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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딴지일보] 노무현의 부활

조회 수 3894 추천 수 0 2009.06.01 14:18:52

http://www.ddanzi.com/articles/article_view.asp?installment_id=256&article_id=4417

드디어 올라왔습니다...

즐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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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론]노무현의 부활
- 그를 떠나보내는 한 키보드워리어의 추도

2009.06.1.월요일


그는 떠났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때에. 가는 순간까지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지지자들에게도, 적대자들에게도, 그리고 다른 모든 이들에게도, 그 죽음은 충격적이었다. 드라마틱이나 롤러코스터와 같은 수식어가 그의 삶을 설명하기 위해 동원되었다. 그러나 다른 것 이전에 피수식어인 그의 삶 자체가 그 수식어들이었다.


초기 노사모의 대표였던 탤런트 명계남은 "국민이 죽여 놓고 무슨 국민장을 하느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비록 적대자도 많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대통령이었다. 오늘날 대통령을 쥐박이라고 부르는 그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재임기간에는 "노무현 대통령께서"로 말을 시작하지 않는 이들을 향해 국민의 대표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격하게 나무랐다. 퇴임 이후 나타난 봉하마을의 '노무현 신드롬'은 어땠으며 촛불시위 현장에 나타난 "노무현, 당신이 그리워요"라는 구호는 어땠던가. 그만큼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정치인도 흔하지 않다.


그러나 지지자들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이나 많은 그의 적대자들이 있었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리고 그의 적대자들 중의 일부는 매우 힘센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반대 속에서 노무현과 그 지지자들은 현재의 정치적 평가를 거부하고 역사적 평가를 요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역사는 노무현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예전에 나는 그가 비록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드라마를 생산하긴 했지만 민주화 시대의 다른 대통령들(김영삼, 김대중)의 업적에 비할 것은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흔히 사람들은 검찰과 언론이 그를 죽였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는, 옳다. 여기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참여정부의 실패의 기록이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실패 말이다. 그가 남긴 것 중에 독특하게 성공한 것들이 있다면, 그리하여 그를 양김씨의 그늘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주체로 보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들에는 이런 이름이 붙을 것이다. 한미 FTA 체결, 이라크 전투병 파병, 비정규직 양산, 빈부격차 확대... . 아아, 그런데도 슬픔을 느끼는 내게도 역시 그는 애증의 대상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제까지의 일인지도 모른다. 이전에 나는 그와 그 지지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현재는 그에게 관대하고 역사는 그에게 가혹할 것이라 보았다. 하지만 그것을 우려했기 때문인지 그는 스스로 모든 것을 이루자마자 파멸로 미끄러지는 비극적인 영웅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제는 역사조차 그에게 현혹될 것 같다. 그의 극적인 성공과 더 극적인 파멸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한 번도 그를 위해 투표한 적은 없지만, 나 역시 2002년 대선에서 그가 승리할 때 환호했던 수많은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참여정부 임기가 끝날 무렵부터는 차라리 2002년에 그가 승리하지 않았던 것이 한국 현대사에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욕망은 인간 노무현의 매력을 부정하거나 정치인 노무현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려는 저열한 충돌의 산물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반대다. 만일 2002년에 이회창이 승리하였더라도 지금의 이명박이 하듯이 하지는 못했을 거다. 반면 2002년에 이회창이 승리하고 떠나간 그가 야당 지도자로 남아 있었다면 2007년에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을 거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나는 우리의 운수가 없다고, 혹은 97년에 김대중을 당선시킨 그 기적같은 운수가 바닥이 났다고 생각했다. 더 슬픈 것은 결국엔 이런 망측한 생각이 그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타당한 것이었다는 거다.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느니, 기득권 세력의 압박 때문에 할 일을 못했느니 하지만, 결국엔 그런 말들도 '대통령 노무현'이 그다지 '효율적인(?)' 존재는 아니었음을 웅변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죽었다. 나는 박연차 리스트에 그의 일가족이 연루되기 시작했을 때 '노무현 시대의 종언'을 말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죽음은 그 시대의 종언을 말할 수 없게 만들었다. 고통을 피하려는 개인의 실존적인 결단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만은,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에게 표 한번 준 적 없는 주제에 그가 인간적으로 원망스럽다. 그 괴로움을 감내하고 조용히 퇴장하면서 서서히 잊혀지는 것이 그가 한국 정치에 대해 할 수 있는 마지막 공헌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그랬듯 자신의 불편함을 용납하지 않았고, 차라리 다른 모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제 모든 정치적 이슈는 그의 이름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마치 블랙홀처럼. 사실 돌이켜보자면 그가 인터넷 세계에서 대세가 되기 시작한 2002년 무렵부터 그랬다. 그의 이름은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 어떤 블랙홀의 이름이었다. 인터넷 논쟁을 통해 정치성을 획득한 나를 포함한 어떤 세대는, 도무지 그를 찬양하거나 비판하는 일 없이는 정치에 대해 한마디도 얘기할 수 없었다. 근 십년 동안 이어지던 그 일이 이제 그의 죽음을 통해 다시 반복될 것이다. 더욱 거세게. 그러나 그를 통해 부활하는 것은 그가 처음 시작하는 것이 아닌, '87년 프레임'의 귀환이 될 것이다.


