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권 놀음에 대한 어제 방송 내용
말을 해봐야 어느 편이냐면 중요하고 실제 말하는 내용들은 관심이 없고 기억도 안 하니 여기다가 방송 내용이라도 올려 알리바이를 만들자. 토요일 방송 내용.
오늘 주제는 민주당 족보 경선과 윤석열의 대리전이다.
여당 이야기
여당 경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문제로 논란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동안 방어 위주 전략을 취해 왔는데 바지 발언 등 나오면서 불안정성 부각됐다. 참으려면 끝까지 참았어야 하는데 저 사람은 일부러 참으려 해도 결국 못 참는구나란 인상 줬다. 또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 하락하면서 서로 자기 경쟁력 근거로 삼는 상황 다소 무너지는 국면 겹치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추격 국면이 만들어 졌다. 그러자 이재명 지사도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오는 모양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는 거 아니냐는 공격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탄핵 반대 표결 했다는데, 당시 상황을 짚어보자. 당시 잔류 민주당 내에 탄핵에 소극적인 사람들은 이른바 비서명파로 분류되었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표결 전날 기자회견에서 탄핵의 빌미가 됐던 총선 재신임 연계 발언에 대해 사과할 마음이 없다고 했다. 비서명파가 여기에 반발하면서 민주당 내 탄핵 반대론이 힘을 잃었다. 당시 윤영찬 씨 기사는 이 상황에 대한 서술이다. 결국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 반대표는 2표 뿐인데 1표는 누군지 밝혀졌지만 1표는 안 밝혀졌다. 당시 지목된 복수인사 중 한 명인 이낙연 의원은 무덤까지 가져가겠다고 했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본인이 반대표 던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팩트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논란 지속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꺼내든 문제는 이재명 지사가 과거 정동영 전 의원 지지 모임 공동대표로 활동했다는 이력이다. 정동영 전 의원은 2007년 본인이 대선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을 사실상 깨고 참여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권재창출 실패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에까지 이르면서 정동영 전 의원에 대한 소위 친문 지지층 내의 거부감 상당한 상황인데 이를 활용하겠다는 거다.
과거사를 이 정도로 따질 필요가 있을까 의문인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정체성 문제다. 여당 지지층 및 당원 중에 전임 대통령에 대한 거리두기와 차별화가 정치적 배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에 대해 지켜주지 못했다는 부채의식을 지지층이 공유한다. 이게 이른바 적통 적자 족보 논쟁으로 흘러가는 원인 중 하나이다.
둘째로 김경수 경남도지사 문제이다. 친노-친문 PK여론을 대표하는 김경수 지사가 정치적으로 회생해서 특정 후보 지지했으면 판이 흔들렸을텐데 그럴 수 없는 상황 됐다. 김경수 지사 말에 따를 수 있는 지지층은 이미 각 후보 지지율에 선반영돼있다. 이러다 보니 김경수 효과를 사후적으로라도 끌어내기 위한 경쟁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이낙연 캠프가 김경수 전 지사와의 통화내용 공개하며 대통령 지켜달라, 부탁드린다 라고 하자 어떤 일이 있어도 잘 모시겠다 라고 답했다고 한 게 여기 해당한다. 이재명 지사 측 김남국 의원은 위로를 선거에 이용해 문심이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공개 반발했는데, 결국 양쪽 다 글 내리는 걸로 결론났다.
이러다보니 과도한 대립구도가 본선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첫째로 한쪽이 승리하면 다른 한쪽 지지층이 모두 따라오지 않는 상황 되는 것 아니냐는 건데, 이건 결국 경선 승복하는 모양새가 중요하다. 경쟁은 치열하게 하더라도 진 쪽이 이긴 쪽 충분히 인정하고 이긴 쪽도 진 쪽을 대우해주는 모습 실질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권재창출에 성공하더라도, 상당한 앙금을 남긴 박근혜 이명박 경선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으나 아직 박근혜 이명박 수준은 아니다.
