기린 프로즌 나마라는 신상품을 맛보기 위해 박 모라는 사람과 신사동 가로수길로 향했다. 7월 2일까지 판촉행사가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공간에 들어서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잔에 8천원이라는 거금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한 잔을 이미 받게 된 것이었다. 꼼수를 쓴 것도 아니고 무슨 비결을 내놓은 것도 아닌데 그냥 프로세스대로 따라갔더니 그렇게 됐다. 나중에 알고보니 마침 무슨 파티가 열리고 있어서 모든 사람들에게 한 잔씩 무료로 주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동행을 하신 분에게 공짜의 신이 가호를 내린 모양인지...



살짝 언 상태의 거품을 기린생맥주 위에 올려주는 형식의 이 신제품은 나름대로 맛이 좋았다. 젊은 여성들에게 알맞을 것이라는 느낌이었다.



일본인들이었는지? 일드에 나올만한 외모의 중년들이 재미있는 사진을 찍고 있어서 도촬했다. 가운데 가르마를 타고 멀쑥한 느낌으로 서있는 사람이 가장 높은 직책의 자일 것이다.



이 행사는 무슨 클럽전문잡지 등이 함께하는 것이어서 나름 디제이가 배치되었다. 나는 디제이가 하는 일을 잘 모른다.


그리고 나서는 이자까야로 자리를 옮겼다. 오코노미야키, 시메사바에 무슨 어쩌구 사케를 마셨다. 시메사바는 나름대로 괜찮았다.



나름의 무슨 경지에 다다른 것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사이사이에 레몬을 끼워넣은 것은 제한된 재료를 갖고 나름 머리를 잘 쓴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술 안주로 먹는 것인데다 어차피 사람들이 소소한 차이는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나다. 박 모의 생일이라고 하여 이 자리는 내가 샀다.


오늘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일을 좀 하고 합주를 하러 갔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천천히 고쳐보면 될 것 같다. 합주가 끝나고 나서는 멤버들과 인사동을 걸었다. 저녁 때 공연 장소인 공중캠프에 방문해보기로 해 시간을 때워야 했기 때문이다.



인사동 길거리의 고독한 바이얼리니스트인데 목격해봤다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지나갈 때에는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럴듯한 연주였지만 썩 멋있지는 않았다.



안국역 근처에서는 근육맨도 만났다. 팔뚝의 근육이 사람의 머리만하니 굉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복궁에 표를 끊고 들어가 잔디밭에 앉아 소일하다 경회루와 근정전을 구경했다. 한 나라의 임금 치고는 스케일이 좀 작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베르사유 궁전 같은 것을 상상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겠으나 어쨌든 좀 소박하지 않았는지...


공중캠프에 가서 술을 마시고 말도 안 되는 땡깡을 부리다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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