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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어떤 놈이 또 민원까지 넣어서 아이돌 일베몰이를?

2026년 7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별 도움 안 되는 거 같아서 이 얘기를 계속 하고 싶지 않은데…

인터넷 뉴스를 보는데 어떤 놈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어서 거제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걸 ‘아이돌이 일베몰이를 당했다’는 맥락과 같이 다들 보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뉴스를 본 사람들은 밑에다가 미친 ‘좌파’들이 아주 작정을 하였다며 ‘정신나간 PD’ 비난을 하는 댓글을 죽 달아 놓고 있는 것이었다.

근데 보도를 보면 정확히 이게 어떤 민원인지가 안 나와있다. 대체 어떤 민원을 넣은 것인지, 어떤 ‘일베몰이’를 또 한 것인지 함께 알아보자. 마침 월간조선이라는 녀석들이 기사를 써놨다.

민원인은 지난 9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거제시에 민원을 접수하고, 원이가 사용한 ‘무섭노’라는 표현을 지역 언어 현실에 비춰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와 홍보대사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시 차원의 공식 입장과 안내가 가능한지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원인은 “리센느는 지난 5월 거제시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며, 원은 거제 출신”이라며 “이번 사안은 단순한 연예인 개인 논란이 아니라 거제시 홍보대사의 활동과 지역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민원은 ‘거제시 홍보대사 위촉 및 운영 조례’와 ‘거제시 소셜미디어 운영 조례’를 근거로 거제시가 원의 ‘무섭노’ 표현을 지역 언어 현실에 비추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홍보대사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어떠한 공식 입장과 안내가 가능한지 확인해 달라는 취지”라며 “거제시 공식 소셜미디어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시민과 외부인의 오인을 줄이기 위한 안내가 가능한지, 홍보대사 관련 비방성 게시물이나 반복적인 낙인 표현에 대해 조례상 어떤 관리 기준과 대응이 가능한지도 함께 질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제시는 홍보대사 운영 주체이자 지역 홍보의 책임 있는 행정기관인 만큼, 현재 확인 가능한 사실관계와 공식 입장을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https://month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70653

즉, 한 마디로 요약을 하면 이 아이돌 가수가 ‘일베몰이’를 당하고 있으니 아이돌 가수를 보호해달라는 민원이다. 그러나 이런 민원의 존재 자체가 또 ‘일베몰이’의 한 증거로 재생산 되고 있다. 이런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사실 오늘 신문에도 야구팀 타령, 사투리 타령, 검열 타령 이거 하나로 묶는 칼럼이 있었지만 그냥 똑같은 얘기 더 떠들어봐야 소용 없는 거 같아서 그냥 있었다. 이게 다 뭐냐? 지금 이게 뭐하는 거냐?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사투리, 일베몰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의 유니버스

2026년 7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얼마 전에 행안부 장관이 한겨레랑 인터뷰를 했다.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면 기존 검찰에 수사관과 수사를 위한 조직들이 남게 되고, 수사기관의 정체성이 온존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완수사권 유지론의 근본 문제로 지적하는 입장이 있다. 어떻게 보나?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세계 어디에도 수사권 없는 검찰은 없다며 독일이나 프랑스를 예로 들어 반론하기도 하던데, 독일 검찰은 검사실에 수사관이 없다.”

—지금 검찰 주장은 수사관과 수사기구를 남기겠다는 의도라고 보나?

“어떻든 보완수사권을 남겨달라고 하고 있다. 그 궁극적 목적이 수사권을 남기기 위한 목적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웃음)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공소청의 수사기관 견제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공소청 검사는 사법적 통제 수단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 국민 인권을 보호하는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영장 청구권, 시정조치요구권, 보완수사요구권, 재수사요청권, 무엇보다 최종적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소권을 통해 사법적 통제가 가능하다.”

