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형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주변 반응에 대하여

금요일 저녁에 피해 여성이 트위터를 통해 한윤형의 데이트폭력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곧바로 한윤형에게 피해 여성을 폭행한 일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화제가 된 그의 글에 등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내용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였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폭행 사실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보고 트위터에 나름의 입장을 개진하였다. 한윤형에게는 해명은 빠를수록 좋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여성주의적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학습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피해 여성의 주장이 다소 과장되었을 가능성을 마음 속에서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비겁하게도.

그러나 그날 늦은 밤 피해 여성이 다시 블로그를 통해 한윤형의 데이트폭력 피해 사실에 대한 긴 글을 남긴 것을 확인했다. 피해 사실이 매우 구체적으로 적시돼있었기 때문에 전부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냥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도 문제가 더 심각했다. 이것은 술을 먹고 기행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토요일 정오 쯤 한윤형에게 메시지를 보내 사실관계가 크게 틀린 것이 아니라면 피하기만 할게 아니라 빨리 인정하고 사과하는게 낫다고 다시 촉구하였다. 그는 여전히 사실관계에 틀린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나로서는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나온 한윤형의 글은 본인이 주장하는대로 사실관계가 틀렸다기 보다는 오히려 피해 여성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어떤 분들은 “정말 몰랐느냐?”라고 묻는다. 이 문제의 고약한 점은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오로지 한윤형의 말만을 들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한윤형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자친구를 때린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니는 종류의 사람이 아니다. 내가 들은 것은 오히려 어떤 파탄적 연애관계로부터 그가 겪는 심적고통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피해 여성은 내가 남성이라는 점과 한윤형의 친한 친구라는 점에서 피해 사실을 알려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에게 피해사실을 전해들은 사람들도 같은 판단으로 행동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믿지 못할 존재로 비춰진 것에 대해 미안하다. 이제라도 도울 것이 있다면 돕겠다.

그간 친한 친구를 자처하면서도 이런 사실들에 무감하였던 자신을 반성하며 피해 여성에 대한 연대와 지지의 의사를 밝힌다. 아울러 무슨 이유에서든 한윤형의 행위를 옹호하는 부적절한 행위들에 대해… 제발 부탁드린다.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는 한윤형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윤형을 편들어주는 것은 그가 여성을 폭행하는 사람으로 영원히 남기를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진보니 글쟁이니를 떠나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는 변해야 하고 교정되어야 한다.

어떤 분은 나에게 “한윤형을 버리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또 어떤 분은 이제 그와 단절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오기도 했다. 버리지도 않고 단절하지도 않는다. 나는 그를 도울 것이다. 그 나름의 명성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게 아니라 그가 훨씬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조력할 것이다. 나는 그게 이런 사건에서 가해자의 친구가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한윤형의 글과 재능을 아끼는 다른 분들도 피해 여성을 비난하거나 그의 폭력을 이해하려 들지 말고 그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는데 함께해주시길 바란다.

20 Comments

  1. dd

    야채인간의 오랜 청취자이자 여성입니다. 사건 이후 한윤형을 감싸며 피해자를 힐난하는 흐름에 진보운동권에 대한 일말의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믿음마저 사그라들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김민하님의 용기있는 목소리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윤형 주위에서 유일하게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 같습니다. 이렇게 목소리를 내주어 감사합니다. 한윤형 씨는 김민하씨 같은 분이 옆에 있음을 정말 정말 감사히 여겨야 할 것 같네요.

  2. 소년의 노래

    피해여성 분이 부디 이 사건을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그리고 힌윤형 씨와 또 그 한 분은 반드시 깊이 반성하시기를…

  3. 성수

    적어도 한씨는 그 피해자 여성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같은걸로 고소하지는 않는군요. 제가 경험한 진보작가는 자기 여직원을 성추행 해놓고 그 직원이 피해사실에 대한 글을 올리자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실이 있었어요. 참고로 그자는 최근 그 직원과 인상이 비슷한 여성을 “제자”라고 칭하며 페이스 북에 그여성의 사진을 간간히 올리고 있습니다.

  4. 진원

    한윤형씨는 글솜씨가 남달라 눈여겨보던 젊은 논객인데 인성에 이렇게까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사과라고 올린 해명글을 보면서 할말을 잃었네요. 폭력을 저질러놓고 나도 맞았다, 사실 관계가 다르다, 라며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수법이 전형적인 가해자의 논리라서요. 한 논객에게 대단한 도덕성을 요구하는건 아닙니다. 그냥 보통사람들처럼 자기 모순과 균열을 갖고 있는건 당연한 일이지만 사과하고 끝낼수 있던 내용을 해명하면서 두번째 글이 올라와 자폭했네요. 한윤형의 원래 꿈이 소설가라는 것도 놀랍고, 본인을 예술가라고 생각하면서 술마시고 여자 때린다는 것도,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자랐는데 폭력을 재생산 했다는 것도 놀라워요. 그리고 진보작가는 유명한 사람은 무주간 물아뜯고보는 자칭 전방위 예술가 K씨를 말하는거 같은데 그 사람은 진보라기 보다는 2011년에 물먹고도 세종문화회관 관장직에 지난 겨울에 또 도전했어요. 정명훈 김훈, 유명한 예술가는 우산 까고 보는 사람이고 권력과 명예에 굶주린 사람이죠.

