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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양 - 양꼬치, 꿔바로우

식당 재판 조회 수 8885 추천 수 0 2013.01.17 17:28:51

저녁식사 약속이 있어 홍대에 심양이라는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양꼬치와 꿔바로우를 먹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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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 앞면의 일부이다. 크게 나누어 양꼬치와 양갈비살꼬치가 있고 다양한 양념을 맛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오리지날 양꼬치를 선택했다. 기본적인 것을 먼저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다. 그리고 못된 양꼬치나 카레맛 양꼬치 같은 건 별로 먹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다. 좋은 요리라는 것은 재료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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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절임과 자차이인지 짜샤이인지 하는 음식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정식 명칭은 자차이 무침이 아닐까 하는데 대개의 사람들이 짜샤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대충 먹는 것인데 아무려면 어떤가. 보통 양꼬치집에 가면 껍질째로 볶은 땅콩을 주는 데 여기는 그런 것은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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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를 굽는다. 숯은 소위 말하는 성형탄이다.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한 번 난리가 난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참숯이 안전하냐,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참숯이 안전할 확률은 높지만 모든 참숯이 안전하지는 않다. 성형탄 중에도 캠핑용으로 나온 것은 안전하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런 숯불구이 집에서 사용하는 성형탄은 거의 100% 문제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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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에 대해 잘 몰라서 고기가 어떻다는 평은 하기 어렵다. 다만 이 식당에서는 자신들이 쓰는 고기는 mutton이 아니라 lamb이므로 잡내가 나지 않는다고 선전하고 있다. 가루는 소위 즈란(cumin)이라고 하는 향신료에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섞은 것이다.


이런 비주얼을 보면 또 양꼬치의 유래에 대해 상상해보게 된다. 왜 중국인들은 양꼬치 같은 것을 먹게 된 걸까? 중국인들이 평화롭게 넓은 평원에서 양떼를 지키며 하루를 보내는 광경을 상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중국음식들은 돼지고기, 닭고기를 주로 쓰고 쇠고기, 오리고기 같은 것을 종종 쓴다. 하지만 양고기를 일반적인 차원에서 요리 재료로 선택하진 않는다. 도대체 유래가 뭘까?


일단 '꼬치'라는 점에 주목해본다. 고기를 꼬치에 꿰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아마 휴대가 간편하다는 것이 아닐까? 그 다음은 '양고기'라는 재료에 대해 생각해본다. 양고기는 식재료로서는 약점이 많은 고기다. 앞서 언급한 냄새의 문제가 있고 식으면 지방층이 굳어 딱딱해진다는 문제가 있다. 어린 양을 잡아서 계속 가열하는 방식으로 먹는 게 그나마 가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이다. 이렇게 불편한 양고기를 먹어야만 하는 이유는 아마 양고기 요리를 개발한 사람들이 다른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처지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양고기는 무엇의 대용품이었을까? 다양한 예를 생각할 수 있지만 주로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들이 돼지고기 대신 양고기를 먹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휴대의 필요성과 이슬람, 여기에 중국이라는 단어를 더하면 '위구르족'이라는 개념이 떠오른다.