—보완수사권 유지론자들은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공소청과 수사기관 간 핑퐁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소청과 수사기관의 책임 전가로 인한 사건 처리 지연은 보완수사요구권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 설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회신 기한 설정, 정당한 이유 없는 불이행 방지, 요구 절차와 내용의 구체적 기준 등을 마련한다면 사건 처리 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 또 보완수사요구에 대해 얼마나 충실하게 응했고, 이 상호협력을 통해서 범죄자 단죄에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등을 평가하고 인사나 급여 등에 반영하는 구조로 가면 된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등을 보며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진 건 사실이다.

“경찰 입장을 변론할 생각은 없다. 수사를 잘못한 건 명백한 잘못이다. 다만, 전체 발생 사건 중 95% 이상은 제대로 잘 처리돼 가고 있을 거다. 5% 정도의 불만, 이의 제기나 민원을 해결하려면, 경찰의 노력과 그게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경찰 수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내부 역량 강화나 징계·감시 강화 등 복합적인데, 보완수사권 하나로만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들린다.

“방법이 없지 않다. 그런 방법을 다양하게 당에서 논의해 줬으면 좋겠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67202.html

그러시군요. 자기들끼리 뭐 무슨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아주…

하여간 그래서 이들이 기대대로 국회에서 보안수사권 완전 폐지 논의가 진행이 되고, 더블민주당 TF안, 김용민-박은정안, 차규근안이 3단합체를 해서 곧 하나의 안이 될 예정인데 거의 개그콘서트를 보는 거 같다. 일단 TF안이 정본일 것이다. TF안대로 했을 때 문제가 되는 건 이런 것일 거다.

애초에 검사가 수사기록을 보고 문제인지를 알아야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하든지 말든지 할텐데, 경찰이 덮기로 작정을 했으면 그걸 알 방법은 크게 제한된다. 검사가 직접 가서 보완수사 하는 거랑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냥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그래도 어떻게 빈 구멍을 찾아내서 검사가 보완수사를 경찰에 요구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경찰은 1개월 내에 셀프-보완수사를 반드시 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애초 50점 짜리 수사 결과를 셀프-보완수사를 통해 55점짜리로 해왔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검사가 또 보완수사를 요구?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공소시효에 임박한다. 아무리 그래도 85점은 돼야 유죄가 나오는데, 58점 정도되는 수사로 재판에 가야 하는 것이다.

이 경찰관 이놈이 일부러 뭉개는 거 같다는 확신이 있다면 검사가 수사팀 교체나 아니면 사건 자체를 다른 기관으로 보내버릴 수 있다. 문제는 그 다른 기관이 어디냐는 것이다. 중수청? 중대범죄가 아니면 어쩔건가? 공수처? 고위공직자가 아니면 어떡하나? 이첩받은 건 다 할 수 있다고 법을 바꿀 건가? 그러면 인력은 감당 되나? 이러니 아예 보완수사청을 만들으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더라.

행안부 장관이 독일 언급했으니까 하는 얘긴데, 독일의 경우에는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아예 이럴거면 수사지휘를 다시 부활시켜라. 뭐!? 수사지휘? 그러고보니 어떤 사람은 독일 검찰은 수사지휘를 안 한다고 주장하던데…

◆ 김민하 : 독일의 경우에는 그러면 우리가 검찰 개혁 쟁점 얘기하면서 또 하나 검찰 쪽에서 많이 얘기하는 게 그럴 거면 수사 지휘를 부활시켜 달라, 이 얘기도 하지 않습니까? 독일은 수사 지휘를 안 합니까?

◇ 김용민 : 수사 지휘가 아니라 수사 요구의 방식으로.

◆ 김민하 : 수사 요구를 한다, 그것은 수사 지휘와는 다른 것이다. 그럼 수사 지휘는 강제적인 것인데 수사 요구는 강제적이지는 않은 거군요.

