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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조회 수 2616 추천 수 0 2012.05.15 09:41:44
이석기, 김재연은 사퇴하지 않을 것 같네요.
비례대표 총사퇴로 달라진 것이
1번 윤금순 -> 14번 서기호
2번 이석기 -> 18번 강종헌
3번 김재연 -> 반납
나머지 세 명은 정진후, 김제남, 박원석으로 똑같아요.

이석기, 김재연이 사퇴하면 비례 1석은 반납하고 18번 강종헌이 국회의원이 됩니다.

돈만 따졌을 때
국회의원 2명 4년간 세비 = 8억원
2명의 보좌관 12명 4년간 봉급 = 28억 8천만원
두 의원실 4년간 각종 지원 경비 = 4억 8천만원
두 의원 65세 이후 평생 연금 = 25년 더 산다고 잡고 7억 5천만원
다 합치면 50억 정도 되네요.

돈만 따져도 두 사람의 사퇴는 본인들과 자신의 동지들, 자신들의 조직에 쓸 수 있는 50억을 포기하고, 강종헌에 25억을 안겨주는 선택인 겁니다.

어차피 만인의 적이 된 지금, 당권파가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뻔뻔하게 버티면서 주어진 돈과 권력을 활용하여 입바른 소리나 좋은 일 하는 모습도 보이면서 조용히 기다리다 보면 새누리당이 국민적 공분을 살 일이 있을 때 이미지를 단번에 쇄신시킬 수도 있을테니까요.

여기에 통진당에 4년간 주어질 정당 국고 보조금 200억 가량이 또 있네요.
저 돈을 자신들 조직과 사업에 더 끌어다 쓸 수 있으려면 당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야 하는데, 의원 수가 많을 수록 유리할텐데요. 이석기 김재연이 버티면 당권파 의원은 6명이 되고, 사퇴하면 4명이 됩니다. 당권파가 통진당 의원 중 1/2을 차지하느냐, 1/3이 되느냐의 차이로군요.

자세한 계파상황은 모르지만 나머지 비례대표의 면면을 살펴봐도 NL 일색이긴 하네요. 전교조 성추문 은폐로 논란이 된 정진후도 NL, 전 전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위원장이라는 김제남도 동아일보에 실린 일심회가 북한에 보낸 보고서 내용을 보면 NL, 이석기와 김재연이 사퇴하면 비례의원이 될 한국문제연구소 대표라는 강종헌도 전 범민련해외본부 사무처장, 한통련 조국통일위원장이었던 이력을 보면 NL, 가카에게 빅엿을 날린 서기호 전 판사도 예를 들어 김어준 만큼은 NL스러울 것 같고.

하긴 통진당 뿐 아니라 이번에 "통일의 꽃" 임수경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 민주당을 봐도 전대협 출신이 부지기수에, 현 학생운동을 봐도, 전교조를 봐도, 전농을 봐도, 민주노총을 봐도 NL 천지이니 20년이 넘도록 정말 대단합니다.

여타의 대중 조직 뿐 아니라 투쟁 현장에서도 고되게 차려놓은 밥상을, 내내 딴짓하다 나중에 냄새 맡고 숟가락 들고 온 NL 등에 고스란히 빼앗기는 일이 부지기수였던 역사를 돌이켜보면 좌파운동의 미래는 암울하네요. 앞으로 어디서 뭘 하든 또 그렇게 당하지 않을 방도가 있어 보이지 않아서요.
 
아무튼 이석기, 김재연은 현재로서 당권파의 마지노선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당권파와 타협하는 길을 택하고자 한다면 저것은 비당권파에게 유일한 카드가 되기도 하겠네요. 외부적으로 자신들 모양새를 해치지 않도록 달리 방도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처럼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석기, 김재연이 비례대표 의원이 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그냥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오마이 손병관 기자가 제시한 것처럼, 새누리와 민주당에 읍소하여 이석기, 김재연을 국회 차원에서 해임하는 방법이 있겠네요. 검찰 개입은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원하는 이상으로 털릴 위험이 크니까요. 하지만 저 둘을 해임한다고 해서 당권파가 통진당을 탈당할 리 없으니 현재와 같은 내부적 대치 상황은 계속될 거라 수습이 안되는 건 마찬가지겠네요. 