아마 중국 각지에서 홀대받던 위구르족 사람들이 자신들이 먹던 방식으로 양꼬치를 구워 파는 노점 같은 것을 많이 운영했을 것이고, 이게 중국 전역에 퍼지게 된 게 오늘날 양꼬치 구이의 기원이 아니겠나, 그런 생각을 한다. 근거는 없고 그냥 나름의 추리이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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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의 뒷면이다. 나름대로 다양한 중국 요리를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랫 부분에 수정방이라는 술도 있었는데 45만원 이라는 가격을 자랑한다. 대체적으로 즉석에서 요리해내기 보다는 먼저 어느 정도 요리해놓은 것들에 약간의 가열 등을 거쳐 내놓는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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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만 먹고 집에 가기엔 좀 아쉬워 꿔바로우를 시켰다. 메뉴판에서는 이것을 '중국 가정식 탕수육'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왜 그런 구질구질한 설명을 덧붙여야 하는 지 모르겠다. 꿔바로우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튀김옷을 찹쌀반죽 같은 것으로 만들어 쫄깃하게 하여 돼지고기에 입힌 후 튀기는 것이다. 여기에 소스를 끼얹을 때도 있고 소스에 한 번 볶아낼 때도 있다. 말하자면 정통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고 제각각이다. 이 곳에서는 거의 요리당 같은 맛의 소스를 아주 엷게 입히고 깨를 뿌리는 정도로 하는 것 같다. 장단점이 있을텐데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프랜차이즈 식당이기 때문에 직접 이것을 튀긴다기 보다는 프랜차이즈 유통망을 통해 튀겨진 상태로 공급받아서 적당히 데워서 내오는 것일 테다. 메뉴 구성을 살펴보면 오로지 꿔바로우를 위해서 튀김기 같은 것을 구비해야 하는데 그럴리는 없기 때문이다.


양꼬치라는 게 중국에서는 노점상에서 사먹는, 우리나라로 치면 닭꼬치 같은 것일테니 무슨 격식을 찾고 퀄리티를 평하는 것은 우스운 일일 것이다. 최근에야 대중화돼서 이런 저런 양꼬치 구이 집이 생겨났지만 한 5, 6년 전만 해도 '羊肉串'이란 간판을 내건 식당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양꼬치를 먹는다는 것은 별미를 즐긴다는 것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건대입구나 대림역 주변 같은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에 가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어디서나 양꼬치 구이를 맛볼 수 있게 되었으니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 어떻게 보면 이것도 일종의 지구화, 세계화 현상의 결과인 셈이다.


하여튼. 중국 서민의 음식을 접하게 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이 식당도 당연히 유죄다. 우리는 유죄로 가득찬 세상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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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4-8이다.


댓글 '2'

2013.01.17 20:09:55
*.248.186.70

유죄!

태민아빠

2013.01.18 04:01:31
*.246.3.241

 양꼬치의 유래에 대한 큰스승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일때문에 일년에도 몇번씩 중국을 방문합니다. 김밥천국이 전국 어디에나 있듯이 중국 어느 동네나 양꼬치 집이 있습니다. 대부분 우리나라 대포집처럼 허름한 식당이 대부분이고 가격은 엄청 저렴하죠. 네명이서 맥주 마시면서 꼬치 원 없이 먹어도 2만넘 넘기 힘듭니다. 제가 중국을 처음 방문했던 10년전에 비하여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지만 그나마 양꼬치집은 저렴한 편입니다. ㄱ

 평소 위생과 깔끔을 유난스러울 정도이 저지만 유독 중국에 가면 시간을 내 꼭 방문하는 데가 있습니다. 한국이들이 많이 묵는 호텔 주변에 어두워지면 양꼬치 노점이 등장합니다. 후줄근한 비닐 봉다리에 대나무 산적꼬치로 된 양꼬치가 그득합니다. 조그마한 화로에 고체연료인지 번개탄인지 정체 모를 불이 타고 있고 포장마차 테이블에 의자도 아니고 꼬질한 중국 아저씨가 목욕탕 의자에 앉아 꼬치를 굽습니다. 오래전 처음 먹었을 때 우리나라 돈으로 한개에 50원, 만원어치 달래고 하니 주인장이 화들짝 놀라더군요. 한참을 기다려 맥주 한 박스 사와서 호텔방에서 밤 새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그 이후 중국에 가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을 먹고 호텔에 들어서 대충 샤워하고 프런트에 가서 근처 꼬치 노점을 물어 봅니다. 어쩌다 근처에 노점이 없어 식당에서 먹으면 왠지 이 맛이 아닌것 같아 허전합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노점에서 떡볶이도 안 먹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ps. 대전 꼭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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