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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나는 다르다’고 믿는 자의식에 대해

조회 수 6651 추천 수 0 2010.04.01 07:43:15


학창시절에 나는 또래집단에서 이것저것 쓸데없는 것들을 많이 아는 친구로 통했다. 그야 십대 내내 별다른 취미생활 없이 방구석에서 책만 붙들고 있었으니 당연한 귀결이었다. 초등학생 때는 잠깐 내가 남들보다 똑똑한 게 아닐까 우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책에서 본 그 지식들이 2년쯤 지나면 교과서에 나오더라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 우쭐거림은 사라졌다. 일단 교과서(시험)에 나오기만 하면 친구들은 악착같이 그것을 외우고 터득했다.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흘낏 보고 지나치는 나보다 훨씬 깊게 원리를 터득했다. 그런 과정들을 심통맞은 표정으로 몇 번 지나치고 나자, 내가 그들보다 똑똑할 거라는 가설은 코풀고 던져둔 휴지처럼 우스꽝스러운 것이 되었다.


중학생 때도 고등학생 때도 친구들은 내게 이것저것 많이 안다고 신기해했다. 대개는 신기해했고 개중엔 진짜로 부러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나보다 공부를 잘 하는 이들 중에도 있었고 공부를 못하는 이들 중에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의 칭찬을 들을 때 나는 대개 나 자신을 냉소하고 있었다. ‘너희들도 2년 지나면 알게 될 것들인데 뭐.’라든가, ‘얘들이 이걸 알 때쯤엔 난 또 다른 책을 보고 잘난 척 하고 있으려나.’ 따위의 생각들을 하면서. 그즈음의 나는 나의 ‘자발적인 선행학습 도피행각’이 언젠가는 따라잡히리라고 생각했고 그 점에 대해 체념하고 있었다. 앎에는 단계가 있고 우리 같은 범인들은 대개 비슷비슷한 수준까지밖에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니, 내가 읽어서 알아낸 그 단계를 친구들은 언젠가 밟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보다 조금 머리가 좋은 친구들은 그보다 더 높은 곳을,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내가 밟은 곳 언저리를 밟게 될 터였다. 그 점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다른 유감은 없었다.


그 확신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생이었던 어느 시점이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이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시험으로 요구하는 지식의 단계가 내 독서취향에 다다르기 전에 끝나버린다는 예감을 받았던 거다. 그건 말할 수 없이 슬픈 일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아는 것들이 대개의 평범한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이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제를 어쩔 수는 없었다. 친구들은 더 이상 ‘나만의 진도’를 2년 늦게라도 따라오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더욱 고립됨을 느꼈다. 조숙한 중학생은 자신의 조숙함을 어른들에게 뽐낼 수 있을 테지만, 어른들과 원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그쯤에서 성장을 멈추어야만 한다. 체제는 인격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다. (지금 ‘독서’라는 아주 협소한 분야에서만 얘기를 하고 있지만, 이 문장은 보편적으로 들어맞는다. 그러니까 내가 인격의 성장을 독서의 성장으로 부당하게 치환했다는 비판은 사양해 주시길.) 스무 살이 넘어서도 잡다한 주제로 선행학습 진도 빼듯이 독서를 하고 있다면 당신은 쓸모없는 짓을 하고 있는 거다. 말하자면 ‘잉여’의 앎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체제가 구성원들에게 좀 더 높은 수준의 교양지식을 요구했다면, 태동하지 않았을 ‘어떤’ 자의식이 생겨나는 거다. 나의 경우는 워낙 어려서부터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해왔기 때문에 ‘나쁜’ 길로 들어서진 않았다. 나는 고등학생 때 문화인류학 책들 따위를 잡고 있었는데, 만일 그런 것들이 수능 시험에 나왔다면 내 주변의 몇몇 친구들, 그리고 내가 고등학생 때 결코 만나보지 못한 강남의 친구들은 문화인류학에 대해 나보다 훨씬 뛰어난 소양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대입이나 취업 시험에 내가 쓰는 종류의 글쓰기가 포함되어 있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으른 나는 여전히 이 정도로 쓰고 있을 테지만, 나보다 훨씬 날카롭고 유려하게 쓰는 또래들은 오늘날 토익 900점들이 발에 채이듯 테헤란로 길바닥과 홍대 주차장 골목에 우글거렸을 거다. 나는 그런 ‘사실’을 하나의 가설로서 스스로에게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실’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이렇게 이해할 경우엔 문제의 핵심은 ‘능력’이 아니라 ‘욕망’이 된다. ‘도대체 나는 왜 그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자문한다면, 어떤 자뻑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도대체 나는 왜 삶에 도움이 안 되는 그런 주제에 대한 사적인 탐구를 중뿔나게 계속했는가?’라고 질문을 바꿔서 던진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건 자기혐오에 빠지는 길이 아니냐고 되물을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객관적인 자기인식이 없는 낭만화된 자기긍정은 사회에 민폐를 끼치는 중2병으로 향하는 아우토반 고속도로나 다름없다. 사실 정말로 자신을 긍정하는 길은 자기 행위의 무의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일 게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다른 것들을 읽고, 조금 다른 것들을 생각하고, 조금 다른 것들을 쓴다는 이유로 가지게 되는 자의식은 처연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가 사회로부터 받은 소외감을 같은 질량의 우월의식으로 바꾸어놓기 때문이다. 그가 그런 우월의식을 지니게 될수록 소외감은 더 커지고 그렇게 생긴 소외감은 다시 우월의식으로 변환된다. 한 번 이 ‘공굴리기’의 방정식에 탑승하게 되면 사태가 악화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들은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킬힐을 신고 완벽한 화장을 마친 채 출근하는 여성을 경멸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녀들이 그들보다 훨씬 긴박한 삶을 살고 있고, 역시 실존적인 고민을 하고 있으며, 종종 어떤 종류의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전혀 보지 못한다. 그렇게 그들은 ‘다르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자신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격리한다.


