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계할 때만 진보들과 여성주의
2015년 이후 형성된 일부의 극우화 된 인터넷-여성운동에 대한 비판은 나름대로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것과 별개로, 진보정당의 전략에 대해 이런 저런 훈계를 하겠다면서 여성주의가 아니고 보편적 메시지를 우선하라는 분들의 주장을 듣다 보면 짜증이 난다.
크게 나눠 첫째로 전술전략의 문제. 여성주의든 비정규직이든 기본소득이든 당대의 그 시점에 진보의 가치와 맞으면서 대중적 호응이 있다면 그 파도에 올라타는 게 당연하다. 기본소득은 되고 여성주의는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은 이해가 안 된다. 보편이냐 특정 계층이냐의 차이라고 한다면,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은 어떠냐? 그런 게 문제라고 한 적 있어?
둘째로 당위의 문제. 가령 진보가 노동운동을 적극 대변하면서 동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 안 할 사람이 있나(근데, 있다. 그런 분들은 뒤에…)? 정규직 노동운동이 경제주의화됐다고 해서 손을 떼야 하는 거냐? 아니다. 오히려 진보정치가 대변하고 개입해야 노동운동이 경제주의적 오류를 벗어날 기회가 생기는 거다. 여성운동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일부의 고립된 인터넷-여성운동의 흐름은 노동운동이 경제주의화 되고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를 적대하는 구조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하다못해 북핵 문제에 대해선 트럼프도 전략적 인내가 아닌 개입이라고 했다.
셋째로 존재적 의의의 문제. 진보정치가 기성의 운동권과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는 것은 제3세력 운동하고 진보정치 운동을 완전히 혼동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인적 조직적 단절은 어떤 부분에서 필요하다고 나도 생각한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가치의 지향이라든지, 이런 걸 포기할 순 없는 거다. 진보는 전성기 안철수나 철학없이 기본-말장난이나 하는 이재명 같은 게 아니다.
돈 낼 때랑 훈계할 때만 진보인 분들은 자기 인생에 대한 고민을 좀 더 깊이 하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