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 어쨌다는
지난 주에 어떤 분이 막 의기양양해서, 존 볼턴이 책을 냈다고,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없었고 트럼프는 이 상황을 이용하려고만 했다는 게 드러났다고, 거봐라! 막 으스대는 것이었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비핵화 의지든 빅딜 스몰딜이든 각각의 전제가 있다. 무조건 하겠다는 게 아니었다. 그 조건을 맞춰가자는 게 지금까지 한 일이었다. 수십차례는 했을 얘긴데 이럴 때마다 다시 처음부터 얘기해야 한다.
존 볼턴이 사실왜곡을 했고 막 부들부들하는데, 난 참 뭔 말인지 모르겠다. 존 볼턴이 쓴 얘기는 대략 그럴 것으로 예상됐던, 아마 너는 그렇게 봤으리라 생각했던, 뭐 표현하기에 따라선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뭐 그런 것들이다. 디테일에서 사실을 왜곡한 게 없지는 않겠지만 큰 틀에서 없는 일을 지어낸 건 없어 보인다. 나머지는 존 볼턴의 해석, 의견, 느낌이다. 이걸 갖고 뭐 어쩌구 저쩌구 엉엉 너무 피곤하다. 한겨레의 이런 글.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50464.html 뭘 어쩌자는 건지 잘 이해가 안 된다. 존 볼턴 책 갖고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람은 크게 두 경우 아닌가 한다. 첫째, 정파적 유불리가 중요하다고 생각… 둘째, 원래 북핵문제에 관심 없었음…
존 볼턴의 회고는 자기 앞가림 제대로 못하는 두 지도자 사이를 중재해 그래도 뭔가 되는 일을 만들어 보려고 했던 이 정권의 노력을 오히려 보여 준다. 하노이 회담에 이르는 과정까지는 잘했다고 평가해왔다. 그 이후가 문제지.
내 생각에 진짜 문제는 그나마 그게 한반도 평화든 뭐든 뭔가 대의에 입각해 문제를 풀어보려고 했던 주체는 문통이 거의 유일했다는 거다. 정부 여당 인사들 중에 어디 공개적인 자리 나와서 진심을 갖고 진지하게 한반도 평화 얘기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다들 경제를 말하거나(통일은 대박이다?) 지지율이나 선거에 좋은 영향 뭐 이딴 소리만 했다. 민족주의가 문제가 아니고 민족주의조차 없는 게 문제 였다. 지금 봐라, 망한데다가 성과도 없을 것 같으니 통일부 장관 아무도 안 한대잖아. 임종석? 저 바쁩니다… 그러자 한눈 팔던 이인영이… 뭐 나? 어? 지금? ?? ……
무슨 조씨 문중 얘기는 또 뭐고… 웃겼다. 남명 조식 선생 생각하니 중앙일보 조강수 씨가 일전에 쓴 글이 떠올랐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764584
이렇게 재미있는 세상을 우리고 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