한때, ‘나는 다르다’는 자의식을 극복하는 것은 사춘기의 과제였다. 사회에서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청소년기에 읽어야 한다고 요구되었던 위대한 문학작품들은 대개 그 문제와 치열하게 대면하고 있었다. 스무 살이 넘으면 그런 소설에 담긴 고민들 자체가 유치해 보이는 것이 성숙한 정신에 마땅한 성장과정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상은 우리에게 그 과제를 해결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자의식 과잉의 덩어리들이 대학원생이 되어, 직장인이 되어, 자칭 ‘좌파’가 되어 자신의 지체된 생각들을 인터넷에 뱉어놓는다. 물론 그런 자의식이 없이는 견뎌낼 수 없는 우리 시대의 고통을 생각하면, 그런 행위에도 연민은 느껴진다. 하지만 배배꼬인 그들이 서로에게 민폐를 끼치는 모습을 보자면 그들을 연민으로 대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그것들은 서로서로 ‘다르다’고 주장되지만 실은 놀랄 정도로 닮았다. 우리 세대의 보편성을 이런 측면에서 확인하게 되는 것은 정말이지 씁쓸한 일이다.


수하이

2010.04.01 09:07:43
*.235.154.239

잘읽었습니다.학창시절이야기는 많이 비슷하네요.앏을 박자로 쓰는 '박학다식'으로 불리었는디..



- 아직도 공굴리기를 멈추지 못한 이

놀이네트

2010.04.01 09:50:09
*.240.191.98

이거슨 프랙탈에 대한 이야기...

이택광

2010.04.01 10:00:02
*.166.105.251

진짜 '다르다'면 자의식 과잉으로 흐를 수가 없겠지. 그런 면에서 그대는 '다른' 사람일세.

행인A

2010.04.01 10:03:01
*.228.36.112

오늘도 글 잘읽었어요. 꾸벅 (--)(__)(--)

인해분수

2010.04.01 10:23:35
*.161.46.143

한문단 한문단이 뼛속깊이 공감가네요 흑흑

비르투

2010.04.01 10:28:49
*.191.106.251

초중딩 때 친구들이 가수들에게 열광하는 걸 보면서 '너희 다 기획사에 놀아나는 거야. 우매한 것들 ㅉㅉ' 했던 게 기억나네요. 으악!!
그런 중2병에 빠지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겠어요.

shahryar

2010.04.01 12:38:41
*.241.151.50

그 불완전한 군체를 일찌감치 간파한 사람들이 제레와 네르프, 인류보완계획을 만듭니다.