여기에 현재 비당권파인 인천, 울산 연합은 경기동부 못지 않거나 더하다는 말들도 들리니 이 참에 쇄신이니 혁신이니 하는 얘기는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가까운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 같고, 구 민노당에서 그래왔듯 당 내의 각종 이권 분배과정에서 잘(?) 타협해서 드러난 문제를 봉합하고 외부적으로는 다 해결된 것처럼 대충 덮고 가는 것이 가능한 최대치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마치 당권파 숙청(?)이 가능할 것처럼 사람들을 독려하는 진중권 선생의 행보가 심히 못마땅한데요. 진중권 선생은 잘 몰라서 저러시는 것 같긴한데, 저런 사정을 알면서도 들어가 합친 사람들이 표를 달라고 하던 상황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요.

확실한 건 다음의 세 가지 뿐이네요.
이석기, 김재연은 사퇴 안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당권파든 비당권파든 탈당하여 통진당이 분당될 일은 없다.
그러나 통진당 각 주체 모두 이 당이 다음 총선 이전에 깨질 것을 알고 있다.

결국 통진당의 이합집산은 외부적인 요인 - 민주당의 이합집산, 안철수와 같은 강력한 제3의 세력 등장 등 - 과 맞물려 가게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되면 노심조는 민주당에 입당하여 훌륭한 정치인으로 크게 성장하시면 좋겠습니다.

통진당 사태는 각종 현안의 블랙홀 노릇을 하고 있고,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상의 이유로 진보신당이, 야권연대라는 이상의 이유로 통민당이 통진당이 튀기는 오물을 같이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인데요.

통진당 각 주체들의 상호간 그리고 여타 대외 세력들과의 제반관계가 어떻게 정립되어 갈 것인가는 진보신당의 전망 수립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진보신당에 가장 좋은 상황은 통진당 사람들이 다 민통당에 들어가는 것일 듯 싶습니다. 민주당은 진보신당보다 친북적이고, 전대협 출신 386들이 중견이 되어 전국 각지의 도지사로 포진한 상황이니, 이번 사태로 생긴 국민적 거부감 때문에 포장은 바꿔야겠지만 구민노 계열이 합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한 일 같지는 않은데요.

그게 아니라 통진당이든 민노당이든 민주당에 대한 대안세력 자리를 놓고 비슷한 지역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계속된다면 진보신당은 다음 선거에서도 정당 등록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18대 총선과 19대 총선 정당 득표율을 비교해 보면
민노당의 득표력은 5.68%
유시민의 득표력은 2.61%
노심조의 득표력은 2.01%
진보신당의 득표력은 0.93%
사회당 0.2%
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19대 총선을 통해 이런저런 필계를 대고 과대평가될 수 없게 각자의 실력 혹은 몸값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된 것인데요.

재창당하는 진보신당은 당연히 또다시 원내 진출을 목표로 하게 될 것이고, 원내진출을 위해서는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하거나, 정당 득표율 3%를 얻어야 합니다.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지역구는 또다시 창원 울산 거제 쪽이 될 것이고, 이번 총선에서 그랬던 것처럼 선거 전이건 선거를 통해서건 통진 민노당 계열과 부딪치게 될 것입니다.

3%를 얻기 위해서는 반새누리 어쩌고 하는 공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보신당을 선택해 줄 사람이 40만 명 이상 더 생겨야 합니다. 지난 20여년간 얻은 그럼 사람이 24만명인데 어떻게 해야 4년 동안 그런 사람을 40만명이나 더 얻들 수 있을까요? 3% 원내진출은 커녕 2%, 정당 생존을 위한 20만명의 새 지지자를 얻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므로 그저 열심히, 혹은 더 열심히 노력하자고 생각하는 것은 안이한 것 같습니다. 물적 조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지금까지 해 왔던 만큼만 하는 것도 상당히 힘들 것 같거든요. 그러므로 다음에도 대한민국 1% 정당으로 등록이 취소되지 않으려면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 뭔가 달리 해 볼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이택광 선생이 "고작 국회의원 두 석을 지키려고..." 이런 식으로 쓰신 걸 보고 적기 시작한 글이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하뉴녕님 글처럼 길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긴 글을 쓰는 것도 실력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의미한 질문일 것 같긴 한데, 노심조가 합세하지 않았다면 민노와 국참이 통합할 수 있었을까요?

댓글 '8'

이상한 모자

2012.05.15 11:48:40
*.208.114.70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 노심 아니면 안됐다고 봅니다. 조는 아무래도 상관없구요.


