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뮬머신 너무 좋아

옛날에, 인터넷 게시판에서 정치논쟁하고 그런 시절 말이다. 사실 지금 SNS 욕하고 그러는데, 그때도 사실 본질적으로 다들 행태는 똑같았어.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이게 좀 덜했다 뿐이지… 논쟁이라는 것도 막 차단하는 게 아니라 질릴 때까지 하고…

아무튼 그 때 게시판에서 오타쿠 티를 좀 내고 그랬더니 누가 뭐 부르주아의 자식들이 한가해서 진보 타령 한다느니 그러더라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던지… 내가 만약에 재벌 3세로 태어났다? 이미 한국의 AVGN이예요. 돈이 없어 갖고 내가 그래도 정상인에 머무른 사람이라고.

어릴 적에 실제 소유해 본 게임기가 현대컴보이 딱 하나야. 여기다가도 언젠가 썼지. 그 컴보이 갖고 뭘 했냐, 이거 눈물 없이는 못 듣는 얘기니까 오늘은 안 한다. 여튼 그 시절 하고픈 게임 못 한 것에 한 맺혀갖고 지금도 집착한다고.

지금 닌텐도 스위치가 2개입니다. 한 개는 스위치 본연의 용도로, 다른 한 개는 레트로아크 에뮬머신… 너네들 내가 게임 얘기 하고 그러면 뭐 컴맹아저씨 취급 하더라? 내가 중고로 구형을 직접 사갖고 한땀 한땀 해킹했다고. 지금 또 시스낸드 에뮤낸드 얘기하면서 하나로 다 할 수 있다고 하려고 그랬지? 걸 모르겠니 내가? 관리하기 귀찮아서 그냥 물리적으로 분리했다 이거예요.

이것만이 아니다. 그동안 돈 벌어서 다 어디다 썼느냐. 이런 쪼끄만 게임기들 사다가 다 에뮬머신 만들었어. 스위치 이전까지 최고는 역시 PS비타라고 본다. 스위치는 뭐 에뮬머신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비슷한데 티비 출력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지. 완전 he’s gonna take you back to the past 라고.

하여간 그래서 어릴 때 컴보이 갖고 제일 많이 한 게 슈퍼마리오3인데, 이건 지금도 한 2시간만 주면 끝판 깬다. 어릴 때는 공략 그런 것도 없었어. 내가 혼자 다 알아냈다고. 1-2에서 굼바들 계속 밟어갖고 무한목숨 얻는 거. 피리 두 개로 한 번에 스테이지8 가는거(피리 얻는 법… 까지는 동네 형이 가르쳐줬음). 배 밑으로 잠수하는거.

내가 내 돈 주고 플스4 사기 전까지 유일하게 가져봤던 그 현대컴보이를 사준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걸 뒤늦게야 알게 돼서, 그냥 써봤다. 작년인가 전화왔을 때 한 번 만나고 싶으니 연락 달라고 하셔서 대답만 하고 따로 연락 안 드렸는데… 말씀을 드릴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더 할까 하다가 배고파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