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뭐하는 당

여대표님이 검수완박도 반대하고 한동훈 지명도 반대한다고 하신 것에 대해 모 방송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저런 입장 표명이 민주당과 함께 행보할 때는 효과가 있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허망한 결론으로 끝난다, 아마 그럴 것이다. 사석에서는 이렇게 얘기했다. 아예 필리버스터는 국힘이랑 같이 하고, 한동훈 지명 철회 요구하면서 국민의힘 당사를 점거해라…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꼭 국힘이랑 똑같이 얘기할 필요 없다… 진보는 진보의 얘기를 하면 된다… 그랬더니 왠걸 중재안을 만든다 어쩐다 하더니 홀라당 찬성으로 가버렸네.

검수완박이든 뭐든 검찰개혁에 찬성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유다. 지지층 눈치도 있고 선거도 있고 실리도 챙겨야 되고 이런 저런 조건 얘기하면 지금까지 망해온 길을 다시 걷는 거다. 선거법 개정 기억 안 나? 아직도 억울하다고만 생각하는데 자기들끼리만 억울하면 뭐하냐고. 그게 이런 식으로 한 결말이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고 찬성 또는 반대가 노동자 서민, 소수자에 무슨 도움이 어떻게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면, 그리고 그렇게 설명이 되는 방향으로 전적인 힘을 실으면 다른 미래가 열릴 수 있다는 거다.

근데 뭐 하여튼 정의당은 하던대로 또 하기로 했다. 그것은 지난 5년이 아닌, 15년의 반복이다. 반MB에 편승하면서 아무 생각도 안 하다가 선거 때만 민주대연합이냐 진보대연합이냐 입씨름하고, 박근혜 때도 똑같이 이명박근혜 반대 독재타령하고, 자연스럽게 민주와 진보가 형님 아우님 하다가 더블민주당 집권하면 집권세력의 옵션 돼가지고 2중대 되는… 잘 기억 안 나겠지만 옛날에 민주노동당 때는 아예 우리는 열린우리당 2중대가 되자라고 문건까지 썼어요. 따지고 보면 참여정부 때부터? 아니, “따지고 보면”이라는 거는 아주 근본적인 얘기라는 거를 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를 함 읽어보시면 되겠고…

원래는 양당이 통치세력으로서 엘리트적 해법을 고수할 때 진보정당은 인민주의적인 경향으로 대응하는 게 통례였다. 그런데 양당이 포퓰리즘으로 일관할 때라고 하면 오히려 통치논리로 접근하면서 균형을 잡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 이게 관료적 해법으로 대응하라는 게 아니고, 인민이 집권할 수 있잖아. 그럴 경우 지금 양당이 하는 것처럼 이따위로 하겠니? 엘리트야 똑바로 책임져라 이런 구호가 아니고, 인민이 책임질테니 내놔라 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에휴 말해 뭐해 답답해서 써봤습니다.

할 말 없으면 발 닦고 잠이나

엊그젠가 또 혹시 책에 대한 반응이 있는가 하여 검색을 해봤는데, 뭐 또 뻔한 소리를 감상이라고 남겨 놓은 분이 있는 거였다. 기계적 중립이 마음에 안들고, 조국에 대한 수사의 정당성을 논한 것은 아주 뭐 하여간 안 좋은 것이며, 개혁을 위해 짊어진 역사적 책무엔 관심없고 지 마음대로 떠들어놨다… 니깟게 뭐냐… 이런 얘기다. 너는 뭘 했느냐, 그런 건데. 이런 얘기 운동권들도 많이 해. 난 그때마다 비웃어요. 뭘 하긴 뭘 해 이 양반들아… 너 나 알어? 알고서 얘기하는 거냐?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멱살 잡는 거지…

생각해보면 나꼼수들도 이런 식으로 얘기 많이 만들었다. 국정원에 미행을 당하고 어쩌고… 위험을 감수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어쩌구 저쩌구… 야, 잘 먹고 잘 살잖아. 출연료도 많이 받고, 자꾸 영화 만들고… 남겼겠지 그래도. 10원이라도. 좀 삶을 진지하게 대해봐.

나도 나름 젊음을 운동권에 저당잡혔던 사람이다. 운동권이란 게 뭔지 아냐? 방금 전까지 옆에서 집회하던 사람이 대체인력이 일하던거 막다가 차 바퀴에 머리가 깔려 터져 죽는 거, 엊그제 회의에서 만난 사람이 오늘 분신했다고 화상전문 어디 병원으로 빨리 와보라고 하는 거, 가서 보니까 사람이 반 밖에 안 남아 있는 거, 그걸 보고도 그걸 갖고 또 무슨 투쟁을 한다고 열사 어쩌고 하는 선전물 만드는 거, 누가 또 분신 했대서 마음이 덜컹해서 알아보니까 불이 커지기 전에 탈출해서 차만 타고 사람은 살았더라 하는 얘기 듣는 거, 이번에는 위원장이 빵에 가자고 하는 거, 빵에 가면 파업기금을 어떻게 지출할지 갖고 또 치고박고 싸우는 거…

내가 이런 얘기 평소에 안 하잖아. 나도 할 말 없는 거 아니거든? 근데 안 하잖아. 내가 언제 운동권에서 응? 제가 이런 짐까지 짊어 지고 젊음을… 막 이러든 언제? 이런 얘기 하면 또 운동권들 불행경쟁해요. 지들이 더 불행했다고… 뭐 그것도 중요하겠지. 근데 하여튼 얘기 안 하잖아. 그거는 상관이 없으니까 얘기를 안 하는 거잖아. 상관이 없어요. 그런 건 됐고 한국 사회를 어떻게 할 건지, 어디로 가는 건지를 하나님이 주신 뇌라는 기관을 갖고 다뤄보자고 하는데, 뇌는 빼놓고 무슨 더듬이 같은 걸로 더듬어 본 다음에 무조건 우리편 아닌 거 같으면 평소에 주워 섬기던 개념(기계적 중립?) 몇 개 가지고 염병염병을 하니 진짜 미쳐버리겠다니까.

늘 말하지만 이게 꼭 더블민주당 지지자들만 이러는 게 아니에요. 그 반대편도 마찬가지야. 내가 반대편이라고 하니까 국힘 얘기 같지? 거기 말고 자칭 진보들 그리고 무슨 흑서들 다 똑같애. 다 똑같다고 너네들. 그러면… 도대체 그 똑같음은 어디서 온 거고 왜 우리가 이렇게 사는 거냐, 이걸 한 번 따져보고 생각을 해보자는 얘기를 책으로 썼더니 앞에 몇 장 읽고 또 기계적 중립 타령… 그 책이 님이 그러는 거를 문제라고 하는 책이라니까? 왜 스스로 생생한 사례를 자처하는지. 저번에는 보니까 어떤 분은 무슨 뭐? 문빠가 싫어서 쓴 책 같다질 않나… 그냥 할 말이 없으면 갈 길 가세요.

그니까 나도 참 한심한 놈이지. 왜 검색을 해봐갖고… 여길 떠야지. 여기다가 이렇게 써놨지만 딱 1시까지만 게임하자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는 상태. 4시에 일어나야 돼. 걱정 말어 맨날 있는 일이야. 들어가세요~