그는 기득권에 저항한 비주류였다. 그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학벌, 지역주의, 친노동자성 등 모든 가시적인 조건들이 그의 상징성을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통치기간 중 학벌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사교육비는 더 증가했고, 지역주의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들은 한나라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드는 일로 귀결되었으며, 노동자들은 분신하고 비정규직이 양산되었다. 무엇보다 민주화 세력이 무능하다는 담론이 형성되었으며 그 결과 정권이 이명박에게로 넘어갔다. 이 모든 것을 조중동의 반대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조중동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대중과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조중동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대북정책을 진전시켰다. 조중동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촛불시위는 일어났고 조중동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향한 추모의 물결은 계속될 것이다. 조중동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대통령 노무현'의 5년 임기에 대한 결과의 책임은 결국 그에게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가 평생 살아온 방식, 대통령직을 수행한 방식, 마지막에 죽음을 선택한 방식은 무엇이었던가? 87년을 지배했던 구도, 반민주 vs 민주, 독재 vs 민중, 기득권 vs 비주류, 탐욕 vs 도덕이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이 모든 프레임들을 하나로 결합시킬 수 있었던 행복한 상징이었다. '상식'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그는 죽음을 택하기 전에 그 지지자들에게 자신은 더 이상 상징이 될 수 없다고, 자신을 버리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그 당부를 받아들여지지 않게 만든다. 그 죽음조차 저 프레임들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자살을 권고한 김동길을 욕하는가? 너무나 슬픈 얘기지만, 박연차 리스트 때에 실망해서 그에게 자살을 권고한 왕년의 열혈 노빠들이 있었다. 그와 그 지지자들이 같이 만들어낸 완고한 도덕성의 성채 위에서 그것이 붕괴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본 그는 결국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기득권 세력이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론의 비판은 사태를 직시하기보다는 과거의 프레임으로 우리의 정치성을 함몰시키는 듯하다. 검찰의 잘못은 비리수사 자체가 아니라 그를 희화화시킨 피의사실 공표에 있다. 이것은 현행법에도 어긋나는 것으로서 충분히 비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시민이나 기타 사람들처럼 이것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비판한다면, 가령 김대중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에는 조중동을 타격하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없었단 말인가? 우리 편의 정치적 의도는 순수한 것이고, 저쪽 편의 정치적 의도는 사악한 것이다, 라고 말하기 시작하면, 살기는 편하지만 정치를 논할 수는 없다. 그의 자살을 의심하는 인터넷 여론은 또 얼마나 한심한가? 이명박은 박정희가 아니고, 노무현은 장준하가 아니다. 기득권 세력으로서는 그가 이렇게 죽는 것보다는, 살아서 법정에서 치욕을 당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었다. 그런데도 그의 타살설을 집요하게 의심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일종의 강박이 아닌가?



언론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조중동의 사설의 수준이 너무나 저열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령 조선일보가 독재자들을 찬양했다고 해서 김대중 노무현을 비판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비판은 너무 근본적이고, 상대방의 존재의의를 원천봉쇄한다. 하지만 조선일보처럼 대통령이 언론에 재갈을 물려서 그런 비리를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면 조선일보가 마음껏 깝치던 시절에 해쳐먹은 양반들의 위대한 업적은 뭐가 되는 건가?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지지자들과 조선일보는 참으로 좋은 파트너가 아니었나 싶다. 서로가 서로를 욕하면서 서로의 정당성을 강변할 수 있는, 뭐 그런 파트너 말이다.


