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일전에 기획회의에서 300호 특집으로 '한국의 저자 300인'을 선정했는데 대한민국 출판시장이 협소하고 특히 비소설 분야에 젊은 필자가 별로 없는 관계로 저도 주제넘게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그와 별개로 이 특집에서 일군의 저자들을 소개하는 글을 한 꼭지 맡았는데요. 제가 잡지세계에서 부여받은 역할이 '세대론 설거지'인만큼.... 그 키워드는 여러분들의 예상대로입니다. 잡지가 나온지 한달이 지났으므로 블로그에도 원고를 공개합니다. 

301호도 나왔지만 알라딘에선 아직 300호를 구매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481004

관심있는 분들은 구입해서 소장하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원고는 제가 보낸 버전이고 여기서 어떻게 더 편집되었는지는 저도 잡지를 안 봐서 잘 모릅니다.

-----------------

키워드로 살펴보는 저자-20대 멘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우석훈·박권일, 『88만원 세대』(레디앙, 2007), 
김어준, 『건투를 빈다』(푸른숲, 2008)
우석훈,『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레디앙, 2009)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 2010)
엄기호,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푸른숲, 2010)
김형태, 『너 외롭구나』(예담, 2011) 


멘토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일단은 지금의 세상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현실인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청년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삶의 지침이 필요할 것이다. 전자를 평가하기 위해 현실인식의 적실함을, 후자의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 청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권위의 필요성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논하는 모든 책들은 제각각 어떤 현실을 담아내거나 담아내지 못한다. 그리고 이 저자들은 어떤 방식의 권위를 체득하고 있고 그것을 행사한다. 김난도와 우석훈과 엄기호의 경우 ‘강의자’라는 데에서 권위가 나오고, 김어준과 김형태와 박권일에게는 ‘남들과 다르게 살았는데도 안 죽고 살아남았다.’는 사실 그 자체에서 권위가 나온다. 그런데 한편 다시 생각해보면 여기서 언급한 강의자들도 자신의 인생의 성공담을 늘어놓는 이들은 아닌지라, 결국엔 ‘남들과 다르게 살았는데도 안 죽고 살아남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권위의 근거로 수렴된다. 20대들의 말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엄기호라는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청년들은 그 권위를 인정하는 문맥에서 그들의 말을 받아들인다.  


이런 실정을 알면서, 20대의 마지막 국면을 지나가는 내가, 이 저자들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는 우석훈과 박권일의 조언이 현실세계의 20대들에게 전혀 와닿지 못하더라고 비판해야 할까? 다시 돌아온 우석훈이, 일본의 아마미야 카린 같은 활동가가 한국에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것은 또래가 자신의 위에 서는 걸 견디지 못하는 20대들의 성정을 무시하는 것이라 말해야 할까? 김난도의 조언이 결국 그의 강의가 이루어지던 서울대생들에게나 최적화된, 80년대 대학을 다닌 기성세대의 꼰대질이라 말해야 할까? 자못 진보적인 척하는 김어준과 김형태의 조언이, 한국 자본주의의 현실과 동떨어진, 서구 68세대나 한국 386세대의 추억을 더듬는 퇴행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해야 할까? 엄기호는 이들과는 다른 방식을 취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는 결코 20대들의 멘토가 될 수 없었다고 말해야 할까? 물론 이 모든 말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질없어 보인다. 그것이 부질없어 보이는 이유는 이들의 담론이 소비되는 양상이 이런 식의 조언의 내용에 대한 비판과 전혀 다른 층위에 놓여 있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한 번 이 책들을 당신의 발밑에 일렬로 늘어놓아 본다고 상상해보라. 그리고 책을 어떻게든 배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해보라. 당신은 이 책들을 어떤 순서로 늘어놓고 싶은가? 이 책의 저자들은 아마도 스스로를 ‘진보’로 포지셔닝하는 사람들일 거라 여겨진다. 그래서 저자들의 정치성향의 스펙트럼으로 책을 배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인 것 같다. 차라리 이 책들은 ‘스타일’을 통해 배열될 수 있을 것 같다. 서툴게 손을 놀리고 나니 책이 두 패로 갈린다. 한편에는 일종의 ‘상담 수기’의 역할을 하는 책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무언가에 대해 ‘설명’하는 책들이 있다. 전자에는 김어준, 김난도, 김형태가, 후자에는 우석훈, 박권일, 엄기호가 배열된다. 그런데 이러한 스타일의 분류는 어떤 보수 성향 필자들이 청년들에게 조언하는 책을 저술한다 할 때에도 동일하게 나타나게 되는 일이 아닐까? 가령 복거일이나 공병호와 같은 이들이 이 도식에서 후자에 배열될 수 있다면, 허다한 자기계발도서들은 전자에 소속될 것이다.  


여기서 드러나는 사태는 오늘날 ‘좌’와 ‘우’의 대립쌍이라는 것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첫 번째 의미는 물론 통상적인 의미, 사회를 바라보는 총체적인 시각에 있어서의 좌우변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더욱 부각되고 있는 두 번째 의미는 사회를 바라보는 총체적인 시각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진보적인 행위가 될 수 있고, 그 반대편에 있는 보수성이란 것은 그 총체적인 시각에서 진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총체성을 포기할 뿐이라는 데에 있다. 


소위 진보적 지식인들이 복거일이나 공병호와 같은 우익 필자들을 비판하거나 조소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진보적 지식인들에게 훨씬 더 어려운 일은,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사회를 바라보는 총체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납득시키는 것, 본인과 복거일(공병호)이 경쟁하고 있는 그 장에 청년들을 끌어오는 일이다. 출판시장에서 그들의 대립각에 서 있는 것은 복거일이나 공병호가 아니라 차라리 김훈이나 장영희일 수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상대편의 광활함에 화들짝 놀라면서 우리의 약소함을 인지하게 되는데, ‘김훈이나 장영희’라는 말이 포섭하는 바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적어도 김훈의 독자들은 스스로 보수주의적이라 생각하거나 보수주의자의 책을 읽고 있다 생각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영희의 독자들은 정치적 보수주의의 차원에 있다기보다 아예 그 변별 바깥에 있다. 거듭 말하지만 진보 지식인들이 링 위에 올라온 이들을 상대할 수 있다고 천명할 때 사실상 링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거다. 결국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납득시킬 것이냐다. 


20대 세대론과 청년 담론의 범람은 내게 이 필요성을 무의식 중에 자각한 진보진영의 나름의 대응방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대응의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청년들을 사회문제 인식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말하는 지식인들이 새로운 자기계발 담론을 통해 ‘멘토’의 역할에 대한 경쟁을 시작한 것에 가깝다. 물론 여기서 ‘멘토’나 ‘멘토링’ 자체가 보수적이라고 질타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를 지닌다 보기 어렵다. 시장의 문제가 되었든 사람들의 심리의 문제가 되었든 ‘멘토’를 요구하는 구조가 있었을 때, ‘88만원 세대’ 담론의 주창자도 멘토로 군림하게 되었고 그 세대론에 기반하여 청년층에게 이런저런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이들도 멘토의 역할을 떠맡게 되었다는 분석이 더 타당하다. 


여기에서 드러나는 진정한 문제, 혹은 슬픈 현실은 사회문제에 대한 총체적 인식에 대해 열심히 말하던 ‘진보적 어른’들에게 청춘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요청할 경우 ‘보수적 멘토’들과 다르게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다. 명문대생들이 고시나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대학생 일반의 ‘취업 눈높이’이가 높아져서 대기업에게만 지원하는 현상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이나 조선일보도 우려를 한다. ‘취업을 안 해도 살 수 있으니 겁먹지 마라.’고 당부하는 박원순이나 진중권의 충고가 이에서 크게 벗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진보적 평론가들은 특히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해 이런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지만, 김어준이나 김형태의 ‘남 눈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라.’는 조언의 현실정치적 함의가 ‘공무원이나 대기업 정규직 지망하지 말고 중소기업 가거나 창업하라.’는 우파들의 조언과 겹쳐 보인다고 말한다면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앞서 나는 멘토의 구성요소로 현실인식과 삶의 지침을 들었다. 그런데 일단 후자에 집중할 경우, ‘삶의 지침’이 청년들에게 수용되는 방식에는 굉장히 묘한 구석이 있다. ‘무규칙 이종예술가’라는 김형태의 ‘이태백’ 세대에 대한 독설이 블로고스피어에서 크게 ‘히트’친 것이 2003년이었다. 청년들은 자신들을 강하게 질타해주는 ‘어른’을 바라는 듯했다. 그리고 그 질타가 하나의 관심이 되기를 바라는 듯했다. 김형태의 청년에 대한 조언들의 모음이 『너 외롭구나』라는 제목으로 묶여 나온 것은 그런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전에 이미 네이버와 싸이월드에서 크게 히트친 김난도의 ‘슬럼프’란 글을 보면 “나는 ‘슬럼프’라는 말을 쓰지 않아. 왠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서……. 그냥 게으름 또는 나태라고 하지.”라는 식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비난이 이어지다가 “여전히 너는 너야. 조금 구겨졌다고 만 원이 천 원 되겠어? 자학하지 마.”라는 구절로 맺어진다. 오늘날의 청춘은 질타받기를 원하는데, 그것은 질타받는 것도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들의 질타가 쌩뚱맞으며 그 뒤엔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오히려 그들의 ‘자기’에겐 더 감당하기 힘든 문제일 수 있다. 


