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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광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조회 수 1846 추천 수 0 2009.09.14 06:38:58

무례한 복음 - 8점
이택광 지음/난장


<무례한 복음>을 저자에게 증정받아 읽은 주제에 서평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의 문화평론의 논지에 대해 생각한다면, 나는 이미 여러 글에서 그것들에 내 생각을 첨가하여 많은 말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택광이란 문화평론가가 한국사회에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예전 책의 리뷰에서 어느 정도는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http://yhhan.tistory.com/518


그렇다면 내가 더 해야 할 얘기는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쓴다. 이 글은 이택광의 텍스트에 대한 비평이 아니라, 이택광의 텍스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에 대한 대화의 시도다. 어떤 의미에서는 메타 비평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택광의 글은 팬이 있는 반면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반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모르는 이론가와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 구체적인 상황을 얘기할 때 팩트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등이 있는 것 같다. 보통 전자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다가 후자를 두고 꼬투리를 잡아 그의 글쓰기가 무의미 혹은 무능력 함을 논증(?)하려는 것이 이택광의 안티들의 행동 패턴인 것 같다. 



그에 반해서 나는 이택광의 글을 대단히 자주 인용하는 편이다. 이건 내가 언제나 그의 논지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이거나, 그가 서술한 내용들이 100% 사실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은 물론 아니다. 내가 그를 인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근래에 발생하는 정치적/문화적 사건들에 대해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 수준의 텍스트를 생산해 주는 것이 그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스스로 문화연구 이론을 숙지하고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을 지라도, 이택광의 논지를 활용해서 이택광이 분석하는 것보다 더 구체적이고 지엽적인 상황을 설명할 수는 있게 된다. 이 부가물은 다소 추상적인 그의 텍스트의 내용을 보충해 줄 수도 있고, 혹은 일부분은 반박할 수도 있다. 그렇게 나는 이택광의 글보다 가독성이 높은, 하지만 그가 빌린 이론의 분석력을 빌리는 하위 텍스트를 쓸 수 있는 거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런 글에도 독자가 생긴다.

이택광을 비판하는 이들은 이론이 현실을 정교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를 공격하는 것 같다. 여담인데, 이런 공격은 그의 글이 '잡글'치고는 너무 잘 정돈되어 있기 때문에 심정적으로 더 큰 공감을 얻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도 드러나는 이택광의 문화평론은 울퉁불퉁한 현실을 그대로 담았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정갈한 자신만의 결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분석의 지향과 문체가 고르고 고만고만하다는 얘기인데, 이것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이택광이 자신의 틀에 현상을 끼워맞추는 듯한 구석이 있다는 지적도 전혀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를 향한 반지성주의적인 공격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을 공격한다고 말하면서 그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려고 가장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이를 공격하고 있다는 자기모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쩌면 현실을 분석하지 못하는 것은 이론이 아니다. 이론에 현실 설명능력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리들 자신이다. 왜냐하면 그런 것을 인정해 버리면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서 고민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 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고, 돈 많은 놈들이 떵떵거리는 것도 짜증나는데 공부 좀 했다는 녀석들이 권위를 세우는 것도 보기 싫다. 그러므로 모든 이론은 현실을 설명하는데 무력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택광이 받는 공격은 그가 분석하려는 현실 그 자체에서 나온다. 그리고 만약 이택광을 정말로 별 것 아닌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합리적인 행동은 반박이 아니라, 무시 - 그냥 지나쳐가는 것 - 일 게다. 그럴 수가 없다면 그를 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고민을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론이란 것이 필요한 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한국인들은 젓가락을 사용하니 기술이 발달했고 위대한 황우석 박사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류의 분석(?)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론이란 게 애초에 그런 복잡한 세계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인데, 그 이론이란 것을 가지고 현상을 분석한다는 것 역시 만만한 일일 리는 없다. 사실 이론을 현실에 적용한다는 것은 일개인에게 떠넘길 수 있는 수준의 작업이 아니라, 학자, 지식인, 상식인들이 제각각의 위치에서 지적인 작업을 할 때에 일어날 수 있는 협업과정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강준만이나 진중권과 같은 '사기캐'를 무협소설적으로 추종한다면, 아마 한국 사회에서 이론이란 것을 활용할 방도는 없을 것이다.



