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없는 하늘 아래
아베가 없는 아베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어제 일본 특파원 3년 반 하신 분은 이제 일본 정치가 막 우경화 되고 이번 선거를 계기로 모처럼 들고 일어설 예정이었던 비둘기파 기시다는 다시 깨갱할 거라고 했는데, 반은 뭐 그럴 수 있고 반은 아닐 거라고 본다.
그니까 파벌이라는 게 결국 오까네랑 간반 아니냐. 그 점에서 구심이 갑자기 없어졌다는 거는 상당한 충격일 수밖에 없지. 옛날에 다나카파에서 막후에 있던 다나카가 어느날 없어져버렸다고 생각해봐라(실제로 어느날 쓰러졌었다). 이미 자민당에 유리한 선거고 신승이든 압승이든 누구 덕에 이긴 건지는 선거 직후 주요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어도 길게 보면 별 소용없는 얘기지. 단기간은 죽은 아베가 산 기시다를 쫓을 순 있어도 그거 다 한순간이다.
아베가 지난 총재선에서 후계자 비슷하게 내놓은 인물이나 기타 아베의 프렌즈들도 8년 총리 파워에 비할 데는 아니다. 게다가 어찌됐건 현직은 기시다고, 개인의 리더십으로 보면 물렁할지 모르지만 조직적으로 보면 든든하다고까지 말할 순 없어도 스가 요시히데 같은 사례에 비할 데가 아니다. 기시다가 결단력이 있다면 오히려 커튼 뒤에서 이번을 기회로 천천히 반격을 할 거다.
그러나 뭐 그렇다고 해도 기시다가 노선을 놓고 아베파와 격렬히 충돌해온 것도 아니고… 전반적으로 돈 푸는 건(아베노믹스) 줄이되 국방보다는(GDP 2%) 경제에 집중을 하면 어떨까… 이 정도지. 얼마 전에 한미일 정상 모인데서 방위력 증강, 공동군사훈련 얘기하는 거 봐라. 우리 입장에서 보면 대세에 큰 지장은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