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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홍세화 대표님이 새 좌파 정당을 제안 하셨군요.

정세를 공격적으로 돌파하기 위한 예상된 행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대표님은 큰 그림을 그리시더라도, 

부대표단을 비롯 당내 활동 하시는 분들은 

미세한 그림들에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자본주의 이후"에 대한 전망을 가진 당이 좌파 정당이라는

정체성 규정도 좋긴 한데, 그 이행기에 대한 미세 전술과 대응 방식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로 이야기들을 들어 보면

탈당을 거부하거나 보류하고 진보신당 깃발 아래 남은 이들이 

모두 '좌파'와 '진보'의 미래상에 대해 합의하고 있는 것은 아닌 듯 해서요.


사실 이념적으로 혹은 전술적으로는 통합연대나 복지국가 쪽에 가깝지만

통합 논의와 결정 과정 및 그 이후에 보여준 노심조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해서 남은 이들도 꽤 있는 듯 보입니다.


당장, 홍세화 대표님의 발언이나 강령 운동 등에 대한 이야기가 

비현실적이고 폐쇄적인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좀 있더군요.


물론, 함께 갈 수 없다면 버리고 간다.

소수지만 강고한 정예 당원들로 정세를 견뎌 내면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도 

선택지의 하나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있는 자원은 아끼면서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그래서 하루 빨리 당 정책팀이 복원되고 

하나 말다 한 녹색 좌파론이나 민노당과의 관계 설정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래봅니다.


물론 당원과 지지자들도 끊임 없이 스스로에게 물어야겠지요.

"너는 사회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혁명을 믿는냐"

"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어디까지 수호할 것이냐"


그런데 제 생각엔.......아무래도..................................



혁명은 시기상조 같아요........................................ㅋㅋㅋ








댓글 '10'

엥겔스

2011.11.29 08:24:12
*.116.201.15

뭐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이지요.

엊그제 스승님의 책과 함께 장석준의 "신자유주의의 탄생"이라는 책을 사서 읽어 봤는데요. 좋더군요.

낫꿀

2011.11.29 14:37:16
*.53.247.194

* 정치는 뒤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그렇다. 이를테면 나경원이 이뻐서 그에게 투표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가 어떤 이유를 가졌건, 그는 정치적 결과로 수렴되는 행위에 동참했다. 물론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늦게나마 합리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 어떤 점에서는 '이뻐서'라고 그가 표현한 이유는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정치적 무의식을 은폐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또 그는 더 나아가서 나경원이라는 상징적 인물이 가진 정치적 함의와 맥락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려고 들지도 모른다. 이처럼 '정치'는 공시적 개념화만 가지고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지점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정치는 자칫 공시적인 개념처럼 보이지만 서사 뿐 아니라, 뒤틀리거나 뒤바뀐 서사의 표현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이 박원순을 서울 시장으로 뽑았다고 해서 그가 박원순의 등장 이전부터 정치와 시민 의식에 대한 맥락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온 사람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또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박원순을 뽑은 행위가 정치적으로 무의미한 일일 수는 없다. 정치적 결과로 수렴되는 한 모든 행위는 정치적이다. 또 반대로 정치적 결과로 수렴되거나 당장 표현되지 못한다고 해서 일관된 정치적 지향이나 실천이, 생각이 정치가 아닌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럼 서울시장에 후보를 내지 못한 진보신당은? 진보신당 당원들은? 나는? 이들은 지금 당장 정치적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해도 일관된 정치적 지향을 갖고 있거나, 혹은 진성당원들이므로 이들은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정치적 지향이 '이미' 뚜렷했던 이들, 어떤 식으로든 일관된 정치 의식을 가진 이들이 저 '사후적 정치'를 '비정치'나 '탈정치'라고 생각하고 그곳에서 어떤 가능성도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좌파들과 진보정당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이와 같은 성향이 강하다. 이와 같은 맥락은 정치적 지향과는 관계없는 어떤 지점이다. 나경원은 물론이고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좌파'적 혹은 '진보'적 가치관과 합치하지 않는 지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박원순을 지지한 많은 이들의 선택이 '일관된 정치적 지향'이나 '시민 의식의 자각'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좌파 혹은 진보적 정치 지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박원순 지지'나 '촛불 시민'들의 어떤 정치적 가능성을 미리 재단해 폐기하는 행위는 제대로 된 진보 정당의 출현, 진보 정치에의 열망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순혈주의와 지나친 자기 정당성의 확인 이외에 어떤 뜻도 될 수 없다.

정치는 정치 의식과 정치적 자각을 통해 선취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때로는 촛불을 통해, 박원순을 통해, 심지어는 이명박을 통해서 뒤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그런데 노동자 정치세력화나, 좌파들이 대중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를 다시 곱씹어보자. 대중정당, 선거와 같은 정치 기제들은 결국 모든 정치가 '정치의식'과 같은 선차적 요소보다 '사후적'으로 선택되고 고려된다는 측면을 인정한 것이 아닐까. 박원순 이전에 존재했던 정치가 박원순을 선택지로 드러낸 것이 아니라, 박원순 이후에 도착한 정치가 박원순 이전의 자신을 정의내리는 도착적 정치.

