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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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나쁘지 않다. 50만표라니. 2.94%라니. 만든지 3주밖에 안 되는 당인데. 마지막에 사람들이 미쳤었던 거다. 총선 직전 사흘 동안 노사모가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빙의했다. ㅡ.,ㅡ;;
그래도 이기지 못하니, 이래서 좌파들은 후천성 감성 결핍자가 될 수밖에 없는 듯도 싶다. 그것 자체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뽕맞고 열심히 해서 너무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 다음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수가 있다.
이글루스 돌아다녀보니 승리의 NL, 패배의 PD라는 분들이 있던데, 물론 의석수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겠지만, 나는 이번엔 PD가 NL을 이겼다고 생각한다. 서울지역 정당투표율이 진보신당 4.04% vs 민주노동당 3.87%였다. 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다. 그래도 8년 역사의 민주노동당인데 말이다. 민주노동당 후보와 진보신당 후보가 같이 나온 10개의 선거구 중 8곳에서 진보신당 후보는 민주노동당 후보보다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건 애초에 민주노동당이 일부러 진보신당과 겹치는 지역구에 그 지역과 상관없는 후보들이라도 밀어넣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망할 것들. 하여튼,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NL을 이겨봤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어쨌든, 이번 총선의 유일한 의미는, 강기갑의 당선이다. 친박연대가 지원해줬고 아니고를 떠나서, 농민 후보가 농민 지역에 출마하여 농민의 이름으로 당선되었다는 사실 자체의 의미가 너무나도 크다. 민주노동당 후보지만 축하를 보내고 싶다.
총선 며칠 전부터 0석의 공포에 떨었다. 그때 떨었던 만큼 지금 떨고 있진 않다. 어제 술마시면서 다 털어 버렸다. 인터넷 방송 뒷풀이 때 진중권이 나한테 0석 나와도 괜찮다고,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나도 그 말을 믿는다.
새로 생길 진보정당의 적은 민주노동당은 물론 아니요, 민주당도 아니요, 심지어 한나라당조차 아니다. 그 적의 이름은 냉소주의다. 이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다. 이명박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진보정당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
P.S
진보신당 인터넷 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박정희각하'가 디시 진중권 갤러리에 "중권이 형. 나 배신 안했음."이라고 적었다. 정당투표 13번 찍었다는 얘기였다. 그 게시물 보고 그냥 눈물이 좔좔 흐르더라. 어제 딱 한번 흘린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