◇ 김용민 : 그렇죠. 그쪽은 협력 관계가 잘 구축이 돼 있어서 그런 방식으로 수사와 기소가 처리됩니다.

◆ 김민하 : 독일의 경우에는 제도적 강제가 아니라 검경의 신뢰 속에서.

◇ 김용민 : 거기는 ‘4개의 눈’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4개의 눈이 사건을 계속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 사건을 망가뜨리거나 함부로 할 수 없다, 남용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https://radio.ytn.co.kr/program/index.php?f=2&id=109457&page=3&s_mcd=0263&s_hcd=01

그럴까? 아래는 경찰청이 정리한 독일의 수사구조이다. 여기서는 경찰청이 정리했다는 게 중요하다. 검경수사권분리와 관계된 내용이니 만큼, 경찰 입장에서는 최대한 검찰이 수사지휘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 형사소송의 수사절차에서 검사는 수사주재자의 지위를 갖습니다. 경찰은 초동수사권을 갖지만 검사의 수사지휘에 놓입니다.

그러나 실제 범죄수사에 있어서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수평적·협력적 관계에 놓여 있다는 데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제기되지 않습니다. 검사는 수사지휘권을 가지고 있지만 자체 수사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때문에 소위 “손발 없는 머리”로서 전적으로 경찰의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독일의 검사는 직접수사를 하거나 경찰의 수사에 개입하기 보다는 경찰수사에 대한 법적 통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 범죄수사를 위해 필요한 인적·물적 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경찰은 사실상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면서 검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에게 초동수사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강제처분권이 주어져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독일 형사소송절차에서 검사에게만 구속영장청구권이 주어져 있는 것은 검사가 사실상 수사를 담당하지 않기 때문에 경찰수사에 대한 법률적 통제의 기능을 맡긴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https://www.police.go.kr/user/bbs/BD_selectBbs.do?q_bbsCode=1009&q_bbscttSn=1B000015721278000

손발 없는 머리가 어쩌구 저쩌구 되어있지만, 하여간에 수사지휘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독일의 모델을 따른다’는 전제를 놓고 보완수사 완전 폐지를 하더라도(당연히 보완수사 완전 폐지를 하면 한국 검찰도 그 좋아하는 독일처럼 손발 없는 머리가 완전 완벽하게 된다) 적어도 수사지휘를 하게 해줘야 그나마 보완이 된다.

근데 수사지휘? 당장 경찰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이 정권이 감당 못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말도 못 꺼낸다. 그러면 적어도 경찰이 불송치 하기로 한 것 포함 모든 수사기록을 검찰에 넘기도록 하는 전건송치라도 법에다가 넣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면 TF안에 전건송치는 없다. 아마 전건송치 절대 안 되겠지….

그러니까 이게 도대체 뭐냐는 것이다.

설명이 안 되니까 이상한 얘길 막 하는데… 최강욱이라는 분은 어디 나와서 경찰이 수사를 개같이 하면 검사가 언론에 알리도록 하면 된다고 했다고 한다. 원래 이 분들은 절대 검사가 수사 정보를 언론에 흘리면 안 된다며 기자랑 차 마시는 것도 안 된다고 하는 분들이다. 근데 이러면 이제 적극적으로 또 해야 한다. 서초동 편집국장이 100명씩 막 양산된다.

같은 유튜브에 김용민이라는 분이 또 나와서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고 했다고 한다. 국선변호인을 붙여주든지 해서… 앗…. 이거 역전재판 아니냐? 서심법정을 도입하자! 3일간의 서심법정으로 무죄 입증 못하면 무조건 유죄!

아니면 뭐 탐정산업을 활성화 시켜가지고 셜록 홈즈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복안인가?

