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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오기

2021년 9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밤 10시 반 쯤에 방송국에서 나오는 날이 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집에 빨리 가서 자야한다는 생각 뿐이다. 그래서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요즘은 없다. 왜냐하면 영업제한 10시에 쏟아져 나오는 손님들 태우러 번화가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카톡택시? 안 온다. 이 시간의 여의도는 온통 핸드폰 손에 들고 택시 기다리는 사람들 뿐이다. 대중교통? 물론 이해한다…

이러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귀가해야 되는데 걷고 갈아타고 이러면 집에 오면 11시 반 넘고 그렇다. 버스-지하철, 버스-버스, 지하철-지하철 여러 조합을 시도해봤지만 뭐 비슷하다. 어제는 이럴 거면 아예 따릉이를 타고 가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얻는 건 없는데 그냥 오기지. 근데 오기는 아니더라도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따릉이도 없었다. 있는 거 같아서 찍어보면 안 된다고 그러고… 따릉이를 사냥하면서 중간 중간 카카오택시를 불러보았다. 없다. 11시를 훌쩍 넘겨 따릉이 사냥에 성공했다. 다시 오기와 만용… 내가 반드시 이걸 끝까지 타고 귀가하리라…

자전거를 탄지 너무 오래돼 기억을 더듬으며 해매며 왔다갔다 하다 성산대교 아래를 지나는데, 역주행을 하게 되었다. 공사를 하는지 가운데 분리를 해놨는데 보행로까지 겹쳐 있어서 밤에는 헛갈린다. 길을 잘못 들었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아저씨가 뭐라고 한다. 너 때문에 나도 헛갈리잖아! 그냥 지나가려다가 안 그래도 승질나는데 한 마디 했다. 거 헛갈릴 수도 있는 거 아니요. 그리고 반말하지 마시요! 나도, 내가 어쨌든 잘못한 거니까 신사적으로 얘기했다. 만약에 진짜 승질대로 얘기했으면 소리를 질렀을 거고, 그 아저씨는 고막이 터졌다. 아저씨가 한 마디만 더 했으면 무슨 일 났을텐데 그냥 서있기만 하더라. 그래서 그냥 지나가는데, 계속 승질이… 사람들이 지나갈게요~~ 라고 할 때마다 부아가 치밀었다. 여기 전세냈니? 지나갈게요 라고 하는 것은 가시는데 불편하시겠지만 제가 앞으로 가야겠으니 좀 양해를 해주십사 할 때 쓰는 말이지, 내가 개빨리 달리고 있으니까 네가 알아서 조심해라, 따릉이나 타고 오려면 여기 오지 마라, 이런 뉘앙스로 해갖고 되겠어?

집에 오니까 거의 새벽 1시였다. 이래 저래 2시간 반 자고 일어나 신문보고 준비하고 다시 여의도 가서 떠들고 광화문 가서 코로나 얘기했는데 너무 힘든 거였다. 거의 토할 뻔했다. 내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가! 자전거 좀 탔기로서니… 너무나 화가 났다. 집에 와서 밥 먹고 당근거래를 하러 백련산힐스테이트아파트에 갔다. 백련산힐스테이트… 115동 주차장으로 오라는 거였다. 그냥 아파트 생각하고 갔는데, 역시 백련산… 힐… 스테이트… 아파트가 산에 있더라. 그 중에서도 115동은 꼭대기였다. 와… 그러면서도… 나 같애도 산 아래로 안 내려간다고 하겠다…

또 오기를 부려 집에 갈 때는 따릉이로 가리 생각했다. 따릉이 따위에 질 수는 없는 것이다. 따릉이 지도로 따릉이를 찾아 가는데, 알고보니 방향이 틀렸다. 백련산힐스테이트 3단지를 끼고 동쪽으로 돌았어야 되는데 서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 상태로 따릉이가 있는데로 가려면 백련산힐스테이트3단지를 가로질러야 했다. 가능하겠는가! 아파트가 산에 있는데. 아파트가 산에 있다는 거는 그냥 산 꼭대기에 아파트가 있는게 아니고, 아파트가 산 그 자체라는 것이다. 가령 101동과 110동의 낙차가 한 20미터 되는… 이게 공급폭탄이다. 알겠냐? 아무튼 3단지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지른다는 것은, 산을 타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시스템일지… 3단지 내를 방황하다 보니 조경이 된 계단이 있었다. 이 길이다 감이 왔다. 계단을 끝도 없이 내려갔다. 만약에 올라가야 하는 거였으면… 거의 스카이림이다. 하이흐로스가… 결국 따릉이를 찾아서 타고 집까지 왔다.

