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게 되었다면…
(WP 인터뷰 현장)
대통령: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용와대: (허겁지겁) 대통령님 지금 그 말씀은 … 문제 소지가…
대통령: 어 내가 지금 잘못 말했나? 저기 그러면 다시 얘기할게요.
WP: 됐꾸여 버스 지나갔구여 빠빠
대통령: 아이씨……… 어떡하지?
용와대: 일단 잘못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설명하시죠.
대통령: 알었어. (대국민 메시지) 제가 평소처럼 긴장감 없이 말하다 보니 말이 헛나오는 바람에… 일본이 받지도 않을 요구를 계속 하는 것은 피해자에게도 좋지 않고 우리 국익에도 손해라는 말을 하려던 것이었는데 말이 그렇게 됐는데 뭐 하여간 죄송하고 바로잡겠슴다. 제가 심기일전을 해가지고 하여튼 열심히 좀…
정치권/언론: 그게 해명이냐~~ 작작해라~~ 언제까지 불안~~ 뭐 문재인은 잘했냐~~ 언제까지 전정권… (옥신각신 하겠지만 최소한 지금처럼 여당이 웃겨지진 않았을 것)
근데 실제 일어난 일은?
대통령: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용와대: (아이 씨… 어떡하지? 지금 잘못 말씀하셨다 해봐야 네가 뭔데 날 가르치냐 이럴 거고… 아이 씨 미치겠네 또… 어떡하지?)
대통령: (인터뷰 마치고) 야 역시 자유의 나라 미국 언론은 준비가 딱 제대로 돼있구만. 한국 새끼덜은 안 물어 보는 것도 정확하게 물어보더라니까. 가짜뉴스하는 새끼덜하고는 역시 상종을 말어야 되는데…
용와대: 아유 그럼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어차피 얼마 안 남았습니다! 케비에스는 수신료 완전 박탈… 엠비시는 그냥 계속 두들겨 패는 걸로… 총선 전에 싹 정리될 겁니다.
대통령: 그래그래. 하여간 내부총질이나 하던 새끼덜이 다 없어지니까 우리 용와대도 잘 하는구만. 그래 수고하고, 난 버번이나 한병 깔테니까 뭐 문제 생기면 불러.
용와대: 네, 열심히 하겠슴다! … 살펴들어가십쇼! …… 가셨나? 아이 씨… 야 이거 어떡할거야. 아이… 가만… 야 가만있어봐 저거 주어만 딱 빼도 그럴듯 할 거 같은데? 일단 이걸로 어떻게 시간을 벌어볼까? 일단 그렇게 공지를 해봐.
(용와대가 주어 없는 WP 인터뷰 내용 공지하고, 속보 뜨고 대변인 등 전화에 불나기 시작)
여당: 야 이거 또 뭐야? 뭔데? 또?
용와대: (주어 없는 인터뷰 요지를 슥 내민다)
여당: 흠… 가만… 잘 보니까… 이거 일본이 안 받아들인다는 걸로 마사지 가능하겠는데? 좀 우습겠지만 일단 그렇게 가보자고. 여러분~~~ 또 야당이 가짜뉴스를~~~ 어~~ 떻게든 대통령 순방 흠집내기하려고~~ 맥락 딱 봐도 주어가 다른데~~~
WP: 아닌데요. 주어 있는데요. 맞게 보도했는데요.
국내언론: 애초 보도 내용이 맞대잖아! 뭐야 이게?
여당: 아~ 제가 확인을 안 하고 너무 섣불리 주장을 했네요… 주의하겠습니다…
국내언론: 용와대 생각은 뭡니까?
용와대: 아니 여당이 뭐라 그랬는지 저흰 모르고요. 잘 모르겠네요. 일단 주어는 대통령이 맞습니다.
여당: 에에??? ええええ???
동아일보 / [사설]與 “주어 생략, 오역”에 WP 원문 공개… 이건 또 무슨 망신인가
일본의 무성의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비판의 화살을 우리 내부로 돌린 이번 발언을 그저 표현상의 실수로 넘기기는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그 발언이 얼마나 국민감정을 상하게 할지 걱정한 여당이 엉뚱한 해명에 나섰다가 WP 측의 원문 공개로 머쓱해지는 상황까지 연출됐을까 싶다.
(…)
국내 언론은 건너뛰면서 외신 인터뷰에 긴 시간을 할애하는 윤 대통령의 협애한 소통 방식도 그렇지만, 한일관계 개선을 압박해온 미국을 향해 일본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주문하기는커녕 국내 갈등만 주목하게 만든 것은 현명하지 못했다. 그간 해외 순방 등 외교 무대에서 각종 실언 논란이 벌어진 데는 매사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며 외교 현장에까지 그런 시각을 투영한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가 있었다. 외교적 언행만큼은 무겁고도 무거워야 한다.
중앙일보 / 신중해야 할 대통령의 외교 언사…취지 오해받는 일 없도록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외교 관련 발언, 특히 민감한 한·일 관계 언급엔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감정도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설득은 충분히 했다”거나 “유럽에선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며 유럽 상황과 한·일 관계를 병렬적으로 비교한 데에도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국민이 있다.
이번엔 특히 집권 여당의 어설픈 감싸기가 논란을 증폭시킨 측면도 있다.
(…)
지난해 9월 윤 대통령 뉴욕 출장 당시의 비속어 논란이나 미국의 도·감청 의혹처럼 대통령을 감싸려는 여권의 엇박자 해명으로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이 또 반복될까 우려스럽다. 미국 방문 기간 중에도 윤 대통령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발언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이번 WP 인터뷰 논란이 좋은 예방주사가 되길 바란다. 야당 역시 대통령의 국익 외교에 흠집만 내려는 지나친 정치 공세는 자제해야 마땅하다.
조선일보 / [사설] 대통령 말실수만 기다리는 野, 불필요한 구설 만드는 대통령
성공한 정상들은 절제된 언어를 이용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해왔다.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무슨 말을 하느냐’보다 ‘국민과 상대 국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문제 소지가 크다. 한국에는 윤 대통령 생각과 같은 사람도 많겠지만 아닌 사람도 그만큼 많다. 특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한국 대통령이 할 표현은 아니다. 민주당이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했다”고 비판한 것은 일리가 있다.
윤 대통령은 너무 많은 말을 한다. 그만큼 사고 소지도 크다. 이제는 대통령이 말은 줄이고 실천을 할 때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한 번 걸러서 정제되게 했으면 한다.
여당: ……
용와대: ……
여당: …… (물끄러미)
용와대: …… 뭐.
여당: ……
용와대: 뭐 임마, 내가 시켰어?
여당: ……
용와대: 내가 그렇게 떠들고 다니라고 시켰냐고?
여당: …… 에휴……
나도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