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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강경대 세대

조회 수 2091 추천 수 0 2011.10.13 12:21:48
전원배 *.1.8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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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기사 <강경대 세대, 갈림길에 서다> 굉장히 흥미롭지 않았나요. 전 예전부터 강경대 세대들에게 관심이 많았었는데요, 80년대 사구체논쟁에서 생겨난 PD는 제 세대와는 너무 멀고, 90년대 이후의 범PD의 흐름들이 제 세대에서 받아들이는 PD였지요. 강경대 세대는 이런 범PD 그리고 오늘까지 이어지는 학정조의 시작이였던 점, 그리고 강한 세대 정체성 에서 공유되는 특유의 정서 이런게 제 관심을 끌었지요, 가령 김정한의 <대중과 폭력-1991년 5월의 기억> 서문 같은걸 보면 느낄 수 있죠. 강경대 세대들의 흔적들은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번 시사인 기사도 봤듯이 진보정당 김종철, 강상구, 박용진. 불세출의 이론가 장석준님도 어떤 글에선가 자신을 강경대 세대라고 했지요. 그리고 몇달 전 경향에서 강경대 특집 때 다뤘던 참여연대 안진걸, 학계에서는 김정한과 더불어 홍기빈도 저서에서 강경대 세대라고 자기 규정을 하지요. 만약 세대적 평균을 낼 수 있다면, 저는 이 세대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건강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제가 다녔던 학교는 김귀정 열사 추모제라는 걸 매년 하는데요. 그 곳에 모이는 이들이 박용진 선배를 비롯한 강경대 세대들입니다. 운동을 그만두고 사회에 진출했어도 진보적인 성향을 그대로 유지하고, 진보정당을 지지하지요. 다시 우리 사회가 진보의 동력을 얻게 된다면, 이들로부터 그 추진력을 얻겠지요. 강경대 세대들도 벌써 40대, 386이 그랬듯이 이들도 기획과 참모를 넘어서서 리더로 도약하는 시간이 왔나봅니다.


진보신당으로 넘어가보면, 어쨌든 흥미로운 것은 당내 강경대 세대 이후의 활동가들 다수가 대장정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이 정파는 진보정당과는 이질성이 상당히 큰데, 실제로 항상 진보정당 노선에 섰던 장석준이 학생운동 당시에 이들과 대립했었죠. 알튀세르에 맡서서 E.P 톰슨을 지지하고, <오습복반>이라는 대장정 까는 책도 내구요. 이와 반대로 대장정은, 박용진도 언급했듯이, 진보정당을 개량주의, 의회주의라고 비판하는 쪽이었구요. 이런 면 때문에, 저는 진보신당의 분열이 진보정당 운동의 역사가 단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략히 표현하자면 노회찬-조승수와 강경대 세대가 단절되는 것이지요. 노회찬이 왜 진보정당의 역사인가는 위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위의 그림 이후의 지도는 어떻게 그려질까요. 노회찬은 후속 세대를 잃었고, 강경대 세대는 역사를 상실했지요. 요즘 들어서 PD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진짜로 이제 해체된 거구나 그런 느낌. PD를 다른 말로 역사적 좌파라고 부르기도 했죠. 좌파임를 추인해줬던 그 역사가 종결됐다는 느낌이 구 운동권스러운 저에게는 약간 가슴이 찌릿하네요. 


시사인 제목과 같이 당내 강경대 세대 PD도 갈림길에 섰네요.  이는 강경대 세대들이 이제 무언가를 책임지는 시기가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기분은 어떤 느낌일까요? 그들은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그들은 90년 그들이 처음 운동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처럼, 또다시 허허벌판에 서있습니다. 선배들은 모두 떠났고, 가야할 이정표는 자신들이 만들어야 하지요. 


그리고 우리 세대를 생각해봅니다. 박용진, 김종철, 강상구, 장석준이 진보정당 건설을 한 것이 아마도 이상한 모자 님과 그리고 이 게시판에 오는 분들과 비슷한 또래겠지요. 그 세대들이 진보정당 1시즌에 가장 큰 동력이 되었던 것 처럼,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운동권 꼬꼬마였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서른. 강상구는 서른에 <신자유주의의 역사와 진실>을 썼다네요...


그리고 이 모든 것으로부터 무력감과 자괴감이 생깁니다. 사실 저는 탈당원입니다... 어쨌든 님들의 건승을 빕니다.





댓글 '4'

이상한 모자

2011.10.13 14:50:53
*.114.22.71

제가 아는 애 중에 강경태 있습니다.

수원찌질이

2011.10.13 22:24:16
*.209.176.183

제가 한윤형씨도 좋아하고 수원시 공무원 큰 스승님도 좋아라하는 공무원입니다. 그렇다고 큰 스승님 옆에 있는 사람은 아니고요^^ 하지만 저같은 사람은 버리셔야 합니다. 그게 대중입니다. 저는 항상 가르침을 받는 대중이긴 하지만 현재는 혹은 내년도 안철수가 옳습니다. 속세적으로요 의미는 아시지요? 제가 진보적으로 보수적으로 그런 사람이니까요. 지지하지는 않지만 박원순이 같은 사람도 패배를 인정하여야 될 것 같아서 서글픈 여기저서거 욕 먹는 사람입니다. 큰 스승님은 권선시장 족발 제가 한 번 대접해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죄송합니다.

이상한 모자

2011.10.13 22:53:49
*.208.114.70

공무원이라구요!?

전원배

2011.10.15 23:46:30
*.1.81.191

이상한 모자님은 서른에 이미 <레닌을 사랑한 오타쿠>,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 등 여러 권을 저술하셨으니 승리. 대변인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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