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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꿀벅지' 논란에 대해

조회 수 1928 추천 수 0 2009.09.25 10:21:01

이글루스의 논쟁을 (으례 그랬듯) 제목만 보고 클릭은 하지 않았는데, 어떤 네티즌이 이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여성부에 청원을 했다고 한다. 상황이 좀 재미있게 흘러가는 것 같다.


나는 꿀벅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없다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인 것 같지가 않다. 중요한 문제는 이런 논쟁 자체를 시대착오적으로 느낄 만큼 사회의 분위기가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선 이 논쟁이 여기까지 흘러갔다는 사실이 놀랍다.


'솔직함'을 미덕으로 치는 이 시대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낸시랭에 대한 비판으로 치환해서 예전에 글을 한번 쓴 적이 있었는데,  http://weirdhat.net/xe/14710  그때 인용했던 고종석의 글을 다시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아름다운 자연에 넋을 잃거나 아름다운 건축물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는 데는 아무런 윤리적 자의식이 따르지 않는다. 그러나 아름다운 여성 앞에서 호들갑을 떠는 것은, 미스코리아 대회를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 더러 윤리적 비난의 대상이 된다. 거기에는 사람의 외모에 공개적으로 미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을 훼손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것이다. 말할 나위 없이, 외모(만으)로 사람의 값어치를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런데 이런 것에 '부당함'을 느끼는 감수성이 낡은 것으로 치부된다는 것이 이 시대의 문제가 아닐까. 이 시대에 아름다운 여성 앞에서 호들갑을 떠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말하자면, 그 호들갑을 들은 당사자부터가 불쾌함을 느끼기는 커녕 좋아한다면 얘기는 어떻게 될까. 꿀벅지 논란 역시 그렇다.


일종의 문화상품에 해당하는 유이가 꿀벅지란 단어에 대해 '기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고 해서 그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유이가 아니라 일반적인 여성들이라도, 심지어는 자신을 꽤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이라도, 꼴랑 굽시니스트 만화를 보고 천박하다느니 불쾌하다느니 호들갑을 떨 감수성은 있을지언정 자신의 신체부위를 '꿀벅지'라 지칭하는 남성을 만나면 그걸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뿌듯해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 행태를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런 실정에서 특정한 (가령 나같은) 남성들이 꿀벅지란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적 준칙을 준수하는 것이 무슨 의미를 지닐까라는 것이다. 여성들도 원하지 않는 윤리를 준수하면서 여성을 배려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웃긴 일이 아닌가. 어쩌면 특정한 맥락에서 어떤 여성의 허벅지를 '꿀벅지'라고 칭하는 것이 매너있는 행동이 될 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나는 남성과 여성이 평등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 대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가장 '깔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녀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군대를 가라고 요구하는 것이 우스운 짓거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군대 문제 포함해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은 남성에 비해 심히 열악하기 때문에 여성을 배려하는 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선 의심이 없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성들의 욕망이다.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전적으로 손해만 본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니다. 가령 사고를 당해서 다리를 저는 남자를 생각해 보자. 그 사람은 다리가 성한 사람에 비해 일상생활에서 엄청난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저는 다리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그는 자리도 양보받을 수 있고, 좀 초라한 행색을 하고 손을 벌리고 있으면 적선도 받을 수 있는 거다. 그 짓에 익숙해지면 설령 다리가 회복되더라도 계속 저는 척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성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전적으로 불평등한 위치에 처해 있는 반대급부로 얻게 되는 알량한 이득이란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누구나 알다시피 그 이득은 모든 여성들에게 보편적으로 공평하게 배분되지 않는다. 자신의 신체를 적당히 상품화시켜 남성들에게서 이득을 얻는 '불평등 사업'은 당연히 소수 여성에게 그 이윤을 집적시킨다. 그걸 보고 남성들은 여자로 태어났으면 세상 편할 텐데, 라고 '열폭'한다.  


아프리카tv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BJ들을 향한 남성들의 경멸은 정당한가, 부당한가?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다. 그녀들이 이윤을 얻는 시장 자체가 남녀 불평등이란 조건에 기인한 '불평등 사업'이란 사실 자체를 생각하면 그 경멸은 부당하다. 하지만 그 사업의 이윤이 소수 여성들에게 집중되어 사회 평균으로 봐도 불로소득으로 여겨지는 수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 경멸은 정당할 수도 있다. 꿀벅지 논란 등에서 남성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굳이 번역하자면 이것과 비슷한 상황이 나올 것이다. 이를테면 누릴 것은 다 누렸으면서 이제와서 옳은 척 문제제기까지 한다는 식의 불만이 내재되어 있는 거다. 