하뉴녕

2010.04.01 12:58:53
*.49.65.16

멋진 코멘트입니다. ㅎㅎㅎ

분명 연관이 있을 거란 생각이어요. 일본이 우리보다 10년 정도는 빠른 편이고, 에반게리온 TV시리즈 나오기 전부터 일본에는 지금 우리의 20대 담론과 흡사한 세대담론이란게 있었던 것 같으니까...

nobami

2010.04.01 12:56:36
*.134.217.57

오로지 타인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타인을 조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강한 자의식은 있지만 내면성이 전혀 없는 타입의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 젊은 비평가들은 그런 사람뿐입니다. (by K. 고진. 근대문학의 종언)

갑자기 이 문장이 떠오르네요.

하뉴녕

2010.04.01 12:59:26
*.49.65.16

그런 문장도 있었네요. 확실히,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기잉

2010.04.01 12:58:21
*.72.94.75

"비밀글입니다."

:

하뉴녕

2010.04.01 13:04:29
*.49.65.16

아이쿠 감사합니다. ^.^

Svinna

2010.04.01 13:08:46
*.136.143.19

이... 잉여...;;; 표현이 넘 세요.

하뉴녕

2010.04.01 17:30:42
*.49.65.16

솔까말 우리의 이 커다란 두뇌도 생존을 위한 거라고 보기엔 너무 '오버'스러운, '잉여'로운 것이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

spani

2010.04.01 13:19:26
*.239.125.186

글 잘 읽었어요^^
아는 것들 혹은 고민들을 쉽게 풀어주시는 친절함과
그 안에 담겨있는 님의 깊이에
읽는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잉여

2010.04.01 14:00:10
*.142.74.223

동감합니다. 언제까지 공굴르기를 해야할 지.. 답이 없네요. 요즘은 '자의식 과잉'인 사람이 부럽던데요ㅋ

Carrot

2010.04.01 14:50:55
*.128.179.120

글쎄요, 정말 무의미할까요? 애초에 자신이 다르다는 것과 자신의 우월함, 또 소외의식이 동일하게 취급될 수가 없을텐데요.
조만간 트랙백하겠습니다.

루카스

2010.04.01 15:53:44
*.183.41.16

그 사람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는 것 하고, 그러고 있다는 것하고는 다르겠죠.
그들이 앞으로 해 나갈 사회생활 생각하면 대개는 앞으로 그러기도 힘들 것 같고,
사회의 요구와 개인의 필요 역시 다릅니다.
그런 부분에서 다수 - 사회 요구 안에서 교양의 성장을 끝내는 사람과 달리
교양이나 지식에서 자기 추구가 있고 개성이 있는 것은 뭐니해도 바람직하고 드물고 좋은 일입니다.

다만 '나는 다르다'라는 것이 개성과 미학적 존재 추구 의지의 맑은 표현이 아니라
또 자신만큼이나 사회의 구성원과 다른(그러면서도 같은) 어떤 이에게 뒤틀린 우월감으로 다가가는
방해물이 되어서는 곤란하겠지요. 관계에 있어서도 좋지 않고 사실도 아니니까요.
사람은 어릴 때는 자신이 겪은 고통과 불안이 오직 자신 만의 것인 줄 알고 괴로워합니다.
그러다가 타인 역시 그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위안과 희망을 얻죠.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시기를 놓치고 자신을 이상한 형태로 괴롭히기도 합니다.
그런 독특한 종류의 자의식에 관해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요즘 특히나 서로를 의미 없이 상처내는 그런 분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다만 그것과 별개로 사회가 이 정도의 교양과 개성만을 요구하는 게 옳은 일이냐.
그것이 잉여의 앎으로 표현되고 끝나도 좋은가.
그것이 자신 외의 사람에겐 대개 무의미한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사회에서는 무의미한 것으로 끝나는 이 현실 자체가 바람직한가.
그런 종류의 소외는 그들 만의 잘못인가, 극복의 길은 어디있나.
등은 댓글로 하긴 복잡한 이야기니까요. 제 생각할 거리로 남겨두기로 하죠.

그리고 경계도시2 리뷰 지금 봤는데. 정말 잘 쓰셨네요.