나는 얼마 전에 딴지일보에 스타리그 FA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이택광의 글을 인용했다.
http://yhhan.tistory.com/1027 나는 내가 인용한 이택광의 글 내용이 사실에 전부 부합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연관짓지 못했던 몇 개의 현상을 엮어서 설명했기에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한편 스타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그의 글은 애초에 내가 블로그에 쓴 글에서 구체적인 자료를 얻어 쓰여질 수 있었다. 스타리그 스폰서 변천의 역사에 대해 이택광이 처음부터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즉 이런 식의 지식노동의 협업관계에서 이택광은 내게서 구체적인 사례를 얻고 나는 이택광에게서 사태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관점을 얻는다. 그리고 나는 스타리그의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 얻기 위해 포모스 
www.fomos.kr/ 에 들어간다. (물론 본질은 놀러 들어가는 것이다.) 이택광에 비하면 구체적인 얘기를 하는 내 글도 포모스의 스덕들이 보기에는 사실관계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 그냥 그 사실을 인정하고 수정하면 된다. 분석이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그런 긴장감이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협업관계들이 활발히 이루어질 때에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나와 이택광 사이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이런 사정은 협업관계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 이론의 무력함을 비판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본말이 전도된 행위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므로 이택광을 활용해서 글을 쓰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한다. 물론 꼭 그가 아니라도 좋다. 학문을 하는 이들, 혹은 학문하는 이들보다 다소 낮은 단계에서 평론을 하는 지식인들의 글을 기반으로 하여 자기 생각을 얘기해야 한다. 그들의 착상을 활용하여 더 구체적인 얘기에 대해 발언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부가물을 통해서만이 그들의 추상성과 무능력함 또한 증명해 낼 수 있다. 우리에게 훌륭한 지식인이 없다는 류의 앵알앵알은 언제나 옳은 소리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책임을 방기하는 말에 불과하다.



이런 작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나야 우리는 지식인과 상식인의 교류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계를 확립하는 것은 진중권과 같이 탁월하게 대중적인 글쟁이가 열 명 탄생하는 것보다 (생각해보니 이건 좀 ㅎㄷㄷ 하지만;;) 중요한 일이다. 이택광의 평범한 수준의 대중성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당장 무례한 평론을 꺼내들라. 자신이 관심이 있는 소재를 다룬 그의 글을 펼치라. 그리고 그의 분석을 확장하거나, 그가 잘못 파악한 구체적인 사건들을 지적하며 자신의 글을 써보라. 그것이 당신이 이택광을 활용하면서 그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일 것이다.



디스코

2009.09.14 12:13:26
*.10.37.144

멋진 글!
'무례한 복음' 읽는 중인데 공감이 가네요.
한윤형 님의 다음 책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볼 수 있었음 좋겠군효.
개인적으로는 블로그의 글들로 모음집 하나 나왔으면 하는 바람.
책으로 읽는 게 편하니까.

dlxorrhkd

2009.09.14 13:38:49
*.34.70.222

이택광씨의 '개념'을 비판하는 사람은 두 부류입니다. 1) 어렵다고 징징대는 사람, 2) 적절치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 두 부류는 엄연히 다릅니다. 블로그를 통해 이택광씨의 글에 반감을 표하는 사람들중 상당수는 '지적유희'에 지나지 않는 그의 개념 사용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를 한윤형씨는 '반지성주의자'로 싸잡아 비판하지요.

이택광에 대한 과도한 옹호가 부담스럽습니다.

하뉴녕

2009.09.14 14:31:18
*.192.218.249

전자가 더 솔직해 보임. 그리고 '반지성주의'를 무슨 욕처럼 받아들일 필요가 없어요. 그건 그냥 삶의 태도, 그것도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삶의 태도일 뿐이죠. '지적 유희' 같은 비판이 바로 그 지반에 서 있는 것인데, 그걸 스스로 언급하면서 반지성주의를 폄하로 받아들이시는 것 자체가 반지성주의의 체현임. 그리고 그런 자세와 반응을 고려하는 문맥 위에서 제 글쓰기 같은 것들도 있는 거죠. 이택광의 경우는 별로 안 그런 것이겠고...

dlxorrhkd

2009.09.14 14:46:47
*.34.70.222

- 반지성주의를 '욕'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듯이, 지적유희도 욕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어요.