물론 한국 남성들이 외면하는 것은 그 누림 자체가 남녀 불평등에서 나온다는 것일 게다. 그러나 그렇게 도덕적으로 재단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불평등 구조의 산물을 즐기면서 불평등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사실은 여전히 남는다. 설득력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들조차도 어떤 남성도 여성의 외모를 직접적으로 칭찬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 준비는 되지 않았다는 사실의 폭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얘기를 듣고 '피해자'에게 문제해결을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를 할 수도 있을 거다. 나도 그렇게 생각될까봐 조심스럽다. 그리고 나는 여성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가령 강준만은 지역주의에 대해 얘기하면서 '호남차별' 문제를 호남사람에게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사람들이 조선일보를 보는 것은 비판했다. 일단 호남사람들이 조선일보를 안 봐야 조선일보가 호남배제를 하는 것을 비판할 수 있지 (비판의 힘이 실리지) 조선일보 보면서 투덜대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거다.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논법도 이와 비슷하다. 결국 남성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것은 여성들의 '불쾌감'이다. 자신의 신체를 대상화하기를 거부하는 여성들의 불쾌감이 폭넓게 존재할 때에야 남성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담론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다. 그런 불쾌감 없이, 외려 그것을 쾌감으로 느끼면서 꿀벅지란 말을 제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여성들 사이에서조차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여성부가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규율한다고 해도 실효도 의미도 없을 것이다. 


논리적으로 말한다면 꿀벅지란 단어를 같이 즐기거나, 아니면 그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면서 남성들을 규탄할 것인가 둘 중에 하나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여성은 한 명이 아니기 때문에 어긋나는 욕망들은 논쟁을 발생시킬 수 있다. 꿀벅지 논쟁은 모두가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시대의 '솔직함'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의미는 있다. 그 불편함의 '수'가 만만치 않다면 적어도 '그런 얘기는 네 애인에게나 하고 신문기사에서 즐기지는 말도록 해라.'는 규율 정도는 관철시킬 수 있을 거다. 이 논쟁과 논란이 아무런 저항도 없이 전진하는 욕망의 폭주기관차의 속도를 줄일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asianote

2009.09.25 10:51:43
*.133.68.81

"비밀글입니다."

:

하뉴녕

2009.09.25 10:53:07
*.95.239.132

^0^ 메일로 전화번호 드리겠음...ㅋㅋㅋ

창동

2009.09.25 11:22:29
*.132.176.225

출처 밝히고 간단하게 좀 퍼가겠습니다.
모호하게 생각했던 부분들 명료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란

2009.09.25 11:26:51
*.95.239.132

꿀벅 꿀벅!! 꿀벅꿀벅!!! 치맥치맥! 치맥치맥!!
자신의 신체부위를 '꿀벅지'라 지칭하는 남성을 만나면 그날 주변 여성친구들 20명에게 문자를 보내 자랑을 할 확률이 훨씬 높을 거다. -->공감. 사실 세대차이인 것 같아효. 10대에서 20대 초반까지는 거어어어의 대애애애부분이 동의할듯. 그 위로 올라가면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내 주변 친구/언니들은 다 그렇습.

정worry

2009.09.25 11:59:36
*.56.139.24

자신의 신체부위를 '꿀벅지'라 지칭하는 남성을 만나면 그날 주변 여성친구들 20명에게 문자를 보내 자랑을 할 확률이 훨씬 높을 거다. --> 이게 참 그런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고, 칭찬도 들어본 사람이 잘 듣죠. 칭찬 들어본 적 없는 사람한테는 더도없는 모욕일테고, 들어본 사람한테는 칭찬일 거에요. 그리고 또 하나는 ... 그 말을 누가 하느냐의 문제도 있어요. 만일 저런 말을 한 사람이 좋다/싫다의 문제를 떠나 상사라던가 등의 윗자리라면 그것도 참 칭찬을 받기 힘들거에요. 그래서 아마 20대를 넘어가면 저런 말을 듣는 상황 자체도 불쾌해할 확률이 올라갈 거 같슴다.

울랄라

2009.09.25 12:32:05
*.179.189.158

솔까말 여자들한테 평등하게 대해주면 싫어한다. 진짜다. 진보적인 관점에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그래서 우리 평등하게 돈내자.. 이러면 엄청 싫어하더라. 이런게 경제적 평등이고 관계에서 평등을 가져오는거 아니니? 이러면 한마디 하고 떠나더라 " 넌 여자를 몰라" ㅅㅂ 어쩌라고 그래서 나는 아직도 여자가 없다.스스로 지키려고 하지않는 순결을 지켜줄 필요가 없듯이 꿀벅지가 칭찬이라고 생각하는 여자한테 왜 그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네. 소녀들이 허벅지 다 들어내놓고 소원을 말해봐 말해봐 살랑살랑 흔들어대는데 그걸 보고 그냥 목석처럼 "저건 무릎위 허리아래 신체의 일부분일 뿐이야" 이러라고? 그들이 원하지 않는데?

고양이

2009.09.25 17:08:08
*.140.136.164

그런 분만 만나온 님이 안됐음. 나는 '여자들, 경차 타는 남친 쪽팔려' 같은 기사가 나오면 '쪽팔리면 지가 돈모아서 업글시켜줘야지 어딜 남의 차에 쪽팔린다만다야'하고 생각하는 뇨자라서 ㅋㅋ(당연히 애인빼고 누가 나한테 꿀벅지 운운하면 개팸)

이상한 모자

2009.09.25 13:50:54
*.50.160.205

누가 내 허벅지 보고 꿀벅지라고 그러면 화가 날 것 같은데.. 한 대 칠 지도 모름.

