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에서 일한지 1년. 마음 같아서는 일생을 바치고 싶었던 일이었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만두어야만 하는 사연에 대해서는 아래의 링크로 대신합니다.
http://www.newjinbo.org/xe/4921947
생계를 유지할 대책으로 그간 글을 기고해왔던 매체비평전문인터넷언론 미디어스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짐작하시는 대로, 함께 저술작업을 하기도 하였던 김완 기자가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미디어스의 급료에서 어머니의 병 치료와 생활비 등의 해결을 위한 비용을 빼면 결국 생활하는 데 쓸 수 있는 돈은 중앙당 상근 시절과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상황을 수습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걱정해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중앙당 일을 시작하면서 세운 계획들이 있습니다. 기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과 당원 교육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당시의 글을 새삼스럽게 붙여봅니다.
http://weirdhat.net/xe/etc/37341
기관지에 대해서는 이미 중앙당에 상근하던 동지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 빠르게 '정치신문 R'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후 편집위원회를 구성하고 이것을 실질적인 기관지위원회의 맹아로 삼으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만, 총선 결과의 충격으로 편집위원회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이것을 재건하지 못한 것은 천추의 한입니다. 그러나 기관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동지들이 많으니 어떤 형태로든 수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당원 교육과 관련해서는 부대표와 대변인 등이 참여하는 당원 교육팀에 저도 참여하여 몇 차례의 시범교육을 진행하였으나 애초에 의도했던 수준까지 논의를 진척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당원 교육을 하나의 조직적 체계로서 기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당 내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논의 구조 자체가 무력화됐습니다. 이것 또한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한 것은 긍정적 효과가 많았다고 봅니다. 정세를 해설하는 것과 당원 교양을 겨냥한 것, 두 가지 포맷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당원 동지과 핵심적 지지층 사이에서의 반응이 비교적 괜찮았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당 내의 논의와 의사결정 등에 대한 해설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추가하여 세 가지 포맷의 기획을 하려고 했으나 실행되지 않았던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습니다. 애초의 기획은 부대표들이 순환 출연하여 대표단의 결정 등을 해설하는 기획을 구상하였으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 등으로 실현시키지 못했습니다.
당 내의 주요 활동 당원들에게 배포되는 '주간 정세 브리핑'의 작성 또한 제가 강력히 주장하여 실시하게 된 것이었습니다만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중앙당은 자료를 만드는 것조차 힘에 부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세의 파악과 연동된 정치 행위를 기획하고 실행하려던 애초의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2009년 경기도당 상근을 그만두고 공익근무요원이 될 때 '망명'을 떠나는 것 같은 감상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두 번째 망명을 떠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고 저는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동안 말과 글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보는 말로, 글로, 논리로, 이성으로 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삼겠습니다.
죄송하고요.
고맙습니다.
스승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