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세상 일에 관심이 없는 게 자랑이 아니다

어제 무슨 기자가 이상한 질문을 했다고 해서 난린데, 하여간 그 기자가 세상 일에 지금껏 관심이 덜했던 거는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세상 일에 관심이 없노라 대놓고 말하는 사람보다는 그나마 세상 일에 관심이라도 가지려고 하는 사람이 더 나은 부분도 있는 거다.

몇 차례 쓴 일도 있는데 기자들이 말을 하거나 아니면 어디에 쓰거나 하면서 “관심이 없다”고 할 때 섬뜩하다. 기자도 생활인인데 세상만사 다 알아야 되느냐 할 수도 있겠지만, 태도의 문제이다. 알아야 되는 걸 미처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거랑 아예 알 필요도 없어서 신경 끄고 있다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거다.

세상 일이란 게 서로 연관되지 않은 게 없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엊그제 백악관에서 떠들면서 민주당이 요구대로 콘크리트벽이 아니고 강철장벽을 만들자고 한 거는 어떤가? 팩트 체크를 해봤는데 민주당은 그런 요구를 한 게 없는뎈ㅋㅋ 이러고 말면 세상 무관심한 사람 되는 거다. 진짜 문제는 민주당은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는데 트럼프가 이런 말을 하는 맥락이 뭐냐는 것에 있다. 가짜뉴스가 문제인 걸 누가 모르나? 가짜뉴스는 왜 등장했으며 왜 이렇게 인기만점인지를 따지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

중국하고 무역전쟁을 2차적으로 마무리 할 건데, 그러면 또 지는 것 같으니 하는 말 아닐까 한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철강산업이 얼마나 깊숙히 관계가 돼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중국하고 무역전쟁을 해서 망해가는 국내 산업을 살리겠다고 했고, 무역 문제로 손해를 보는 국내 산업의 범주에 철강이 있다는 게 중요한 거다. 사람들이 트럼프도 안 되네 별 거 없네 하기 전에, 강철로 벽이라도 만들어야 할 건데 민주당이 반대하네 심지어 옛날에 자기들도 하자고 했으면서(내로남불)~~ 이러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 생각한다

하다못해 무슨 연예인 추문 기사로 정치 현안을 덮으려고 했다는 음모론을 쓸래도 ‘정치 현안’을 알아야 쓰는 거다. 뭐 이런 게 있대요가 아니고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쓰려면 ‘정치 현안’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니 기자가 세상만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있겠나?

왜 기자만 갖고 그러냐고 할 수도 있겠는데 정치인도 마찬가지고 정치인을 만드는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세상 일에 관심을 가질 수단이 없어서 유럽의 민중들은 기껏 혁명을 해놓고는 나폴레옹 황제도 만들고 히틀러 총통도 만들고 했다. 여기서 문제는 진보했다가 퇴보했다는 게 아니고, 혁명을 한 이유와 나폴레옹 체제에 동의한 이유가 같다는 것에 있다. 이걸 분리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정치이고 언론이고 뭐 그렇다는 거다. 그러니까 좀 그런 직종에 계신 분은 분야 막론 사명감을 가져야 되고… 아닙니다… 내가 뭐라고… 그냥 잠이나 자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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