그리고 수사인권보호관한테 얘기하면 된다고도 했는데, 그 수사인권보호관은 경찰이냐 검찰이냐? 경찰이면 셀프-인권보호 되는 거고, 검찰이면 셀프-검찰개혁 되는 거고… 가불기…

셜록 홈즈까지 왔더니 갑자기 진지한 얘기를 하고 싶지가 않게 되네…. 진지한 얘기 해서 뭐하나 싶고… 이상 셜록 홈즈의 추리극장 이었습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용민, 보완수사권, 수사지휘, 전건송치

타락해 현실 감각을 상실한 진중권

2026년 7월 9일 by 이상한 모자

아침에 이 사람의 중앙일보 칼럼을 보고, 뭐 늘 또 그랬지만, 이번에는 좀 더 기가 찼다. 이게 도대체 뭐냐? 냄비 속에 들어가 있는 개구리처럼, 자기가 극우정치에 조직화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이러면 또 뭐 무슨 세상만사에 다 극우딱지를 붙이느냐 하면서 염병을 할텐데, 요즘 챗GPT 있어서 딱 좋아. 야! 챗GPT한테 물어봐. 옛날 극우와 요즘 극우, 차이가 뭐냐고 한 번 물어봐!

자… 아무튼 이미 유튜브에서 얘기를 했지만, 하도 한심해서 재차 메모를 남길 수밖에 없게 된… 이 가증스러운 칼럼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전반적으로 한심하지만 가장 용서가 어려운 대목은 여기다.

해석이 사실로 둔갑해 한갓 마케팅 실수가 ‘5·18 모독’ 사건이 된 이상, 표현의 의미를 결정하는 맥락도 달라진다. 이제 ‘스타벅스 가자’ ‘탱크 데이’라는 말은 진짜 5·18을 모독하는 혐오의 표현이 되어버린다. 이것이 배재고 사건의 배경이다.

배재고 야구부가 ‘하필’ 광주일고팀을 향해 ‘스타벅스 가자’ ‘탱크 데이’를 외친 데에는 명백히 모욕과 조롱의 의도가 있다. 일베와 같은 막장 커뮤니티에서나 사용하는 표현들이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 문화적 밈(Meme)으로 퍼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배재고 학생들이 일베 유저들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밈’은 ‘신념, 행동 양식 등 사회 속에서 모방과 복제를 통해 전달되는 문화적 유전자’. 모방과 복제가 거듭될수록 근원과의 연관은 끊기는 법이니까.

처음에는 극우적 표현이었던 것이 모방의 모방, 복제의 복제를 거치면 원래의 심각했던 함의는 망각되고 상대를 약올리는 놀이만 남게 된다. 그 놀이에 담긴 지저분한 함의는 철없는 청소년들에게 사회가 가르쳐야 할 어떤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선 어차피 진보나 보수나 ‘교육’의 힘보다는 처벌의 힘을 더 믿는다.

그래도 사건은 다행히 ‘어른스럽게’ 마무리됐다.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닙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3591

한때 진빠질을 해본 사람이 아니면 이게 뭔 말인지 모를 수 있다. 이게 뭐냐면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그 얘기다. 원본과 복제품은 아우라에서 차이가 있다. 원본의 아우라는 복제할 수 없다. 다만 복제가 반복될수록 원본의 아우라는 약화된다. 그러나 이를 통해 예술은 대중화 되고 정치의 장으로 나올 수 있다. 진중권 글에서 이게 어떻게 나오냐면 배재고 선수들의 조롱은 일베의 행위에 대한 복제이며, 밈화된 일베는 유일성이 약화되면서 별거 아닌게 되고 장난질의 대상이 되었다 뭐 이런 얘기다. 나치한테 탄압을 당한 벤야민을 가지고 지금 배재고 5.18 조롱 응원을 옹호를 하다니 어이가 없다. 이게 타락이 아니면 뭐냐? 적어도 벤야민은 예술의 정치화를 말했다.