- 제 글은 이택광에 대한 정당한 비판까지 '반지성주의'라고 매도하는 것은 과도한 옹호라는 겁니다. 이택광을 '개념 박물관'이라 비판하는 건 반지성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비판이거든요.

- 아. 그리고 이택광을 경유하여 이론가들의 영감을 얻는 "꼼수"는 쓰지 마시고, 그냥 이론가들을 직접 공부하는게 어떨까요? '여러 이론가 공부하기 귀찮아서 이택광으로 퉁친다' 고 강변하는 한심한 평론가에게 반지성주의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좀 그렇습니다. 님이 만나는 평론가들은 정말 다 그렇게 게으른가요?

하뉴녕

2009.09.14 14:56:59
*.192.218.249

1.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 말은 그래서 '지적유희'라는 말로는 비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근데 님은 그것을 '정당한 비판'이라 표현했지요. 그렇게 보는 것 자체가 반지성주의적 태도인 것인데, 그걸 반지성주의적이라고 했다고 '과도한 옹호'(굉장히 심정적인 수사네요 ㅎ)라고 하시죠.

2. 특정한 삶의 태도에 의한 판단이고, 그것 자체가 그닥 쓸모있는 비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3. 님처럼 이론가를 지적으로 격파했다고 믿을 만큼 유능하지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근데 언제 격파했는지 좀 알려주시면...

하뉴녕

2009.09.14 15:09:37
*.192.218.249

dlxorrhkd//

저는 제가 쓰는 글들이 지식노동의 최말단에 있다는 걸 그냥 담담하게 이야기한 건데요. 그게 뭐가 자랑이길래 얘기하느냐고 물으면,내가 하는 일이 그거니까 얘기했다고 할 수밖에요.

그게 눈꼴사나우면 님 혼자서 '문화평론'을 하시져. 그러면 제가 님의 글에 어떤 '지적유희'가 있는지 '반지성주의'적으로 고찰해 드리겠습니다.

dlxorrhkd

2009.09.14 16:45:40
*.34.70.222

1. 말이 도네요. 저는 반지성주의라는 말로 비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거든요. 이택광을 지적유희라고 비판하는 모든 사람이 반지성주의?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2. 님은 아마추어라서 적절치 않은 개념사용이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학문적인 영역에 있어서는 엄밀해야지요. 개념 하나로 평생을 연구하는 것이 철학자 아닌가요? 님은 아마추어 대중평론가라서 막 써도 된다고 쳐도, 이택광씨는 전문학자잖아요. 그러면 안되죠.

3. 게으름 피우지 말라는 이야기가 잘 이해가 안가시나요? 왠 딴소리를 하시는지.

하뉴녕

2009.09.14 17:43:33
*.192.218.249

1. 저는 이 글에서 반지성주의를 비판의 의미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2. 이택광에 대해 얘기했을 때 적절치 않은 개념사용 운운한 건 최근의 우생학 논쟁 하나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가 무슨 문맥에서 발언하는지도 모르고 시비를 건 것에 불과하죠. 이택광 혼자서 그런 말 하고 있다고 믿는게 참 야무지고... 더구나 정작 생물학자 님인 김우재 님이 이택광을 비판할 때 문제삼은 것은 용어사용 문제도 아니던데요.

3. 뭐가 딴소리인가요? 공부는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하긴 혼자 할 수 있다고 믿으니 자기가 읽은 몇 권의 책에 의거해서 상대방의 용어사용의 적절함을 지적했다고 믿는 것이 가능하겠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구요. 가령 제가 하는 짓이 하청노동 비슷한 일이라고 했을 때, 그걸 보고 "왜 님은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직 종사하지 않고 보세가공에 만족하느냐?"라고 묻는게 성립한다고 보세요? 그러는 님은 이론가들 공부해서 무슨 글을 생산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Hendrix

2009.09.14 17:49:20
*.132.70.206

이택광 선생님 말에 동의하다가도 아리까리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명쾌하게 정리가 되는 군요. 다만 이택광을 '쓰'거나 '넘어서'거나 하는 문제에 있어서 '쓰'는 것의 한계가 그리 머지 않았을 까봐 걱정하는 데 그게 아니라면야 모두다 자기 이론 공부를 할 필요는 없겠죠. 전 '넘어서'야한다고 말하지만 아직 이택광 선생이 만드는 용법이 넘어서기 어려워서 헤매고있긴 하죠.

dlxorrhkd

2009.09.14 18:15:46
*.34.70.222

하나의 텍스트로써 이택광씨의 글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저처럼 불만스러운 사람도 있고,Hendrix님처럼 넘어서야 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구요.

