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516
그렇다고 본다.
한윤형은 자신이 어느정도 괴물인지 모르는 것 같다.
물론 나의 허접한 대중식견에 근거한 소리인지만,
내가 볼 땐, 한윤형은 이미 진중권을 넘어선 게 아닐까 싶다.
진중권은 축이 있다.
이번 곽감 논쟁에서도 그가 도덕성의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서
어떤 실재를 요청했다.
요청이 아니라, 호출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그건 아마도 어떤 뜨거운 감수성의 발원지 같은, 뭔가 설명하지 못하는 타성일 게다.
진중권은 그 지점에 맞닿아 있다.
그러나 한윤형은 축이 없다.
그는 아무데나 점을 하나 찍어 놓고 동그랗게 원을 그린다.
달리 말하자면, 한윤형의 글엔 어떠한 주체도 발견되지 않는다.
안을 드러다 보면 공허하다.
그러나 이게 한윤형이 가상의 시대에 적합한 신논객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