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만두
설에 수원에 갔다가 김치만두를 먹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김치만두를 먹었다. 외가에서 명절 때마다 만두를 빚었기 때문이다. 기성품과 비교하면 맛이 아주 달랐기에 생소했던 기억이다.
그런데 이번에 들어보니 수원 토박이라는 다른 분 역시 만두를 빚더라는 것이다. 어머니와 레시피를 갖고 싸우기도 했다고 하는데(우리 어머니는 찰기도 만들고 냄새도 잡기 위해 설탕과 후추를 넣고 ‘다시다’도 좀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상대는 그런 거 없고 터프하게 만두소 재료를 그냥 섞는 방식이 좋다고 했단다), 수원 사람들이 원래 만두를 많이 먹나 하는 생각에 김치만두의 유래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
어머니에게 이런 김치만두는 수원에서 밖에 먹어본 일이 없다 라고 하니 지역의 차이라기 보다는 팔기 위해 만든 음식과의 차이 아니겠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만두는 애초에 중국 음식이고 김치가 이런 형태가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기껏해야 19세기 중반이고 20세기 들어서도 일제시대와 전쟁까지 고려하면 집집마다 배추김치에 이렇게 환장을 하게 된 것은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이며 또 남쪽 지역 사람들은 떡은 많이 먹어도 만두를 그렇게 즐기지 않았다는 걸 볼 때 뭔가 지역 특색이 작용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역시 ‘경기도 향토음식’이란 설명이 붙어 있다. 경기도와 향토란 말을 붙여 놓으니 좀 어색하기도 한데, 아마 북한에서부터 내려오다가 경기도에서 오늘날의 김치만두 형태가 되지 않았나 추측했다. 물론 북한에서도 겨울에 김치로 만두 속을 채우기도 했다는데 함경도 김치와 황해도 김치가 또 다를테니 내가 먹은 것과는 차이가 있겠지… 내가 전문가가 아니니 알 수 없고 그냥 추리했다.
또 어머니는 만둣국에는 쇠고기 육수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멸치국물에 먹는 집이 있더라 하던데, 남양주의 만둣국 맛집에 간 기억을 더듬어 보면 거기도 멸치육수였던 거 같은 기억이다. 뭐 아닐수도 있고… 오늘날의 만두라는 게 빚어 놨다가 익혀서 국에 넣어 먹는 거라는 걸 감안하면 생각보다 멸치육수를 많이 쓸 것 같은데… 뭐 그래도 어릴 때부터의 입맛이니 만둣국 떡국 미역국 모두 쇠고기 육수가 취향인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