하뉴녕

2009.09.25 14:46:13
*.49.65.16

벽돌로 치시오 ㅋㅋㅋ

와넬

2009.09.25 14:55:46
*.79.118.108

꿀벅지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보다 더 중요한 건,
이 놈의 단어가 발음이 쉽지 않다는 거임.
'꿀'에서 '벅'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목구녕에서 한번 걸림.

발음하기에 허벅지가 낳냐 꿀벅지가 낳냐.

요 근래에 만들어진 인터넷 용어 중 가장 창의성/실용성 떨어지는 단어인듯.

Mr. TExt

2009.09.25 15:49:00
*.122.106.196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그리고 건방진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요즘 문화현상은 '손에 쥔 모래' 같다는 느낌입니다. 길게 생각할 필요와 시간이
없는 듯 해요.

전 뭐-_-; 안일한 녀석이라 '듣기 싫다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자제하고 조심하는 게 상식' 정도입니다.

아무튼 짚어주신 대로 "꿀벅지 논쟁은 모두가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시대의 '솔직함'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의미는 있다. " 이 문장에서의 '불편함' 이
하나의 목소리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다는 '욕망' 이 드네요^^

사실 단어가 별로 맘에 안 들어서요-_-; 글 잘 읽었습니다.

tick

2009.09.25 17:19:15
*.10.224.145

근데 왜 도대체 꿀벅지가 불캐하다는 건가요? ㅋ_ㅋ.. 칭찬중의 칭찬인거 같은데

닷오-르

2009.09.25 17:54:26
*.229.122.69

솔직히 저는 불쾌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걸 쾌감으로 느낄 여성도 별로 많지 않을 겁니다. 친구들한테 문자 돌린다구요? 글쎄...

같은 대상화라고 해도 외모의 칭찬에는 급수가 있는 법입니다. 꿀벅지라는 말 싫어하는 사람도 날씬하다고 하면 좋아하겠죠. 어원이고 뭐고 떠나서 '이색히는 왜 남의 허벅지를 보고 다니지?'라는 생각부터 들 것 같군요.(물론 남친과 사적인 대화라면 괜찮겠습니다만) 그냥 아는 사이의 남성이 그런다면 솔직히 이모님처럼 한대 칠 것 같다능;;; 이번 논란에서 문제가 된 건 꿀벅지라는 단어가 주는 성적 뉘앙스에 대한 게 문제입니다. 예쁘다는 칭찬이 좋으냐 싫으냐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꿀벅지라는 말이 싫으면 예쁘다는 말도 거부해야 한다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좀;;; 솔직히 박재범이나 황찬빈 같은 '외국인'이 꿀벅지라는 말을 입에 담았으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군요.

초등학교 때 실제로 그런 종자가 있었습니다. 보고 다닐 뿐만 아니라 ABC로 점수를 매겼다고 합니다.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했었죠. 용케 대학은 잘 와서 83동 앞에서 한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어휴 이걸 그냥...

덧: 굽시니스트는 외대 교지에 연재하던 시절 정말 심각한 만화를 그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외대 여성주의 단체들이 뭐라고 했는지 찾아보고 싶을 정도로...

하뉴녕

2009.09.25 19:11:14
*.49.65.16

저도 허벅지 칭찬이 외모에 대한 칭찬과 비슷한 급수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일반론'으로 간 건 아래 Y_Ozu 님이 지적한 부분과 비슷한 것을 얘기하려고 했던 것 같구요... 이를테면 일반적인 '우리'가 '성폭력'으로 인지하는 상황을 배실거리며 넘기는 여성이란 것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릴 때는 사회생활하려고 겉으로야 그렇지 속으로는 데미지가 쌓이고 있을 거란 식으로 생각했었는데, 막상 찬찬히 얘기를 나눠봐도 그렇지도 않다능...-_-;; 이 얘긴 너무 나간 얘기고...

여하간 굳이 논점을 잡자면 1) 미성년자 연예인에 대해서 2) 신문지상에서 그렇게 신체분절적인 경탄의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 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타 게시판에서는 불쾌함을 느끼는 여성들이 난리를 쳐야 남자들이 안 쓰든가 말든가 하겠죠.

근데 그 이전에 "성상품화의 금도를 설정하기 위한 도덕주의적 개입"을 우리가 하려고 할 때, 상품화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여성들이 지지를 안 해줄 경우 얘기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져 보고 싶었습니다. 여성들도 좋아하니까 간섭마라 즐, 이런 얘기로 빠지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이해하실 거구요. 오히려 그런 식의 '냉소주의적 언명'들에 대한 백신 역할을 하고 싶었죠.

Y_Ozu

2009.09.25 19:02:52
*.143.138.172

솔직히 성 정치적 의식이 강한 소수의 여성들과 그렇지 못한 다수의 여성들 사이에 문화적 감성의 차이가 좀 있습니다. 한윤형님도 아마 그 점을 지적하고 있는것 같군요.

xmio

2009.09.26 09:43:00
*.203.239.207

어느쪽이 소수고 다수일지는 모르겠는데, '차이'가 있고, 그게 이 '꿀벅지'논란의 중요한 지점인거 같아요. 그 부분을 윤형씨가 지적하고 있다는게 저도 이 글에서 팍팍 느껴졌고, 댓글이나 반응들도 그러하신거 같네요.