이런 실정에선 멘토가 청년들에게 멘토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지친 청년들이 어떤 종류의 조언들을 소비하기 원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들을 생산할 사람들을 바란다고까지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88만원 세대』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에 드러나는 시대인식조차도 청년들에게 이와 같은 조언을 ‘토해내 달라는’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석훈은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에서, 마치 ‘멘토’처럼 등장해서 오히려 청년들에게 ‘운동’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한편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의 엄기호는 청년층의 말하기를 이끌어내면서 오히려 기성세대에게 이 시대의 청춘에 대해서 ‘들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작업들이 가장 성공한 경우엔, 결국 청년들을 향한 ‘조언’은 사라지고 그들은 자신들이 던진 질문을 되돌려 받게 된다. 그리고 이는 지친 삶을 위안받기 위해 서가를 기웃기웃하는 대다수의 청년들이 원하는 바는 아니다. 


사회과학과 멘토링, 현실인식과 저자의 권위라는 두 개의 링이 있다. 이것은 한쪽이 진보적이고 다른 쪽이 보수적이라는 식으로 양자택일될 사안은 아니며, 양쪽 모두 (좌파든 우파든 간에) ‘개입’해야 할 하나의 영역이다. ‘20대 멘토’라는 영역에 묶이는 저자들은 이 두 개의 링에 개입하면서 어떻게든 답을 찾고자 한다. 특히 진보주의자들의 시각에서 지금까지 그 답들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김난도의 조언을 냉장고 앞에 붙여놓고 삶에 대한 주문을 외우는 어떤 청춘도, 우석훈이나 엄기호의 책을 읽고 위안을 받고 상처를 치유했다 말하는 어떤 청춘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다. 멘토는 추상적인 단언이 아니라 멘토링이란 활동에서 나올 것이니, 나는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이들의 시도가 지속되는 활동을 통해 업그레이드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계속 이들에게서 위안을 얻기를. 


213s

2011.09.02 04:54:02
*.140.58.209

솔직히 나는 김형태보다 진보적 가치에서 순수성을 추구하는 님같은 분이 더 히스테릭해보여요. 히스테리는 늘 완전한 논리를 가지길 원하지만 그건 가능할 수가 없죠. 먹고사니즘이 유효한 건 그 지점을 그래도 자기 세계관에 담아내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좌파들이 그걸 뚫고 나가려면 한윤형씨의 지적대로 한국 자본주의의 현실을 이야기해야 하기도 할 테고, 실존적 조건과 진보적 가치가 양립하기 위한 조건을 생각해야 하기도 하겠죠(그 말이 그 말이긴 한데). 그래서 이택광씨가 요즘 사르트르를 들먹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드는데

경계인간

2011.09.02 05:36:08
*.39.188.161

못사는 사람과 잘사는 사람 중에 누가 굳이 젊은이들의 손을 빌려려고 들 것이냐는 부분은 진보꼰대를 수구꼰대보다 약하다고 보고 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꼭 그렇지도 않아요. 유신세대나 그 이전의 세대가 가졌던 권력 중 상당부분이 이미 386세대에게 옮겨간 상태이고, 진보적 아저씨들은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구체제와 알력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지요. 물론 그들의 권력을 가지는 게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만, 지금 하신 말씀같은 경우는 그들이 과거 구체제에 대항하는 게릴라적인 투사였던 시대에 어울릴 법한 이야기인데요. 제가 보기에는 213s님이 이미 권력화되고 조직화된 그들을 과거의 (순수한?)재야투사들과 동급에 두고 보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분명히 진보꼰대들이 그렇게밖에 대화할 줄 모르는 건 사실인데 그거야 수구꼰대도 마찬가지고, 저로써는 굳이 수구꼰대는 못 참으면서 진보꼰대는 참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213s님이 진보적 아저씨들에게 좀 무리하게 도덕성의 장식을 둘러주고 있으신 게 아닌가 싶어요.

213s

2011.09.02 05:43:08
*.140.58.209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이 낫다는 말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양쪽 다 한심한 현실을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권력화된 걔네들 수준이 딱 그만큼인데 그게 대체 뭐가 문제가 되냐는 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걔네들이 밥을 먹고 있다고 님은 말하고 있는데, 걔네들이 잘 살고 있는 것 같습니까? 386들이 부동산 신경 쓰면서 자기들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요?

민주당이 한심하다고 해도 그게 한국 사회의 진보가 종합되는 방식이라면 별 수 없다는 거죠. 그만한 물적 토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거니까. 한윤형씨도 그렇고 대체로 래디컬한 사람들이 민주당을 까면서 그 이후로 나아갈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건 그냥 해야 할 작업이고 그들의 존재론이지 현실 일반하고는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죠. 그러니까 저는 진보꼰대를 참으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게 현실이니까 그걸 인정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하뉴녕

2011.09.02 05:45:25
*.118.61.148

213s님, 진보꼰대를 인정하니까 그들의 발화구조가 어째서 모순인지도 비판하고 말을 걸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님은 더 나아간 문제를 말씀하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나, 실상은 비판행위에 이미 전제되어 있는 것들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13s

2011.09.02 06:17:26
*.140.58.209

적절하신 지적입니다만 제가 보기에 그건 인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될 어떤 알력에 이끌리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 결과 그런 어중간한 위치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좀 애끓습니다.

하뉴녕

2011.09.02 06:31:40
*.118.61.148

당연히 그들을 현실의 조건으로 인정하는 것인데 213s은 그걸 넘어 제가 그 충고들 자체를 '즐기기를' 요구하시는 건가요? 대체 뭐가 어중간하다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사실 지금 제가 발화하는 위치는 실제로도 어중간합니다. 아무도 제가 하는 것과 같은 발화는 바라지 않으니까요. 그걸 저더러 뭘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213s

2011.09.02 16:53:52
*.140.58.209

저 처음부터 경계인간님을 향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윤형씨한테 아무것도 요구한 거 없어요

213s

2011.09.02 16:55:38
*.140.58.209

그리고 아무도 없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거 원합니다. 한윤형씨와 같은 사람이 존재하는 걸 원합니다. 님 제가 님 블로그에 댓글 달고 있다고 해서 님한테 이야기를 걸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경계인간님을 지적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갑자기 한윤형씨가 끼어드셔서 경계인간님을 옹호하셨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제가 그 둘을 향해 이야기하게 된 거죠. 이 상황 제가 만든 거 아닙니다

경계인간

2011.09.02 04:58:28
*.39.188.161

3. 그들의 그런 히스테리가 결국 그들 자신의 미성숙함 때문에 대화의 기술을 모르는 것이고, 제가 그들에게 열 받는 것은 그들에게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상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아주 명쾌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건 진보꼰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수구꼰대에게도 똑같이 해당될 이야기로군요. 그래서 213s님은 인식을 통해 그들보다 우위에 서서 그들에게 오히려 말을 걸 수 있지 않으냐, 즉 그들을 귀엽게 볼 수 있지 않으냐고 하십니다만.. 이건 불가능합니다.
제가 '그들이 밥 먹었다'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 그러면 그들이 무슨 특권이라도 누렸느냐고 하셨는데, 사실 누렸죠. 386들에게는 직장이 있고, 집이 있고, 가족이 있어요. 그리고 자신들의 집값을 올리기 위해 청년들의 집을 빼앗고, 자신들의 직장을 지키기 위해 청년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몰고, 그 결과로써 자신들의 가족을 부양하면서 청년들이 가족을 가질 기회까지 빼앗고 있지요. 세대 단위로 봐도 그렇고, 진보꼰대들의 특권이라는 것이 '그들의 리그 내에서만'기능한다고 하셨습니다만.. 지금의 청년은 사실 그 만큼의 영역도 가지기 힘들어요. 김형태나, 기타등등 그 시절의 소위 비주류 예술가들은 풍족한 사회적 자원 덕에 비주류이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는데. 결국 그들이 그 비주류 영역에서 권력을 획득하자마자 한 게 뭐죠? 자기들이 타고 올라온 그 사다리를 걷어찬 거 아니었나요? 물론, 그 사다리 걷어차기가 전적으로 그들의 책임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들 역시 분명 일조했지요. 물론 수구꼰대의 세대들 역시 청년들의 삶을 담보로 부당이득을 누리고 있습니다만, 그 수구특권계급의 적이라고 해서 386등등이 특권을 누린 바가 없는 건 아니죠.

