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후계설은 좀 웃기다고 생각한다. 다만 김정은이 뭔가 스스로의 건강에 대해 걱정을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참고할만한 사례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다.
당시 김정은의 후계작업은 완료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장성택-김경희가 커버했다. 김정일이 깨어나고 나서 장성택의 권력은 더 커졌다. 이 결말이 무엇인지 우리는 이미 봤다. 형장의 이슬, 아니 산산조각난 먼지로… 다들 장성택의 불행에 주목했지만 그 상황을 만든 김정은의 심리 상태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독재자가 편집증을 갖게 되는 전형적 경로 아닌가?
김정은이 혹여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과 인민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애국자일 것이다. 근데 그것보다는 새로운 장성택의 등장을 걱정하지 않겠냐는 게 내 생각이다. 이번 국면 같은 경우에 본인이 전면에 나서기는 어렵고 누군가에게 맡겨야겠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다. 게다가 성과가 있을 경우 그 ‘맡은 놈’이 장성택이 될지 어떻게 알겠느냔 말이다. 김정은은 하노이에서 실패했는데 정반대로 한 NEW-장성택은 성공했더라, 이거는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안심할 수 있는 김여정에게 맡긴 것 아니냐는 게 내 생각이다. 로열패밀리여서 그의 성과가 곧 김정은의 성과인 것처럼 치장하기에 좋고, ‘여성’이기 때문에(이 사람들이 얼마나 보수적인지는 국내 일부 운동권들의 행태만 봐도 안다) 후계자가 될 일이 없어 자기 주머니 찰 일도 없다.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김정은이 만에 하나 쓰러지면 왕자님에게 안정적으로 권력 승계를 해줄 수 있는 책임자이다. 즉, 김여정은 안심할 수 있는 장성택인 셈이다. 김성택? 장성택 같은 사람에 대한 우려는 고금이 마찬가지다. 산보시라고 아세요?
그러니까 임마 김여정이 전면에 나서는 거는 후계자가 되려는 게 아니고 오히려 그 가능성이 없어서라고 아 답답하네… 왕조국가에서 섣불리 형제로 후계자 낙점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Comments are closed, but trackbacks and pingbacks are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