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가 그젠가 누가 그러더라. 이게 레임덕 아니냐… 그렇다고 생각했다.
레임덕이라 그러면 보통 두 가지 정도 얘기한다. 첫째, 대통령이 마음 먹고 하려는 게 잘 안 된다. 애초부터 불가능에 도전하려고 한 것이거나 불가항력의 조건이 새롭게 나타났기 때문이 아니다. 되어야 하는 게 안 되는 모습이 공식적으로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우리윤총장 징계 문제가 그렇다. 동부구치소 문제를 두고 사실상 수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법무부 서울시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대본부장인 총리가 사과를 했으면 무슨 가닥이 잡혀야지 계속 이러고 있다.
둘째는 ‘우리 편’들이 말을 안 듣기 시작하고 그게 ‘차기’와 연결이 된다. 김두관 등의 우리윤총장 탄핵론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통령이 이제 됐으니 그만하고 여기서 탈출하자고 그랬으면 말을 들어야 할 것 아닌가? 신문은 들을문이요 이낙연도 대통령 말 듣자는 분위기인데 통제가 안 된다. 이것 때문에 본 손해가 얼마인데… 상관 안 하는 거다.
추장관님도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아니 우리 추장관님이 사의를 표명하셨네요! 책임을 지시려나 봅니다! 이랬으면 뭘 어쩌겠다는 얘기가 있어야지 산산조각이 됐다느니 이상한 말만 자꾸 하고… 이제 더 미룰 수도 없고 명예제대를 시킬 명분도 없으니 원포인트로 내보낸다 아니다 그래도 다른 장관하고 같이 발표한다 오늘한다 내일한다 다시 오늘한다 그건 아니고 오늘 내일은 아니다… 이런 얘기만 계속 나오고… 여보세요! 청와대 전화는 받는 거요?
좀 특이한 점이랄까 그런 게 있다면, 이번 정권 레임덕 초입의 풍경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와 엮여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쓴 글 내용이기도 한데, 탄핵론자들은 검찰-사법-언론이 다 기득권이고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해야 한다고 그러고 있다. 문통을 지키기 위해서라지만, 이런 기준으로 보면 문통은 타협론자인가? 문통의 지지자라면, 뭘 위해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윤총장 징계 청구를 강행해 대통령에게 엄청난 법적 정치적 부담을 안긴 추장관님을 조상님 원수처럼 여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다. 늘 말하지만 오늘날의 지지자라는 사람들은 뭔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지 뭘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민주주의여~~ 하는 주장은 최근의 유행이어서 안철수도 김종인도 심지어 태극기들도 너나할 것 없이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를 외치고 있다. 그것은 거짓말이나 기만이라기 보다는 민주 대 반민주라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반독재 대 독재라는 구도의 여러 버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기가 뭘 하는 건지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막 등장하는데 한겨레라는 신문이 대표적인 것 같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76392.html
이 글은 황당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일파들은 ‘살아있는 권력 수사’란 말을 갖고 계속 시비를 건다. 권력이 자기를 향한 수사를 무력화시킬 수단을 여럿 갖고 있기 마련이니 그걸 돌파해야 한다는 말을 의도적으로 비튼다. 뭐 어쨌든 이건 다음에 또 얘기하고… 재미있는 건 은연 중에 자기들의 세계인식을 실토하고 있다는 건데, 우리윤총장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강렬한 반문감정 때문이라고 하는 대목이다. 바로 그렇다. 그게 어느새 현대 정치의 본질이 됐다. 그런 점에서 이런 글을 쓰는 자들 역시 정확히 반대의 자리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반독재냐, 반’반독재’냐의 손에 땀을 쥐는 싸움! 이제 사람들은 이런 양자택일의 구도에 들어맞는 얘기가 아니면 아예 이해를 하려 들지도 않는 상태가 되었다.
언젠가 이 회사의 기자님을 만나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당신네 회사는 정권교체만이 답이 아닌가 하고 말씀드렸다. 이 신문이 정치 이슈를 제대로 다루려면 실제로 군부독재 상태여야 하는 것 같다. 그래야 단결이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문통이 아니라 그 이후, 정권을 재창출 하실 차기가 걱정이다. 무엇에 대한 반대를 어떤 강도로 하는 것인가? 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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