이택광은 현대 한국문화비평을 집대성 한 스케일이 큰 '이론가'가 아닙니다. 그저 독특한 철학적 시선으로 개별 현상에 대해서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중 한명이며, 늘 개념과잉이라는 수식어를 감당해야 한느 사람이지요.

그를 놓고 문화비평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화비평이라는 영역 자체에 대한 무시, 나아가 평론가로써 본인의 함량미달을 고백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하뉴녕

2009.09.15 07:04:12
*.192.218.249

이택광이 사이즈가 큰 이론가라서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굳이 말하자면 이택광의 이론이란 것도 서구 대가들의 이론을 한국적 현실에 맞춰 짜집기해서 휘두르는 것에 불과하지요. 그게 하나의 틀과 결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지만...) 실시간 사건들을 비평하는 유일한 이론가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한 거랍니다. ㅎ

사이즈에 집착하시는 거나 논리구성을 보니 사이즈가 큰 문화평론가인 김휘영(뫼르소) 님의 멀티인듯...ㅋㅋㅋ

Hendrix

2009.09.15 13:21:01
*.132.164.182

스케일에는 저도 별로 관심없고. 종종 맥락에 활용하는 이택광 선생의 말들이 어느새 스테레타입으로 울려퍼지되 구체적 현실에 적실치 못할 때가 있을까봐 위의 이야기를 한 거구요. dlxorrhkd은 '문화비평'의 기준을 제시하세요~

dlxorrhkd

2009.09.15 14:29:14
*.237.98.123

hendrix/스케일이라는 말은 형용사일 뿐이지요. '집대성'이라는 말은, 현대 한국사회의 문화비평, 혹은 아카데미즘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비평의 제문제를 통합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이 작업을 해낸 사람이 사상가이고, 그의 지적 여정을 '이론'이나 '사상'이라는 말로 호칭합니다.

헨드릭스님이 이 말 뜻을 모르는 철부지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그가 문화비평을 집대성한 학자라면, 그를 읽지 않는 사람은 지적으로 게으른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택광은 체계적인 이론가나 사상가가 아닙니다. 그는 여러 사상가들을 인용하여 비평가는 맞습니다. 혹자는 그의 글을 읽고 자극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혹자는 그의 비평을 보고 함량미달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한 비판 자체를 원천봉쇄한다거나, 이론가/사상가들에게 받아야 할 영감을 그에게서 받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기와 같이 이택광을 활용하라고 말하는 지적 태만을 옹호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문화비평의 올바른 기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나눌 대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제가 다른 닉네임으로 헨드릭스님 블로그에서 토론을 청하게 될수도 있겠지요.

dlxorrhkd

2009.09.14 18:06:07
*.34.70.222

1. -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를 향한 반지성주의적인 공격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을 공격한다고 말하면서 그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려고 가장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이를 공격하고 있다는 자기모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거 비판 아닌가요? 우기지 좀 마세요. 보기 흉하니까.

그리고 제가 물은 건 이택광을 지적유희라고 비판하는 사람들 모두가 정말 반지성주의자들이냐는 거였지요. 딴소리가 취미인가보군요.

2. 님이 기억하는게 그거 하나겠지요.

3. 게으름 피우지 말라고 했더니, 제가 이론가를 격파했느니 마느니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 공부는 제가 알아서 하니까, 님이나 아마추어리즘을 극복하시지요. 게으른 지식생산자보고 게으르다고 욕한게, 하청노동자를 욕한것과 같은 말이 됩니까?