"열사정신 계승하여 독재정권 타도하자"는 외침은 사태를 얼마나 단순화시키는가? 그의 죽음 이전에도 촛불을 핑계삼아 민주당으로 가려는 지식인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이명박에게 군부독재자의 초록색 물감을 칠한 후에 자신들은 민주화 투사의 옷으로 갈아입고 20년을 거슬러 정치투쟁을 하고자 했다. "죽임당한 그 vs 살인쥐" 이 구도에서 나올 수 있는 것도 그것 밖에 더 있을까? 물론 그의 지지자들은 민주당도 싫어한다. 아마도 이 사태의 최대의 수혜자는 유시민이 될 것이다. 돈이 없어서 친노당을 만들지 못했다니, 이젠 모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 게다. 하지만 그것도 비슷한 사태다.


아주 단순하게 말해보자. 우리 시대의 정치적 문제들은 단지 이명박 시대를 노무현 시대로만 돌리면 해결되는 것일까? 그게 사실이라면 이명박 시대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국민들이 개새끼라서? 친노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명계남의 발언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판타지가 그런 거다. 이런 설명 역시 편하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도움은 안 된다. 기득권 세력과 불화한 그 대통령의 정부는 모든 것과 싸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인지 어떤 대상은 투쟁에서 배제했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 하필 가장 센 놈이었다. "공무원들은 매우 유능하다" 당장 부리기가 쉽다고 자신의 개혁을 결정적으로 방해하는 집단을 신뢰했다.


죽은 그를 욕보이려는 게 아니다. 단지 그의 노선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는 것, 그것이 오늘날의 사회문제를 파생시켰다는 기초적인 사실 정도는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것을 인정해야 우리 시대의 대안을 논의할 공간이 생긴다. 나는 기득권의 적대자들에게 둘러싸여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지 못했던, 그러면서 차츰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고 믿게 된 인간 노무현의 고뇌를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과 그의 노선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냐는 물음은 별개다. 이 아주 간단한 사실을 사람들은 곧잘 잊어버린다. 유시민이 제 장관 시절의 무용담을 늘어놓는 책에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시대에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딴지일보에서 이 글을 청탁했을 때 나는 원래는 거절하려고 했다. 어차피 흐름은 막을 수 없는 것이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발언해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사람들은 그를 신화화하여 정부를 비판하려고 한다. 그는 부활했다. 그리고 촛불도 그를 통해 부활했다. 촛불을 다수의 사회적 이슈와 결합시켜버리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이로서 실패할 공산이 크다. 다시 우리 시대의 정치적 투쟁은 '노무현'이란 이름의 내용없는 기호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모든 정치인들, 모든 것들을 사람들은 비난할 것이다. 이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난 그의 마음을 이 세상 사람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부여잡는다. 그의 부활은 정치의식의 성숙이 아니라 탈정치성의 승리가 될 것이다. 그를 반MB전선의 상징으로 삼아봤자 그 수혜자는 박근혜가 될 것이다.


그의 순교를 통해, '노무현 시대'는 연장되었다. 그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것은 흐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빨아먹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직시하는 것은 가능하다. 기억하라, 노무현이 아닌 것들을. 참여정부 때 죽은 이들과, MB시절에 죽어간 '노무현이 아닌 다른 이들'을. 그리하여 저 수많은 이들의 정치적 속죄양이었던 '인간 노무현'도 개인으로서 이 땅을 떠나게 하라. 그날이 올 때 나는 다시 한번 인간 노무현이 얼마나 매력적인 인간인지를 쓸 수 있으리라.


<키보드워리어 전투일지 2000~2009> 저자 한윤형
(a_hriman@hotmail.com
) 


정해찬

2009.06.01 16:28:17
*.161.229.32

멋진 글...그런데 암울하다능... ㅠㅠ
어릴 때 보면 그런게임 있잖아요. 주사위 던져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게임에서 '뒤로세칸'내지는 '출발점으로' 같은 것에 걸린 느낌!!

하뉴녕

2009.06.01 16:30:17
*.49.65.16

그것이 트루...

고상한 모자

2009.06.01 17:03:27
*.53.125.161

정말 최대 수혜자는 유시민인 것 같습니다. 꽤 식겼이 있는(있다고 보여졌던) 분도 '유시민을 앞세우면 된다.' 뭐 이런 분위기더라구요.

이명박시대가 너무나 아니라고 해서 노무현 시대(지금보다는 상식적이었던)가 지상낙원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근데 당장 저부터도 이번 정부가 지긋지긋하니 차라리 도로 민주당정부가 낫겠다 하는 마음이 안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언제쯤 원하는 시대를 열 수 있을지요.

하뉴녕

2009.06.01 17:16:17
*.49.65.16

그런 일 업ㅂ어...