도착적이라고 해서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뒤틀려 있는 것이지만 대중 정당, 선거, 의회, 대의제 민주주의는 이와 같은 사후적 정치가, 도착적 정치가 작동하기 위한 타협적 산물이기도 하다. 유물론으로 보면 이 도착적 정치는 분석의 대상이 되지만, 단계론으로 보면 교정의 대상이 되는 것이겠지. 레닌과 스탈린처럼 말이지. 유물론과 단계론은 비슷해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때문에 그 뒤틀린 서사를 계몽하고 '정상'으로 바꿔주자는 것이 대중정당 운동일 수는 없다. 그 도착된 정치를 수렴하고, 자각하게 해주고, 그 도착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로 전환시켜야 하는 것도 좌파와 대중정당을 지향하는 진보 세력들의

...몫일까?....음......그냥 그렇다구요....댓글에 제한이 없네요...

이상한부자

2011.11.29 15:38:07
*.234.167.41

밑에 사생팬 님의 종북주의 관련 글을 올리셨는데 그에 관한 답도 일부 들어있겠네요.

일단, 종북주의 전술이 좌파정당의 주된 전술일 수 없습니다. 이미 2008년 분당 과정에서 종북주의 전략이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죠. 종북주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은 의회권력을 어느정도 지켜냈고, 지방권력은 오히려 확장세를 보였죠. 인터넷에서 민노당은 종북, 주사 빨갱이로 불리지만, 현실에서 그들이 이루고 있는 승승장구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 민노당의 '상대적 성공'은 그들이 진보세력의 대표주자라는 현실이 무너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신당이 성공하려면 민노당과는 분명히 다른 좌파적인 전망을 그려야겠죠. 그래야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과 색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인터넷 정치 오덕들과 좌빨들만 아는 진보신당의 정체성은 현실에서 별로 의미가 없어요.

지금까지는 진보신당의 좌파적인 기획이 부재 혹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홍세화 대표가 자본주의 극복이나 근원적 성찰을 말하고 있습니다. 민노당이 '사회주의적 이상의 계승'을 포기한 이상, 그들도 망설일 수 있는 급진적인 구호를 제출하고, 진보신당의 존재이유를 '일반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대안은 묻지마셈.. 그걸 알면 제가 진보신당 정책을 만들었겠죠...)

일전에 레디앙에 모 당원이 홍세화는 혁명적 사회주의를 제창하거나, 그걸 못하면 그냥 당을 해산하라는 글을 싸지른 적이 있었죠. 다 동의할 순 없는데, 어느정도 유효한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진보신당과 민노당의 차이에 대해 종북주의 이외에 일반적인 공감대가 전혀 형성되어 있지 못했다는 문제인식 말입니다.

물론, 한국 정치 현실에서 민주노동당보다 '왼쪽의 대안'을 가지고 활동할 공간이 많지는 않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습니다... 암튼 빡센 상황이에용

상산의 뱀

2011.11.29 17:28:41
*.109.69.239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리는 민주노동당보다 대중들에게 더 급진적으로 보이려면, 홍세화가 이건희를 테러하는 것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이상한부자

2011.11.29 17:58:51
*.234.167.41

민노당보다 더 급진적으로 보일 공간이 없으니 진보신당이 미칠 노릇인거죠... 좌우가 아닌 아예 다른 방향을 상상할 수는 있지만, 대중 일반은 '저게 뭔짓이냐'라는 반응일 겁니다. 사실 지난 3년간 진보신당의 움직임은 민노당보다 급진적인 방향보다는 '다른 방향'을 추구해 왔던 것으로 볼 수도 있지요

엥겔스

2011.11.29 18:11:58
*.116.201.15

'급진'을 꼭 폭력적인 행위의 세기로만 생각해야 하나요?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장 급진적인 세력은 가스 화염방사기로 경찰을 박살내는 북파공작원들이게요? 진보신당이 한윤형님 표현을 빌면 '참노통'당 보다 급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단기적으로 몇몇 부분에선 참노통보다 더 온건하고 보수적인 면모를 보일 수도 있는거 아니겠어요?

낫꿀

2011.11.30 02:19:42
*.162.204.20

민노당보다 더 좌측.....노동자들의 문제, 노동중심성의 문제를 빼고 더 급진적일 수 있나요. 혁명적 사회주의를 외친다고 더 급진적이 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사민주의가 됐든, 사회주의가 됐든 노동중심성을 회복하고 재구축하지 않는 한....진보신당 역시 사후적 정치라는 맥락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상산의 뱀

2011.11.29 18:45:01
*.109.69.239

'급진'을 폭력의 세기로 볼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그런 직접 행동이 눈에 잘 띄는게 아니겠습니까? 가령 진보신당이 강령으로 삼성을 해체시키겠다고 한들 그걸 누가 알 것이며, 그걸 통해서 진보신당이 다른 당과 어떻게 차이를 보이며 드러날까요? 그러니 홍세화 선생이 레디앙 인터뷰에서 사람들을 깜짝 놀래게 만들 모종의 행동 계획이 있다고 말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게 뭔지 궁금해지네요.

공포의잣나무

2011.11.29 21:33:30
*.152.23.211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홍세화 선생님이 택시를 타고 청와대로 돌진하는 퍼포먼스를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공포의잣나무

2011.11.29 21:34:05
*.152.23.211

죄송합니다...... 농담입니다...... 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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