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 택시기사님과의 대화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SBS 앞에서 택시를 탔는데 타자마자 택시기사님이 막 불평을 하는 거였다. SBS 직원이시냐… 아니라고 했더니, 방금 SBS 써붙이고 나간 차가 아주 싸가지가 없다… 회사 입구로 나오면서 다른 차가 오든 가든 상관 안 하고 맘대로 막 가더라는 거다.
그렇구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택시기사님이 막 흥분을 했다. SBS는 민주노총에 장악되었으며, 민주노총이 SBS 회장을 내쫓았다, 그래서 이렇게들 싸가지가 없는 거다 라는 거였다. 뭘 보고 그러시나 싶어서 그래요? 그냥 한 마디 반응했는데, 설득력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자기네 회사 그러니까 택시 회사도 민주노총인데 위원장이란 놈이 아주 나쁜 놈이라는 얘기를 또 한참 하는 거다. 택시… 택시는 그렇겠지… 뭐 그런 이유로 악감정이 있어서 SBS한테도 이러시는가보다 했다.
한참 가는데 또 어떤 건물 옥상 광고판에 ‘본설렁탕’이란 문구를 보고는 저 설렁탕집은 건물주가 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그게 아니면 누가 저렇게 좋은 자리에 설렁탕집 간판을 달아 놓느냐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기사님 그것은 본죽이란 놈들의 부업일 뿐입니다 라고 말하려다가 피곤해서 말았다.
택시기사님들과의 가장 좋은 대화법은 그냥 알았다고 하고 장단을 맞추는 것이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또 기사님이 그러는 거였다. 유튜브 봤어요? 무슨 유튜브요? 뭘 또 얘기하려나 해서 듣는데 … 표현하긴 부적절하고 송영길 씨 얘긴데, 그냥 나도 모르게 그거는 벌써 오래된 얘기잖어요 라고 하고 더 말하기 싫어 눈을 감고 자버렸다. 이게 자유민주주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