고진

2009.09.28 14:20:21
*.47.81.130

매우 정확한 지적입니다.

하뉴녕

2009.09.25 19:30:55
*.49.65.16

이 글 좀 보완해서 어디 보내기로 했는데, 여러분들의 의견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고치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의견들을 보다 보니 의욕이 더 생기네요. ㅎㅎㅎ

하나둘셋

2009.09.25 20:10:06
*.34.174.39

좋은글 써주세요 ^^

MK

2009.09.25 21:04:03
*.177.1.56

저도 이 단어에 대해서 살짝 관심이 생기는 찰나여서 글을 쓸까 하다가 이야기가 저기 먼 산까지 가는 것을 보고 그만두었는데요. 윤형 님이 말씀하신 대로 여성들이 평등하지 않은 상황을 즐기는 불평등한 부분이 좀 있습니다. 위의 Y.Ozu님이 말씀하신 대로 성 정치적 의식이 강한 여성은 자신을 "꿀벅지"라는 말에 대입하는 것을 불쾌해하고 (윗 글에서 그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은 자랑할 것이라...는 부분은 좀 걸리네요), 다른 사람들은 별 생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에 어떤 여성들의 성 정치적 의식은 일반 여성들의 화장과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지요.

재미있는 얘기가 "신체분절적인 경탄"이 뭐...육체의 파편화(?) 이런 걸 가져온다는 주장이었는데요. 저는 이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육체의 파편화가 왜 나쁜지를 잘 모르겠었거든요. 그러니까 여성을 인격이 아니라 하나의 부위로만 본다...즉 객체적 전락을 의미해서 비난하는 것 같았지만, 이 경우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그렇진 않습니다. 좀 관련 자료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딱 맞아떨어지는 건 찾을 수 없었지만 제 느낌에 인지적으로 남녀 차이가 좀 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즉, 남자는 처음에 통합적 인지가 잘 안 된다...이런 느낌? 즉, 부분적으로 인지하고 그 부분적 인상을 합치는 거죠. 어떤 면에서는 바텀-업 프로세싱, 혹은 부분-전체 (part to whole) 식의 인지라면, 많은 경우 여자들은 분위기를 보고 거기서 부분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whole to part)의 인지적 차이죠. 그러니까 남자들의 페티시즘은 부분 구체적이지만 여자들의 페티시즘은 상당히 부차적인 인상입니다. (그래서 남녀의 인지 능력 차이를 다룬 논문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공간 지각..뭐 이딴 것만 나와서.) 뭐 남녀 전반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으로 봐서 그런 식으로 인지할 수도 있고요. 그러므로 "꿀벅지"의 대응되는 개념이 "짐승아이돌"이었던 거죠.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인지 과정 자체가 차이가 좀 있었으니까. 또 달리 생각하면 파편으로 인식했더라도 제대로 된 종합 인지 능력이 있는 남자들이라면 인간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 정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걔중에는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리고 두 번째는 미성년자도 포함되어 있는 어린 여자애들을 이런 관음증의 대상에 적극적으로 전시하는 사람들에 대한 논의가 나와야 하는데요, 여기에는 재미있게도 이 다리의 주체인 여성들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다는 것이죠. 이는 마치 오랜 논쟁 주제인 노출과도 비슷한데, 이 아이들이 자기 다리를 버젓이 내놓고 그를 통해서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든 캐리어 개척을 추구하든 무언가를 하려는데, 단지 이 아이들은 수단이고 객체적 이용일까요? 성 수행성 (gender performativity)의 영역에서 볼 때, 이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성적 정체성이 있다는 건데, 이걸 이제까지의 불평등한 여성 대상...이렇게만 보면 논의가 너무 나이브하니까 사람들에게 공격받을 지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pinacolada