이런 식으로 이론을 갖고 장난을 할 거면 나는 보드리야르 얘기를 해주겠다. 진중권 식대로 하면 배재고 선수들의 응원은 아예 시뮬라크르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배재고 선수들은 일베 사이트를 이용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일베를 뭐 알기나 하겠는가? 그들은 일베 비슷한 무엇일 뿐이다. 다만, 그들은 일베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일베가 아닌, 일베를 대신하는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그건 왕이 자리에 없는데 초상화가 왕권을 대신 행사하는 것과 같다. CNN 뉴스 화면의 스펙터클이 전쟁 중계를 대신하는 것과 같다. 보드리야르에서 모사품은 원본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도 현실을 초월하며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존재가 된다. 이게 하이퍼리얼리티다. 따라서 배재고 학생들의 응원은 오히려 일베보다 더한 일베적인 무언가가 될 수 있다. 가령 일베는 좋게 봐줘야 혐오를 포함한 장난질이 반이고 나머지가 정치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어찌됐건 자기 진로가 걸린, 이기는 것 즉 남을 지게 만드는 것이 목적인 스포츠 경기다. 더 의도적이고, 더 목적의식적이었을 수 있다.

다른 기사를 보면서 생각해보라. 다른 데도 보도가 됐지만, 진중권이 기고한 중앙일보의 기사이다. 배재고 학생들이 학교에다가는 뭐라고 써냈는가 하는 내용인데, 읽어봐라. 읽고도 이런 글이 써지느냐 말이다.

“스타벅스 가야지”를 선창한 A군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A군은 광주일고와의 경기 이튿날 제출한 경위서에 “오직 팀 분위기만을 생각했고 광주를 비하하고자 하는 마음은 절대로 없었다”고 적었다. 그는 “문득 광주 스타벅스 논란이 생각나 그런 파이팅을 하게 됐다”고 했다. A군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큰 잘못을 했다고 느꼈고, 광주 시민들과 학교 관계자분들께 큰 죄책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탱크데이”라고 외친 B군도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이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B군은 경위서에서 “스타벅스에서 탱크데이 이벤트를 했던 게 기억이 났다”며 “5·18과 관련이 있는지 몰랐고, 스타벅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B군은 “상대방을 비하하고 조롱하려고 소리 지른 건 아니다. 잘못을 인지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 선수들은 비하 표현임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타났다. 한 배재고 학생은 경위서에 “경기 중반쯤에 ‘스타벅스 빵야’ 구호가 나와서 애들한테 ‘스타벅스가 갑자기 왜 나오냐’고 물었다”며 “5·18 광주에 대한 것이라고 해서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조롱성 응원에 반대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다른 학생은 “스타벅스 얘기를 들었고, 나는 이건 아닌 것 같아 A군에게 ‘야 이건 아니지.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고 경위서에 적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3620

여기 보면 응원을 주도한 A군은 ‘의도가 없었다’면서도 ‘문득 광주 스타벅스 논란이 생각나’서 선창을 했다고 한다. 5.18이 아니면 뭘로 광주와 스타벅스를 연결했는가? 탱크데이를 외친 B군도 다 몰랐다고 하고 비하와 조롱의 의도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스타벅스’를 듣고 ‘탱크데이’를 뭘 연결고리로 연상했나? 다른 대목을 보면 ‘스타벅스 빵야’ 구호가 나왔다고 돼있다. ‘빵야’란 무엇인가? 단순한 다른 응원구호를 활용한 무언가일 수도 있다. ‘발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학생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어떤 분위기인지 아니까 말렸다는 대목도 나온다. 여기 어디에 일베 유저와 응원을 주도한 배재고 학생의 질적 차이가 있는가? 더하면 더했지.

‘교육’과 ‘처벌’을 나누는 논리도 한심하다. 처벌의 목적엔 원래도 교정 교화가 포함된다. 하물며 학생이다. 처벌없는 교육 현장이 어디에 있는가?

글의 나머지 부분도 한심하긴 매한가지다.