213s

2011.09.02 05:07:36
*.140.58.209

그 지점은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걔네들이 그런 짓거리를 한 건 저도 좀 좆같다고 생각해요(할 수만 있다면 저도 그런 인간들 앞에서 한 마디 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건 걔네들이 그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인간이기 때문이지 진보적 가치가 걔네들에게 별로 좋은 영향을 심어주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이야기가 좀 어긋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실까봐 하는 말인데, 그 진보적 가치와 그들을 떼어내서 생각하는 건 그들을 통해 진보적 가치가 구현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될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윤형씨가 '그게 쉬운 일이 될 것 같진 않다'고 말한 거죠. 근데 나는 그 쉬운 일이 아닌 일을 시도하는 것 말고는 별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걔네들이 온갖 더러운 짓거리를 했다고 해도 그들이 실제로 진보적 가치와 연결된 인간들이라는 사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 현실을 인정하는 지점에서 출발하는 게 타당하지 않냐고 말할 수 있는 거구요. 걔네들을 이해해주라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몸에 붙어 있는 진보적 가치를 활성화시키려면 그들의 몸에 붙어 있는 그 더럽고 천박한 측면을 '귀여움'이라는 괄호 안에 넣어버릴 필요가 있다는 거죠

213s

2011.09.02 05:16:17
*.140.58.209

그리고 솔직히 386들이 저지른 짓거리가 아무리 더러워도 386이 아닌 꼰대들보다는 덜하죠-ㅅ- 그냥 뇌물 주고받은 양 정도만 추산해봐도 어느 쪽이 더 한지는 견적이 나올 겁니다. 그건 그만큼 진보적 가치가 걔네들에게 그와 같은 영향을 끼친 결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이건 걔네들이 먹고 있는 밥이 뭐냐는 이야기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덧붙여서 걔네들이 그러고 있는 건 걔네들한테 돌릴 문제가 아니죠. 님 말대로 풍족한 사회적 자원 덕분에 살아남은 비주류 예술가에 불과하니까 말입니다, 그런 주제를 인정하기 싫어하면서 자기가 받았던 고통을 보상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건 저도 잘 압니다. 저도 그래서 그 인간 싫어하구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그 김형태류의 한심함을 그들 자신의 잘못만으로 돌리고나면 거기서 걔네들이 그래도 자기들의 존재기반으로 삼은 진보적 가치는 쏙 빠져버려요. 목욕물을 버리려다가 아이까지 버리게 된단 말입니다

경계인간

2011.09.02 05:10:09
*.39.188.161

그래서 사실, 그들이 현실적으로 우리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보다 우월한 인식을 가진다는 건 거의 의미가 없어요. 우리가 그들의 모순이나 약점을 귀엽게 여기면서 손을 내민다고 해도, 그들은 그 손을 구걸하려고 내민 손이라고 여길 겁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더 큰 힘과 더 많은 재화를 가지고 있으니까요.(마침 한윤형씨 블로그니까 하는 말이지만, 수십년간 이루어졌던 '야권연대'와 '비판적 지지'의 끝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좌파정당 지지자를 어떻게 대하던가요?) 연대도 좋고, 대화도 좋고, 솔직히 그들과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는 것도 사실이긴 한데, 정신승리는 곤란하죠. 나를 언제든지 때려눕힐 수 있는 상대에를 보면서 내가 더 우월하다고 혼잣말 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요?

213s

2011.09.02 05:18:12
*.140.58.209

경계인간님도 그렇고 한윤형씨도 그렇고 제가 왜 소통을 전제하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이 현실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지 그들과 직접적으로 소통을 하는 방법이 아니에요. 그와 같은 인식은 그 자체만으로 현실과 다르게 관계를 맺게 만들고, 그래서 제가 이런 것들을 굳이 이야기를 하는 건데

213s

2011.09.02 05:24:27
*.140.58.209

그걸 귀여움이라는 괄호 안에 넣어서 진보적 가치의 중요함은 빼내고 그걸 삶을 이끌어가는 힘으로 삼을 수 있다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진보 세력 일부에게 가지는 환멸이 고통으로 전환하지 않기 위한 방어막을 형성하는 방법으로써의 인식론적 전환입니다.

213s

2011.09.02 05:25:26
*.140.58.209

그렇게 해서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거죠. 나는 사람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충고는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계인간

2011.09.02 05:15:04
*.39.188.161

그리고 이건 좀 사소한 문제인데, 이문열에 비해 김형태는 채무불이행 선언은 하지 않았느냐.. 라는 건 좀 오해입니다. 너, 외롭구나를 채무불이행 선언이라고 부른 건 제가 그걸 읽고 그렇게 해석했다는 거지 김형태 자신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건 아니에요. 또 김형태와 이문열을 비교하게 되는데, 이문열의 '선택'이나 '아가'에서 가부장제의 빚을 여성이 떠맡는 것이 도리라고 선포한 것과 똑같은 어조로 김형태는 386의 부채를 젊은이가 떠맡는 것이 열정이라고 선언하고 있어요. 그래서 누누히 말씀드렸지만, 그 지점에서 그 둘의 행동원칙은 똑같다는 겁니다.

213s

2011.09.02 05:27:03
*.140.58.209

이문열도 채무불이행 선언을 하긴 했는데 그건 여성 일반을 향해 한 거네요. 젊은이에게 한 게 아니라. 확실히 사소하긴 한데, 젊은 사람들을 향해 자기의 유약함을 대놓고 어필한 건 김형태지 이문열은 아니죠 ㅋㅋ

하뉴녕

2011.09.02 05:40:25
*.118.61.148

음 글쎄, 저는 213s님이 이 논의를 통해 밝히고 주장하려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가 분명하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1. 소통이 문제가 아니라 현실인식이라 말씀하셨는데, 현실인식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글우글한 것이 현대사회이고 그러한 환경에서 진보파들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본문의 문제의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우리들이 현실인식을 왜 해야 하는지부터 문제삼아야 하는데 너희들이 현실인식을 하려면 386세대의 조건도 헤아려야지, 라고 말을 하니 논점선취의 오류를 범한 상태에서 말이 빙빙 돌 수 밖에 없지요. 그리고 사실은 386선배들과 청년들의 소통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청년들에게 "현실인식 좀 해라 이것들아!!" 라고 말하는 그 이들이 말하는 현실이 청년들이 접하고 있는 현실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213s님은 일단은 이 지점에 별로 동의하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경계인간 님이나 제가 어떤 종류의 충고를 의미없다고 보고 있는 반면 213s님은 그것들이 충분히 의미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견해의 가장 큰 차이는 거기서 발생하는 것이니,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어지러운 논의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2. 저는 386세대의 사고방식에도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고 제 부모님 세대인 전후세대의 사고방식에도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어요. 뭐가 더 우월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어떤 지향을 얘기하려면 가치판단이 개입해야 하는데, 당연히 제가 바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386세대의 사고방식에 개입하여 그들과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그런데 그건 제가 처한 정치적인 조건일 뿐이고, 그게 그들이 전후세대보다 더 우월하다는 결론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에요. 저와 경계인간 님은 그 부분을 구별하고 있는 것 같은데, 213s님은 그 구분을 구별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213s님은 386세대의 사고방식이 그들의 현실적 조건에서 성립한 만큼 그것을 이해한 견지에서 소통을 해야 한다고 보고 계시는 것 같은데, 사실 그것은 제가 386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그들의 현실적 조건에서 성립한 사고방식을 이해하려는 노력없이 자신의 선배세대들을 수구 꼴통으로 몰아붙인 것이 386들의 발화방식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들은 어려서부터 이 사회에 자신들의 선배세대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굴었고, 이제는 자신들만이 청춘의 가치를 붙들고 있다고 자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것도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에요. 다만 그게 이해가 간다면 전후세대가 한나라당 성향의 생각을 가지게 된 데에도 충분한 현실적 조건들이 있었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213s님은 뭔가 타인의 정신분석을 시도하고 계신듯 한데 그런 일을 한다면 본인은 왜 386세대와 전후세대를 동렬에 놓는 분석에 발끈하는가에 대해서도 자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 저는 해야 할 말을 할 뿐 무슨 386세대를 몰아내야 한다는 포지션을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그런데 저보다는 386세대들을 '걔네들'이라고 가볍게 칭하고 분석하는 213s님의 태도가 그들을 훨씬 더 무시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저는 그 세대와 대화도 많이 해봤고 그들을 청중으로 둔 강연에서 그들 세대의 심리를 분석하며 동의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정신분석 담론 전공이라 말씀하셨는데 한국에서 그걸 어떻게 전공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신분석 텍스트들을 잘 숙지하고 있다고 해서 분석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현실문제에 대한 이해와 판단이 선행해야 하니까요. 저에게는 213s님의 생각보다는 강용석의 성희롱조차도 그들이 청년세대와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느냐는 경계인간 님의 생각이 훨씬 더 그럴듯한 분석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 정신분석 담론을 붙일 수 있으면 꽤 재미있는 분석이 나오겠네요. 저는 요즘 정신분석 텍스트들을 잘 읽지 않아서 스스로 그걸 할 수는 없습니다만.