2009.09.25 22:58:23
*.190.2.111

글쎄 난 정치의식하고 무관하게 그냥 자란 환경이랄까 노는 물의 분위기랄까 동네의 문제도 크다고 보는데..(뭐 세대 차이도 있을 거고) 내 주변에서 저런 말을 들었다고 기뻐할 사람 얼굴보다는, 미친 쉑히 사람을 뭘로 보고 감히 그런 말을 지껄임?하고 방방 뜰 얼굴들은 떠오르는데 걔들이 모두 딱히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은 건 아니거든. 그냥 성문제에 대해서 보수적이어서 그런 거고(물론 말로 보수적인 애들이 꼭 실제로 잠자리 활동도 보수적인 건 아님, 주의), 애인 아닌 남자들이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받아들이질 못하는 거지...아마 전반적으로 남녀가 보수적인, 내가 몸담은 어느 집단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꿀벅지 운운했다간 뭐 좀 크게 난리가 날 거 같다. (서로 별로 안 친해서 그런가 더더욱) 잘은 몰라도 남자들 자신도 진지하게 문제라고 생각할 거 같고;
난 이런 성 이야기가 나오면 좀 혼란스러운 것이, 내가 본 여러 집단의 사람들, 특히 여성들마다 생각이 너무 달라서 말이야. 어떤 사람들은 자기 신상까지 공개한 블로그에서 섹스 이야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데, 어떤 여자들은 실제로 그런 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대학생이 남친이랑 잔 거 가지고 창ㄴ 운운하는 해괴한 여자애들이 있고(주변의 실화임; 그렇다고 걔네들이라고 안할 거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겉으론 그러는 거지. 이건 내 동생의 룸메이트들 이야기인데, 그 외에도 이 특정 지방 출신 애들이 우리 귀에는 얼마나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성차별적인 동시에 성문제에 대해 보수적인지, 나한텐 거의 컬쳐쇼크였으.), 내 주변엔 실제로 남친이 혼전에 그걸 요구하면 당연히 딱 잘라야 한다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젊은 유부녀도 있고 그런 걸-.-;아 글구 미국인 남친이랑 사귀면서 자기네는 절대로 뽀뽀까지만 한다면서 묻지도 않은 얘길 열성적으로 하고 다니던 강남의 부잣집 처자도 기억이 난다...^^아마 걘 나중에 자기 결혼할 때 뭔 태클이라도 들어올까 걱정을 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암튼 난 성문제(주변 남자가 자기한테 노골적으로 성적인 뉘앙스가 담긴 발언을 했을 떄 반응을 포함하여)에 대한 태도나 반응이 상당 부분 계급 등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이런 문제를 두고 서로 이야기를 할 때 넘사벽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는 듯...

문득 예전에 어느 게시판에서 언어 성희롱 사건으로 난리가 났던 일이 생각이 나는데...이런 류의 일에 민감한 내가 보기에도 허허 뭐 저런 일을 가지고 그냥 개비웃어주면 되지 싶었던 일을 가지고 당사자는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충격 받고 펑펑 울고 탈퇴하고, 여자들은 물론이고 평소 개마초처럼 굴었던 남자들마저 희한하게 진짜 충격이었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가해자를 비난하는 걸 보고 나름 신기했던 기억이 나는구랴.

하게타카

2009.09.25 22:56:58
*.153.231.137

꿀벅지 라는 단어에 성희롱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친다면 엄친아 라는 단어는 엄청난 불평등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텐데도 말이죠... 혼자서 윤리적인척, 척하는거 정말 꼴보기 싫네요...

분명 그사람도 혼자 집에서 밤에 야동을 다운받아 본적이 있을텐데 말이죠...

하뉴녕

2009.09.26 11:32:36
*.49.65.16

야동 안 받을 수도 있죠. 윤리적인 척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윤리적인 것일 수도 있구요. 엄친아는 조어 자체가 자조적인 문맥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교대상은 아닌 것 같네요.

Carrot

2009.09.26 12:23:01
*.128.181.44

사실 야동과 성윤리는 약간 분리해야 봐야할 같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또 굉장히 복잡한 이야기라서 어휴 골치야. ㅠㅠ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포르노를 본다고 해서 윤리적으로 타락한 사람이라고 볼 순 없다고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르노가 여러 관점에서 위험한 건 인정하고 이것에 관해서 논의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닷오-르

2009.09.26 00:43:10
*.229.122.69

확실히 같은 여성이라도 집단이나 환경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사람들이라면 그런 말을 듣고 불꽃싸다구를 날릴 사람도 있을 테고, 그냥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소수일 것입니다. 칭찬으로 받아들일 것 같은 사람을 몇 아는데, 그사람도 20명한테 문자 돌리진 않을 겁니다 -_-;;; 이 대목은 좀 빼시는 것이... 그리고 제가 있는 미쿡에서는 단지 '예쁘다'라고 하는 것만으로도 불꽃싸다구...가 아니라 고소크리도 가능할 기세입니다. 만일 직장이라면 말이죠. 파티에서라면 또 얘기가 다르지만.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불쾌감을 표현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더 많은 여성들이 테러를 당하는 게 아닌지 저는 걱정이 됩니다. 이 논쟁에서 최초 발화자는 결국 블로그를 닫았지요. 하지만 그게 무서워서 많은 여성들이 입을 닫고 있으면 남성들은 그런 얘기를 해도 괜찮은 줄 알 것이고...이건 키탈저 사냥꾼의 저주인가; 게다가 남성들은 다수 여성들이 꿀벅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사실 관심이 없습니다. 적어도 꿀벅지라는 말을 쓰고 싶다는 사람은 말이죠. 오히려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닌데 너희는 왜 그러냐능!'이 대세입니다. 다른 여성은 괜찮은데 너는 왜 그러냐는 사람은 오히려 소수입니다. 저는 그 상황에서 용어사용의 권리를 사수하기 위한 위대한 십자군이라도 조직된 것이 아닌가...라는 인상마저 받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오랫동안 반발해야 남성들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까요? 상대를 일부 꼴페미로 모는 것이 아니라...

하뉴녕

2009.09.26 11:49:13
*.49.65.16

1. 불쾌하셨다는 부분을 적당히 수정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체험담에 불과한 데다가, 중심적인 논지를 위해 방어해야 할 팩트(?)도 아니라서요. 생각해보니 어지간한 마당발이 아니면 자랑질만한 친한 친구가 20명씩이나, 는 안 될 것 같다능 -_-;;

그리고 자세히 안 쓰고 넘어가서 본의가 전달이 안 된 듯한데, 제가 얘기하는 자랑질이라는 것도... 불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좋았다라는 양가감정을 친구들에게 얘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그 문자를 받아보았다느니 아니라느니 같은 구질구질한 얘기는 생략하기로 하죠.