스타벅스의 파장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얼마 전 어느 PD가 한 걸그룹 멤버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무섭노’라고 딱 한 번 한 것을 일베의 표식으로 본 것이다. 내 기억에 일베를 제외하고 말끝마다 ‘노’를 붙이던 집단은 따로 있었다. 메갈리아. 그들도 일베였던가?

좌표가 찍히자 ‘노’가 일베어임을 입증하는 온갖 언어학 이론과 더불어 정의로운 자들의 사이버불링이 시작됐다. 어린 아이돌 스타 하나 잡아서 5·18 제단에 바쳐야 만족들 하려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는 5·18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애초에 문제제기의 내용이 뭔지도 모르면서 얼빠진 주장을 하고 있다. 정신을 차려라. SNS에 경상도 사람이, ‘일베와 상관이 없는 사람도 인터넷에 퍼진 일베 말투를 쓰게 된 것 같아 우려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거다. 문제의 진원지는 애초에 그런 식의 말투를 만들어 유통한 일베지, 아이돌 가수도 메갈리아도 아니다. 좌표는 가수가 아니고 이 경상도 사람인 경남MBC PD에게 찍혔고, 이 PD에게 온갖 사람들이 쌍욕을 퍼붓고 사이버불링을 하고 직장인 경남MBC에까지 항의를 하고 있다. 이 경상도 사람의 의도가 애초 그런 게 아니었다고 설명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소용이 없다. 그 사람들이 듣는 얘기는 ‘아이돌 한 명을 파묻으려고 했으면 본인도 이 정도를 당할 각오는 하셨어야지~’라는 야쿠자의 언어이다.

언론은 때는 이 때다 신이 나서, 애초 이 사람의 문제제기 내용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조롱성 보도(과거에 만든 프로그램에 뭐라카노 등 자막이 있었다는)를 이어가며 이 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사태를 호도하는 바로 너네들 때문에 전후관계를 정확히 알 길이 없는 경상도 출신 연예계 인사들은 ‘노’로 끝나는 사투리를 SNS에 인증(!)하며 연대 의사를 표명한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행위가 이 사이버불링의 행진을 부채질한다. ‘노’가 일베어임을 입증하는 온갖 이론이 나온 게 아니라, 정확히 그 반대인 ‘노’가 일베어가 아님을 입증하려는 온갖 이론들이 제출되었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나 유튜브에는 고향이 주로 경북 지역인 친민주당 변호사 및 평론가들이 줄줄이 출연해 일상 생활에서 얼마든지 ‘노’를 쓸 수 있다, 조국이 큰 잘못을 했다는 식의 해설을 며칠에 걸쳐서 내놨다. 웬만한 진보라는 사람들도 진중권의 머릿 속에서 일어나는 일과는 달리 ‘노’의 출처가 어찌됐든 간에 이 아이돌 가수를 감싸느라 여념이 없다. 뭘 지금 알고 이따위 글을 쓰는 건가?

‘노’가 일베어일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이 가수가 일베 유저임을 증명하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일베어가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스며 들어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려는 것이지만, 다 소용이 없다. 낙인찍기 마녀사냥 어쩌구 옹알옹알 이러면 다 끝난다. 그래도 옛날의 진중권은 누가 부당하게 욕을 먹고 있으면 혼자서라도 거기 뛰어 들어가 같이 욕을 먹어주는 미학적인 실천이라도 했다. 지금은? 때는 이때다 하는 극우포퓰리즘에 편승해 그저 조국 욕하고 민주당 비난하고 진보 때리면서 한동훈 띄우기에 열중한다. 그러느라고 SNS의 일부 사람들과 악의적 언론의 장난감 신세가 된 경남MBC PD 두들겨 패는 데에 자기도 합세해 막 두들겨 팬다. 자기가 지금 그런 상태라는 걸 스스로 아는지 잘 모르겠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주의, 발터 벤야민, 배재고, 일베, 장 보드리야르,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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