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한다고 돌아다니다가 생각지도 않은 분이 민주노동당 정책위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도 이런 저런 사람들 안다 하니 장식이 현식이 석준이 막 그러시더라. 주대환더러 형이라고 그러고… 근데 윤찍었다는 거 같더라고. 사투리가 심하셔 갖고 제대로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맞게 들었다면, 이게 그 역-비판적 지지 그거지.
오늘 또 방송국 가서 젊은 여성 AD한테 괜히 또 물어봤어. 누구 지지하셨느냐? 말 안 한다고 그러다가 한 번 더 물어보니 20대 여성은 다들 윤석열이 되는 걸 원치 않지 않았겠느냐 하더라고. 그래서 한 번 더 물어봤지. 그래서 누구 찍었단 거요? 심 찍으면 사표 되니까 이 찍었대.
나는… 이번만은 심을 찍지 않겠노라 결심했었다. 철밥통 후보 찍든지 내 이름 석자 쓰고 나오든지. 근데 칩거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약해졌다. 그래도 한 번 결심한 바 흔들리면 안 되지. 칩거 끝나고 나와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때가서 생각해보리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그러한 시도의 진심 같은 것은 느꼈다. 눈물을 머금고 심을 찍었다. 고양시로 이사가지 않는 이상 마지막 심-투표일 것이다. 이제 내 인생의 심은 심시티랑 심즈 뿐이야…
1세대 진보정치인의 실패라고 말씀했다는데… 씁쓸하다. 지도자니까 져야 하는 책임이지 심 책임이기만 하겠는가. 그 뒷세대는 뭐 좀 나은가? 다른 사람 탓하지 말라. 지못미로 12억 모아주고 했다고 다시 신발끈 묶고 하던 대로 하자 이럴 게 아니다. 기성정치뿐 아니라 거기도 변해야 한다. 절체절명의 뭔가를 걸고 반 발짝이라도 맞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자기들끼리만 맞말 그런 거 하지 말고…
김진숙 지도위원 복직을 보면서 좀 딴 생각을 했다. 민주노동당 시절에, 그니까 그 때는 정동영과 희망버스 투어하기 한참 전인데, 그때 비례대표로 밀어보면 어떻겠느냐 하는 참 순진한 사람들의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얘기를 떠올렸는데, 만약에 우리가 제대로 뭘 하지도 못하면서 분당을 한다 뭘 한다 분주하게 이리 찢고 저리 찢고 하지 않았더라면… (분당이 잘못이라는 게 아니고, 분당을 했으면… 업데이트 된 이념적 지향을 가진 명실상부한 노동자 정당을 만들었어야지…) 그러한 일도 가능했으리라 생각도 하고 뭐 그런다.
그러니까… 심은 1세대 진보정치인이라고 쉽게 얘기했지만… 단병호 위원장 이후(뭐 이것도 논란 있겠지…) 모두가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노동-지도자를 만드는 것에 실패한 결과가 오늘의 이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역사에 가정은 필요없다 라고 말들하고 이제와선 다 늦은 얘기이긴 하지만… 그게 실제 그렇게 되는 것이든 아니면 순전히 심리적인 것이든, 지도자감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노동계 인사를 꼽으라면 그것은 김지도가 아니었을까 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내 비판적 지지가 담긴 한 표가 과연 세상의 뭐에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인지, 확신은 없는데… 적어도 심에 대해 김지도가 말하는 그 장면이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거다. 방송국 가서 윤정권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런거 떠들고 와서 좀 기분 그래서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