213s

2011.09.02 06:04:23
*.140.58.209

123으로 나눠서 이야기하는 게 좀 어색하긴 한데 그렇게 말하셔서 저도 딱 그에 맞춰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1. 저는 걔네들의 충고가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그게 내용적인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 그런 충고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걸 의미가 있다고 말한 겁니다. 저는 위에서 꽤 어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별로 거기서 충고가 잘 되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 이야기를 좋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걔네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전체를 무시하려고 하고 있는 건(한윤형씨가 386세대하고 대화를 많이 해봤다고 하셔서 하는 말인데) 오히려 그와 같은 쪽이 아닌가 해서 하는 말입니다. 제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그래도 거기에 말이 있다는 거고, 그 말이 한윤형씨의 말대로 인식론적 총체화를 전제한 말이 있다는 겁니다. 현실인식을 왜 해야 하는지는 아직 댓글을 안 읽어보셔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아랫부분에 그게 도움이 되는 이유를 짧게 정리해놨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윤형씨가 그쪽을 더 옹호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틀렸었나봅니다.

2. 전후세대와 386세대를 동렬에 놓는 분석에 발끈하는지에 대해 자문하라는 질문은 한윤형씨가 제 댓글을 별로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걸로 보여서 좀 슬픈데요. 전 그게 다를 수 있는 게 걔네들이 세대라서 다른 게 아니라 진보라는 개념이 386세대를 통해 구현되고 있는 현실이 엄연히 있음에도 그걸 등치시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저 위에서 꽤 여러번 했습니다. 한윤형씨는 정신분석을 들먹이는 저보다도 인간과 시대의 관계를 인간중심적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으신데, 저한테 정신분석 비평한다고 충고하실 그런 입장은 아니신 것 같습니다.

이게 부족할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386을 인격성으로 생각하고 그들이 실현해내고 있는 관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 건 그 관념이 뭐건 간에 그들이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으니까 그건 등치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님에 대해 나는 그 관념이 다르니까 그건 등치시킬 수 없는 거라고 반대하고 있는 겁니다. 하긴 한윤형씨는 이전에 박정희가 그나마 좋은 독재자였다고 굳이 이야기를 하시는 점에서 한국식 인본주의에 너무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들긴 하는데, 님은 인간을 관념이 실현되는 매개로 취급하는 헤겔좌파적 사고방식을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네요. 차라리 정신분석을 들먹이는대신 헤겔을 들먹일 걸 그랬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이건 3에 대한 대답도 될 것 같네요.

그래도 굳이 3을 쓰자면

3. 한국에서 어떻게 정신분석을 전공할 수 있는지 저도 참 궁금한데, 뭘 기준으로 제가 한국에서 그러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이야 한국에 있지만 제가 어디에 있다 왔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만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요 몇 년간 좀 적은 것만큼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뉴녕

2011.09.02 06:28:39
*.118.61.148

1. 두 가지 층위가 있는데요. "그런 충고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걸 의미가 있다고 말한" 층위에서라면 전후세대가 청년세대에게 하는 충고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 충고들도 내용과 상관없이 그것들이 튀어나오게 된 어떤 현실적인 맥락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할테니까요. 그렇지요? 경계인간 님이 (그 내용 자체에 동의할리가 없는) 강용석의 성추행까지 청년세대와의 소통의 시도로 언급하신 건 그래서인데 이 부분에 대한 논점구분이 잘 안 되시는 것 같습니다. 전 제 자신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전후세대의 충고든 386세대의 충고든 그것들이 어떤 경험과 (님이 말하는 바) '인식론적 총체화'에서 연유하는지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고 느낍니다. 실제로 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도 있지요. 다만 그건 저처럼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나 동의하는 거고 정치에 대한 관심 자체를 우습게 여기는 냉소적 주체에게 그런 충고를 하는 건 좀 상황에 안 맞는 것 같다고 위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이 내용 자체는 이 덧글들이 달린 제 본문의 큰 주제의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것과 다른 층위로 가려면 당연히 내용을 살펴야 하는 건데, 내용 얘기를 하는 건 아니라고 거듭 말씀하시니 그럼 대체 전후세대와 386세대를 차등대우해야 한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내용적 측면에서 본다면 저는 당연히 전후세대와는 386세대와 공유하는 지점이 더 많습니다. 물론 비판하는 부분도 많지만요. 그리고 이 경우라도, 총체적인 세계인식에서 그들과 공유하는 것이 많다는 것과 그들이 청춘에게 건네는 충고에 동의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2. 여기서 다음 논제로 넘어가게 되는데, 저는 거듭 청춘들에게 건네는 충고의 내용과 수준은 보수담론이든 진보담론이든 비슷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님이 이 주장에 대해 반박하려면 이걸 내용적 측면에서 반박해야 합니다만, 님은 계속 내용적 측면이 아닌 다른 차원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차원을 얘기할 때는 386세대고 전후세대고 청년세대고 구별할 기준이 없다는 것이 아마도 저와 경계인간 님이 하는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님의 댓글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타박하기 전에 제발 좀 댓글을 정돈해서 쓰기 바랍니다.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해보시면 알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한번에 정돈해서 긴 글을 올리는 게 아니라(티스토리 덧글에는 분량제한이 없으니 참조바랍니다.) 뭔가 생각날 때마다 띄엄띄엄 댓글을 달면 보는 사람들은 얘기의 주제와 내용을 파악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님은 뭔가 진보의 개념과 386담론의 연관관계에 대해 말씀하시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습니다. 제가 그들을 인격적으로 등치하고 있다는 것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박정희를 그나마 좋은 독재자였다고 언급한 건 (이건 정확한 요약도 아닙니다만) 인본주의나 시대문제를 인격성으로 치환하려는 태도에서 나온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그에게 끌리는 현실적 조건들을 면밀하게 규명해 보자는 차원에서 나온 발화였습니다. 그리고 정신분석 담론을 공부하셨다면, 박정희에 대해 뭔가 다른 시각을 말할 때 무조건 수구세력의 프레임에 함몰된 것으로 치부하고 귀를 닫아버리는 386세대의 조로아스터교적 선악이분법 판타지에 대해서도 비평을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애먼 사람을 한국형 인본주의자로 몰고 가지 마시고요. 헤겔을 얘기하든 라캉을 얘기하든 제대로 된 얘기를 하면 됩니다.


3. 이어지는 얘긴데 굳이 3을 구별하자면, '방법론'에 대해 공부했다고 하여 그 방법론을 활용한 현실비평에 통달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였습니다. 법을 공부하고 거리에 나오면 사람들의 하소연을 듣고 자초지종을 조사하기도 전에 누가 무슨 법에 위배되는지 알 수 있다는 식의 무협지 판타지를 믿으시는 분이 아니라면, 이 말에 원론적으로는 누구나 다 동의하리라 믿습니다. 어디서 공부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다소 사적인 것이었는데 어쨌든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뉴녕

2011.09.02 06:24:18
*.118.61.148

음 그리고 이건 미리부터 물어봤어야 하는 건데...213s님은 김형태의 글을 읽어보셨나요?

213s

2011.09.02 15:12:26
*.140.58.209

한윤형씨는 처음부터 제가 하고 싶은 말의 핵심적인 부분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는데 그걸 일부러 안 보는 건지 못 보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글을 못 써서 그런 거라면 저도 참 그런 수준의 문제라면 좋겠습니다만.

제가 386을 우선시하는 건 그게 그들이 관념적으로 한국사회라는 추상공간 안에서 진보의 개념이 구현된 한 양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그게 한국 사회의 현실이고, 그렇다면 거기가 로두스라는 거죠. 그러니까 알아서 잘하고 계신 분이 왜 제가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이런 식으로 반박을 하고 계신지 저로써는 잘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김형태님의 글 읽어봤습니다. 병신 같아서 보다가 토할 뻔했습니다

213s

2011.09.02 15:26:21
*.140.58.209

제 생각에 한윤형씨는 한국사회에서 존재해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한국사회를 향해 발화하는 주체와 별로 대화를 한 경험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걸 기존에 가진 프레임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반박하던 프레임을 이용해 공격을 하고 계신게 아닌가 하는데. 저는 님이 하는 말 죄다 동의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고,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냥 제가 이야기하고 있는 건 타자의 입장에서 한국사회의 현실이 어떤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거고, 정신분석이니 헤겔이니 하는 건 그냥 그 현실을 이야기하려고 끄집어낸 도구일 뿐입니다.

제가 좀 오해의 여지가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솔직히 좀 답답하네요. 귀찮아서 이쯤하렵니다. 더 말하자니 내가 어떤 입장인지 설명하다가 시간 다 갈 것 같은데, 고작 블로그 댓글로 그런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 김형태류의 꼰대를 건드리는 짜증나는 이야기 자꾸 하니까 나도 짜증납니다.