죄송합니다, 이런 농담. ㅎ;

w0rm9

2009.06.01 17:56:25
*.186.105.140

글이 술술 읽히는 것이 잘 봤습니다.
반MB는 좋다면, 그렇다고 노의 부활이 정답은 아닐진데,
단순히 노무현에 대한 신격화가 아닌 참여정부에 대한 직관적인 평가가 우선해야 될 것 같네요.

이러다가 노빠들한테 정ㅋ벅ㅋ당하는 건 아닐런지.

zeno

2009.06.01 17:57:50
*.229.55.160

컹.. 명문입니다.. 왜 윤형님 글만 보면 이런 말 밖에 할 말이 없을까요 ㄷㄷ

케니맥코믹

2009.06.01 18:18:56
*.222.83.49

그의 죽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니 답을 찾았네요. 정말 명문이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음...

익명희망

2009.06.01 20:45:24
*.33.89.33

본좌 오딧세이는 언제 올라오나요
...

아줌마

2009.06.01 21:47:02
*.138.89.230

잘 읽었어요.
추모열기가 이상한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두려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

2009.06.01 22:49:13
*.129.9.130

논점에서 벗어난 얘기지만 유시민씨가 정치적 의도 어쩌구 한건 제가 봤던 영상에서 “증거가 있으면 법정에 내놓고 기소하면 되지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모욕주고 하는 것은 법률 행위가 아닌 정치 행위”라고 하던데 수사 자체에 대한 불만은 아니었던것 같은데요. 아님 죄송..;;;;; (저 유빠 아님...ㅡㅡ)

Suricate

2009.06.02 01:19:25
*.171.183.95

마치 읽으면서 스스로 다음 줄을 써내려가는 느낌마저 받았네요. 깊이 공감합니다. 부디 노무현의 죽음이 무덤 속 박정희를 부활시키기 위한 순교가 되지 않았기를. 슬슬 가장 위험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벌써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뒤집혔고, 상황은 2004년 탄핵 정국 이후의 상황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진보정당의 지지율은 그때보다 더 빈약해졌고, 개인들은 탈정치화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정신적으로 우울한 공황이 지속될 기미가 보이는 시점에서 되돌아올 이는 노무현 자체의 상징인 유시민도 그 반대편에 서 있는 노회찬도 아닌, 박근혜일 것 같습니다. 모성적인 푸근함의 내용적 이미지와 비극적인 가족사라는 서사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기에, 뿔뿔이 흩어진 탈정치적 개인들-이른바 지지 '무응답'층을 포함한-을 포섭해 가기엔 가장 안성맞춤인 인물이죠.

저와는 다르게 한윤형씨 글은 확실히 소박하면서도 '명쾌'해서 호소력이 있네요.

andante

2009.06.02 04:42:31
*.3.114.35

명쾌하면서도 날섬이 없는 명문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하게타카

2009.06.02 08:40:54
*.153.152.51

노회찬씨는 과연 서울시장에 당선이 가능할 것인가?

한국에서 진보정치의 실현을 꿈꿉니다..

점프컷

2009.06.02 10:11:46
*.144.237.184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실패라고 말씀하셨는데, 꼭 성공/실패로 평가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뭐...싸나이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면 할말 없지만...^^;

검찰개혁 할려고 했잖아요. 언론개혁 할려고 했잖아요. 진보신당이 집권하면 이거 시원하게 원샷에 해결가능한가요? 불도저 처럼 밀어버려서 개혁 완수! 미션 클리어?

어떻게 노력했고, 어떤점이 부족했었는지 따지지 않고 실패했으니 아무런 의미가 없다?

...는 식으로 들립니다.

하뉴녕

2009.06.02 10:36:55
*.49.65.16

물론 어떻게 노력했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를 따져야죠. 그게 비판자들이 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후임자들에게도 도움이 될테니까요. 실패했으니까 땡...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평가를 할 때 치적이라고 주워섬길 일은 아니라는 거죠. 실천적인 반증이 있는데... 이 글은 그 개혁들이 어떻게 실패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따지는 글은 아니었습니다. 글의 성격이 그게 아니었으니까 그 얘기는 안 한 거죠.

검찰개혁 쪽은 제가 아는 바가 별로 없고, 언론개혁 쪽은 그나마 얘기를 해볼 수도 있겠네요. 여튼 뭐 심정적 노지지자들의 분위기는 무슨 소리이든 "너희같은 구경꾼, 방관자들 때문에 그가 죽었다. 진흙탕 묻혀가면서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최대치였다."라는 심정의 표출로 재단하는 것이더군요.