2. 그 부분을 벗어나서 이 글의 논지와 관련이 되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느냐면, (어디까지나 제 경험에 국한지어서입니다만) 꿀벅지란 단어가 자신에게 향하지 않고 사용될 때 그다지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그 단어를 (스스로) 자신에게 적용하여 추구해야할 미의 규준으로 삼는 데에도 스스럼이 없더라는 겁니다. 여성들끼리 만나면 내 것이 꿀벅지니 네 것이 꿀벅지니 하면서 싸운다는 얘기도 들었고, 매장 알바생들이 꿀벅지의 기준을 토론하였다더라, 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물론 어지간히 친한 사이가 아닌 다음에야 남성인 제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요. 여성들에게서 들은 얘기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뭐 낯선 남자가 자기한테 그 말을 사용하면서 침 질질 흘리면 뭐 이 변태시키야, 라고는 할 망정 사람들이 그 말을 쓰면 되네 안 되네라며 토론하는 상황 자체가 생경하지 않을까요?


3. 굳이 '상식적으로' 논점을 잡자면 1) 미성년자 연예인을 향한 단어로는 너무 성적인 뉘앙스가 짙다. 2) 신문지상에서 쓰이기에는 부적절하다. 라는 식으로 가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게시판에서는 이 말이 불쾌하다는 여성/남성들도 있고 뭐 어떠냐는 남성/여성들도 있는 게지요. 이런 문제에 있어서 남녀간의 힘의 불균형이란 게 존재하고, 그래서 여성들은 침묵을 강요당한다는 견해는 물론 기본적으로는 옳습니다. 그런데 이 건에서 꿀벅지에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는 여성들이 강요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전 그렇지 않은 경우도 대단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4. 좌파가 된다는 건 스스로를 일반인들은 잘 구애받지 않는 윤리의식으로 동여맨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일반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욕망에 따라 움직이지는 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목표는 모순되거나, 적어도 길항하지요. 같이 추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쪽 노력을 포기해 버리면 굉장히 나이브한 견해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닷오르 님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이런 문제들을 대할 때 제가 하는 고민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닷오-르

2009.09.26 11:39:47
*.229.122.69

요는, 여성의 불쾌감이 불쾌감으로 인지되는 대신 꼴페미로 명명받았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과연 불쾌감을 표시하는 여성이 다수가 되면 꿀벅지라는 말을 남성들이 자제하게 될까? 라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여성의 불쾌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이 사건을 촉발시킨 남성 네티즌들이 성공했다면 과연 이 사태가 일어났을까요?
뭐 그렇다고 해도 저도 한윤형님과 같은 결론을 취하고 있긴 합니다. 다만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지난한 항의와 테러를 겪어야 할지 생각하니 없던 우울증도 생길 것 같은 기분이...

Carrot

2009.09.26 12:13:18
*.128.181.44

사실 성적인 개념을 담은 낱말들의 용례가 충분하지 않은 편이고 따라서 이번 논쟁은 생산적일 수 있다는 게 제 입장인데 좀 논쟁이 산으로 간 감은 있습니다. 한윤형 님께서 말씀하신 '문화적 감수성의 차이'도 사실 이번 논쟁을 통해서 좀 더 구체화되고 정립될 수 있는 내용이거든요. 다만 '키배' 그 이상으로는 가지 못하는 듯 싶습니다.

사실 남자 입장에서는 이런 어휘를 어떻게 사용할 건지, 또 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어떤 방식의 사고를 해야 할 건지 그저 혼란스럽습니다. 덕택에 제가 택한 방법은 아예 성과 관련된 생각이나 발언은 터부시하는 거였는데, 정서적인 문제로 상담 받으면서 이것 역시 꽤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거기서 어느 정도 풀려나니까 문제가 상당히 해결되었기도 하구요.

하여튼 이런 이슈가 터져나오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골치 아픕니다. 일단 대화가 꽉 막혀버려요. 그냥 서로간에 이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해야 하나. (이것도 일종의 '성차'일지도.)

덧. 한편으로는 사회적 권력이 여성에게 편향되어 있는 사회가 있다면 거기선 이런 이슈가 또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뉴녕

2009.09.26 12:19:01
*.49.65.16

닷오르 님 말씀처럼 대충 꼴페미로 밀어부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어 있는지라...소통 자체가 쉽지는 않죠.

그렇긴 한데 이번엔 성적으로 민감한 문제다 보니 남성 vs 남성의 구도도 많이 나오는 것 같고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여성 vs 여성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Carrot

2009.09.26 12:24:42
*.128.181.44

사실 전 여/남뿐 아니라 남/남, 여/여에서도 대화 자체가 막혀버린단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민감한 주제고 덕택에 자신의 사고방식과 다르면 공방이 너무 뜨거워(?)져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뉴녕

2009.09.26 12:20:00
*.49.65.16

아아 그나저나 나는 아프리카 BJ 분석이 가장 탁월하다고 자찬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언급을 안 해줘...ㅋㅋㅋ 시망 ㅋㅋㅋㅋ

s

2009.10.26 16:59:28
*.64.89.170

가장 탁월함 ㅇㅇ

s

2009.10.26 16:59:46
*.64.89.170

님은 누구 방송 보시나요?