다만, 이런 측면에선 문제다. 정권에 실망한 유권들이 이 정권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 중 잘 들어야 할 게 폐쇄성에 대한 거다. 자기 사람만 쓰고 자기들끼리만 공유하는 가치를 주로 얘기하면서 남의 지적은 듣지 않는다는 식이다. 17년 전 일까지 끄집어 내 논쟁하는 모습은 이런 맥락이 강조되는 행태이다. 경선을 통해서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로 가자는 메시지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 기울이는 주자가 없다.
야당 이야기
야당은 이준석 대표와 친 윤석열파의 대립구도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논란될 수 있는 발언 연이어 하고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자 당내 중진들 비판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진석 권성동 장제원 의원 등이 이준석 대표 견제 발언을 연이어 내놨고 당내에서 윤석열 지지 서명을 받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일부 보도에 의하면 정진석 권성동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 따로 만나 입당 요구했지만 윤석열 전 총장이 일단 자기에게 맡겨달라고 했다고도 한다.
논란이 된 윤석열 전 총장 발언으로는 먼저 1주 120시간 노동이 있다. 주52시간 문제라면서 나중에 쉬더라도 노사가 합의하면 한주에 120시간도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되는 업종도 있다고 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IT나 게임업계의 이른바 크런치모드가 있다. 이것은 대표적 악습으로 국내에서도 과로사 사례 나왔다. 특수고용노동자나 3교대와 같은 형태, 과도한 잔업 등을 생각하면 노사 합의가 되더라도 장시간 노동은 법으로 제한해야 한다. 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이 정권이 이미 한 바도 있다. 이 발언은 노동문제 무관심하다는 걸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대구에 가서 한 얘기도 논란인데, 코로나19 얘기하면서 대구 아니었으면 민란 일어났을 거다, 봉쇄라는 미친소리도 나왔다라고 한 거다. 이건 무리한 주장이다. 봉쇄는 지역을 폐쇄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서구와 유사한 방역 조치를 일컫는 거다. 당시에도 일부 보도자료에 표현이 돼있었을 뿐 진지하게 고려한 일도 없었다. 비생산적 논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송구한 면이 있다고 한 것도 논란이 되는 대목이다. 이 발언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본인이 대구에서 탄핵은 정당했고 이걸 TK가 인정해야 윤석열이 입당할 수 있다는 논리로 탄핵의 강을 건너려 했는데, 윤석열 전 총장이 오히려 그 강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또 안철수 대표와 같은 길을 가면 안 된다며 조기 입당을 촉구했다. 이 발언에 대해 중진들은 이준석 대표의 적대적 태도 때문에 윤석열 전 총장 측이 입당에 더 부정적이 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준석 대표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의 예를 들며 물러나지 않고 있다. 이준석의 발언은 대표로서 필요한 것도 있고 부적절한 것도 있으나 결국 윤석열 전 총장의 전략 실패가 핵심이다.
당 밖에 있으려면 정권교체는 동의하지만 국민의힘 지지는 망설이는 유권자층 지지를 확보해서 11월 단일화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국민의힘보다도 보수적으로 비치며 중도 공략에 실패하고 불안정성만 키우고 있다. 보수층에서도 왜 입당 안 하는지가 설명이 안된다. 이럴 거면 국민의힘 입당해서 당 혁신을 두고 당내 기득권과 싸우는 모습 보여주는 게 낫다. 중진들 주장대로 이준석 대표 핑계로 입당 안 하는 거라면 오히려 정치적 유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당내 중진들이 이준석 대표 견제하면서도 빠른 입당 촉구하는 맥락 역시 여기에 있다.
그러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다수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나온 얘기 보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전 총장 서초동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얘기 다시 거론되고 김종인 전 위원장 측근들 윤석열 캠프 참여한단 얘기도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를 기준으로 보면 혼란스럽지만, 어떤 그림을 만드려고 하는지를 보면 일관된 행보가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 관심은 제3지대를 실체가 있게 만든 후에 좀 더 개선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까지 결합시켜 정권교체 하는 것다. 정치인 윤석열에는 동의 안 하더라도 이 방향으로 상황을 움직이고 관리하려 할 것이다. 이 맥락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윤석열이 이 흐름에 동의하면 입당은 안 할 것이다. 반대로 앞서 국민의힘 중진들의 말이 먹히면 입당은 앞당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