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지난 주부터 또 강행군이었다. 얼마나 바빴냐면 뭘 했는지 잘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이다. 혹시 안 바빴나? 지난 주 기억이 희미하다.

토요일은 함께 밴드 활동을 했던 ‘흉노’의 결혼식이었다. 헬조선에서 결혼은 안 된다고 그렇게~~ 말렸는데… 그래도 밴드를 함께 했으니까 축가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사람 하나, 기타치는 사람 둘의 편성으로 준비했다. 연습은 차 안에서 했다. 뭐 이제는 익숙하다. 현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기타를 함께 친 ‘아이+돌’이 코드를 틀렸는데 알아챈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멋있는 노래였다.

그걸 끝내고 바로 방송국으로 이동했다. 원래 주말엔 방송을 하지 않지만 부친상을 당한 분이 있어 대타를 뛴 것이다. 그리고 귀가를 해서 졸면서 좀 쉬고 글쓰기 수업 준비 같은 것들을 했다.

일요일에는 강서구에 있는 어느 단체에 가서 뭔가를 얘기하는 일정이 있었다. 시작 직전까지도 어떤 취지의 행사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냥 요즘 계속 하는 얘기를 중심으로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 집에 돌아와서 또 잠시 졸다가 글쓰기 수업 준비를 했고 새벽에 신문을 보고 글을 썼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런 자리는 처음이라 그랬는지 충분히 정리된 말을 하지 못한 것 같다. 근데 그래도 되지 않나? 여튼 방송을 사전녹음해야 했기 때문에 가짜뉴스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에 나와서 방송국으로 갔다. 시간이 모자라서 원고 완성이 조금 덜 됐는데 녹음에 돌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글쓰기 수업인데, 식사를 못 해서 시작 전에 밀크티를 한 잔 마셨다. 첫 번째 강의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석을 확인하면서 참석한 분들의 얼굴과 이름을 매치시켜 보았다. 성실히 과제를 제출하신 분들께 소정의 상품을 드렸다. 기분이 좀 그랬다. 아쉽고 뭐 그런? 마음이 약한 건가? 너는 못생기고 다른 재주도 없으니 교사를 해야 한다는 고3때 담임 선생님 말을 들었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굳이 “못생기고 다른 재주도 없다”고 했는데, 못생긴 건 그렇다 쳐도 그 선생님은 내가 잡다한 재주를 갖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상한 길로 빠지는 게 아닐까 우려한 것 같다. 그러게, 그 분이 걱정한대로 이상한 길로 빠졌다…

집에 돌아와서 뭔가 남은 일을 하고 새벽에 잠들었다. 8시간 정도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잤다. 위에 쓴 대로 대개 낮에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 잠이 모자랐던 때문이다. 모자란 정도가 아니라 며칠 간 거의 잠을 자지 않았다. 완전히 지쳐서 잠에 드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러니까 평소 밤에 잠을 못 자는 건 충분히 바쁘지 않기 때문인가?

Comments are closed, but trackbacks and pingbacks are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