미안합니다 언젠가 제가 쓴 책이 한국에 번역이라도 되면 그때 제가 앞부분에 한윤형씨를 꼭 언급할테니 그때 이런 인간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봅니다

213s

2011.09.02 15:47:21
*.140.58.209

간다고 해놓고 또 한 마디 해서 죄송합니다. 전에 애독자라는 닉네임으로 한윤형씨 팬카페 만들자고 했다고 한 사람이 접니다. 아이피 보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한국 사회에 머무른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도 이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건 한윤형씨의 블로그와 같은 공간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저 1000개가 넘는 포스트의 대부분을 읽어봤을 겁니다. 책도 전부 사서 읽어봤구요. 박정희에 대해 그런 생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야기하고 있는 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님은 한국사회에 살아가는 사람의 입장으로써 이 나라 사람들과 깊게 관계를 맺고 있고 그만큼 님의 시선이 굴절될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으니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저도 계속해서 님의 텍스트를 참고하면서 한국 사회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블로그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것도 젊으신 분이 이렇게까지 잘하고 계시니까 그게 저는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세요.

경계인간

2011.09.02 16:18:42
*.39.188.161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제 입장을 좀 정리해야겠다 싶은데, 일단 213s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건지는 알 것 같군요. 제가 읽기에는 그래도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는 더 낫지 않으냐, 386들이 그 이전세대보다는 낫지 않으냐, 그러니 그들 편을 들어 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시는 걸로 보이는데, 글쎄요.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에게 분명히 그렇게 여겨지는 부분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386과 진보꼰대의 대화 방식을 비판할 필요를 느낀다고 말이죠. 하시고 싶은 말씀이 '손학규는 별로지만 그래도 박근혜는 막아야죠'수준이 반 수구 연대론이라면 새삼스럽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제 주변의 꼬꼬마들이 수 없이 늘어놓은 이야기고, 저 자신도 한때 '정동영/문국현은 별로지만 그래도 이명박은 막아야지' 라는 형태로 하던 이야기니까요.

그리고 386들이 한국 사회 내에서 진보적 개념이 구현된 양태 중 하나라고 하시는데, 진보는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에요. 진보적인 청년 역시 한국 사회 내에서 진보적 개념이 구현된 형태 중 하납니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386들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들을 부정하면 진보적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들의 역겨운 행위에 귀여움이라는 포장을 하지 않더라도 진보적 가치는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요.
제가 보기에 지금 213s님은 386꼰대들에 대한 비판을 곧 한국 진보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있으십니다. 그리고, 그들이 곧 진보의 상징이므로 어떠한 형태로도 수구와 동일시 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안 그런가요? 386세대의 어떤 특성이 그들과 우리의 공적인 전후-유신세대의 특성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사람에게, '그래도 386은 진보적인 면이 있으니까 수구세대와 절대로 등치될 수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시는 게 213s님의 말씀이셨지요. 결국 이건 386과 진보꼰대들을 사회의 다른 집단과 비교하는 것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이시고, 그건 곧 진보 아저씨 집단에게 결코 침해받을 수 없는 사회적 입지를 부여하자는 말씀이 될 수 밖에 없어요.

213s

2011.09.02 16:28:51
*.140.58.209

이거 또 댓글 달게 만드시는군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게 현실 정치로 나타나는 양태가 그렇다는 것이지 진보가 그들의 전유물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한국의 그 진보의 가치를 더 잘 전유하는 이들이 진보신당 만들었다가 망한 경험 아시면서 그런 이야기 잘도 하시네요^^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이 낫다는 이야기는 그런 뜻으로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정치가 그런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건, 그게 한국사회의 수준 전체가 그런 방식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게 당연한 현실인데 그걸 인정하기 싫다고 뻣대고 있는 건 대체 누구죠?

경계인간

2011.09.02 16:33:52
*.39.188.161

차라리 386들이 사회 비주류의 저항자이던 시대에 대해 하신 말씀이라면 좀 이해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213s님이 애써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것과는 달리 현재의 386 진보아저씨들은 사회 주류의 한 축으로써 나름의 영역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들이 현실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배제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 그들의 말 만으로 그들을 판단하자고 말씀하실 수 있나요?

계속 예로 든 게 김형태인데, 사실 김형태는 처음 등장했을 때 부터 반꼰대주의를 자신의 근거로 삼고 있던 양반이었죠. 그런데 정작 그 사람에게 일정한 사회적 지분이 돌아가고 나니까, 그 지분을 이용해서 김형태씨는 꼰대질을 시작했단 말이죠. 김형태에게 권력이 없었던 때 김형태는 반 꼰대주의자였지만, 권력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꼰대가 되어버렸는데, 그건 결국 김형태에게 반꼰대주의란 권력 투쟁을 위한 무기일 뿐, 자기 자신의 행동원칙은 아니었다는 의미 아닌가요?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꼰대주의는 지지할 만한 것이고, 그 주장은 가치있는 것이겠지만 그 주장을 한 김형태를 곧 반꼰대주의의 화신으로 보는 건 정말 엽기죠. 애초부터 213s님은 386들에게 턱없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386에 대한 공격을 곧 진보적 가치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하시는 걸로 보여요.

213s

2011.09.02 16:41:42
*.140.58.209

386이 권력을 잡고 있다는 건 한국사회가 그걸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수는 없으신지 모르겠네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원하는 진보의 수준을 재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하려고 했던 거지 그들을 방어하려고 했던 게 아니에요. 꼰대 싫어한다고 분명히 몇 번을 말했는데 걔네들을 제가 방어해주려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잘도 될 수 있네요. 저는 님이 생각하는 그런 인간이 아니랍니다. 이제까지 봐온 적이 없다고 해서 제가 했던 이야기에는 전혀 주의도 안 기울이고 님은 그냥 이제까지 쌓아온 원한을 제가 그걸 인정하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그걸 전문용어로 '상처를 입힌다'고 합니다.

그렇겠죠 뭐 눈에는 뭐만 보이니까. 님은 제가 뭔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할 말 다 했으니까 그냥 제가 한 말 훑어보던가 더 이상 그럴 생각 없으면 그냥 멋대로 생각하세요.

경계인간

2011.09.02 18:26:41
*.32.123.174

현실정치의 차원에서 이야기 한다고 하셨는데, 현실적 차원에서 제가(또는 제 세대가) 그들을 인정할 수 있고, 인정하기 위해서 비판이 필요하며, 아예 인정하기 힘든 상대(예를 들어 한나라당 찍는 전후-유신세대 아저씨들)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필요성도 없다는 말씀을 이미 드렸는데도 굳이 제 주장을 그들에 대한 비타협성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인정하기 싫다고 뻗댄다고 곡해하시는 이유를 잘 모르겠군요. 물론 386이 권력을 얻고 있는 것은 한국 사회가 그들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거 잘 알고, 그들이 일정부분 소위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안 그렇다고 한 적 없어요. 다만,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각각의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서 비판이 불가능 한 건 아니고, 그러한 맥락에서 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일단 이걸 좀 묻고 싶은데, 그런 386 진보주의자들을 비판하는 것이 '그들이 존재기반으로 삼은' 진보적 가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하신 분이 213s님 아니신가요? 213s님은 자신이 그들과 소통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런 현실을 인정하라고 하시는 것 뿐이라고 하시는데, 원래 비판이란 현실을 인정하기 위해 하는 거라고 봅니다. 인정할 영역이 있어서 인정하고, 비판할 영역이 있어서 비판하겠다고 하는데, 수구곤대가 더 나쁜데 왜 덜 나쁜 진보꼰대를 비판하고 잇느냐는 말씀은 '미국도 나쁜 짓 하는데 왜 북한을 비판하고 있느냐' 민노당 NL들의 주장과 다를 바 없군요. 초에, 진보꼰대가 가진 가치가 수구꼰대와는 다르므로 그 둘을 비교하고 유사점을 지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하신 분이 213s님 아니십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로써는 213s님이 386들을 옹호하고 있다, 그들에 대한 비판을 재비판하는 게 아니라 비판 자체를 하지 말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현실 정치에 비유한다면, 진보신당이 민노당이나, 국참당이나, 민주당을 인정하건,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하건, 연대를 하건 다 좋습니다. 그런데, 지금 213s님이 하시는 이야기는 '그런 당들이 진보신당보다 더 큰 사회적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그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수준이 아니에요. 진보신당보고 왜 민노당과 갈라섰느냐, 좌파정당은 민주당에 들어가서 민주당 내의 좌파그룹을 이루지 왜 독립정당을 세우려고 하느냐고 시비거는 수준입니다. 386이 한국 진보담론의 주류이니 그들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곧 현실적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원리주의적 행태라고 말씀하시는 게 213s님의 주장이잖아요? 전부터 계속 여쭤보고 있는데, 대체 언제 제가 386들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했나요?

