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촛불의 서울중심주의
본문도 본문이지만, 덧글에 있는 뮤탄트 님과 쟁가 님의 대화가 무척 흥미롭다. 어렴풋이 생각하던 지점들이 좀더 명료해진 듯.
1. "노동계급의식을 거부하는 '시민' 이데올로기의 차별화 전략"으로 87년부터 촛불시위까지의 한국적 정치투쟁의 큰 틀을 서술할 수 있다면,
2. 그 틀 속에서 서울과 지방으로 분절된 최근의 흐름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라는 쟁가 님의 문제의식이 남게 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이 필요할듯.
한편 87년 이후 20년은 '부르주아 계급의 탄생'의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 사회에서 계급의식을 지닌 유일한 집단은 (아이러니하게도) 부르주아가 아닌가 하는 생각.
즉 '시민'을 자임하는 이들의 세력은 20년 동안 줄어들기만 했는데 그 사실을 그들은 자각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다고 '착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착각인 것인지 속았는지를 따지자고 하면 거의 말장난으로 밖에 안 가겠지만.)
촛불시위대의 숫자가 불어도 이명박 정부가 별다른 반응이 없었을 때 내가 느꼈던 것은 좀 슬프게도 저 시위대의 모습이 일종의 '지박령'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고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이들. 반면 이명박은 그들이 유령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는지도. 더구나 사실 그들의 몫이 줄어든 것은 87년 이후, 특히 97년 이후의 그들이 지지했던 '(신)자유주의' 정권의 십 년 동안의 일인데 그들은 강탈자의 이름을 '이명박'이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직 상황파악이 안 된 것인지도.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에 수록된 내 원고의 말미는 이 무력한 유령이 어떻게 육신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었는데, 사실 또렷한 방법은 안 보이고 회의주의가 강하다. 하지만 일단 가능한 것은 지금의 우리 처지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비교적 정확하고 냉철한 답을 이끌어내고 합의해가는 것일 듯.
P.S 중간계급이란 말, 이택광 쌤 때문에 종종 쓰고 있는 건데, 어째 뒤에 한글자만 빼버리면 "반지의 제왕" 얘기가 되어버릴듯. ㅡ.,ㅡ;; 말장난의 욕망을 억눌러야한다. ㅎㅎ
P.P.S 엊그제는 세일즈 포인트가 1천을 넘더니 이젠 다시 700 대네요. ㅎㅎ 책 좀 사주세요. ^^;;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093014
그 지박령들이 스스로 죽었다는 것을 알아챈다 하더라도
육신을 얻고자하는 의지가 있을지.....
중간계급이 학벌과 부동산 판타지를 넘어서 시민 의식을 가지고 연대한다는 것은 너무나 머나먼 소리 같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