노지아

2009.06.02 10:56:35
*.145.62.114

한겨레가 재미있는 기사를 냈군.. 특히 재미있는 부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뒤 논란이 가열됐는데, 글 올릴 때 노 전 대통령의 심리적 상태는 어땠나?

“우선 첫 사과글을 올릴 때는 당시에 권 여사나 정상문 비서관한테 들은 게 있으니까, 노 전 대통령은 부부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하고 정 비서관이 형사상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노 전 대통령은 정 비서관이 받았다는 3억원과 100만달러의 성격을 제대로 몰랐다. 하지만 이후에 돈의 성격이라든지 점점 사실관계를 아시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법적 책임과 별개로 도덕적인 책임을 통절하게 느끼게 됐다. 그 돈이 그냥 빚 갚는 데 쓰인 게 아니고 아이들을 위해 미국에 집 사는 데 쓰인 것을 알고 충격이 굉장히 크셨다. 그런데도 홈페이지에는 수사를 정치적 음모로 보고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비호하는 글들이 올라오니까 ‘그건 아니다, 책임져야 할 일이다’라고 생각하고 계셨다. 강금원 회장에 대한 글은 좀 별개인데, 당시 강 회장이 뇌종양 상태라는 점 때문에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8136.html

과객

2009.06.03 16:41:43
*.141.63.184

위 점프컷 님 댓글에 공감하면서...

검찰개혁, 다시 말해 사법개혁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나마 노무현 정부에서 꽤 노력한 부분이 있구나 하는 점을 최근에 나온 김두식 선생의 <불멸의 신성 가족>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막돼먹은 보수 인사가 노대통령의 서거를 두고 "까불다 저렇게 됐다"고 비아냥거렸다는 말을 주워들은 것 같은데, 기득권층에서는 대충 그런 정서가 있을 법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모리

2009.06.04 21:14:27
*.63.32.64

공감하며 읽었어요. 노제 날 시청의 노란물결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했던 건 단지 노를 잃은 슬픔 때문만은 아니었지요. 저 백만 인파가 그저 노가 낸 길을 따라 가고 그러면 그 뿐일거라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거든요. 그렇게 되지 않게 이명박과 또라이들이 뭔가 driving force가 될만한 똘짓을 해 줄는지...

도리오켈리

2009.06.05 02:44:34
*.228.0.104

잘봤어요...다소 이해가 느렸던 부분이 해소되었습니다.
그간 글에는 제 독해능력이 좀 딸려서...평범한 1인을 쉽게 이해시켜주시니... 참 고마워요...

늘 건필하시고 평강하세요.

어쨌든, 이래저래 봉착한 MB씨의 고뇌를 쬐끔이라도 이해할 만한 상황이 올지는...(아.. 그 "님"은 원래 열외, 였던가요? 당최 괭이가 안되봐서..ㅎㅎ)

좆병신새끼들아

2009.10.09 11:09:59
*.140.238.221

근데 어떻하냐 너 따위가 씨불대는 글 쪼가리보단 너한테 달린 댓글들이 훨씬 더 추천 많이 받던데. ㅋㅋㅋㅋㅋ

하뉴녕

2009.10.09 12:06:46
*.49.65.16

뭐뭐지 이 분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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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딴지일보] 스타리그 본좌론 (5) - 마재윤 이후의 본좌론, 그리고 본좌론에 대한 회의 [5] 하뉴녕 2009-07-31 4937
7 [딴지일보] 스타리그의 진정한 본좌는 누구인가? (4) - 잊지 마라, 0대 본좌 기욤 패트리를! [8] 하뉴녕 2009-07-13 41403
6 [딴지일보] 스타리그의 진정한 본좌는 누구인가? (3) - 임이최마 계보론의 정당화 [5] 하뉴녕 2009-07-03 2651
» [딴지일보] 노무현의 부활 [21] [3] 하뉴녕 2009-06-01 3894
4 [딴지일보] 스타리그의 진정한 본좌는 누구인가? (2) - 임이최마 계보론의 문제점 [7] 하뉴녕 2009-05-16 1454
3 [딴지일보] 스타리그의 진정한 본좌는 누구인가? (1) - 마재윤과 본좌론의 탄생 [14] 하뉴녕 2009-05-07 1611
2 [딴지일보] '노무현 시대' 이후에도 진보정치는 가능할까? [15] [2] 하뉴녕 2009-04-21 4701
1 [펌] 딴지일보 주대환 인터뷰 [2] 하뉴녕 2008-01-19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