하뉴녕

2010.04.01 17:29:39
*.49.65.16

뭐 또 다른 얘깁니다만 저는 한국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필요한 앎에 대해 더 많은 앎을 주입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험'이나 '입사'와 같은 절차 때문이지요.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끌리는 만큼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고, 일하는데 필요한 만큼만 배워도 일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겠지요. 우리 사회는 양쪽 모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배움'의 가치에 대해 역설하는 것이, 영어가 필요없는 보직에서도 토익점수를 요구하고 대학교육이 필요없는 직장에서도 대학졸업장을 요구하는 세태를 정당화하게 될까봐 두려워 (물론 그런 걸 의도하지 않으셨다는 것은 압니다만) 몇자 덧붙였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개인과 사회는 구별이 되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교양'이란 것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한 사회에서 어떤 사람들은 교양을 가지고 있어야 좋은 것이겠지만,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그런 것을 요구한다면 또 폭력이 되겠지요. 루카스 님 덧글을 읽다보니 문득 본문에서 그 점을 제가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루카스

2010.04.01 18:28:07
*.183.41.16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끌리는 만큼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고, 일하는데 필요한 만큼만 배워도 일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겠지요.'

네, 공감가는 좋은 말씀입니다.

아름다울 수 있는 교양과 개성의 추구는 불필요나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식의 명목으로 밟고, 업무에 필요 없는 지식도 스팩쌓기라는 이름으로 채찍질하며 조장하곤하죠. 둘 다 비인간적이고 반문화적인 환경입니다.

Carrot

2010.04.02 00:40:19
*.128.179.120

관련해서 트랙백을 하려고 했는데 루카스님꼐서 이미 말씀을 다 해주셨습니다. OTL

1203호

2010.04.01 17:14:24
*.46.194.100

'남들보다 비슷하게 읽고, 조금 비슷하게 생각하고, 조금 비슷한 것들을 쓰는' 사람들도 모두 '나는 다르다'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러합니다. 내장을 헤집고 두개골을 열어봐도 내가 아닌 타인를 알 수는 없어요. 그러기에 이야기를 만들고, 노랠 부르고 술을 마시겠죠.

예술은 위대하군요.

하뉴녕

2010.04.01 17:30:12
*.49.65.16

술도 위대합니다...(먼산)

ygy2011

2010.04.03 18:11:45
*.134.141.27

예술은 보편자와 개별자를 모두 수용하고, 서로를 매개한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아마 루카치 관련된 책에서 읽은 듯한데...

한윤형 비판

2010.04.01 21:58:07
*.202.81.121

사실 한윤형의 '자의식 과잉'에 대한 비판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회귀하는 비판이다.
한윤형은 자신의 소박한 경험으로부터 글을 시작하고 있다.
자기는 뭐 자신의 한계를 깨달았다네?
자기가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안다고 잘난 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 까지는 칭찬해줄만 하다.
여기에서 글을 끝맺었다면 이 글은 훌륭한 글이었을 것이다.
훌륭한 반성문으로써.

그러나 문제는 자신의 병적인 문제를 타인에게 투영시켜, 타인을 중 2병 환자로 몰아가는 데 있다. 자신의 병을 타인에게 전가시키고자 하는 오류. 그리고 상대방이 왜 '쓸모 없는 공부'를 하느냐고 비방하기도 한다. 쓸모가 있는 지 없는 지는 궁극적으로는 저자와 그 글을 읽는 독자 사이에 결정 될 문제이지, 한윤형이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이 글에서 한윤형은 환자이자 의사이며, 무의미와 의미를 결정하는 절대적 주권자이고,
자신이 잘 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척하면서, 타인과 그 사람을 제외한 세계의 동일성을 보증하는 하나의 신이다.
'자의식 과잉'이나 '유아론'이나 '독아론'은 한윤형 자신에게 돌아가야 할 말인 것이다.

하뉴녕

2010.04.01 22:10:09
*.49.65.16

이 덧글은 대충 끼적인다고 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

"상대방이 왜 '쓸모 없는 공부'를 하느냐고 비방"이라니 ㅋㅋㅋ 일단 '쓸모없는 공부'라고 기술한 건 사회의 시선을 얘기한 것이고, 이 기준에서는 내가 하는 짓도 그 틀에 들어가는 것이니 회귀이니 뭐니를 말할 필요도 없죠. 그 시선으로 인한 소외감 속에서도 그 소외강믈 우월의식으로 변환하지는 말라는 것이 이 글의 주제.