  5. 진원

    핸드폰으로 쓰려니 오타가 나는데 수정이 안되나요? 무조건 물어뜯고보는, 과 우선, 이라고 써야하는건데 말입니다. 진보작가 K씨는 그래도 한윤형하고 한 카테고리에 묶기에는 그 죄질이 심각하게 나쁘고 글도 너무 못쓰고 업계에서도 왕따 당한지 오래입니다. 진보작가는 이미 성폭행 피해자의 구체적인 내용이 적힌 블로그 글로 사람들이 다 알게 된 상황에서도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기소중지 중이라는 내용을 자기 페북에 올리며 정신승리하는 모습을 생중계했어요. 그 명예훼손이 제자랍시고 직접 뽑은 딸처럼 어린 연배의 20대 초반 아가씨에게 강제로 성추행한거라는 건 싹 숨기고 말입니다. 한윤형은 그래도 최소한 바로 사과를 했습니다.

  6. 만중

    너무나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한윤형씨의 글을 읽을 자주 보고 좋아 하는 사람인데..
    내가 좋아 하는 한 사람이 오랜동안 힘들어 하겠지만 이 어려운 시련을 딛고 성찰하여 더 좋은 모습을 기대 합니다.
    앞으로 몇년은 한윤형에게는 대단한 시련이 되겠지만 잘 대처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윤형씨의 글을 너무나 좋아하는 독자가

    여기에 이 글을 남겨 죄송합니다

  7. 진원님 저는 그 피해자를 잘 아는 스웨덴거주하는 사람입니다. 김씨가 페이스북에 이야기 하는 ” 인격살인”에 해당하는 기소중지의 내용이 무엇이냐면 “모욕”입니다. ‘이새끼’변한게 없네라고 쓴 인터넷 댓글의 이새끼 라는것이 모욕적이라는 것으로 검찰에 고소한 것이죠. 너무 비열한것 아닌가요? 작가라는 작자가 소통보다는 소송을 즐기는 인상 입니다. 그리고 검찰에서도 K씨는 그와의 관계를 “오래전 업무상 아는 관계”라고 진술 했다더군요.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자와 피의자의 관계라고 하지 않구요. 참 뻔뻔하고 한심한 작태 입니다. K씨는 아쉽게도 그친구는 외국국적자라 한국 검찰이 할수 있는게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8. 그런데요

    이른바 진보로 꼽히는 사람 중에 친한 사람의 잘못(그것도 여성에 대한 상습 폭력)에 대해 이렇게 공개적으로 그대로 인정하는 경우, 오랫만에 보네요. 진보고 보수고 나발이고 다 ‘그 친구 원래 그런 친구가 아닌데’ 100이면 100 다 이건데. 당, 조직, 모임, 선후배간 성폭력에 대해서 조직논리,인정논리 앞세우는 활동가를 신물 날 정도로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글 보고 좀 놀랐습니다.

    그러나 자기편 사건이라 아예 보도를 안하는 오마이뉴스, 비겁하게 칼럼 속 한문단으만 끼워넣은 한겨레, 가해자의 본거지임에도 아무 보도도 없는 미디어스, 이런 나름대로 힘 있는 권력들을 보니 한숨만 나옵니다.

  9. 백만장자

    역시 이상한 모자씨는 나이를 꽁으로 먹지는 않았군요. 고려대 박모군의 정신붕괴 플레이와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10. 사회적인 이야기를 담는 작가이자교수, 영화감독 B씨는 자기제자들응 포함, 을의 관계에 있는 미술관 큐레이터에게 끈질기게 성관계를 요구하는걸 직접 봤습니다. 노점상인들과 낮은곳의 목소리를 자신의 작품으로 전달하는 J씨의 부인은 잦은 가정폭력으로 이혼을 했습니다. 특이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하는 L씨는 자신의 팬이라고 찾아온 여성을 건드리구요. K건축가는 좋은 건물과 철학으로 많은 학생에게 존경을 받지만 또 그 학생중 여학생을 술을 먹이고 나쁜짓을 하는걸 제 눈앞에서 목격 했습니다.
    모두다 저와 제 주변에서 일어난 이야기 이구요. B,J,L,K 모두가 다 알만한 사람 입니다.

    좌파 우파의 문제가 아니라 조금의 권력이라도 더 있는 사람이 약자를 상대할때 생기는 권력 관계라 봅니다.

  11. hyokyung Lee

    어디에도 없는 진짜 위로가 되는 글이다. 감사합니다.
    한윤영씨 반성문을 보면 지금까지 보여왔던 모습의 글을 쓴다면 위선이고 가식이다 라는 생각 밖에….

  12. 김은희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님도 몰랐다고 하지만 모르는 부분은 몰랐을 수도 있고 가까이 있다보면 알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지요.
    님이 진실된 친구라면 이 병은 아주 오래걸리는 병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정신과 치료는 소용이 없습니다. 스스로 글을 쓰면서 다시 그 자리에서 일어서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면 끝입니다.
    정말 좋은 사람의 희생이 그의 곁에 함께 하길…굳이 님일 필요야…마음이 아픕니다.

  13. 지나가다

    본인도 어떻게 책임을 져야할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일이 발생할경우 교육프로그램같은게 있어야할 듯 하네요. / 더불어 데이트폭력을 당한 여성이 성폭력까지 당하다니 분노도 치밀어 오르고 그러네요. 여성주의란 이념표방말고도 운동사회 전반에 무엇이 문제인지 차분하게 되돌아봐야할 것 같아요

  14. 지나가는 나그네

    개인적 사생활은 존중하나 이런행동은 심히 걱정되는…
    솔직히 더한 놈들도 있지만 그런 놈들과 비교해서 그래도 괜찮타고 하는건.
    수차례 살인저질러놓고 사과해면 용서돼나.
    한번의 잘못된 실수가 아닌 상습이면 쓰레기.
    더더욱 자기합리화면 정신병자.
    참회하며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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