님이야 아마추어리즘에 만족하며 살건 말건 상관없지만, 이택광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싸그리 '아마추어리즘'에 근거하여 재단하고 비판하고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님은 공부 대충하고 개념 어설프게 써서 글 써도 출판되고, 언론사가 실어다주니 괜찮다고 칩시다. 다른 사람도 이택광을 교주로 모시고, 님처럼 그렇게 설렁설렁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하뉴녕

2009.09.14 18:13:45
*.192.218.249

1. 비판이라기보다는 부적절함에 대한 이야기였구요. 저는 '지적유희'라는 용법 자체가 이미 반지성주의적이라고 답변드렸습니다. 좀 제발 이택광을 비판하는 이들 일반을 제가 욕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반지성주의적인 비판이라도 때에 따라 정당할 수도 있는 거겠죠. 저도 글 중반에 이택광의 평론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써두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지성주의적 비평'보다 그를 극복하기 위한 더 나은 방식이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이미 제가 한 말에 다 나와 있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설명합니다.

2. 제대로 말할 거 아니면 이죽대지 마시고...

3. 게으르다고 욕하려면 제 책이나 기고문의 '어설픈' 부분에 대해 비판하시죠. 이론가를 활용해 비평하는 이택광을 이용해서 우리가 지적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당연한 말을 한 것이 지적 게으름을 증명하는 일이 되나요? 저는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부지런함으로 지적 작업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 건데요. 제가 게으르기는 하지만, 게으른 제가 님보단 더상황을 더 잘 보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제 공부도 제가 알아서 합니다. 거기에 간섭하니 님은 무슨 공부를 하시길래, 라는 발언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 그리고 제가 언제나 이택광만을 인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제 글은 이론에 대한 인용보다는 현상분석이 더 많은 글이죠. 이론활용이 극히 드문 글인데, 이런 글을 보고도 '현실을 이론에 끼워맞추는' 운운 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dlxorrhkd

2009.09.15 14:44:02
*.237.98.123

1. 정말 모르는 겁니까? 알고도 우기는 겁니까? 비판의 사전적 의미도 모르세요?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는 것이 비판 아닌가요?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것이 비판 아닌가요? 자꾸 대화의 수준을 떨어뜨리시네요.

2. http://blog.naver.com/non_organ?Redirect=Log&logNo=70048242403, http://coldera.tistory.com/53

내가 직접하려니, 밑에 분 말과 같이 애정이 없네요.
님 쪽글에서 찌질한 댓글 주고 받는 것도 귀찮으니 더 궁금한건 직접 찾아보세요.

3. 님이 길거리의 비둘기 똥에서 영감을 얻든, 하늘의 별을 보고 영감을 얻든 그건 님 자유에요. 님이 무얼 보고 영감을 얻는 건 상관없지만, 남들도 비둘기 똥에서 영감을 얻으라고 닥달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루시앨

2009.09.14 23:35:25
*.14.76.220

물론 제 견식이 짧은것일수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론과 현실을 이정도로 깊이 엮으려는 이는 이택광 말고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글 잘 봤습니다. :)

하뉴녕

2009.09.15 07:04:41
*.192.218.249

감사합니다. :)

2009.09.15 09:28:54
*.65.122.16

개인적으로 구사회주의권의 실패가 권위주의 가부장 구좌파들의 한계라는 생각을 하고 있죠.
더불어 이택광 씨를 좌파라기 보다 가부장 자유주의자, 가부장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이고 실랄한 비판을 수행하지만, 자신이 가진 기득권이나 자신의 모순은 자각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의 논지와 관점이 아카데믹하고, 그 칼이 더러 날카로운 수는 있지만, 그 의도는 의심스럽다는 것이죠. 제 입장에서는 어떤 분이 말하는 "개념과잉"이나 "지적유희"보다 그의 철학적 지향에 더 의문이 있다는. 이런 말을 하려면 섬세하게 분석하고 근거를 대야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여유와 애정이 없어서 죄송합니다만, 이처럼 강력한 추종의 변에는 인상비평이란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뭐, 제 예감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사람이 변하기도 하구요..
이택광을 아버지처럼 섬기는 윤형씨에게 이런 댓글질을 하는 이유는 내가 윤형씨랑 과거에 술을 한 잔 했다는 기억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죽이라고 있는 것입니다.^^

2009.09.15 14:15:55
*.64.96.100

아니 책 리뷰에 왠 정신분석학까지

2009.09.18 04:05:59
*.176.246.22

얼마 전 이 블로그 주인장에 대해 이택광 블로그에 실린 글이 생각나서, 뿜어버렸어. 서로 주고 받기. 이런 걸 근친상간 비평이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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