집에 와서 내친 김에 그간 방치됐던 자전거를 고쳐보리라 했다. 미니 스프린터? 옛날에 이교수님이 준 건데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치리라 하고 방치했었다. 자전거포로 끌고 갔다. 뭐가 문젠지 손짓 발짓 설명하였는데 그냥 튜브 갈고 기름칠 하고 끝냈다. 테스트 주행을 잠시 해보니 생소하다. 따릉이에 너무 익숙해졌다. 타고 가다가 비가 오거나 시간이 안 맞거나 할 경우 택시에 싣고 할 수 있으면 좋은데… 역시 폴딩되는게 있어야… 가격이 얼마나 하는지 알아보다가… 그만 알아보자.

이러다 보니 모처럼 한가했던 하루가 다 갔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따릉이, 백련산힐스테이트아파트, 오기, 자전거

추석을 앞둔 평론가의 생각

2021년 9월 15일 by 이상한 모자

친여 성향 기자 출신 인사와 무슨 촌철님들 어쩌고 하는 라디오 방송의 유튜브 컨텐츠에 함께 나가 떠든 일이 있었다. 뉴스브리핑보다 요구 레벨이 한 단계 높은… 정치대담이었다. 3주만에 짤렸다. 코너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는 설명을 들었으나 아니었다. 나만 바뀌었다. 나의 철없는 발언들에 촌철님들이 크게 분노했고 진행자와 제작진이 용단을 내린 게 아닌가 추측한다.

같이 방송했던 그 분은 아무래도 방송국을 돌면서 몇 차례 마주치기도 했는데, 프로의 세계에선 짤리고 말고 늘 있는 일이니 원한을 가질 일은 없다. 그런데 최근 뭔가 좀 슬금슬금 피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앞의 그 일은 벌써 오래되었는데… 물론 착각일 수도 있다.

그 분과 최근 모 라디오의 추석 특집 대담을 녹음하기로 했다. 3인이 나오는 구성이어서 부담이 덜할 걸로 생각했다. 그런데 녹음 직전에 고위직이 된다는 뉴스가 나와 급히 패널이 바뀌었다. 입진보 둘, 보수 하나의 구성이 돼버렸는데, 멋대로 떠들고 나서 생각하니 여당 편들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또 짤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늘 강조하지만 짤리는 게 걱정돼 할 말을 안 하진 않는다.

그 횡설수설의 와중에 대선의 시대정신이 뭐냐는 얘기가 나왔다. 뻔한 선택지들이 있으나 남들이 알아듣는 수준에서 정리했다. 정직과 책임이다… 국민들은 정치가 자기 유리할 때만 대의명분 챙기고 앞에선 좋은 얘기 하면서 뒤로는 사익 챙긴다고 본다… 정치가 그러느라 민생을 도외시 해서 삶이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그 얘기를 하면서 예를 들었다. 가령, 국민의힘이 손검사가 한 일이 윤석열 책임이면 드루킹이 한 일도 문재인 책임 아니냐고 하는데 이미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 않느냐! 그 논리면 오히려 드루킹이 문재인 책임이라고 했으면 손검사도 윤석열 책임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냐! 여당도 똑같다…

본질은 어디다 두고 자기에게만 유리한 말장난을 하느냔 얘기였지만 역시나 제대로 전달은 안 됐다. 보수 패널로 나오신 분이 말씀하셨다. 근데 손준성이와 드루킹은 다르다… 드루킹은 법적 판단이 끝났지만… 여기까지 얘기가 나오자 성급한 운동권 본능이 발동했다. 그러면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엔 문통 책임이 아니었단 거냐, 휙 찔렀다. 근데 또 그럴 것은 아니었다. 아마 그 분도 손준성과 드루킹은 다르기 때문에 국힘이 그런 얘기 하는 것도 물론 잘못됐다고 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이미 늦었다.

애플이 검사들이 사랑하는 아이폰 신작을 발표했다는 게 오늘 나온 뉴스 중 가장 흥미롭다. 이런 자신을 돌아보며 평론가에 대해 생각했다. 이제 방송하러 가야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추석, 평론가

침묵 깬 디지털타임스

2021년 9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에효…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침묵 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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