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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있어서는 '내가 무엇을 이룰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를 고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전자를 존재적인 것이라 한다면 후자는 역사적인 것이다. 전자는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후자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좌파든 우파든 오늘날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데에 더욱 중요한 것은 후자에 충실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이전 세대의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도 실망도 나에게는 남아있지 않다. 누구나 쉽게 말하듯이 지금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내가 무엇을 할 것이냐 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요즘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짊어져야 하는 짐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벌써 그럴리가 없는데.. 일종의 혼란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