결국 213s님은 처음에는 '수구꼰대들에게 세뇌당한 멍청한 청년', 다음에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진보 원리주의자'라는 허수아비를 하나 세워두고 그걸 치고 계신 겁니다. 213s님이 제 주장이라고 비판하시는 것들은 대부분 그 허수아비가 한 주장이지 제가 한 주장이 아니에요. 이런 상황이니, '저는 님이 생각하는 그런 인간이 아니고, 님은 제 이야기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고, 그냥 지금까지 쌓아 온 원한을 저에게 풀고 계실 뿐'이라는 소리는 제가 해야겠네요. 저는 그들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한 적이 없고, 그저 그들의 어떤 행동이 그들도 적으로 삼고있는 수구꼰대의 행태와 닮아있으니 그 부분을 비판하겠다고 하는 것 뿐인데 그걸 부득부득 '386의 사회적 공헌을 전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저는 지금 213s님이 꼰대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 그 이유는 님이 꼰대를 옹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213s님이 뭔가를 이야기하는 방법 자체가 꼰대스러워서 그런거죠. 주류를 비판하는 것은 곧 이적행위이고, 비판적인 소수의견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게 바로 한국적 꼰대질 아닌가요? 그리고, 자기 주장, 자기가 이야기하는 '대세'를 거스르는 사람이 나오면 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뭘 몰라서, 네가 현실을 인식하지 못해서'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폄하하는 것이 바로 꼰대질의 본질이죠. 213s님이 나도 꼰대들을 싫어한다고 하신다면, 지금 하고 계신 일은 일종의 메타꼰대질이겠군요.

213s

2011.09.02 18:36:36
*.140.58.209

허공에 스파링하고 계시는데, 님이 그냥 이론적 지식이 부족해서 제가 하는 이야기를 모르는 것뿐입니다. 그냥 그런줄 아세요. 위에서 헤겔좌파 이야기를 들먹였으면 뭔 이야기 하는지 알법도 한데 그걸 모르는 거 보니 이건 뭐.

한윤형씨도 제가 쓴 글보고 '님이 뭔 이야기를 하는 줄 모르겠다'라고 했는데, 그게 님들이 그런 사고방식을 몰라서 그래요. 그게 딱 님들의 한계입니다. 솔직히 그것 때문에 님들의 삶이 그 수준인 거라고 말하고 싶긴 한데, 그냥 이쯤하겠습니다

경계인간

2011.09.02 18:41:08
*.32.123.174

213s님이 이 이야기를 또 보러 오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답하셔야 할 문제는 이것들입니다.

1. 경계인간은 대체 언제 어디서 386꼰대들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했는가?
2. 왜 진보적 아저씨들이 가진 특성 중 일부를 비판하는 것이 곧 그들 전부를 부정하는 것이 되는가?

개인적인 감상을 한 마디 첨언한다면, 이 문제에 대해 비슷한 소리를 하던 경계인간과 한윤형에게, 똑같이 '니들이 내 말을 못 알아 듣는거'라고 주장하시면서도, 나름 유명한 블로그 주인장 한윤형에게는 한윤형에게는 '저는 님의 텍스트를 좋아하고, 이런 블로그가 있어서 너무 좋고, 젊은 분이 이렇게까지 잘하시니 너무 좋다. 앞으로도 건필하시라'고 논쟁 뒷수습을 하시면서도 듣보잡 경계인간에게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 넌 내가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지'라고 비하적 표현을 퍼붓고 가시는 거야말로 213s님이 가진 꼰대성의 증거라고 봅니다. 원래 우리의 꼰대들이 사람 등수매기기 좋아하잖아요? 안 유명한 놈은 안 무서우니까 감정 상하는 거 안 무섭다 이거죠. ㅎㅎ 뭐 그래요, 저 무능한 인간이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213s

2011.09.02 18:45:41
*.140.58.209

한윤형씨도 똑같이 깠습니다. 그래서 '님들의 삶이 그 수준'이라고 했죠

그냥 보고 싶은대로 보시는데, 꼰대라기보다는 무슨 짓을 해도 안 넘어가는 미녀에 가깝지 않나요?^^ 안 유명하니까 상관 없다구요? 난 그냥 한윤형씨가 이런 작업을 한 걸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뿐이에요 등수매기고 그런 게 아니라. 님도 한윤형씨가 하는 것과 똑같은 작업하고 블로그질이라도 열심히 하면 똑같이 인정하겠죠. 님이야말로 사람 판별하는 눈이 그래서 어쩌겠습니까. 좋은 여자 만나기 힘들 거예요ㅋㅋ 진짜 호의로 하는 충고도 못 받아들이면 뭐 그냥 아무것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것밖에 더 되나 뭐

경계인간

2011.09.02 18:46:59
*.32.123.174

허수아비 치고 계시는데, 그건 님이 그냥 꼰대라서 꼰대스러운 말씀들을 하고 있으신 거니 그냥 그런 줄 알겠습니다. 나는 니들이 모르는 뭔가 대단한 걸 알고있고, 니들은 그걸 몰라서 내가 하는 이야기를 못 알아듣는다, 그게 딱 니들의 한계고, 그것 때문에 니들의 삶이 그 수준인 거라는 이야기는 이문열, 지만원, 조갑제가 항상 써먹는 무기죠. 꼰대들의 보검입니다. ㅎㅎ 그러면서 자긴 꼰대를 비판하는 중이라고 하시니, ㅎㅎ

213s

2011.09.02 18:50:25
*.140.58.209

그냥 꼰대를 정의부터 해보세요. 뭐가 꼰대고 뭐가 꼰대성이죠? 꼰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뭐구요? 그리고 내가 꼰대적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죠. 타자의 입장에서 동일자들을 향해 말하니까 그게 꼰대적으로 보여도 말이죠. 미수다에서 걔네들이 한국사회를 향해 뭐라고 할 때 그걸 불쾌하게 느끼는 거하고 똑같이.

그리고 진짜 꼰대는 나처럼 이렇게 일일이 상대를 인정하면서 이야기 안 해요. 그거 보면 모르겠어요? 님을 상처주는 말을 했다고 그게 다 꼰대같아요? 모르긴 몰라도 나 님보다 어리거나 비슷한 나이일걸요. 그런 내가 꼰대흉내를 내려고해봤자 얼마나 될지 나도 참 궁금하네요

경계인간

2011.09.02 18:55:19
*.32.123.174

재미있네요. 대답하라고 한 두 가지는 무시하고, 개인적인 감상이라고 뿌려둔 떡밥만 건드리시는 게. ㅎㅎㅎ 아주 좋아요. 계속 스스로 꼰대인증을 하고 계십니다. 남이 하는 질문에는 대답 안 하고, 상관 없는 남의 인생걱정부터 하시고, 자기는 호의로 하는 충고인데 니들이 멍청해서 안 받아들이는 거라고 둘러대시는거, 김형태가 항상 하는 짓이죠.

그리고 꼰대가 뭔지 정의부터 하라시는데, 좀 웃깁니다. 그 이야기를 꺼내고 싶으셨으면 처음에 하셨어야지, 이야기 실컷 하다가 왜 지금 그걸 꺼내드십니까? 본인도 꼰대라는 표현을 안 쓴거 아니잖아요? 그런데 하나는 알겠네요. 213s님은 지금까지 자기가 하셨던 게 상대를 인정한 대화라고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남의 말 안 듣고 혼자 자기 하고 싶은 말 떠들다가 상대한테 안 먹히니까 니들이 멍청해서 그렇다고 정신승리하고 계시는 겁니다만. ㅎㅎ

이게 바로 꼰대성입니다. 남의 말 안 듣고 자기 하고싶은 말만 떠들면서 자기가 엄청나게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거요.

213s

2011.09.02 18:58:07
*.140.58.209

님이 이제까지 제가 했던 이야기 죄다 무시하길래 똑같이 한 것 뿐입니다. 그걸 꼰대로 취급하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세요. 제가 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프레임 적용해서 반복하더니(심지어 물어보지도 않고),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그게 꼰대적인 거라구요? 자기 잘못을 모르는 님은 그냥 수준 낮은 애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 이야기를 하는 모든 사람을 꼰대 취급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그게 님한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는데

213s

2011.09.02 19:01:08
*.140.58.209

그리고 난 내가 똑똑하고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난 그냥 한국에 사는 한국인하고 다른 사람이고, 그걸 어필하고 싶어서 '니들 삶이 그정도밖에 안 될 거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내가 일본에서 살 때는 훨씬 행복하고 말이 잘 통했는데, 여기는 그런 게 별로 없어서 진짜 짜증나요 솔직히. 그래서 그냥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데, 이런 신상 이야기까지 해서라도 난 님한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해야겠네요. 님은 그냥 내가 이제까지 봐온 시덥잖은 평균적인 한국의 20대들하고 다를 게 없는 그냥 그저 그런 인간이에요. 그걸 지적하는 게 꼰대에요? 그런 거라면 나 그냥 꼰대할게요 그런 게 꼰대라면

경계인간

2011.09.02 19:16:35
*.32.123.174

자기가 했던 이야기가 지금까지 무시당했다고 하시는데, 누가 무시했죠? 213s님이 쓰신 리플 다 읽고, 그 내용에서 지금까지 제가 한 이야기를 '386들이 사회적으로 하는 역할을 전반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계시다는 걸 파악하고, 그렇지 않다고 반론하고, 그렇다고 보실 거라면 어느 부분에서 그런 오해가 발생했는지 좀 설명해 달라고까지 말씀드렸는데요? 오히려 213s님이야말로 '그러니까 니들은 386 진보아저씨들을 무조건 부정하는 거'라는 말씀만 반복하셨지요. 그게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는데도.