나머지는 대부분 동의하는데, "지난 20여년간 얻은 그런 사람이 24만명인데" 라는 부분에는 좀 코멘트가 필요할 것 같군요. 92년 백기완 득표가 23만이라는 것, 그리고 투표자 수의 증가가 300만 정도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20년간 우리가 추가로 얻은 지지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과객

2012.05.19 00:21:32
*.172.183.205

백기완 득표와 이번 진보신당의 득표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약간 지나친 일반화인듯 합니다. 백기완의 득표는 학생운동권의 PD급진주의자들의 표가 대다수였지요. 반면 현 진보신당 지지자의 경우 학생운동권의 표는 거의 없습니다 (PD는 몰락했으니까). 그리고 92년 백기완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최소한 절반 정도는 이번 선거에서 진보신당을 찍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진보신당의 표는 백기완 지지자만이 아니라 당시에는 백기완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새로이 진보신당을 지지한 사람들(주로 친노동운동적인)이 섞여있는 겁니다. 상황을 냉정하게 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20년간 추가로 얻은 지지자가 거의 없다'라고 말할 건 아니라 보입니다만.

이상한 모자

2012.05.19 15:57:06
*.73.35.195

92년에 백기완 찍었던 사람 중에는 이미 저 세상에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때는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회사원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치적 신념이 20년 동안 180도로 달라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23만명의 개인사를 각각 다 추적해서 얘기할 것이 아니라면 20년 전과 지금의 득표 내용을 이런 식으로 분석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요. 굳이 의미를 찾으려면 양적인 측면에서만 얘기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지나가다

2012.05.15 11:57:15
*.39.239.20

참여연대 출신 박원석 당선자도 출신은 NL이죠. 동국대 NL이었는데..주사파 4대가문(반제청년동맹, 조통그룹, 자민통그룹, 관악자주) 시절 그 중 가장 주사적 색체가 엷었던 관악자주 라인..관악자주가 주사적 색체가 엷었다 하더라도 주사 사대가문으로 같이 묶였던 건 '한민전'의 지도를 받아드렸기 때문인데...지하활동을 접고 참여연대를 만든 것 보니 사실상 주사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이긴 함.. 

백수

2012.05.15 12:23:38
*.182.72.205

뭐 평등파 중에도 NL 출신이 있으니까요. 과거에 엔엘이었다고 지금까지 엔엘이라 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민주당 간 전대협 아저씨들은 좀 아리까리 합니다. 하는 말들 보면 아직 엔엘 성향이 짙게 남아있는것도 같은데.


국가보조금 200억이라니 존나 부러워 죽겠다 시바.... 다른건 모르겠고 이번에 돈 문제나 좀 탈탈 털면 볼만할텐데, 그럴 일 읍ㅋ엉ㅋ

지나가다

2012.05.15 12:53:21
*.39.239.20

독일 통일 후 슈타지 문서 공개된 것처럼 통일되어 북한의 대남공작부서 문서가 공개된다면 졸라 재미있을 듯... ㅋㅋ 독일의 예(사민당 빌리 브란트 비서가 간첩..ㅋ)를 보더라도 민통당에도 있을 것 같은데...일심회 사건으로 처벌받은 최기영과 이정훈도 같이 민노당 활동을 했음에도 서로 진짜 정체를 몰랐다고 하니....북한도 사과를 한 바구니에 다 담진 않았을 터.

백수

2012.05.15 13:36:55
*.182.72.205

이인영 우상호 임종석 오영식 같은 소위 전대협 4인방이나 이래저래 이름이 알려졌던 양반들이야 그때부터 지금까지 흑막의 주인공들은 아니었겠고, 만약 있다면 민주당 속 눈에 띠지 않는 곳에 포진해 있겠죠. 부칸 입장에서 민노당은 별로 공작할 만한 사이즈가 아니라서, 일심회 건처럼 관리 수준에 머물렀지 않나 싶고요...


당분간 통일될 일 없고, 되더라도 걔네가 급격히 무너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문건들이 공개되겠습니까 ㅋ

백수

2012.05.15 13:41:59
*.182.72.205

"여타의 대중 조직 뿐 아니라 투쟁 현장에서도 고되게 차려놓은 밥상을, 내내 딴짓하다 나중에 냄새 맡고 숟가락 들고 온 NL 등에 고스란히 빼앗기는 일이 부지기수였던 역사를 돌이켜보면 좌파운동의 미래는 암울하네요. 앞으로 어디서 뭘 하든 또 그렇게 당하지 않을 방도가 있어 보이지 않아서요." 이게 진짜 짜증납니다. 그렇다고 한국 좌파 운동 역량이 걔네 다 꺼지라고 하고 따로 뭔가 할 만하지도 않다는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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