덱스터

2010.04.01 22:12:08
*.36.225.105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라

공자의 후손들인거죠 뭐 -_-

그리고 논리적 모순이 있음

2010.04.01 22:12:21
*.202.81.121

그리고 한윤형은 궁극적으로, 큰 오류를 범하고 있는 데, 한윤형 자신이 비판하는 대상과 다르고, 비판하는 대상과 세계가 동일성을 가지고 있다면, 한윤형 자신이 이 세상 전체와 다르게 된다. 이렇게 되서 '자의식 과잉'은 꼬리를 물고 자신에게 돌아온다.

K

2010.04.01 22:16:43
*.49.65.16

일단 님은 존대부터 배우고 오길 바랍니다. 왜 남에 블로그 리플란에서 블로그질을 하나요? 저는 가끔 님 같은 사람을 볼 때면 정말 궁금합니다.

그리고 님의 말하는 그놈의 "논리적 모순"은 그냥 님의 존재 자체에 있는 것 같습니다. 반성하고 발 닦고 잠을 자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고 쓸데없는 바이트 낭비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님은 정말 글에서 언급한 "'나는 다르다'고 믿는 자의식"의 현현이로군요! 그 점에선 조금 감탄. 앞으로도 그 자의식을 갈고닦아 더더욱 왕따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뉴녕

2010.04.01 22:17:50
*.49.65.16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고를 정돈하는 문제가 아니라 '자의식'의 문제였죠. 남이랑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고 같은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다르다'라는 인식에서 자의식이 형성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 거죠. 허술하게 되지도 않은 말꼬리를 잡기보다 글의 무엇이 마음에 안 들고 무엇을 옹호하고 싶은 건지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오기 바랍니다.

님의 덧글에는 '어휴 저색히 잘난 척 하는거 싫어...'라는 정서만이 엿보이는데,

이 글을 읽고 그런 생각을 했다면...

님이 잘난 체를 한 거죠. OTL

웃기시네

2010.04.01 22:27:24
*.202.81.121

여기서도 모순이 있는 데 만약 한윤형과 비판대상이 동일하다면 이 글은 무의미해 질 것이다.
한윤형이 비판대상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비판대상과의 '완전 다름'을 강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뉴녕

2010.04.01 22:33:44
*.49.65.16

사람은 자신도 일정 부분 품고 있는 오류에 대해서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법이죠.

'하뉴녕의 글은 결국 고도의 잘난 척일 뿐이다.'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그렇게 애를 쓰실 필요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 생각은 아마도 맞는 거겠죠. 제가 무슨 도인입니까, 완전히 초탈했게...완전히 초탈했으면 이런 글도 안 쓰겠죠.

그러니 이제 제 의도에 대해서는 그만 생각하시고 님 자신에 대해 고민하시죠.

록키

2010.04.01 23:41:41
*.196.238.120

어머 이 글을 읽다보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간들이 너무 많아....orz

고양이

2010.04.02 03:08:52
*.140.136.145

역시 중2병은 시대의 화두!!!!

와..

2010.04.02 09:21:30
*.32.66.13

잘읽고가요..정말로

하뉴녕

2010.04.02 10:18:14
*.49.65.16

감사함다 ^_^

글쎄요.

2010.04.02 15:05:12
*.37.12.56

"나는 다르다"고 믿는 건 꼭 필요하죠. 특히 성장기에는 내가 부모와 다른 별개의 존재라는 것을 의식하고 부모로부터 독립해 스스로 사고하기 위해 그런 자의식을 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내가 남과 다른 것을 남보다 우월하다는 근거로 믿는 것인데 모든 사람이 "나는 다르다"를 "나는 남들보다 우월하다"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한윤형님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요. 거기에 이 글의 오류가 있다고 봅니다.

하뉴녕

2010.04.02 15:29:31
*.49.65.16

부모와 다름을 인식하는 것과 이글에서 얘기한 '다르다'는 자의식 사이엔 '글자'의 동일성 밖엔 없는 것 같아요. 꽤 많은 분들이 이 글에서 세대론적 함의를 읽어내시던데 사실 또래집단 내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제가 그 고민은 사춘기 때에 지나쳐야 할 고민이라고 말한 부분과, 님의 생각이 부분적으로 통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그 부분은 그냥 지나가겠구요.