따라서, '자기 말이 무조건 옳으므로 타인이 자기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것은 곧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꼰대성 인증 3번.
덤으로, 지금 이 이야기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님의 개인 신상 이야기를 꺼낸다는 점에서 꼰대성 인증 4번.(ex: 우리 아들이 고대 다니는 데 내가 거짓말 하겠느냐?) 님이 한국에 살건 외국에 살건 그게 무슨 상관인데요? 213s님이 하신 이야기중에 대체 어느 부분에서 자기가 외국 산다는 이야기가 필요한거죠? 저 별로 시덥잖은 한국 20대 맞아요. 한국 사람들도 그거 잘 알던데 님이 외국 사는 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죠? 그걸 지적하는 게 꼰대가 아니라, 그걸 지적하면서 자기가 외국 사는 사람이라고 말하면 뭔가 권위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는 게 꼰대라는 거죠. ㅎㅎ 어필할 필요가 없는 걸 왜 어필하십니까?

덤으로, 자기가 남보고 하지 말라는 실수를 자기가 다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 잘못을 모르니 수준 낮은 애이기도 하군요.

213s

2011.09.02 19:21:00
*.140.58.209

언제 그걸 부정했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게 어떻게 고대 다니는 아들하고 똑같은 게 되나요-ㅅ-.. 이건 그냥 상식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거죠. 타자의 시선이 있냐 없냐하고 아들이 고대 다니느냐 안 다니느냐를 엮으시면 어떡합니까. 결정적으로 말이에요. 꼰대는 이렇게 일일이 안 이야기해요. 제가 언제 그걸 권위라고 했습니까. 다른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에 맞춰서 대우해달라는 요구가 어떻게 우열에 대한 이야기로 치환이 되는 건지 그 사고회로 참 어이가 없네요.

다른 국가에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시니, 님은 끝까지 '꼰대론'을 고수하면서 자기를 상처입히는 모든 걸 다 꼰대 취급 하면 되는 줄 아는 모양이네요. 한국 사람의 입장하고 외국의 눈하고 그걸 똑같은 걸로 취급하는 시점에서 님은 타자가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밖에 안 돼요. 나처럼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한국인들의 그런 사고 방식 때문에 한국에 와서 얼마나 힘든 경험을 많이 하는지 아세요? 그게 무슨 상관이냐니, 진짜 님 같은 사람 때문에 나 같은 사람들이 한국에 발붙일 곳을 못 찾고 결국 다시 돌아가게 되는 건데, 그걸 알긴 아세요?

213s

2011.09.02 19:24:43
*.140.58.209

님은 제가 말한 바로 그 상식이 없는 거예요. 난 그나마 님이 좀 나아보여서(!) 그걸 믿고 '난 타자다'라고 커밍아웃을 한 건데, 그걸 꼰대성이라는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프레임에 넣는 이제까지 해왔던 짓하고 똑같은 짓을 하는 게 님이 한 짓이죠. 님이 한 일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일일이 설명하는 것마저도 끝까지 꼰대취급하면서 '넌 꼰대다'라는 말을 버릴 생각도 없이 정신승리를 고수하고 있는 게 대체 누굽니까? 이미 시작부터 그런 이야기를 했으니까 그건 아니라고 아예 낙인을 찍고, 그 뒤로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건 그걸 전부 그렇게 찍은 낙인을 증거하는 근거로 대고 있는데, 그게 제가 한 이야기를 똑바로 읽은 증거가 돼요?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세요?

213s

2011.09.02 19:39:55
*.140.58.209

['386들이 사회적으로 하는 역할을 전반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계시다는 걸 파악하고]
라는 문장에서 님이 대체 뭘 하는 건지가 나와요. 그걸 파악했다구요? 제가 진짜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님들이 그들의 사회적 역할을 부정하고 있다고 한 게 아니라 그게 사회의 진보적 경향에 대한 재현의 양태란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부정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게 되나요? 난 그 인식이 없어 보이길래 그런 이야기를 한 거예요.

그게 한국사회의 수준이고, 그걸 인정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한 거구요. 님과 같은 이른바 청년 좌파들은 그 사실을 인정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닌가요? 그러니까 알고는 있지만, 인정하기 싫은 거지. 그래서 항상 어중간한 위치에서 뭘 해보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거고

213s

2011.09.02 19:38:52
*.140.58.209

그게 안 되니까 짜증나서 꼰대를 들먹이고, 자기를 방해하는 사람들 죄다 꼰대취급하고. 한창 예민해져 있어서 자기가 다른 사람한테 상처입히고 있는 줄도 모르고.

딱 그걸 지적하고 싶었거든요? 그 예민한 신경 말이에요

213s

2011.09.02 19:55:13
*.140.58.209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보니 그냥 한윤형씨의 댓글에도 대답하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제가 이야기의 전제는 이렇습니다.

1. 한국사회에서 진보라는 개념을 내재화할 수 있는 청년좌파가 존재한다.

2. 진보라는 개념을 실존적 조건과 양립시키면서 그것을 체현하는 386이 존재한다.

3. 이 두 전제로부터 진보라는 개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그 둘을 연결시키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추론해낼 수 있다.

4. 386류의 진보개혁세력들이 젊은이에게 충고를 하려 한다(즉 관계를 맺으려 한다).

5. 진보라는 개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 전제로부터 이제까지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경계인간

2011.09.02 20:06:38
*.32.123.174

그래서, 정말 타자의 시선으로만 볼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셨다면 납득을 하겠는데 그걸 못하셨잖습니까? 나 시덥잖은 건 한국 사람들도 잘 안다니까요? 그냥 '너 시덥잖다'는 이야기를 하시면 되는 걸 왜 굳이 '나 외국 살아봐서 아는데 너 시답잖다'고 하시는지? 정 그러면 외국을 살아본 경험을 통해야 알 수 있는 저의 시덥잖음을 이야기 해 보시든지. 다른 사람이니까 다르게 대우해 달라고 하실 거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른 지 설명을 해 주시고. 제가 차이를 우열로 치환한 게 아니라, 213s님이 자신이 가진 차이를 우열로 사용하려 드신 거라고 보는데요?

그리고 어떤 권위주의자도 자신이 근거로 삼는 걸 '권위'라고 하지 않죠. 정당성이나, 논거나, 권리나, 자격이나... 뭐 그런 표현을 많이들 써요. 그런데 내가 그걸 권위라고 부른적이 없으니 난 권위주의자가 아니라니, 모든 독재자는 자신의 통치를 독재라고 부르지 않았으므로 독재자가 아니겠네요.

누누히 말씀드려 왔는데, 꼰대들은 젊은애들하고 말도 안 섞으려고 든다는 건 님의 착각이에요. 꼰대들도 나름 애들을 계도하려고 들거든요? 다만, 애들 말은 들을 생각도 안 하고 자기 말만 들으라고 하니까 꼰대라는 소릴 듣는거죠. 지금까지 님이 하셨던 것들은 대화가 아니라니까요? 386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건 아니라는 소리를 끊임없이 해 왔는데도 너희는 지금 386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소리만 반복하시는 게 어떻게 대홥니까? 선생질 하려는 꼰대들 별로 안 접해보셨죠? 걔들이 원래 남의 말 듣지도 않으면서 일일히, 하나하나 설교하면서 꼰대질 하거든요?

213s님은 자신이 '너희가 386의 사회적 역할 전부를 부정한다' 고 주장하지는 않았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부분은 좀 올라가서 님의 덧글만 보면 실체가 드러나죠. 님은 386이 가진 언어적 이념과 그들의 행태를 구별하는 것을 거부했고, 그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을 곧 그들이 내세우는 이념과 가치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하지 않으셨던가요? 오늘날 386의 모습은 사회의 진보적 경향이 가지는 재현의 양태다? 누가 아니라고 했냐는 말씀입니다. 그 양태가 가진 문제에 대하여 비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님은 그걸 곧 사회의 진보적 경향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신 거잖습니까? 누가 인정을 안 하는데요? 한국 사회의 수준이 그만큼이라는 걸 전 인정 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수준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음식이 맛 없다고 비판하는 건 더 맛있는 음식을 요구하는 건데, 님은 그게 '음식이 맛이 없으니 음식을 먹지 않고도 사람이 살 수 있다고 하는 억지스러운 주장'이라고 해석하신 거라구요. 우리에게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음식이 필요하다는 상식적인 인식이 없다'고 공박하시는 거구요.

