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님과 노랑통닭 먹으면서 신세한탄

모처럼 나루님을 만나 치킨을 먹기로 했다. bhc 치킨 호프를 데리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분위기 별로래서 어디가 좋겠냐고 하니 노랑통닭을 얘기했다. 뭐 사람이 꼭 완벽한 음식만 좋아하라는 법이 있는가. 노랑통닭에 갔다.

나루님은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었느지 순살3종세트인지를 시켰다. 음식이 나오고 나서 노랑통닭이 우리는 염지닭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주장을 할 수 있는 이유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염지라는 거는 고기가 크고 두껍고 해서 간이 겉에만 되면 안 되니까 속에까지 배도록 하는 작업이다. 물론 이게 1차적인 목표이고 2차적, 3차적으로 거둘 수 있는 효과가 또 따로 있다. 염지를 해야 촉촉하고… 그거는 나중에 과학적으로 얘기를 하도록 하고, 하여간 핵심은 속까지 간이 안 배는 걸 배게 만드는 것에 있다.

근데 이 노랑통닭 순살 이거는 닭고기 살을 잘게 나눠놨다. 그래서 어차피 속까지 간이 배도록 노력을 할 필요도 없다. 대충 반죽에다가 하면 맞는다. 근데 고기에는 염지를 안 하는데 반죽에는 간을 하는 뭐 그런 건데… 그게 더 좋은 게 뭔가?

아무튼 나루님과 앉아서 헬조선 한탄을 계속 했다. 열심히 고민을 하고 그 결과를 내면 다소 미흡하더라도 누군가는 과정을 알아주고 평가해주는 그런 게 있어야 되는데 그저~~ 속물적인 거… 그냥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 좋으면 무조건 사고 싫으면 바로 ‘손절’하는 거… 그런 거만 있는 헬조선… 너무 싫다… 이런 얘기 한참 했다. 영화 대사도 있지. 과정은 필요 없고… 결과. 잡고, 걸고, 재판 때리고, 집어 넣고… 네가 포인트만 잘 잡아 주면…

나루님 처음 만난 거는 학교인데, 신입생이 밴드 한다고 와서 삼익 기타로 매달리가(Metallica)를 치는 바람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때도 톤을 너무 저음 위주로 잡아서 나랑은 극과 극이구나 했다. 나는 처음부터 고음 편향으로 잡아서 왜 너는 이렇게 쏘는 소리를 좋아 하냐고… 귀 멀겠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집에 있는 소형 오디오 EQ를 트레블 최대, 미들 베이스 최소로 조정해서 듣는 걸 좋아했다. 저음이 나오면 다른 소리들이 잘 들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얼마 전에 에티모틱 이어폰을 아이+돌님 귀에 껴줬는데 “저음이 너무 없어요”라고 그래서 좀 그랬다. 저음이 임마 뭐 그렇게 중요하냐. 해상도가 중요하지. 뭐 여튼 얼마 전에 나루님이 밖에서 듣고 다니는 쬐끄만 헤드폰을 써봤는데 역시 저음 위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루님은 자기가 옛날이랑은 달라졌다 그러는데… 왜냐면 펜더나 지앤엘 같은 거 치니까… 그래도 저음이다.

근데 내 생각에 그냥 그런 거고 귀가 이상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사람들 귀가 다 생긴 게 다르다. 그래서 아예 개별 인물들의 귀에다가 맞는 소리 프로파일을 생성하는 헤드폰이 발명되었다. 누라폰이라고… 하박국 씨가 유튜브 하는데 이거 다룬 적이 있다. 단편선이 찬조출연했다. 뭐 하는 건지… 근데 이거 신기하다.

하여간 나루님은 요새 신스를 연구한다. 세상 좋아진 거 같다. 밴드는 이제 아닌 거 같다. 합주한 지가 너무 오래됐다. 기타 치는 법을 까먹을 것 같다. 한국 힙합 망해라~~

뭐 그러다가 하품하고 그래서 집에 왔는데 세탁기를 열어보니 주머니에 명함이 있는채로 바지를 빨아가지고 멘붕이 와서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