"문제는 내가 남과 다른 것을 남보다 우월하다는 근거로 믿는 것"이라는 지적은 맞는 말이지만, 문맥에서 그 점을 얘기하지 않은 것은 아니죠. 굳이 그 얘기를 적시하지 않은 이유는, 오늘날 '다르다'는 자의식을 우월감으로 변형하는 친구들이 결코 그것을 대놓고 '우월의식'으로 내세우지는 않거든요. 그냥 물어보면 '내가 좀 다르다'고 말하는데 실은 그게 그냥 다르다는 말이 아니라 우월의식 비슷한 어떤 것이겠죠. 이 부분은 경험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사람들에게 "너는 사실 다른 사람과 같아!"라고 강요하려는 게 아니죠. 오히려 그런 판단 이전에 있는 논의의 출발점을 문제삼은 건데요.


그러니까 사실 내가 남과 다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자신의 생각의 출발점이 '나는 다르다'여서는 곤란하다는 게 이 글의 얘기였습니다. '다르다'에서 시작해버리면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혹은 배려)는 사라지고 아무리 다른 사람을 쳐다봐도 결국 저 사람과는 다른 나에 대한 '자기연민'만을 되돌려 받을 뿐이거든요. 조금지나쳐서 생각하면, 사실 내가 남과 다른지 그렇지 않은지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데, 그런 사춘기적고민을 20대가 되어서도 30대가 되어서도 부여잡고 살아야 자아정체성을 겨우 유지할 수 있는 듯한 어떤 슬픈 세태에 대한 짧은 문제제기였죠...

글쎄요.

2010.04.02 15:38:06
*.37.12.56

글자의 동일성밖에 없다니... 독해력이 딸리시는 듯.

내가 부모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내가 독립된 개성과 취향과 가치관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고 결국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쎄요.

2010.04.02 15:40:12
*.37.12.56

그냥 일기라면 모르겠지만 나름 세태를 비판하고자 이 글을 쓰신 것 같은데 2번째 3번째 패러그라프는 글이 중언부언에 명쾌하지가 않네요.

하뉴녕

2010.04.02 15:50:50
*.49.65.16

그건 님이 이 글의 주제와 별 상관없는 님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 글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다름'이란 단어의 일반적인 속성에 대해 고찰하고자 이 글을 쓴 게 아닙니다.

글쎄요.

2010.04.02 15:54:54
*.37.12.56

얘기를 하려면 본인의 얘기만 하시죠. 왜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얘기를 하려고 하죠? 제가 이 글의 주제와 별 상관 없는 제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 글을 봤기 때문인지 어떤지 님이 어떻게 아세요? 계룡산 부채도사라도 되나? 본글부터 댓글까지 아주 심각하네...

하뉴녕

2010.04.02 16:00:40
*.49.65.16

중언부언이 아닌 걸 중언부언이라고 하니 이 글의 주제와 전혀 다른 주제를 이 글에 투영하여 독해를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사람이 대개 그러는 이유는 자기 고민 때문이죠.

"저는 '다름'이란 단어의 일반적인 속성에 대해 고찰하고자 이 글을 쓴 게 아닙니다."

라고 위에 적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나요?

전 방금 2시간 운동하고 왔습니다... 님도 언능 운동하러 나가세요...

장각

2010.04.03 03:20:04
*.245.213.119

자 제가 글쎄요 님이 왜 병신 같은지 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제가 병신이라고 했다곤 빡치진 마셈.
님이 병신이 아닌건 님만 믿으면 된거니까 저한테 넘 화내진 마시구여. 걍 속으로 믿고 삭히세여.