낙인을 찍는다는 이야기도, 사실 그건 님이 하던 일이에요. 제가 처음 말 꺼냈을 때는 저를 '꼰대들 눈치보는 청년'으로 낙인찍었고, 그 뒤에 아니다 싶으니까 '386의 진보적 의미를 무조건 거부하는 어리석은 춴리주의자'라는 낙인을 새로 찍으셨죠. 그 뒤에는 제가 무슨 소리를 하건 그건 자신이 찍은 낙인의 증거가 될 뿐이죠. 시덥잖고 그저 그런 한국의 어리석은 20대라는 프레임 속에 절 집어넣고 걷어차기를 쉬지 않으신 분은 님이에요. 저는 지금까지 어떤 의미에서 님이 꼰대스럽게 굴고 있는지를 계속 이야기 했는데, 님은 제가 언제 386꼰대들의 의미를 완전히 부정했고, 왜 제가 그들의 행동 중 일부를 비판하는 것이 그들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되는지에 대해 단 한번도 설명하지 않았어요. 다만 '너희는 (나는 알고 있지만 너희는 모르는)뭔가에 따라 볼 때 현실을 인식하길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씀만 반복하셨죠.

그래서 저는 그렇게 남의 말 안 듣는 사람이 바로 꼰대 아니냐고 반론할 수 밖에 없었던 거고, 그런데 님은 거기서 갑자기 타자인증을 하면서 자신은 타자로써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데, 너희는 어리석어서 타자의 존재를 모르고, 그래서 그 타자를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는 꼰대의 틀 안에 넣어서 걷어차려고 한다는 기묘한 비약을 시도하신 겁니다. 타자든 동일자든, 선 안에 있던 선 밖에 있던,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일단 대화가 이뤄지려면 서로의 말을 들어야죠.

경계인간

2011.09.02 20:12:34
*.32.123.174

다섯 가지 전제를 말씀하셨는데, 한번 봅시다.

1. 이거 인정
2. 이거도 인정
3. 이 부분도 동의
4. 이것도 동의. 단, 386류의 인간들 '만' 이것을 하는 건 아니다.
5. 동의

이거 모두 다 저는 처음부터 인정한 거고, 아마 한윤형씨도 인정하실 겁니다. 그래서 그것을 위해서, 그들이 한다는 충고를 해석하고, 효과적으로 선택적 반영을 하기 위해서 애초부터 제가 문제를 제기한 거라구요. 진보라는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관계맺음이 수구적이어서는 안 되니까, 현재의 관계맺음 속에 숨어있는 수구꼰대적 특성을 직시하고, 그것을 비판함으로써 극복하자구요.
이걸 몇 번식이나 말씀드렸는데, 애초에 저희가 전제로 삼은 것들을 저희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우기시면 대체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저희가 그 다섯 전제를 다 인정한다고 몇번씩이나 말씀드렸는데도, 너희는 이것들을 인정하지 않는 어리석은 것들이라는 말만 반복하시는 걸 대화라고 부르신 겁니까?

213s

2011.09.02 20:17:22
*.140.58.209

님 참 귀찮은 사람이네요. 서로의 말을 들을 수는 없어요. 하고 싶은 말만 할 수 있을 뿐이지. 그게 가능하다고 믿나보네요. 실제로 간단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서 그게 어떤 것들을 상기시키긴 했는데, 그것만으로 난 내 목적을 달성했어요. 설명은 어디까지 해도 부족해요. 그냥 책 읽으라고 할까요? 아니면 나처럼 유학가라고? 대화에서 뭔가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님이 그런 꼰대들한테 일일이 개소리를 듣고 있는 거예요.

213s

2011.09.02 20:19:51
*.140.58.209

여기 만들어진 연속적인 오해의 한 덩어리가 있죠? 그거 대화 맞아요. 그게 대화에요. 님은 뭐가 대화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내가 님들 바보 취급했다구요? 뭔가 못 보고 넘어간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 게 그렇게 전달된 거라면 어쩔거죠? 그거 계속 신경 쓰이실 거예요. 그게 뭔지 계속 생각하시게 될 거고. 그냥 날 바보 취급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텐데, 그게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거란 말이죠. 난 그럼 그걸로 된 거라고 생각하네요.

경계인간

2011.09.02 20:26:55
*.32.123.174

우리가 이미 그것들을 인정하고 있는데, 그걸 인정하지 않는 어떤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서 후려갈기시는 대도를 허수아비 치기라고 부른 거고,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가 만들어 낸 이미지를 우리에게 덧씌우고 그를 통해 비판하는 태도를 꼰대스럽다고 부른 겁니다. 대체 이 수준의 이야기에 타자의 시선 문제가 왜 튀어나옵니까? 우리는 그걸 이미 다 알고 인정한다고 누누히 말씀드렸는데도, 자기가 씌운 이미지에 따르면 우리가 그것을 '몰라야 하니까' 우리 말을 안 들으신 거잖아요? 그래서 그 '가상의 경계인간'개념을 발전시키시다가, 제가 그걸 모르는 이유까지 스스로 만들어 내신 거죠. '얘는 편협해서 타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구나'라고. 외국 가서 안 살아봐도 저거 다 알아요. 우리가 그것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걸 모르기를 님이 바란 것 뿐이에요.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그것을 모를 것이라고 짐작하고 이야기를 시작하셨고, 우리가 그걸 안다고 대답했지만, 님은 그걸 무시한거죠.

간단히 짚고 넘어가서 어떤 것을 상기시켰다고 하시는데, 착각이에요. 님이 우리에게 상기시켰다고 하시는 그 부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고, 그에 따라 판단해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겁니다. 우리가 못 보고 넘어갔다고 님이 끊임없이 주장하시는 부분을 우리가 이미 보고 있었다고 여러번 대답 드린 거구요. 그거 안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걸 알고 싶으면 책을 읽든지 유학을 가라는 겁니까?

213s

2011.09.02 20:29:08
*.140.58.209

착각이면 착각이고 아니면 아니겠죠. 나도 착각이면 참 좋겠네요. 와 희망적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근데 아닐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아니니까 이건 뭐야 대체, 가 될 수 있는 거고. 뭐 어느 쪽이건 나로써는 나쁠 게 없네요

213s

2011.09.02 20:31:32
*.140.58.209

그리고 그게 착각인지 아닌지는 지금 님이 당장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네요. 이미지 뒤집어 씌우고 이야기를 안 하는 사람이 어딨는지 모르겠네요. 그 이미지 너머에 뭐가 있는 게 아니라 그 이미지가 매개가 되어서 뭔가가 전달되는 거 아시잖아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61 죄책감의 정치의 두 부류, 그리고 도덕성의 강박 [9] 하뉴녕 2011-09-15 24294
1360 우리편 전문가, 비평의 방법론, 그리고 현실의 재구성 [13] 하뉴녕 2011-09-13 26513
1359 곽노현 문제 [39] 하뉴녕 2011-09-10 23248
1358 SK와이번스 단상 : 현실은 드라마와 달라... file [18] 하뉴녕 2011-09-09 22760
1357 청춘 탐구와 시대 탐구 : 엄기호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7] 하뉴녕 2011-09-03 22270
» [기획회의]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 키워드로 살펴보는 저자 "20대 멘토" 편 [126] [1] 하뉴녕 2011-08-19 30851
1355 피해자중심주의와 냉소주의 [7] 하뉴녕 2011-08-18 24490
1354 세계문학의 구조 : 정말로 문학 바깥에서 바라보았을까? [43] 하뉴녕 2011-08-04 20605
1353 어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 윤리적 판단을 위한 역지사지 [118] 하뉴녕 2011-08-03 27433
1352 어떤 민주당 지지자들 [85] 하뉴녕 2011-07-28 25237
1351 슬럿워크와 잠재적 성범죄자의 문제 [10] [1] 하뉴녕 2011-07-26 23269
1350 어느 '스포츠맨'의 답변 [27] 하뉴녕 2011-07-25 19444
1349 [작가세계] 장하준의 ‘더 나은 자본주의’, 그리고 한국 사회 [14] 하뉴녕 2011-07-23 25954
1348 [황해문화] 루저는 ‘세상 속의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22] 하뉴녕 2011-07-15 23966
1347 왜 좌익은 희망버스를 곤혹스러워 하지 않는가? [21] [1] 하뉴녕 2011-07-14 23514
1346 [작가세계] 이건희는 생각하지마. [5] 하뉴녕 2011-07-13 26762
1345 SNS의 진보성? [14] 하뉴녕 2011-07-10 23750
1344 [프레시안books] 더 울퉁불퉁하게 기록하고, 더 섬세하게 요구했으면... [5] 하뉴녕 2011-07-09 22485
1343 한화의 가르시아 헌정 짤방 file [5] 하뉴녕 2011-06-30 37782
1342 [고황] 야권연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24] 하뉴녕 2011-06-21 24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