하뉴녕

2009.10.26 18:18:55
*.49.65.16

안 봐여. ㅎㅎ

쟁가

2009.09.26 15:27:12
*.254.120.132

잘읽었어요.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알겠는데 "여성들의 불쾌감이 폭넓게 존재해야 남성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담론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대목은 동의가 안되는군요. 사실판단으로도 그렇고 당위명제로서도 그렇습니다. 이건 결국 전형적인 힘의 논리, 쪽수의 논리지요. 이 논리를 인정해버리면, (특정 이슈에 대해) 남성의 행동을 제약하는 담론이 효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이유는 여성이 계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의 주장에 별로 반박할 말이 없어지고 맙니다. 실제로 상대적 약자들의 불쾌감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던 이슈에서, 약자를 보호하는 한편 상대적 강자들을 제어하는 담론이 강력하게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없진 않구요. 한편, 담론이 확장되면서 그때까지 대다수 사람들이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불쾌감이 '발견'되는 경우도 많죠. 요컨대 '다수의 불쾌감'과 '담론의 효력' 사이의 관계를 일방적 인과관계로 규정하는 건 위험하다는 거. 아 참, 아프리카 BJ 비유는 탁월하다고 생각했음.^^

하뉴녕

2009.09.26 15:31:54
*.49.65.16

네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요즘 들어 또 유행하기 시작한 보노보 사례까지 포함해서 -_-;; ) '여성들의 연대'와 여권 사이에는 양의 인과관계가 성립할 거라고 생각하구요. 사실 그 문제가 아니라, '계몽'이란 것이 뭔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데 계몽이란 게 성립할는지... 적어보니 이건 이 문제나 여성문제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군요. ㅎㅎ

"꿀벅지가 문제면 초콜릿 복근은 문제가 안 되냐?"라는 남성들의 볼멘소리도 있지만, 그 이전에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 우리도 남성들을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는데."라고 말하는 '냉소주의적 여성 주체"의 발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등'을 추구하는 전략 자체가 기존의 것과는 다른 어떤 주체가 있는 거지요. 이들 입장에서는 '계몽주의자'들이 오히려 '덜 계몽'된 것들이겠구요.

이런 식의 전략은 분명 노동운동을 고루하게 여기고 소비자운동을 절대시하는 현재의 흐름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소비자운동이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꽤 합리적으로 설명해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계몽'의 건덕지가 남아 있는 거죠. 그런데 이런 문화 영역에 오면 실은 저 냉소주의자들의 전략이 더 타당한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처음처럼 광고의 유이 양은 '쿨'을 말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도 쿨을 말하겠죠. 쿨하지 않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은 뭐가 있겠습니까. 사실 너희들도 너희들이 믿는 것 만큼 쿨할 수는 없다, 이런 논쟁에서 분열이 드러나지 않더냐? 정도로 묻는 수밖에 없죠.

그런 점에선 이 글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냉소주의자와의 대립인 셈이죠.

쟁가

2009.09.26 16:01:19
*.254.120.132

확실히, 우리는 지금 '정치적 올바름'이 쾌락의 발 아래 봉사하는, 그리고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지요. 냉소주의는 '정치적 올바름'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서 대하는 어떤 태도를 말하는 것일테구요.

계몽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계몽을 강요하는 짓, 이것이 지금 좌파들이 처한 상황이죠. '이런 말까지 해야하나' 뭐 이런거.. 여기서 살짝 삐끗하면 고만고만한 자유주의자들 중의 하나가 되고 다른 쪽으로 살짝 삐끗하면 "전체주의를 두려워말라"고 고함지르는 지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난감하긴 한데 어쩌겠습니까. 위태위태 한발씩 나아가는 수밖에 없죠.^^

하뉴녕

2009.09.26 16:02:19
*.49.65.16

이런 문제는 한국이 최첨단(?)인듯. ㅋㅋ 사이버펑크에서 말하는 디스토피아를 실제로 실현해 보려는 나라잖아요. ㅎㅎ

그래서 "미국에라면...", "유럽에서라면..." 식의 '선진국' 비평도 허망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ㅋㅋㅋ

