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망상
오늘은 실시간 검색어에 연예인들 이름 사이에 왕치산이 떡하니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였다.
요즘 부쩍 중국인들의 실종보도도 나오고 나름의 신조어도 만들어지고 하는데, 나 같은 정치병자들은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중국 내부의 권력투쟁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다.
미중무역전쟁에 불이 붙은 이후 시진핑 1인지배 강화에 대한 중국 내부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먹물 투척으로 상징되는 사건이다. 물론 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놀라운 것은 시진핑 체제가 일순간 여기에 ‘움찔’하고 반응했다는 것이다. 이어서 나온 게 시진핑의 제갈량 정도 된다는 왕후닝의 실각설이다. 실각설은 사실이 아닌 것 같긴 한데 여기까지만 해도 예삿일이 아니다. 시진핑의 굴기론과 이를 관철하는 수단으로서의 중화민족주의, 이의 실천적 결론인 1인지배가 결국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로 돌아오지 않았느냐는 반대파들의 문제제기가 있지 않았나 했다.
8월 베이다허 회의 이후에 시진핑 1인지배 체제는 다시 궤도를 찾았고 미중무역전쟁도 ‘버티기’로 다시 고삐가 잡혔다. 권력 최상층이 시진핑 위주의 체제로 일단 재정비한 셈이다. 그런데 구 장쩌민계의 입장에서 보면 어쨌든 호랑이 사냥으로 위기에 몰려있던 상황에서 드디어 반격의 실마리를 잡은 셈이다. 시진핑들도 이런 상황을 뻔히 안다. 최근 실종됐다고들 하는 인사들이 대개 구 장쩌민계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건 이런 맥락일 것이다.
판빙빙 사건에도 장쩌민들의 얘기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왕치산 얘기가 나오는 건 장쩌민들의 ‘반격’일 수도 있다. 이런 권력투쟁 속에서 판빙빙이라는 ‘여성’이 처하게 된 운명은 어떤 면에서 전형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적은 썰에 근거는 없다. 원래 중국 메이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에는 늘 근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