님의 순결한 첫 리플의 첫 문장은 '"나는 다르다"고 믿는 건 꼭 필요하죠.'라는 쿨싴한 문장이네요. 여기서 님은 하뉴녕이 본문에서 설명한 ☆'나는 다르다'는 자의식☆ 이라는 개념을 착각하고 있다는 게 드러납니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다른 것들을 읽고, 조금 다른 것들을 생각하고, 조금 다른 것들을 쓴다는 이유로 가지게 되는 자의식', 즉 중2병스러운 '자의식 과잉'이 어떻게 독립적인 주체로써 사고를 가능케 한다는 님의“‘나는 다르다’라는 믿음”과 어떻게 동일할 수 있다는 겁니까. 애초에 단어만 같고 의미하는 대상이 다른데. 그러니까 님은 일단 하뉴녕이 말하는 ‘나는 다르다’라는 개념을 본문의 요지와 관련해서 이해하지 못했기에 하뉴녕한테야 아무리 지랄을 해봐도 결국은 헛소리를 씨부리고 있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하뉴녕이 '부모와 다름을 인식하는 것과 이글에서 얘기한 '다르다'는 자의식 사이엔 '글자'의 동일성 밖엔 없는 것 같아요.' 라고 했죠? 했으면 좀 알아들으셈 님이 리플을 쌀때마다 제가 떠먹여줄수도 없고...

그리고 님아가 우월의식이 문제라고 운운하셨는데 오오 그것은 하뉴녕도 동의하는 것 같네여.
하뉴녕은 여기서 '나는 다르다'라는 자의식이 어떻게 우월의식으로 발전하는지 그 메커니즘도 설명을 했는데 그건 님이 난독인지 뭐 귀찮았는지 안 읽으셨나 보네여. 하뉴녕이 미워도 다시, 다시 한번 본문을 읽는 것을 추천하구여. 그 부분을 읽으시면 '나는 다르다'라는 믿음 (하뉴녕의 해석)이 왜 문제라고 말해지는지는 글쎄요 님이 난독이 아닌 이상 파악하실 거라 믿구여. 그 메커니즘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그걸 배격하면 되는데 님은 첫 리플에서 그걸 하지 않고 그냥 막 헛소리를 씨부리셨네여. 제가 한국말을 좀 개같이 해서 글을 이렇게 밖에 못 쓰는데 저보다 독해력이 딸리시면...

솔직히...

2010.04.02 15:27:45
*.162.155.248

그냥 단순히 까놓고 말해, 이 글은 킬힐 신고 일하는 예쁜 언니들의 관심을 갈구하는 글이로군요.

안타깝게도 그녀들은 이런 글을 읽지 않지요.

하뉴녕

2010.04.02 15:31:58
*.49.65.16

네 그녀들은 이런 글을 읽지 않고, 이 글을 읽는 건 님같은 사람이죠. 그래서 님들을 향해 이 메시지를 발송한 겁니다. 저 역시 '그녀들'과는 거의 섞이지 못하고, 사적인 관계를 통해 몇 명을 알게 되거나 관찰하거나 하게 되는데, 그 점에 대해 별 유감은 없어요.

글쎄요.

2010.04.02 15:44:04
*.37.12.56

유감이 많아 보여요.

솔직히...

2010.04.02 15:45:25
*.162.155.248

뭐, 일단 사적인 관계를 통해 몇 명을 알게 된다...라는 말에서 이미 증명 완료 아닌가요?

저라면, 이렇게 자의식 밖에 서 있는 것처럼 굴면서, 실은 자의식이 충만한 글을 쓰기 보다, 괜찮은 구두를 사겠습니다만...그쪽이 님의 원래 목적에 더 충실한 행동일 겁니다.

하뉴녕

2010.04.02 15:54:22
*.49.65.16

뭘 증명하셨나요? ^^;;

"그런 여성들을 꼬시고 싶다면, 이런 글을 쓰기 보다, 구두를 사야 한다."

라는 것이 님의 말씀인 듯한데, 이 글은 그런 여성들을 꼬시기 위해 쓴 글이 아닙니다. "그녀들이 이런 글을 읽지 않"는다는 진리는 님에게만 아니라 제게도 명백한 겁니다. 지금은 연애 중이라 그런 분들을 꼬실 생각이 없는데, 혹시 나중에 꼬실 생각이 생기면 그때 머리를 싸매고 방책을 고민해 보겠습니다...(먼산)

솔직히...

2010.04.02 16:02:25
*.162.155.248

엄정하게 말해, 이 글은 그냥 포퓰리즘의 산물이란 겁니다. 심지어, 그다지 포퓰러하지도 않다는 점에서 합목적적이지도 않고요.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별로 안 웃기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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