sirrah

2009.09.26 17:41:28
*.88.177.196

글이 참 좋습니다. 한윤형님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남녀 차별은 당하고 싶지 않지만 남자로부터 인기와 칭찬 내지 이득은 얻고 싶은, 뭐 그런 이중성이 여자들에게 있죠. 여자인 저도 그 이중성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고요.
저는 20대의 평범한 여성이고 제 주변 친구들도 그렇습니다만, 그놈의 '자랑질' 안하면 여자들끼리 있을 때 '서열'에서 밀립니다. -_-;; '쟤는 남자한테 인기가 없는 애' '반면 나는 인기 있는 애 훗 이놈의 인기란' 뭐 그런 식으로 가는 거죠.; 현재 한국 사회에서 남성으로부터의 호의 어린 시선은 어떤 식으로든 이득으로 연결되기 쉽기 때문인지, 아니면 진화심리학자들이 좋아하는 유전자의 난리가 문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현실은 그렇습니다.
세상 물정 전혀 모르던 시절의 저는 제가 사회 생활하면서 겪은 일들(ex. 직장 상사나 길 가다 스친 사람, 기타 등등의 집적거림)을 모조리 '성추행'의 카테고리에 넣어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주변의 여자애들은 그걸 '대쉬'의 일종으로 보더군요. 그들에게 있어 제가 겪은 '성추행'은 불쾌해하기 보다는 자랑거리로 삼을 만한 그런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남자들에 대해 성토를 하면 그들은 그것을 '자랑'으로 알아듣는 것이었습니다. 충격이었죠. 제가 하는 말을 자랑으로 알아듣는 사람들 앞에서 제가 성추행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남녀 차별에 대해서는 또 어떻고요.
제가 본 바 '권력'에 문제에서 여자들은 결코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 권력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외모'와 아주 쉽게 연결되고요. 많은 여성은 그것을 남녀 차별 문제와 분리할 수 있다고 철썩같이 믿는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다면 우리가 남자처럼 옷 입고 수염 기르고 다니란 말이냐! 우리는 여자란 말이다!"라며 '본질론'의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남자로부터 더 많은 칭찬을 받고 싶은 욕망이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가 자본주의의 불평등, 혹은 남녀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입지는 매우 좁아진다는 것입니다. 여자들이 왜 이 문제를 외면하고 싶어하냐면, 곧이곧대로 인정하기엔 진실이 너무 독하기 때문입니다. 이걸 인정하려면 우리 안에도 '악'이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데, 워낙 오래도록 피해자 포지션으로 살아와서 그게 익숙하지 않거든요. 여자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을 자기 내면의 어떤 민감한 지점을 한윤형님이 잘 건드려 주셨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하뉴녕

2009.09.27 12:23:49
*.49.65.16

감사합니다. 저도 여동생과 같이 살다 보니...; 이런 저런 느끼는 것들이 많습니다...

cw

2009.09.30 15:22:13
*.169.14.175

이런 공평정대한 관점으로 여타의 사회문제도 봐주시면 좋겠네요. 모든 논의에 앞서 약자에 대한 배려가 먼저입니다. 만약 한윤형님이 좌파라면 말이죠. 얄랑한 이득에 이렇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이 논란의 핵심을 '여자들의 반응'에 집중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다른 문제도 이런 식으로 접근하시나요? 문제는 여자들의 반응이 아니라 이 단어가 왜 사용되었느냐, 그리고 왜 남자들이 열폭하느냐 입니다.

하뉴녕

2009.09.30 15:34:04
*.49.65.16

좌파들은 저를 자유주의자라고 부르고 자유주의자들은 저를 좌파라고 부르는데 그런 규정들이 무슨 벼슬도 아니고 저는 제가 생각하는 대로 말할 뿐입니다. 알량한 이득도 몇 명에게 집중되면 엄청난 이득이 되죠. 그것에 대한 분석이 불필요한 것일까요? (꿀벅지 논란과는 별개로)

여성들의 반응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님처럼 광명정대한 분이 분기탱천하여 여성들을 옹호해주겠다고 해도 여성들로부터 좋은 소리 못 듣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국에서 도대체 우리는 뭘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의문이 든다면, 먼저 이런 정국이란 게 대체 어떤 정국인지를 얘기해 봐야겠죠. 노동조합이 하는 대로 따라가면 무조건 된다고 말하는게 님이 생각하는 '좌파'입니까?

정리가

2009.10.01 12:40:12
*.44.210.74

조금씩 되는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
종종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

리건

2009.11.29 18:03:36
*.253.35.112

여동생도 있고 여자인 동료들도 있으실 테지만.. 꿀벅지에 대한 여자들의 반응에 대한 짐작은 정말 많이 엇나간 것 같습니다. 우리 병원 간호사들이 그 말이 언급되는 순간 보인 반응이란... 마치 초샤이어언이 되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분노하는 모습들은 처음 볼 정도였어요. 나는 그 말을 그 때 처음 들어서 나중에 어원을 추적해봤습니다. 어원 설명을 읽으며 나도 꼭지가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여성들이, 유이 포함하여, 그 말에 분노를 표현하지 않는 이유에는 기분나쁜 표시를 했을 때 닥칠 불이익도 있습니다. 꼴페미, 히스테리, 자격지심, 질투 등등... -.- 유이 등 연예인들은 자기를 침 질질 흘리고 봐주는 남자들-소비자들-의 기분을 거스를 발언을 감히 할 수 있을까 심히 의심스럽군요.

'키작으면 루저'라는 데 남자들이 발끈하였을 때, 꼴마초, 히스테리, 자격지심 같은 비난이 그들에게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권력의 차이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봐요.

montreal florist

2010.01.20 11:18:33
*.68.229.119

정말 재밌는 논란이네여, 사람들이 말들을 정말 잘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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