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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 - 육회비빔밥

식당 재판 조회 수 4913 추천 수 0 2013.01.16 17:39:33

해장이 되면서도 맵지 않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를 갖춘 집을 찾다가 쌩뚱맞게도 육회전문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식당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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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1등급 이상의 한우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쇠고기는 이제 모두가 알다시피 1++등급, 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나뉘어진다. 1등급 이상 한우만을 쓴다는 소리는 그래도 고기의 질이 중간은 간다는 것을 보증한다는 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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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들어와보니 '1등급만' 사용한다고 써있다. 사소한 문제니까 뭐 넘어가자. 메뉴판을 보니 견적이 나온다. 신선도에 따라 가장 신선한 고기를 육사시미로 내고 그 다음 순서의 신선한 고기를 육회로, 그 다음 순서의 신선한 고기를 한우구이로 내는 것이다. 남은 고기들은 육개장과 떡만두국의 국물을 내는데 사용될 것이다. 물론 그것도 식당 주인이 양심을 갖고 있을 때의 얘기고 양심이 없는 경우 뭐 그냥 조미료를 이용해서 국물을 내면 되는 것이다. 한우구이의 경우 부위가 정확히 써있지 않는 것으로 봐서 육회에 쓰는 지방질이 없는 고기를 그냥 불판에 구워주는 시스템일 것으로 생각된다. 점심 때에는 저렴한 육개장을 많이들 먹는 모양인데, 나는 육회비빔밥을 시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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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찬이다. 일단 많이 준다. 이런 반찬을 많이 준다는 것은 무엇인가? 많이 주면 줄수록 먹는 사람이 반찬을 남길 확률이 높아진다. 즉, 반찬을 재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찬들의 퀄리티는 그저 그랬다. 약간 간이 짜고 자극적인 것이 보통 식당에서 점심때 내오는 반찬과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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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회비빔밥이다. 일반적인 비빔밥 구성에 육회가 소량 들어간다. 육회는 고추장과 참기름, 채썬 배로 양념이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스타일을 '전라도식 육회'라고 한다. '서울식'이나 '경상도식'은 소량의 간장이 들어간다. 지역색을 반영한 측면도 있겠지만 고추장 양념이 약간 선도가 떨어지는 쇠고기라도 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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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벼보면 무슨 만원 만오천원 하는 그런 육회비빔밥 같지는 않다. 그런건 바라지도 않는다. 육회에 환장을 한 것도 아니고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 고기질 뭐 그런 것도 안 따지기로 했다. 그냥 밥에 비벼먹는 것인데 아무려면 어떻겠는가. 원래 육회는 지방질이 별로 없는 맛이 없는 부위로 하는 것이다. 지방질이 많은 부위로 하면 느끼해서 못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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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나온 미역국은 당연히 조미료가 첨가됐겠지만 국물에 쇠고기를 사용한 티가 난다. 섬세하게 국물을 다룬 것은 아니고, 그냥 국물에 쇠고기를 막 넣었다. 국물용으로 따로 쇠고기를 관리하는 것 같지는 않고 육회용으로 쓰는 고기 중 일부를 넣는 것일 게다. 차라리 이렇게라도 고기 국물을 먹는 게 나은 것인지도 모른다.


육회를 비빔밥에 넣는 것에 대한 고찰이 약간 필요할 수도 있겠으나, 결론적으로 그저 그런 식사였다. 식당은 당연히 유죄다. 음식들에 약간의 품위를 더 갖추고 반찬을 소량만 내왔다면 좋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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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는 잘 모르겠다. 서대문역 1번출구 방향으로 올라오면 된다. 네이버 지도를 참조해보자.

http://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18734676



댓글 '1'

ㄴㅌ

2013.01.16 18:00:30
*.193.105.141

오 소고기! 무죄인 식당에 가시길 기원하겠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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